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9월 26일 법륜스님의 하루(포천, 수원)

오늘은 경기도 포천과 수원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포천하면 다른 것보다 이동막걸리가 먼저 떠오르고, 수원은 수원성이 떠오릅니다.

스님은 이른 아침부터 약속이 있었습니다
.
미국무부 북한 인권 담당 로버트 킹 대사와 북한 식량난과 인권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후
포천으로 향했습니다
.

요즘 전국 시군구로 다니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정말 우리나라 도로가 잘 되어 있구나
하는 것입니다
. 어떤 곳은 나홀로 도로도 있어, 도로에 차량 한 대없이 우리 차만 달리고 있는 곳도
 가끔씩 있습니다
. 그런데, 오늘 포천으로 가는 길은 차도 막히고, 도로 상태도 좋지 않았습니다.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이동을 했는데도 거의 정시에 도착했습니다.

포천 반월아트홀은 넓고 시설 좋은 강연장이었습니다.
요즘은 대도시보다 지역이 더 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460
여명이 참가했는데도, 워낙 큰 공간이어서 사람이 적어 보였습니다.

 
질문이 시작되고 스님과 문답이 오고 갑니다
.
질문 하나에 대한 스님의 답변이 끝나면 사람들이 와- 박수를 칩니다.
강연 집중도가 높았고, 강연을 듣고 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환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도 즐거웠다고 합니다.
포천 체육대회, 장날을 찾아가며 홍보를 했는데, 강연장을 듣고 나가는 사람들이
만면에 웃음을 짓고 좋아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
.
스님께서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책 사인을 하고, 자원봉사자들과 사진을 찍고,
자원봉사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전하시고는 바로 다음 일정 때문에 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그 다음 일정으로 영국 상원의원 엘튼경을 만나 북한 식량난 개선과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엘턴경은 영국 의회 북한 그룹 대표로,
2003
년 북한도 방문하고, 국제사회가 북한 식량지원을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분입니다.



그런 후, 다시 저녁 강연이 있는 수원으로 향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고가는 차 안에서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십니다.  오늘도
강연장과 강연장으로 이어지는 차 안에서 스님은 주무시고
, 차는 다음 강연장으로 향해 달려 갔습니다.
차 안에서 자고, 차 안에서 먹습니다.
하루 강연이 3개이거나, 중간 약속이 잡히면 정말 따로 시간이 없습니다.
강연장에 있는 시간 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차 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수원 문화예술회관을 멀리서 바라보니, 건물에 법륜스님의 희망콘서트 플랭카드가 붙어 있습니다.
관계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신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강연장에는 900여명의 사람들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다가, 스님의 등장에 큰 박수로 맞이합니다.
매일 매일 강연을 듣지만, 사람마다 각각 다른 인생사의 어려움들이 참 많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스님의 답변을 듣고 있노라면, 사실은 별 문제가 아니었구나 싶을 때도 있고,
스님 말씀대로만 하면 정말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될 수 있겠구나 싶습니다.
매번 느끼는 감탄입니다.

오늘은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스님께서는 말이 안 되는 것 같아 보이는 질문까지도 하나 하나 다 듣고, 말하는 질문자보다
더 상황을 잘 이해하시고 질문자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을 해 주십니다
.
그래서 그런지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의 질문이 많았는데도 900여명의 참가자들이
강연이 끝나고 공지사항을 할 때까지 중간에 일어나는 사람없이 집중해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

시설에 맡겨둔 5살 딸을 이제 찾아와도 되겠냐고 묻는 정신쇠약 증세가 있는 미혼모,
애인과 사소한 일로 싸우게 되면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낀다는 젊은 여성,
부동산이 안 팔려서 어떻게 하면 부동산이 팔릴 수 있는지 물어서
강연 참가자들에게 웃음을 선물한
60대 후반 할머니,
너무 행복해서 불안하다는 아이 셋 키우는 주부,
새벽 기도 73일째 착한 큰 아들을 잃고, 이어서 바로 둘째 아들이 다리를 다치고, 교통사고 나고,
아파트 앞 차량 파손까지 생겨서 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아주머니 이야기 등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질문을 하신 분 중, 아들이 41살인데 장가를 못 가서 걱정이라
급하게 택시까지 타고 질문하러 왔다는 어머니에게 스님께서 하신 말씀을 나눠 봅니다
.

“40이 넘은 아들을 엄마가 저렇게까지 걱정하면 장가 못 갑니다. 아들 여자친구가 와서 보니
어떤 여자가 자기 남자친구 뒤에 그림자처럼 붙어 있어요
. 그러면 내키지가 않아요.
정을 딱 끊어야 합니다. 그것이 나도 좋고, 아들에게 좋은 거예요.
나이 들어서는 정을 끊어주는 것이 진짜 자식을 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기 감정 때문에 울고 불고 합니다
.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종교가 뭐예요?”

기독교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에게 아들은 딱 맡기고, 엄마가 아들을 믿어줘야 합니다.
하나님. 우리 아들은 하느님 보살핌 속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하고 기도하세요.
그런 일은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실 거니까, ‘주님께서 알아서 하십시오하면서, 행복하게 사십시오.
세상 사람이 아무도 안 믿어도 엄마가 믿어줘야 되는데
, 엄마가 못 믿어주면
세상 사람 누가 자식을 믿어주겠어요
? 행복으로 가는 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예요.
우리가 조금 생각을 잘못해서 화를 자초합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시면 언제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남편이 집 나가도 웃으며 살 수 있고, 자식이 죽어도 웃으며 살 수 있습니다.
거기에 내가 목 매달고 살면 자식에게도 안좋습니다. 희망을 다른 데서 찾지 마세요.
내가 내 인생의 희망입니다.”

감사합니다.”

처음 질문할 때는 무거운 돌덩이를 이고 있는 사람처럼 질문을 하더니,
스님과의 문답이 오가고는 정말 가벼워진 목소리로,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합니다.
우리들의 마음도 같이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강연을 마치자 밝고 환한 표정의 사람들이 우루루 강연장 밖으로 밀려 나옵니다.
금새 문화의 전당 로비가 시끌벅적해집니다. 스님책을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스님께서 책 사인회하는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스님사진 찍으면서 사람들이 즐거워합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즐거워집니다.

 

오늘은 짙은 꽃내음 풍기는 꽃다발을 스님께 선물 주신 분도 있었고,
아침에 직접 만든 호박떡을 선물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웠습니다.

내일은 오전에는 강원도 정선에 갔다가, 오후에는 안성으로 갑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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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주

스님곁에 있어 언제나 행복합니다.

2013-04-30 22:46:02

물처럼

감사합니다.

2012-10-17 14:47:00

별먼지

경향신문에서 북한의 인권과 생존권에 대한 기사가 연재되고 있는 내용을 보더라도 정말로 식량난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여유가 좀 있어서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소금에 절인 백김치정도라고 하니...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거북한 느낌까지 들었던 제 모습이 참 부끄럽네요. 지금도 배고픔에 자살까지 하는 북한동포들께 참회합니다.

2012-09-28 10: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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