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0월 13일 법륜스님의 하루(애광원 나들이, 울산 북콘서트)

아침에 일어나서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없는 맑은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소풍가는 날입니다. 그래서 날씨가 어떤지 제일 먼저 살피게 되었습니다.
거제도 장애인복지시설인 애광원 친구들과 통도사, 자수정 동굴 나들이를 하기로 한 날입니다.

지난 939월 태풍 매미로 피해를 많이 입은 애광원에 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원생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바로 먹고 배탈이 나고 어려움이 많다는 박종화목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법륜스님께서 직접 내려가 트럭 가득 생수를 지원한 일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매년 2차례씩
법륜스님 안내로봄
, 가을 나들이를 하고 있는데, 이 행사는 한국jts 국내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입구에서 친구들과 스님이 만났습니다.
이제 여러 번 봤다고, 친구들이 스님을 정말 반가워 합니다.
뛰어와서 안기는 친구, “스님, 스님!”하면서 달려 오는 친구,
부처님, 부처님!”하면서 합장하고 90도로 인사하는 친구,
스님을 보자마자, 제대로 발음 안되는 말로 활짝 웃으며 스님, 노래 한 곡 할까요?”하고선 바로
나의 살던 고향은~~’하고 노래를 부르는 친구, 스님 장삼을 잡고 늘어지는 친구,
모두들 신이 났습니다. 그 모습이 참 감동적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김인순 애광원 원장님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들이에 참가하셨습니다
.
언제나 한결같은 미소를 머금고 계신 원장님. 두 분이 반가이 인사를 나누십니다.

 

친구들은 수신기를 귀에 꽂고, 수신기에서 흘러 나오는 법륜스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정말 열심히 듣습니다. 스님께서도 일반인에게 하듯이, 그러나 좀더 쉽게 통도사에 대해서
안내를 하십니다
.



일주문을 지나 대웅보전을 돌아보고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시설에만 있다가 이렇게 장거리 여행을 하는 날은 이 친구들에게 가장 신난 하루입니다.
오늘 참가한 친구들은 걸을 수 있고, 상태가 가장 나은 친구들입니다.
얼굴에 가득 신난 표정이 묻어납니다.

통도사 공양간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피자를 후원해 주신 분이 계셔서
식탁에는 피자도 올라와 있습니다
. 친구들은 밥보다 먼저 피자를 맛있게 먹습니다.

오늘 하루 친구들과 짝이 된 봉사자들은 세심하게 친구들을 살피며 함께 밥을 먹고,
함께 화장실에 가고, 함께 사진도 찍고 노래도 부릅니다.

식사 후 1시간동안 자유시간이 있었습니다.
봉사자들은 짝지와 꼭 손을 잡고 통도사 경내를 산책했습니다.
다시 다같이 모여서 레크레이션을 했는데, 여기서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인기 짱이었습니다.
온 몸으로 말춤을 추는 친구들 덕분에 모두가 즐거워했습니다.

 

스님께서 직접 사회를 봤습니다.
노래를 부르겠다는 친구들이 계속 신청을 해서 노래가 끊어지질 않습니다.
노래의 처음과 끝도 없고, 음도 잘 안 맞지만, 상관없이 친구들은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통도사에서 자수정동굴로 가서 동굴 구경을 했습니다.
스님께서 자수정동굴 주변에는 많이 오갔지만 정작 들어가 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100
년동안 자수정을 채취했던 곳입니다. 저도 이렇게 큰 동굴인 줄은 몰랐네요.”하시면서,
자수정을 어떻게 채취하는지, 당시 자수정 채취하느라 인생을 걸던 동네 아저씨들의 모습 등
당시 모습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주셔서 훨씬 현장감있는 현장교육이 되었습니다
.

동굴 중간에 공연장이 있어, 중국 사람 같이 보이는 분들이 경극, 단체 무술체조같은 것들을
보여 주었습니다
. 친구들은 푹 빠져서 재미있게 공연 관람을 했습니다.

동굴에서 나와서, 친구들은 짝지들과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놀았습니다.
저희들은 스님 모시고 가까이에 있는 간월사지로 가서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간월사 불상과
다시 옛 모습으로 조성해 놓은 탑에 참배를 했습니다
.
스님께서는 삼층 석탑앞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발원을 하셨습니다.

