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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제에 이어 하루 3강이 있는 날입니다. 바쁘게 움직여야 할 날이네요.
아침 일찍 경남 함양으로 향했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있고, 특히 밭농사와 과수농사가 바쁜 철이라
농촌지역에는 오전에 강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함양지역은 가까이 지리산정토수련원이 있어서 크진 않지만
귀농자들과 정토회 옛 인연들 중심으로 꾸준히 모임이 진행되고 있고,
실상사 주변으로 깨달음의 장을 한 인연들도 많은 곳입니다.
함양문화예술회관에 도착하니, 여러 사람들이 스님을 반가이 맞이 합니다.
벌써 스님과 오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귀농해서 지내고 있다가 이번 스님 강연을 위해
이리 저리 발품을 팔며 열심히 홍보를 했다고 합니다. 한 분 한 분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강연장 입구에도 사람들이 복적댑니다. 지역 도의원을 비롯 지역 유지 10여분이 오셔서
스님께 인사를 합니다. 접수처에도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제 사람들이 적게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했다고 하는데, 강연장에 사람들이 꽉 찼습니다.
490여명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아마 오늘 스님이 오신다고 하던 일들을 다 내려놓고 강연장으로 달려왔나 봅니다.
스님께서 강연을 시작하면서 전국 시군구로 다니면서 300강을 왜 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질문을 하면 되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십니다.
그러면서 중생의 삶에 대해서도 살짝 한 말씀을 하셨는데, 살다보면 어느새 주인이 아닌
종의 입장으로 바뀌어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두 사람이 밭에 김을 매는데 제가 물어봅니다. 두 사람중에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입니까?
모습은 똑같은데 일이 끝나면 알 수 있어요.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는 사람이 주인이고,
돈을 주는 사람이 주인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인사하기보다 인사 듣기를 좋아하고, 주기보다는 얻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인보다는 자꾸 종되기를 원하는 거예요. 바로 주인이 아닌 종이 중생입니다.
우리가 중생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중생인 거예요.
그래서 우리 인생이 남에게 매여 살고 고달프게 사는 것입니다.”
질문도 많았습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남편 때문에 걱정인 결혼 2년차인 애기 엄마 이야기,
결혼한 지 3개월이 되었는데 신혼여행 때부터 서로 맞지 않아서 싸우고 싸우다가
지금은 이혼을 생각하며 부부클리닉을 다니고 있다는 42살의 늦깎이 새신랑 이야기,
신경쇠약 증세가 보이는 미국 유학생의 사연,
자기 성향과 맞지 않아서 학교를 쉬고 싶어하는 대안학교 고등학생 이야기,
온갖 흉악범죄들이 많아지고 있는 세태에 대한 질문 등 이 곳에서도
이런 저런 많은 사연들과 만났습니다.
함양에서 강연을 마치자마자 바로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차안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스님은 잠시 휴식을 하셨습니다.
부산대 강연 주제는 ‘대학생과 나누는 새로운 100년’이었는데, 강연장에 도착해서 보니,
학생들이 명사를 초청해서 하는 특강 수업이었습니다.
스님께서 수업인 줄 알았으면 안 왔을 거라고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말씀하셔서 학생들이
약간 당황하는 것 같았습니다. 방송국에서 돈받고 강의듣고 앉아있는 사람들,
출근도장을 찍어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강의듣는 사람들,
수업이라 학점 때문에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은 자발적이지 않아서 강의를 해도 반응이 없다,
다들 수업들으러 온게 아니고 5만원씩 내고 강의 들어러 왔다 생각하고 들어라는 첫 말씀에
학생들이 이해가 된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우리 민족사를 돌아보면 과거 100년의 아픈 역사가 20세기 초엽에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지 못함으로 해서 일제 식민지 지배를 받고 해방이 되었으나
분단되고 전쟁까지 치르면서 고난의 역사를 걸어왔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100년은 이런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21세기 초엽에
현시대의 시대적 과제를 알아야 합니다.
새로운 100년을 내다보면서 이 시대의 과제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현재를 살아가야 합니다.
또 현재 중국과 미국 관계, 일본과 러시아, 그 아래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있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통일만이 유일하게 우리가 새로운 100년을 펼쳐낼 수 있습니다.”
즉문즉설이 아닌 역사관과 통일의 시대적 과제에 대한 말씀이었는데, 좌석을 꽉 채운 학생들
모두 자리를 뜨지 않고 집중해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강연장을 나서면서
스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부산대 강연을 마치자마자, 또 바로 대구로 향했습니다.
퇴근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 최대한 막히지 않는 도로를 찾아 열심히 달렸습니다.
대구는 ‘스님의 주례사’ 북콘서트였습니다.
주례사에 맞게 ‘오월의 정원’이라는 예식장에서 강연을 했는데, 강연 주제가 그래서 그런지,
남녀 커플들이 많았습니다. 여태껏 강연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강연이 진행되었는데,
사람들은 연애 이야기, 남녀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즐거워 하는 것 같습니다.
“5년 사귄 귀여운 남자친구가 있는데 얼마전 부모님을 뵙고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희는 간소하게 하고 싶은데, 부모님은 반대하십니다.”
“1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데, 얼마전 부모님께 인사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종교를 묻더니,
저만이 아니라 집안 전체가 개종해야 결혼이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화기애애한 속에서 스님은 결혼에 있어서는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같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해야 합니다. 상대가 잘 했다가 아니라 일단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상대를 이해해야 합니다. 상대가 옳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 사람이 싱겁게 먹는 것은 시댁에 가 보니까 전체가 다 싱겁게 먹더라, 우리 남편이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이해를 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인정, 두 번째는 이해입니다. 그러면 싸우지 않게 됩니다.
인정과 이해만 하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싸우지 않게 됩니다.
인정과 이해가 되어야 대화가 됩니다. 이것이 최소한 이뤄져야 합니다.
부부, 친구, 회사, 동료 모든 인간관계에서 나와 다른 상대에 대한 이해와 인정,
이것이 사람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고,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부부 관계이나 남북 관계나 다 똑같애요. 항상 상대를 고칠려고 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스님은 남녀 관계 이야기를 하면서 남북 관계 이야기도 같이 하십니다.
스님의 화두는 언제나 남북 관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이 평화롭고, 같이 사는 가족이 평화롭고, 나라가 평화롭고, 남한과 북한이 평화롭게
같이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대구에서 강연을 마치고, 바로 서울로 향해서 달려왔습니다.
내일은 경기도 포천과 수원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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