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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아침을 맞이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숙소 창 밖의 강에는 물이 불어서 황토빛 물이 콸콸 흘러 내려 갑니다.
강원도는 수해가 질 정도의 비가 오지는 않았는데, 안양, 수원 등지에서는 비가 많이 와
비 피해 소식도 전해 옵니다. 더 큰 피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오전에는 남한 최북단의 고성군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고성군은 인구 3만의 지자체인데, 그 중에는 군인이 많이 포함이 되어 있다고 하네요.
288석인데, 260명이 참가했습니다. 오랜만에 좌석이 다 차지 않은 강연이었지만,
참가한 분들은 마칠 때까지 자리도 이동하지 않고 재미있고, 진지하게 강연에 참가했습니다.
읍내라 질문이 적지 않을까 싶었는데,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고성이 너무 먼 곳이라 원정 질문을 하러 온 사람도 없었습니다.
스님이 성철스님처럼 결혼하고 출가를 했는지 궁금하다는 첫 질문을 시작으로
이런 저런 개인적인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이름을 바꾸는 것과 관련한 스님 말씀을 전해 봅니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개명을 하면 좋은지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기가 많이 힘든가 봅니다.
“저희 아이가 태어난 지 30개월부터 아팠어요.
암투병을 하다가 공기좋은 이 쪽으로 이사를 왔어요. 시댁 작은 아버지께서 작명소에 갔더니,
저희 아이 이름에 ‘희’자가 들어있어 아프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혼돈이 됩니다.”
“그걸 왜 어렵게 생각해요? 이름 바꿔서 좋다고 하면 바꾸면 되잖아요?
그 말이 맞고 틀리고를 따질 필요가 뭐가 있어요? 복잡한 거 아니잖아요?
좋다고 하면 바꾸면 돼죠? 그런데 이름 바꾼다고 인생이 바뀌면 세상을 열심히 살 필요가 없잖아요.
상식적으로 그렇지않아요? 이름을 바꿔야만 문제가 풀린다면 세상이 다 이름만 바꾸면 되겠죠?
이름만 바꾸면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 후보 나온 사람들이 왜 저렇게 열심히 하겠어요?
이름만 바꾸면 되잖아요.
이름이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있어요.
이름이 매일 불리는 것이라 특별히 발음이 나쁘면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자 획을 가지고 너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겠어요?
이름을 고치러 가는 사람은 하는 일이 잘 안되서 찾아가는데,
이름을 고치면 좋아진다고 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어 때로는 심리치료효과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고성 강연을 마치고, 통일전망대로 갔습니다.
전에 북한 식량 지원차 개성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평상시에 내가 분단된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못 느끼다가 출입증을 따로 받고,
외국 나가듯이 검문을 받아서 무장한 군인들 속을 지나 개성으로 가면서,
아, 정말 내가 분단된 나라에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체험적으로 깊이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무장한 군인들을 보면서,
북한으로 향하는 도로와 기찻길은 뚫려 있는데 더 이상 가지 못하는 경계를 보면서
분단된 나라의 국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님은 북한과 닿아 있는 저 해안선과 도로와 기찻길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저 너머에 오늘도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이 살고 있을 것입니다.
통일전망대에 불상, 마리아상, 십자가가 북녘땅을 향해 서 있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께 참배를 하면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통일전망대를 나와 건봉사에 참배를 했습니다.
건봉사 들어가는 길목마다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건봉사는 금강산 최대의 절이었다고 합니다. 20여년 전부터 재건 불사를 해서,
지금은 모양이 잘 갖춰진 사찰이 되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건봉사에서도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를 하시고, 다음 강연장인 동해로 향했습니다.
동해로 가는 길에 바다가 훤히 보이는 동해휴게소에서 짜장면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동해 강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강연장에 도착하니,
강연장 안은 벌써 사람들이 꽉 차고, 로비에 자리를 깔고 앉고 있었습니다.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재잘거리며 자리 잡기 바쁩니다.
스님은 로비에 앉은 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강연장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강연장에 들어가서 또 다시 자리 배치를 했습니다.
스님이 강연을 시작하시기 전, 앞에 있던 연단을 치워달라고 요청을 하고,
무대의 작은 공간까지도 대중들을 위해서 다 내어주고, 서서 듣는 사람과
밖에 앉아 있는 사람들 더 들어와서 강연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강연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영을 합니다.
오늘은 사회적인 질문이 많았습니다.
“요즘 스님의 활동을 보면 통일운동가 같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통일이 가능한 것인지,
가능하다면 언제 가능한지, 현재 북한의 김정은 체제에 대한 스님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요즘의 통합진보당 사건과 종북 논란에 대해 스님의 의견을 배우고 싶습니다.”
스님이 질문에 대해서 하나 하나 짚어가며 설명을 해 주십니다.
그런데, 동해가 북한과 가까이 있는 지역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반응이 다른 지역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자기 일처럼 듣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보통 사회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설명 중에 반응을 많이 안하는 편인데,
스님 의견에 동의가 되면 박수도 치면서 강한 동의의 뜻을 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친정이 동해라 친정왔다가 오늘 강연을 들은 서울 주부 자원활동가가
“야, 동해 분위기 진짜 좋네? 사회적인 말씀이 많았는데 진짜 진지하고, 대단하다.” 합니다.
책 사인회를 하고 있는데 40대 초반정도의 여자분이 스님께 메모지 두 장을 주고 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스님께 혹시 사람들과 나눠도 될 내용인지 여쭈니,
남편이 부도나고 갈등이 많아져 이혼을 결심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라디오를 듣다가
스님 말씀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지금껏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잘 살고 있어 감사함을 표하는 내용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오늘 동해 강연을 준비한 희망지기 님의 사연도 감동적입니다.
4년전 안 좋은 일로 부인과 헤어지게 되었는데, 도저히 살 수가 없어 죽을 약까지 준비를 했다가,
어느 기회에 법륜스님을 뵙고 질문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깨달음의 장도 다녀와서 스님께서 말씀해 주신대로,
아이 둘을 어머니에게 맡기지 않고 혼자서 직장 다니면서 열심히 키웠는데
4살, 7살 아이들이 이제는 어엿한 초등학교 1학년, 4학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스님과의 인연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감사함이 커서,
이번 강연 준비할 때 강연장 관계자와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한 마디도 표현하지 않고,
매일 직장 다녀와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풀어가면서 오늘 강연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움이야 언제라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
스님께서 동해에 더 자주 와서 강연만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에 모두들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두 분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듣고 목숨을 건진 사람들,
고통의 나락에서 행복의 화원으로 삶의 여정을 바꾼 사람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천당과 지옥이 있으면 할 일이 많은 지옥으로 가겠다고 하시던 스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스님 가르침을
하루라도 빨리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동해 평화활동가들과 간단한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북한동포들 지원하는 방법과 청년, 대학생 통일 교육 등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은 서울로 올라가고 있는 길입니다.
네비게이션에 새벽 1시 40분 도착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스님은 곤히 주무시고 계십니다.
내일 하루 일정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서울 일정은 항상 녹녹치 않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김포에서 강연이 있고, 오후 3시에는 서초구민회관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강연 앞뒤로 많은 약속들이 이미 포진해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웠습니다. 내일 김포와 서초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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