이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언양 오리불고기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 친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 후 잠시 인사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애광원에서 오신 선생님들이 인사를 하시고,
스님께서 한 분 한 분에게 새로운 100년 책을 선물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 당신은 교회 장로라고 소개하신 김인순 원장님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법륜스님같은 사람없다고 하시면서
, 정말 고맙고 감사하단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원장님은 스님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애광원 친구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냄비받침을 오늘 수고한 자원봉사자들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친구들이 탄 차가 출발하자 스님과 자원봉사자들이 손을 흔들며 배웅을 했습니다.
차가 떠나고 돌아서니, 자원봉사자들 여러 명이 손으로 눈물을 훔칩니다.
하룻동안 같은 몸같이 붙어다니며 생활하다가 보내고 나니 서운한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 빙긋이 웃으시며 바라보십니다.

 

처음에는 사실 좀 두려웠어요. 한 번도 장애인들과 함께 지내 본 적이 없어서, 행사 전날까지도
두려운 마음이 있었어요
. 그런데 오늘 하루 같이 지내고 나니까, 정말 아무렇지도 않구나,
그냥 할 수 있는 거구나, 내가 특별하다 생각하며 다르게 봤구나, 지금 이대로 나는 참 행복하구나...
지금은 서운함이 남아요. 그새 정이 든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를 했던 분이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나누기를 합니다
.

저희는 친구들을 보내주고 바로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저녁에 청년 멘토링
, 방황해도 괜찮아, 북콘서트가 있습니다.
젊은 청년 대학생들이 분주히 행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스님이 들어가시자, 자원봉사하는 친구들이 먼저 스님을 반가이 맞이 합니다.
강연장은 440여명의 청년대학생들로 꽉 찼습니다. 



오늘 북콘서트는 청년대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진로
, 연애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스님의 즉문즉설 맛이 딱 살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질문도 추상적인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스님 답변도 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함께 다니면서 북콘서트를 계속 참가하고 있는 저로서는 스님의 명쾌하면서도 간명한 맛이
살지 못한 오늘 강연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

질문 중에 군대에서 법적인 징계를 받았는데 같이 징계를 받아야 할 대기업 임원 아들은
법을 피해가는 것을 보면서 불공평한 세상에서 출세해야 되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 몸에 이상이 오자 죽음까지 생각하게 된다는 젊은이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세상의 불의를 보고, 세상의 기득권의 위치에 서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다가, 몸에 이상이 오자
허무해지고 자신감을 잃게 된
24살 청년에 대해
스님께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부정적으로 보던 시각을 버리게 하고
, 긍정적으로 자기 상황을 볼 수 있도록
계속 이끌어주셨습니다
. 그래서 나중에는 징계를 받음으로써 불공정한 세상에 대해서 알게되었고,
 
공부를 열심히 함으로써 나는 하면 되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청년이 이야기할 때는 약간 암울한 느낌이었는데, 스님께서 다시 짚어가며
하나 하나의 사건에서 얻었던 것들을 이야기를 하자
, 청년에 대해서 뭐든지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 긍정의 힘이 참 크긴 크구나 싶었습니다.



계속 강연만 다니다가 오늘 여러분들 덕분에 하루 잘 놀았습니다.”하시던 스님.
가을 햇살이 좋았고
, 물이 좋았고, 파란 하늘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스님과 애광원 친구들의 환한 미소가 가장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오전에는 장수 죽림정사에서 하는 용성조사 오도일행사에 참가하고,
오후 4시에는 전주에서 강연이 잡혀 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8

0/200

푸른하늘

님들의 활작핀 웃음과 미소에서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참 조화롭고 좋은 세상을 봅니다. 고맙습니다...() () ()...

2012-10-15 09:47:21

선비네

아, 그리고 우리집 애기-선비<br />선비는 &quot;닥슨-스패니얼&quot; 믹스일걸로 추정되는 7살된 강아지로 남편이 춘천서 동네 산책나갔다가 행로를 바꿔서 집에 오는 길에 발견한 추위와 ㅤㄱㅜㄼ주림이 떨고 있던 2달된 새끼였어요. 그저 묵묵히 약간의 사랑과 음식, 운동만으로도 행복해 하고 말 없이 눈으로 얘기하는 모습. 청솔모와 다람지를 쫓을 때 그 집중하는 자세. 매일 선비에게서 많이 배워요. 비교적 몸 냄새가 약하긴 하지만 정들어서 우리 체취의 일부가 되었어요.

2012-10-15 09:01:59

선비네

근자에 제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정신을 업그레이드시킨 존경하는 분들을 꼽아 보았습니다.<br />지금 시애틀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는 중학 4년 후배이자 친구- 고결하고 강직합니다.<br />제 남편-천성이 선하고 정직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작은 곤충도 사랑하고 지렁이까지도 구하는<br />따듯한 영혼의 소유자<br />법륜스님- 그저 감사합니다

2012-10-15 08:50:50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