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7월 7일 법륜스님의 하루(경기 김포, 서울 서초)

오늘 하루를 돌아봅니다. 오전 김포강연이 벌써 아득한 느낌입니다.
하루가 금세 지나갔습니다. 서울에서도 멀리 하늘에 별이 보이는 밤입니다.
선풍기 틀어놓고 앉아 오늘 하루를 돌아봅니다.

어제 동해에서 강연마치고 출발해서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 130분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오늘도 아침 일찍 약속한 만남이 있어서, 조찬모임에 나가셨습니다.
조찬모임 후, 오전 강연이 있는 김포로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김포에 도착했습니다.

전에 강화도 갈려면 김포에서 길이 워낙 많이 막혀 고생하곤 했는데,
이제는 4차선이 되어 있어, 차가 잘 빠지네?”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차가 빠지는 것을 보고,
스님은 옛날 생각이 나시는 것 같았습니다.
강연장 옆에서 시장님과 먼저 간단한 차담을 나누고, 시간 맞춰서 강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348
석 강연장인데, 710명이 참가했습니다.
벌써 강연장에는 무대에까지 사람들이 가득 앉아 있었습니다.
무대 위에 앉은 사람들에게까지 공손히 인사를 하고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역시, 도시에 오니 질문이 시원시원합니다.
뒤로 숨겨 두는 것 없이 질문을 하고, 그만큼 스님의 답변도 구체적으로 다가갑니다.

 

고부 갈등에 대한 부분이라 김포까지 원정와서 질문한다는 주부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저에게 제일 큰 고민이 고부간의 갈등이예요. 장남 며느리라
부모님을 모신다고 하기도 그렇고 안 모신다고 하기도 그런 속에서 그렇게
23년간 살았어요.
잘 하려고 했는데, 저희 어머니가 안 받아준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많이 지쳤어요.
지금은 어머니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싫어요.”

부모님 생활이 윤택했어요? 부모님들이 애 키울 때 어려운 속에서 키웠어요?
시부모 사이 관계는 어땠어요?”

관계가 아주 안 좋았어요.”

제일 간단한 것은, 시어머니 맞추기 힘드니까, 안녕히 계세요 하고 이혼하면 되잖아요?”

그러고 싶었는데 애들 아버지가 용납을 안 했어요.”

남편은 괜찮아요?”

내 남편이라고 생각하면 괜찮은데, 시어머니 아들이라고 생각하면 싫어요.”

시부모님 부부관계가 안 좋으니까 어머니가 맏아들에게 정을 붙이고 살았겠죠?
큰 아들에게 의지하고 살았어요. 남편이 죽으면 무의식 중에 아들을 남편겸, 아들겸해서 살아요.
자기가 아들에게 온갖 희망을 걸고 정성을 들여 키워 놓았더니,
어느 날 결혼을 하니, 며느리라고 들어와서 아들을 뺏어 갔어요.
생각은 장가보내야 한다고 하지만, 마음에서는 뭔가 뺏긴 기분이예요.
그러니까 며느리 꼴이 보기 싫은 거예요. 자기 전 생애를 다 도둑맞은 것 같습니다.
이것은 며느리가 어떻게 한다고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고 살면, 질문자가 나중에 아들을 장가보내면 똑 같은 갈등을 유발합니다.
똑같이 반복합니다.”

남편 원래 주인이 질문자예요? 어머니예요?””

어머니요.”

어머니 것을 뺏어 갔으니까 어머니 심정을 이해해서,
어머니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 어머니가 오시면, 얼른 돌려 줘야 합니다. 나는 맨날 같이 사니까, 어머니가 오시면 아들을 어머니 방에 보내서 이야기해라고 해야 합니다.
남편이 어머니에게 30만원 주자고 하면 나는 50만원 주자고 하고,
남편이 주자는 것보다 더 줘야 합니다.
어머니가 트집이다 싶은 잔소리를 하더라도 미안해요, 어머니.’하고
어머니 마음을 이해하고 살면 아무 문제가 안됩니다
.
질문자가 시어머니와 자꾸 갈등을 일으키면 남편이 일찍 죽습니다.
중간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남편이 골골 말라들어가는 거예요.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남의 물건을 뺏어 왔으니까,
미안한 마음만 가지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애써서 아양 떨지말고, 뭐라고 하시든지 미안한 줄만 알면 됩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이렇게 하면 됩니다.”

솔직히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따라 해봐요. 어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대중들이 와-하며 박수를 칩니다.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원만히 풀려서 화목한 가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와 책 사인을 합니다.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사진을 찍습니다.
전화해라고 전화기가 있는데, 왜 전화기로 사진을 그리 많이 찍어요?”하며 스님이 웃으십니다.

 

김포에서 강연을 마치고, 바로 다음 강연이 있는 서초동으로 향했습니다.
서초동 강연장 가까이에 와서, 30분 가량 시간의 여유가 있어,
스님은 목이 아프다 하시며 이비인후과에 가서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치료를 받고 강연장에 가니 강연 시작 10분전입니다.

요즘 시군단위 지자체에 가면 좋은 건물에 넓은 강연장이 있는데 비해,
도시에는 오히려 넓은 공간이 부족하거나 상당히 낙후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 서초구민회관은 800석 가량 되는 큰 공간인데,
무대와 복도, 로비에까지 사람들이 앉아 1,960명이 스님 강연을 듣고,
100
여명은 도저히 공간이 안 되어 돌아갔습니다. 돌아가신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

스님을 2,000여명이 환호를 하면서 반갑게 맞이합니다.
강연 분위기도 밝고 경쾌한 느낌이었습니다.
서초구민회관에서는 사람도 많았고, 질문자들도 많아, 대중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질문을 최대로 받았습니다
. 3시간 가량 강연을 하셨습니다.
토요일 오후인데도 3시간동안 사람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집중해서 강연을 듣습니다.

