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7월 4일 법륜스님의 하루(충북 괴산, 부산대 북콘서트)

지난 이틀간은 하루에 3강연씩 진행되다보니, 강연 마치면 바로바로 쉴 틈 없이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오전, 오후 두 개의 강연만 진행되었습니다.
뭔가 굉장히 여유로워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루, 이틀 사인데도 금세 그 상황에 적응이 되었나 봅니다.

오늘 오전 강연은 충북 괴산이었습니다.
괴산에 들어서니 제 키보다 더 크게 자란 옥수숫대들이 우리를 먼저 반기는 것 같습니다.
괴산군청에 도착하니 괴산군 자체 행사가 먼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군수님의 목소리가 연세가 있으신데도 쩌렁쩌렁 힘이 넘칩니다.
강연장엔 이미 사람들이 가득 차 있고, 또 강연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계속 들어옵니다.
550
석인데 800여명이 참가해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행사가 약간 늦어져서,
스님이 환영 영상, 법륜스님 소개 영상도 취소하라고 하시고는, 바로 무대로 오르셨습니다.

지역으로 오면 스님으로부터 법문을 듣기 위해 오시는 연세드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사 어려운 부분에 대해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스님께서 하나의 질문에 대해서 상세하게, 어르신들도 알아들으실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러다보면 도시에서처럼 질문마다 즉문즉설 특유의 간명하면서도 시원한 분위기는 덜 하지만,
그 나름의 진지함이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귀를 기울이고, 진지하게 집중하는 모습들을 보면
사람들이 정말 스님 말씀을 들을 준비를 하고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괴산강연장에서는 어떤 연세드신 할아버지가
그동안의 여러 스님들의 좋지 못한 행위들에 대해 화가 나셨는지
,
법륜스님이 다른 모든 스님을 대표하는 양 속된 말까지 섞어 가면서 질타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 그 어르신의 마음을 아시고, 어르신이 질문하신 내용이며,
그 이면의 뜻까지 상세하게 예를 들면서 설명을 해 드리니, 마음이 싹 풀리셨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스님이 막말을 하셨던 어르신 손을 잡아 드리니,
어르신이 정말 스님께 미안하다며 어쩔 줄 몰라 하십니다.

강연을 마치고 부산으로 이동하는 길에
스님은, 질문하셨던 어르신이 스님에게 너무 미안해 하셔서
혼자서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함이 크실 것 같다고 하시면서 괴산군수님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
그 어르신께 스님은 아무렇지도 않으니 너무 자기 말에 신경쓰지 마시라고,
원래 즉문즉설은 자기 속내를 다 드러내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전해 달라는
당부까지 하셨습니다
.
어르신이 마음을 훌훌 털고 스님 말씀을 벗삼아 신나게 남은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이 질타하신 여러 내용 중,
어르신이 입고 있는 양복 상위가
32년째인데, 일부 스님들은 금빛 가사를 입고
너무 세속적으로 살면서
, 성철스님 누더기 옷 입는 것을 왜 본받지 않느냐고 하시면서,
현실의 실태를 꾸짖는 말씀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나눠봅니다.

질문자가 양복을 30년 입은 것은 좋고 칭찬받을 일입니다.
그러나 수행이라는 것은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은 좋으나
다른 사람 즉
,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강요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같이 살기가 힘듭니다.
내가 좋은 것이라고 타인에게 강요하면 이것은 독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을 강요하면 그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미운 마음으로 변하므로
사랑을 눈물의 씨앗이라고 합니다
. 사랑은 행복만 가져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 아니라 사랑을 요구하기 때문에 괴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사랑도 내 요구가 안들어지면 원수로 돌변해집니다.
이해없는 사랑은 폭력과 같습니다. 내가 검소하게 사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내식대로 하라고 남에게 요구하면 갈등이 생기고 내가 괴로워집니다.
그러나 어르신께서 검소하게 사시는 것은 좋은데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삶을 비난해서는 안됩니다
.”

