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8월 8일 법륜스님의 하루(백두산 천지)

넷쨋날 아침입니다.
오늘은 사람들이 그리고 그리던 백두산에 가는 날입니다.
백두산까지의 여정이 길어서 이른 새벽 출발을 해야 합니다.
새벽 330분 기상을 해서 410분 출발을 했습니다.
다들 졸린 눈을 부비고 일어나 차에 짐을 싣고 백산을 떠나 백두산으로 향합니다.
한 시간 후, 임강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아침은 임강 야시장에서 각 자 아침을 사 먹기로 했습니다.
 
새벽 5시인데 길거리 시장에 상인들이 가득합니다.
각 종 과일들, 야채들, 튀김류, 약종류, , 돼지고기, 생선들 등 갖가지 음식들이 신선하고,
싱싱하고, 따끈합니다. 사람들은 과일과 땅콩, 만두, 튀김, , 고구마를 사 먹으면서 잠시 또다른
 즐거움을 맞보고 다시 백두산으로 향합니다
.

임강에서 압록강을 따라 상류를 향해 쭉 올라갑니다.
임강에서부터 시작해서 1도구, 2도구라는 이름을 붙혀 최상류까지 24도구로 구분하고
마을 이름을 정하고 있습니다
. 임강에서 압록강 최상류 24도구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리는데,
압록강 건너 북한 땅을 바라보며 계속 달렸습니다.
백두산에서 압록강으로 흘러 드는 계곡물을 24개로 나눠서 24도구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압록강 너머 북한땅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탄식이 절로 흘러 나오고,
북한을 바라보고 있는 현실 자체도 믿기지가 않는 듯 북한 땅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산에 기어오르기도 어려울 정도로 비탈지고 가파른 경사면까지 뙈기밭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고
북한동포들의 식량난의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소위 뙈기밭이라는 것도 직접 보고,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도 직접 눈으로 확인합니다.
검은 회색빛 집들도 보고, 제대로 자라지 못한 옥수수들도 봅니다.



자전거 타고 가는 북한 사람들을 보며 사람이 살고 있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이 들고,
냇가에서 수영하는 아이들, 빨래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반갑기만 합니다.
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북녘땅 꼬맹이들에게 두 손을 마구 흔들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합니다.

압록강 상류로 올라갈수록 강 폭은 좁아지고, 사람들의 모습도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검고, 작은 사람들.
작은 강 하나가 무엇이라고 건너지도 못하고, 우리는 배불리 먹고, 저들은 저렇게 굶주려야 할까?
 
점심을 먹고 남는 음식들을 보면서, 내일부터는 음식을 좀 줄여 달라는 제안부터,
밥 먹는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는 분, 북한에 어떻게 밥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문의하는 분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

긴 시간 달려 장백에 도착했습니다.
장백에는 발해의 유일한 탑인 영광탑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강연 때 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침략이 많았던 민족이라
우리 손으로 쓴 우리 역사책이 거의 없어진 상태에서 제대로 남아있는 유적은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보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교과서에 몇 페이지도 되지 않는 발해에 대해서 거의 잊고 살다가 스님을 통해서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가 얼마나 우리 역사 속에서 중요한지
,
발해를 잊는 것은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고,
우리 역사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던 스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남은 발해의 영광탑에 와서 천년 후의 후예들이 선조의 기상을 이어받아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을 발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북한 혜산시가 아래로 훤하게 내려다보이는 영광탑 앞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스님의 발원은
간절합니다
. 지척에 있는 북한동포들을 만나지도, 손을 어루만져 보지도 못하고
남의 땅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

수영하며 놀고 있는 북한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도 더운데 들어가서 같이 수영이나 할까요?”하며 툭 한마디 던지시는 스님.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함께 물장구치고 뛰놀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백의 한 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백두산으로 향했습니다.
압록강 상류로 갈수록 강폭은 좁아지고, 나중에는 우리 집 옆의 냇가보다도 더 좁아집니다.
그래도 국경이라 함부로 건널 수 없는 곳입니다.
탈북하는 사람들을 막기위해 중국 쪽에는 곳곳에 살벌한 철망을 쳐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속에서도 아름다운 산야의 경치는 사람의 마음을 흔듭니다.
백두산 천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은 설레이는 것 같습니다.