 

질문자 중, 딸 둘을 둔 어머니의 질문이 강연 지나고 나서도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딸이 둘이 있는데, 큰 애는 심한 아토피로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져 있고,
둘째 딸도 대학교를 나왔는데 비정규직으로 취직해 있습니다.
이 애들을 내 삶에서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손을 놔 버리고 싶은데 내 손에 단단하게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애들이 너무 사회적으로 세상에서 쳐져 있다고 할까요? 갖다 버리고 싶습니다.
내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대학교 갈 때까지는 너무너무 자랑스러웠죠.
곧 그 애가 내 인생의 전부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쳐다보기도 싫어요. 갖다 버려지지도 않아요.
이뻐서 시집이라도 가면 아파트 하나 지참금으로 줘서라도 보내버리고 싶어요.”

자기 엄마도 싫다는데 누가 좋아하겠어요?
자기도 갖다 버리고 싶은데 어떤 남자가 데려 가겠어요? 자기가 가진 재산을 하나도 없이
다 봉사단체나 종교단체에 기부해 버리고
, 몸뚱이 하나만 달랑 가지고, 절에 가서 공양주를 하면
딱 끊어져요
. 그러면 한 푼도 없기 때문에 의지도 안 하고 문제제기도 안 합니다.”

정상도 아니고 장애인도 아니고. 거기서 벗어나지지가 않네요.”

내가 낳아서, 내가 키워서, 나도 싫은 애를 세상 누가 데려 가겠어요?
그러니 이 문제를 풀려면, 질문자가
이 세상 그 누구도 너희들을 보호하지 않아도 내가 보호할께’, 해야 데려갈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아껴야 다른 사람이 좋아하지요. 천하가 다 버려도 엄마는 우리 아이 괜찮아요해야 합니다.
그 아이의 행복을 원한다면 엄마가 기도를 해야 합니다
.교회 다녀요? 절에 다녀요?”

성당 다녀요.”

그러면 가슴을 치면서 내 탓이요, 내탓이요, 내 탓이로소이다, 해야 합니다.
껴안아줘야 합니다. 남편도 위로해 주면서 살아야 됩니다. 달리 길이 없어요.
그렇게 자기가 자기를 죽여야 됩니다. 남편의 자식에 대한 분노도 자기가 받아줘야 해요.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워서 그래요. 애들을 포용해 줘야 합니다.”

니가 죽으면 나도 같이 죽겠다고 하면서 애들한테 상처를 줬어요.”

마음은 항상 격려해주면서, 경제적인 지원을 안 해야죠.
돈을 가지고 어떻게 때우려고 하는데, 돈은 딱 끊어버리고, 완전히 내 몸뚱이를 가지고,
목숨을 걸고 아이를 살려야 합니다. 애들은 애들대로 자립심이 없어지고,
부모의 정은 못 느끼고 있어요. 헌신적으로 아이를 보살펴야 합니다.
남은 생은 아이들을 위해서 살겠다고 마음을 확 바꿔 버리면 삽니다. 딱 굽혀줘야 합니다.
정신적으로 아이에 대한 집착을 놓는다는 것은,
내가 아이에 대해서 완전히 감싸안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종교랑 관계없이 하루 300배를 하면서, 주여 내 탓이요, 내 탓이요 하면 됩니다.
앞으로 엄마가 간섭을 하면 안됩니다. 우리 딸 착하다 이렇게 격려해 주고, 칭찬해 주세요.
이러면서 밥은 해 주지 말고. 칭찬을 해주고. 배고프면 자기가 하도록하고,
빨래도 자기들이 하도록 해서 자립하도록 해 주세요.”

아이들을 키울 때는 집착을 해서 과잉보호를 하고, 커서는 내 뜻대로 아이들이 성공을 못하니까
이제는 내치는 엄마의 모습이라는 스님 말씀에
,
요즘은 엄마가 없고 이웃집 아줌마만 있다고 하시던 스님의 말씀이 연이어 떠오릅니다.
부모의 답답한 마음도 다가오고, 자식들의 앞이 보이지 않는 갑갑함과 외로움도 느껴집니다.
그러나 사실 일반적으로 보면 큰 문제가 있는 집은 아닌 것 같은데,
기대를 많이하고 집착을 많이 하다가 성취가 안 되니까,
절망이 너무 커서 세상이 어둡게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스님은 서초동 강연을 마치고 바로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약속된 만남을 마치고는 다시 재단내 회의가 있어, 늦게까지 회의에 참가하셨습니다.

밤바람이 시원합니다. 내일은 일요일이네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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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세

매우 항시 좋으신말씀에 감사드립니다...

2012-07-09 13:04:41

^^^^

스님꼐서 목숨걸고 여름백강의 막바지까지 오시느라 너무 고생이 많으셨을 줄 압니다 ㅠ단하루만이라도 푹좀 주무셨음 좋겠네요..ㅠ

2012-07-08 22:17:38

^^*

마음으로 응원하고 격려만하고 스스로 자립할수있도록 지혜로운 방법으로 자녀를 사랑하시라는 말씀같습니다... 오늘도 모든분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_()()()_

2012-07-08 20: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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