 

괴산 강연을 마치고, 다음 강연이 있는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부산대 학생회관 대강당은 800석인데, 900여명이 참가한 것 같습니다.
부산 북콘서트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서울, 광주, 대전, 울산에 이어 오늘 5번째 북콘서트였습니다.
오연호 기자가 전체를 진행하고 스님이 답을 하십니다.


북콘서트는 사회 전반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인생 상담이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한 상담 시간이랄까요?

오늘 통일과 관련해서 질문한 내용 하나를 간단히 정리해서 공유해 봅니다.

저는 군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콘서트를 기다렸습니다.
새로운 100도 읽었습니다. 군대에서는 북한은 주적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군인은 전쟁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하면,
제가 군인은 나라를 잘 지키기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이런 저에게 조언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남북 갈등의 고민이 가장 첨예한 곳에 근무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합니다.
용기있게 질문한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은 우리와 적대관계에 있지만 북한이 가지는 이중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적대적 관계 뿐아니라, 우리 미래의 이익을 위한 통일의 상대방이기도 합니다.

군인의 진짜 목표는 평화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전쟁을 하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군인의 최고의 전략입니다.
그러나 적의 도발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해서라도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마지막 전략입니다
.
상호 선린관계를 유지해서 갈등이 없도록, 전쟁이 안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입니다.

남북간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할 때 우리는 응징을 해야하지만,
응징을 하면 북한이 더 큰 도발을 하게되어 결국 전쟁까지 이르게 돼죠.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조사를 해보면 전쟁을 하자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북한 사람들은 전쟁을 하자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 살기가 힘들어 현상변경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 주민들은 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북한이 도발을 하면 즉각 응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모순을 해결할 것인가?
긴장상태에서 도발을 응징하면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발이 있을 경우, 즉각 응징을 하게 되면
도발에 대한 응징이 전쟁으로 가지 않게 됩니다
 

통일의 목표를 큰 틀에서 세우고 나가면
설사 북한이 도발할 대 응징을 하더라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
절대 지도자가 감정으로 대해서는 안돼요.
올바른 지도자는 국민의 생명, 재산을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의 민심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것이냐 이것이 통일정책입니다.”

통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미래 통일 한국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가슴이 뜁니다.
젊은이들이 이 사회와 민족과 인류 역사를 위해 할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기회인 것 같습니다
.

내일은 강원도 양구군과 경기도 가평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양구와 가평에서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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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심

고맙습니다 _()_ 첩첩산중 괴산에 큰스님 오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 고맙습니다 호자말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즉문즉설에 참여 할수있게 해주셔요 서원을하고 기다림이 더없는 행복이였습니다 _()_ 어렵게 내가 희망 입니다란 문구를 보는순간 그래나자신이 희망을 같고 큰스님 기다린 저자신이 참 행복하고 어르신 질문에 답하시는 큰스님 뵈며 더 없이 행복하고 고마운마음 이였지만 근무중에 잠시 시간낸 지라 큰스님께 인사드리지 못하고 책 살여유 큰스님 싸인 받을 여유없이 발길을 돌리는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 그자리에 참여한 분들께서 지혜로운 삶을 살수있는 참 좋은 시간 내어주신 법륜스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_()_ 건강하시어 희망운동이 대한민국 더 나아가 온 세상이 밝아질수 있도록 작은 힘이 나마 보테곘습니다 고맙습니다 _()_

2012-07-08 14:59:19

선행심

오늘도 들국화님 잔잔한 글에서 감사함과 고마움이 전해집니다. 스님께서 그어른의 마음을 헤아리시는베려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아려옵니다. 어쩜 저렇게 까지 하실수 있을까?스님의 지비에 감탄 하면서 감사드림니다.

2012-07-06 11:54:24

있는 그대로

(오늘도 두 말할 나위 없이) 스님은 짱!!이십니다...(표현이 경솔하고 외람된줄 알면서도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함에 눈쌀 찌푸림과 질타는 쬐~끔만...^^*)

2012-07-05 13: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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