스님의하루

2013년 1월 19일 법륜스님의 하루(망고과수원 법당 개원, 석가족 수련)

아침 일찍 일어나 천일결사기도를 하고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어제 델리불자회에서 챙겨준 빵과 과일, 김치, 김밥이 아침 식사였습니다.
집 주인이 따뜻한 짜이를 끓여 주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8시에 수련장 부지가 나온 곳으로 출발했습니다.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가니, 유채꽃이 핀 넓은 들판이 보였습니다.
이 곳은 거의 100% 석가족이 사는 곳이라고 합니다.

 

수련장 부지를 보고 다시 1시간 가량 달려서 지난 성지순례 때 늦게 도착해서 가보지 못했던
상카시아 석가족을 위해 정토회가 구입한 절 부지에 가 보았습니다. 5년전 인도에 왔을 때는 들판만 있었는데,
그동안 벽돌로 울타리를 쳐 놓았습니다. 인도 석가족을 위해서 수련센터와 절을 지어 주기 위해
구입해 놓은 부지인데 아직 불사가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전체 절터만 둘러 보고 바로 마하마야아카데미에 들렀습니다.

“이 학교는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을 생각하며 석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인데,
땅은 석가족이 보시하고 건축비는 스님께서 재가연대와 연결해서 지원받아 만든 학교입니다.
YBS(석가족 불교청년회)에서 처음 만든 학교입니다.” 스님의 말씀이었습니다.
학교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나와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건기 때는 건물 안이 더 추워서 운동장에 나와서
공부를 한다고 합니다.

 

석가족 스텝이 스님을 법당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법당 한 켠에 돌로 만든 불상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이 불상은 사르나트 초전법륜상입니다. 석가족이 사는 지역에 108개 법당을 불사하기로 했습니다.
불상은 우리가 지원하기로 해서 여태껏은 한국에서 불상을 조성해서 왔는데, 이 곳 기후와 맞지 않아서
불상이 변색이 됩니다. 그래서 인도 불상을 조성했는데, 이것이 샘플입니다.”

 

학교를 둘러보고 점안식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늘 점안식은 특이하게 건물 안이 아니라
망고나무 과수원에 부처님을 모신다고 합니다. 인도스님 4분이 망고나무 과수원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정진 중인데, 이번에 정식으로 불상을 모시고 점안식을 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불상은 정토회에서 지원을 했습니다.

스님을 모시고 무변심 법사님 집전으로 점안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점안식 이후, 석가족 분들이 스님께 꽃을 올리면서 공경의 예를 올렸습니다.
이어서 스님께서 오늘 모인 석가족을 대상으로 법문을 하셨습니다. 쁘리앙카지가 유창하게 통역을 했습니다.
스님께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과 석가족의 멸망, 석가족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법문에 이어 즉문즉설이 있었는데, 질문자 중 한 분이 왜 인도에
불교인이 늘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 때 스님께서
“그 질문은 내가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습니다. 나는 인도인도 아니고 석가족도 아닌데, 멀리 한국에서 와서
이렇게 불법을 전하고 있는데, 왜 여러분들은 인도인이고 부처님의 후손인 석가족이면서
왜 불교를 안 믿는 지 묻고 싶습니다.”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13세기 무슬림이 침공하며서 인도에 불교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불교는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에 태어났지만 부처님 법을 이어받아 계승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육신은 석가족으로 부처님의 후예지만 불교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제야 불교를 믿으면서 자신이 부처님의 후예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부처님에 대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부처님은 어떤 분이었을까? 어떤 분이었기에
전 세계 사람들이 저렇게 존경할까? 그런 것들을 알게 되면 여러분들이 부처님의 후예라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힘을 모아 인도에 불교를 다시 부흥시켜야 합니다.
그 운동에 여러분들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망고나무 과수원에 불상을 모시도록 보시한 분의 집으로 가서 식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동네에서 그래도 잘 사는 집인데도 땅바닥에 헝겊을 깔고 식사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동네 잔치집처럼
사람들이 가득 모여 음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이 참 밝았습니다.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주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인도 요구르트라며 준 음료는 맵고 시고
향신료가 많이 들어 있어 못 마시고 나머지는 모두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 후, 이 집의 할머니, 따님, 손자들까지 와서 스님께 꽃을 올리고 발에 절을 하면서 예를 올렸습니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샤키족 전체 수련이 있는 곳으로 다시 이동을 했습니다.
수련은 2박 3일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수련장은 우리 숙소에서 500여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있었습니다. 이 지역의 대학이라고 했습니다.
넓은 공간에 150여명의 석가족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스님께 스승으로서 귀의하는 의미로 꽃으로
공경의 예를 올렸습니다. 스승에게 꽃을 올리는 것은 인도의 풍습입니다.
대표적인 몇 분만 꽃을 올릴 줄 알았더니 사람들이 전부 스님께 꽃을 올렸습니다.