오늘 코스는 어렵지 않은 코스였습니다. 백두산 남편으로 올랐는데, 거의 정상까지 차가 올라갔습니다.
주차장에서 소형버스로 갈아타고 올라가는데 정말 마음이 설레입니다.
소형버스로 30-40km를 간다고 합니다. 어떤 곳일까?
산으로 오르는내내 눈을 창밖에 두고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산에 오를수록 함성이 절로 납니다 

 

백두산에 오르면서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탄성을 지릅니다.
지리산이나 한라산과 같은 산으로 생각했다가, 이것은 그냥 그런 산이 아니구나,
산이 아니라 뭔가 신령스러운 도량같구나 싶었습니다.
천지를 보면 더 입이 안 다물어진다는 말을 듣고 가슴 설레며,
천지 앞에 섰을 때는 올라오면서 본 백두산과는 또다른 세상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하늘의 구름과 16개의 날카롭거나 기이한 봉우리들과 짙고 옅은 잉크가 풀린 것 같은
너무도 잔잔하고 맑은 실크같이 부드러운 수면이 이 세상 속 같지가 않았습니다
.
맑고 깨끗하고 투명한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뭔가 숙연해지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은 말을 잊은 채 천지를 보다가, 카메라에 천지를 담기 시작합니다.
가족들과, 조원들과, 지인들과 나란히 서서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습니다.
스님 사진을 한 장 찍으려 하니, 카메라들이 온통 몰려와 스님을 찍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천지 앞에서 스님과 사진찍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조별로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6월이 되면 야생화 군락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내일은 백두산 북편으로 오르게 되기 때문에, 저녁을 서편의 식당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남편에서 서편으로 넘어오는데만 2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백두산이 크긴 큰가 봅니다.
내일 올라가게 될 북편도 기다려집니다.

서편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호텔에 들어갔습니다. 스님의 저녁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저녁 강의를 시작하면서, 백두산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남편으로 올랐는데, 서편은 완만하면서 야생화 군락도 많고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라 하셨고
,
내일 오르게 될 북편은 장엄한 비룡폭포와 지하삼림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백두산 천지의 물은 북쪽으로 흘러 송하강으로 가고, 두만강은 동편 기슭에서 발원하고,
압록강은 남편 기슭에서 발원한다고 합니다.
백두산 천지를 한 번 보고 오니, 백두산 설명만 들어도 기분이 좋고, 또 가고 싶습니다.

 

백두산에 이어서 스님은 오늘 압록강 1도구부터 24도구까지 오면서 고개가 아프도록 바라봤던
맞은편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에 대한 이야깁니다.

압록강 쭉 따라오면서 북한을 보셨는데 소감이 어때요? 가까이 볼 수 있어서 좋은 면도 있고
안타깝기도 하고 화가나기도 하고 감정이 교차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그러나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왜 북한이 이렇게 되었나?

첫번째, 대외적으로는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경제 봉쇄정책 때문입니다.

두번째, 대내적으로는 소위 말해서 김일성 유일사상으로 가면서 기술보다 이념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군비에 GDP25% 이상을 사용하는 등 비경제적인 것에 돈을 너무 많이 썼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북한이 왜 못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부터, 왜 북한동포돕기를 하게 되었는지,
 
왜 북한을 돕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그동안의 스님의 북한동포돕기 활동 경험을 간단히 이야기하면서
북한동포들이 겪는 고통
, 탈북한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하나 하나 말씀을 해 주십니다.

이런 아픈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면 북한동포돕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십년 넘게 이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면서 얻은 결과는, 이 문제는 통일을 해야만 해결될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스님과 통일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스님은 북한동포들의 고통과 아픔을 결코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하고,
통일을 위해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불철주야 가리지 않고 하고 계십니다.
오늘 이 중국땅에서, 처음 만나는 124명의 참가자들에게 민족과 역사를 이야기하고,
통일의병을 이야기하는 것도 스님의 통일을 향한 활동의 한 부분입니다.

내일은 백두산 북편 비룡 폭포를 보고 독립유적지가 많은 두만강 유역을 보게 됩니다.

오늘은 백두산 천지를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도 백두산 천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찹니다.
스님의 말씀처럼, 이제는 중국에 비싼 입장료내고, 눈치보면서 천지를 오를 것이 아니라
내 나라
, 내 땅에서 천지를 바라보고, 맘껏 바라볼 수 있는 날을 빨리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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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연

읽는 내내 감동과 안타까움과 뭉클함이 미묘하게 함께 함을 느낍니다. 스님께 늘 감사하고 내가 지금 이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겠습니다. 모든 분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2012-08-18 10:50:27

반달

천지를 올해도 볼 수가 있었네요. 천지보기가 정말로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역사기행팀은 아마 법륜스님의 원력으로 계속 볼 수 가 있는 것 같습니다. 화이팅!!

2012-08-15 16:02:10

길미숙

통일!통일! 내 나라가 하나되고 내 민족이 하나되는 통일! 통일의병이 되겠습니다.

2012-08-14 0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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