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8월 7일 법륜스님의 하루(중국 국동대혈, 광개토대왕비, 장군총)

민족의 뿌리를 찾아서 떠난 중국역사기행 셋쨋날입니다.
오늘부터 강행군 시작입니다.
매일 새벽 330분에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는 힘들게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중국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 수건으로 신발을 닦아 수건 손해배상해 주느라
아침에 출발시간이
5분가량 늦었지만
참가자들이 모두
330분 일어나 4시에 출발할 준비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벌써 밝아진 새벽 공기를 가르며,
잘 주무셨어요? 오늘 하루 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하는 스님의 말씀으로
역사기행의 하루가 시작이 됩니다
.
오늘 아침에는 국동대혈(國東大穴)로 맨 먼저 이동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산을 오르는데, 며칠 전 왔다는 큰 비로 인해 바닥도 많이 패여 있었습니다.
옆으로 흐르는 작은 냇가 바닥에는 하얀 돌들이 깔려 있어 맑은 물이 더 맑게 보입니다.
새벽 산책을 하는 기분이 상쾌하고 좋습니니다.
국동대혈로 가는 길목에 있는 다른 큰 동굴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셔놓은 관세음보살상과
재신
(財神)과 의신(醫神)이 있어서 사람들은 건강과 복을 빌기도 했습니다.
국동대혈은 사람이 100명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큰 동굴이었습니다.

 

국동대혈은 국내성에서 동쪽으로 가면 큰 동굴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 곳은 고구려 시기의 중요한 제사를 지내는 곳이었습니다.
해마다 10월이면 고구려왕은 군신들은 거느리고 직접 이 곳에 와서 제사를 지냈습니다.
왕이 직접 제사장이 되어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최고의 의식을 치르게 됩니다.”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국동대혈을 찬찬히 살펴 보았습니다.
앞 뒤로 트인 동굴안에 천제를 지내기 알맞게 큰 돌이 제단처럼 올려져 있습니다.
아마 그 제단 위에 제물을 올리고 왕들은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제사를 지냈을 것입니다.

고구려 왕들이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한 것처럼,
우리도 개인의 건강과 행복, 나아가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발원을 했습니다.
다같이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노래 한 곡을 부르며,
옛 고구려 왕들의 지극한 마음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국동대혈에서 걸어내려오니, 바로 앞에 압록강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일찍 내려온 사람들은 얼른 강가에 내려가 손을 씻고 건너편 북한땅을 바라봅니다.
우리 집을 남의 집에서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끊임없이 북한땅으로 눈길이 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들 가슴 깊이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북한을 남의 나라가 아니라 내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집안의 숙소로 다시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서 다음 유적지로 이동을 합니다.
5
회분 5호묘, 장군총, 광개토대왕비, 광개토왕릉을 차례로 살펴 보았습니다.
15
년전 왔을 때와는 다르게 주변을 정말 잘 정돈해 놓았습니다.
유네스코 등재를 하면서 관광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리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먼저 5회분 5호묘에도 들어가서 벽화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무덤에 직접 들어가 벽화를 본 것이 인상적이었고,
그 오랜 세월동안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벽화의 선명한 색깔과 모양이 놀라웠습니다.
5
호묘 외의 다른 고분의 벽화에 대한 설명도 스님으로부터 자세히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햇살이 뜨겁습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장군총과 광개토대왕릉에 대한 조선생님의 설명을 모두들 열심히 듣습니다.

돌을 쌓은 것을 보면 아주 과학적으로 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심에 있는 돌 바로 곁에 계단식으로 쌓은 돌이 두 개 있는데 마치 벽돌처럼 만들어서
집어넣은 것 같습니다
. 이것은 균형을 잡기 위하여 쐐기를 박은 것 같은데
이것은 본래 모습으로 앞을 받친 돌입니다
. 이렇게 받침으로 밀려나오지 않습니다.
또 큰 돌을 옆의 한 면에 세 개씩 받쳐서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장군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선조들의 지혜에 다시 한 번 탄복하게 됩니다.
이런 유적이 남아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내 뿌리의 한 부분이라 그런지
괜히 뿌듯해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



장군총 앞에서는
1, 2, 3호차별로 스님과 함께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햇살이 뜨거워도 수학여행온 학생들처럼 모두들 즐거운 것 같습니다.
다음은 광개토대왕비로 이동을 했습니다.

광개토대왕비는 장수왕 때 만든 것으로 높이 6.39m, 너비는 1.34m에서 2m입니다.
장수왕은 그의 아버지가 이룬 역사를 기록하고 건국부터
호태왕
(광개토대왕의 다른 이름)까지의 역사도 기록했습니다.
중심은 호태왕의 역사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 비석은 어마어마한 큰 돌을 자연스럽게 다듬고
글자를 새긴 것인데
, 웅대한 자연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집안에서 고구려 유적지를 탐방하고,
내일 만나게 될 백두산에 가기 위해 백산으로 출발했습니다.
백산으로 가는 길에는 적을 차단하기 위한 성벽인 관마산성 성터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통화는 머루포도로 만든 포도주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우리를 안내한 조선생님의 고향이 통화라 통화 포도주를 선물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녁을 먹으면서 선물받은 포도주 맛도 보면서 조원들과 무대에 나와서 소개도 하고,
노래도부르며 친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는 조원들과도 더 친밀해지고, 긴장감도 풀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저녁강의를 뺄 수는 없습니다.
식당에서 강연장으로 자리를 옮겨 오늘은 고구려의 역사에 대해 강의를 들었습니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으로부터 유리왕, 광개토대왕, 장수왕에 이어
고구려의 멸망과 발해 건국에 이르기까지 전체 역사를 짚어 주십니다
.
그러나 오늘도 마찬가지로 결론은 통일로 이어집니다.

고구려가 우리의 연결고리입니다. 고구려가 우리 민족사의 뿌리를 보여줍니다.
고구려는 우리 민족사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평양의 유적까지 봐야 강대한 고구려의 나머지 절반을 볼 수 있습니다.
평양에 여행가는 사실상의 통일을 다음 5년안에 꼭 만들어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다음 5년안에 꼭 이루어지기를 스님과 함께 발원드려 봅니다.

오늘도 빡빡한 하루 일정이 끝났습니다.

우리가 풍성하다 못해 미안하기까지한 잘 차려진 밥을 먹으면서도 힘들다고 헉헉거릴 때,
이른 새벽부터 유적지 안내를 하고, 매일 밤마다 강의를 하는 스님은
아직도 단식 보식 중이라 맑은 된장국 한 컵 드시면서 전체 일정을 소화하고 계십니다
.

나는 밥을 안 먹고도 이렇게 걷는데, 매일 그렇게 먹으면서도 힘이 들어요?” 하며 웃으시는 스님.

매일 매일 탐방하는 유적지마다
스님의 민족에 대한 애정과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느끼게 됩니다
.
스님과 같이 유적지를 도는 것만으로도
막혔던 것이 뚫린 듯 시원해지고,
역사에 대한 배움과 민족에 대한 자긍심으로 자신에 대해서도 넉넉해지는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내일 숙소에서는 인터넷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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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바쁜 일정에도 이렇게 글을 올려주니 작년에 다녀왔던 역사기행이 다시 떠오릅니다.압록강에 발까지 담그는 행운을 누리셨군요.

2012-08-15 15:59:02

^^

열정담긴 글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2012-08-14 12:34:51

길미숙

피곤하실텐데 이토록 열정을 갖고 글을 올려주심에 감복할 따름입니다.()()()

2012-08-13 23: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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