공경의 예로 꽃을 올린 뒤, 여학생 한 명이 스님께 환영하는 노래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 후, 빨리어로 법을 청하는 청법가를 불렀습니다.

 

그 후 스님께서 법문을 하셨습니다. 인생의 행복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가지만 탐, 진, 치 삼독을 좇아서 사는 삶이 행복인 줄 알고 살아가기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지금 이 순간부터 탐, 진, 치 삼독심을 내려놓고
지금 여기서 마음의 평화를 얻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행복을 얻는 것이고
진정한 자유를 얻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런 경험을 위해 명상하는 법을 지도해 주시고,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수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수련장 뒤에 걸려 있는 벽화 중에 부처님께서
석가족과 꼴리족의 로히니강 물로 인한 전쟁 일화를 이야기해 주시면서 전쟁과 평화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불교의 가장 핵심적인 계율인 불살생정신이 나아가 더 적극적으로는 생명을 살리는 방생의 정신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명상을 하고 오늘 하루 수련을 마쳤습니다.

“내일 아침은 새벽 5시 30분부터 수련하겠습니다.”하시고는 오늘 수련을 마쳤습니다.
오늘 여기 오신 분들은 이 주변 지역 사람들만이 아니라서 수련장에서 잘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희들은 스님을 모시고 가까이 있는 저희 숙소에 돌아왔습니다.

오늘 하루를 돌아봅니다. 한국에서나 인도에서나 스님 일정은 잠시의 틈도 없이 빡빡합니다.
그리고 스님께선 한국 사람들에게나 인도 사람들에게나, 카스트가 높든 낮든 상관없이 변함없는
열정과 정성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님 옆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감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일 하루 일정도 기대가 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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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찬탄하고 공경하옵니다.

2013-01-31 16:15:30

산목재

읽는데 왜 이리도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는지요. 일상에서 늘 깨어있지 못하고 눈이 어두운 제게 점안식을 하시는 스님과 인도 불자 보살님들의 모습이 매우 감동적입니다. 감사합니다_()_

2013-01-24 14:46:48

^^^^

석가족을 위한 수련센터와 절부지..참 편안한 느낌이듭니다~마야부인을 생각하며 석가족이 운영하신다는,보시와 지원으로(스님도함께^^) 이뤄졌다는 마하마야아카데미도 참 감동이구요..추워서 밖에나와 수업한다는 게 참 안됐네요..마하마야초등학교에 참 맘이 가구요..^^<br />아래 망고나무 점안식이 샤까모니 부드비하르 점안식인가요?그리고 궁금한게,석가족이 사는 지역에 108개 법당을 불사하기로 한 주체가 누구죠?YBS인가요?불상은 스님께서 지원하신다는 뜻이죠?참 의미있는 일 같아서요..108개의 사찰..^^근데,불교를 믿는 석가족이 많지 않다면서요..제가 글을 바로 이해한 것인지,궁금하네요..<br />

2013-01-23 23: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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