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6월 27일 법륜스님의 하루(전북 장수, 광주 북콘스트)

이른 새벽,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이 3일간의 필리핀 일정을 마치시고,

04시 4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시기로 되어 있습니다.

스님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희망세상만들기 본부 책임자들과 가을 강연 일정 관련해서 회의를 하셨습니다.

회의를 마치자마자 바로 전북 장수 죽림정사로 향하셨습니다.

오늘은 백용성조사의 149회 탄신일입니다.

용성조사의 유훈 10가지를 실현해 내는 것을 당신의 평생의 원으로 삼으시는 도문큰스님께서는

용성조사의 탄신일, 오도일, 열반일을 추모하는 행사를 매년 진행해 오고 계십니다.

스님은 장수 죽림정사에 도착해서 바로 도문큰스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민주통합당 정세균의원이 인사차 방문해 함께 잠시 차담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교육관에서는 영남지역 봄불교대학생들 200여명이 역대제대조사님들께 다례를 올렸습니다.

행사를 시작하면서 참여하신 여러 스님들과 손님들의 인사하는 시간에 이어

큰스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사회를 맡으신 총무스님이,

아침에 발우공양을 하면서 큰스님 말씀에 감동이 되어 눈물이 났다는 말을 했는데,

인사를 하시는 원로스님 한 분도, 교계의 많은 직책들을 다 마다하고

오로지 용성스님의 유훈을 실현하는데 온 평생을 바치는 큰스님을 뵈면

눈물이 난다는 말씀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언제나 힘이 넘치시고, 원력이 바다보다 넓으신 큰스님을 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큰스님과 원로스님들은 공양을 드시기 위해 이동을 하시고,

봄불교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스님의 즉문즉설 법회가 이어졌습니다.

용성조사의 삶과 수많은 업적들,

오늘 우리들이 계승해야 할 일들에 대한 말씀을 먼저 상세하게 해 주셨습니다.

결국 개인의 행복은 본인의 노력과 더불어 시대적 과제를 볼 수 있어야 완성될 수 있다고 하시면서,

용성큰스님이 계실 때의 시대적 과제가 민족의 독립이었다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바로 민족의 통일이라는 말씀을 오늘도 강조하셨습니다.

즉문즉설 법회를 마치고, 점심공양을 드신 후,

바로 다음 강연이 있는 장수군청으로 이동하셨습니다.

장수군청에서 군수님과 먼저 간단한 차담을 나누고 강연에 들어가셨습니다.

“장수 죽림정사 주지입니다.

그럼에도 정녕 장수군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회는 처음이네요.

그동안 죽림정사 불사에 협조해주신 장수군과 군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하면서

스님의 장수군청에서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장수군청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중 3학년생 50명을 포함해서 총 542명이 참가했습니다. 강연장 분위기도 뜨거웠습니다.

시골인데도, 질문자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10년을 함께 산 부인이 3주전부터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두문불출하면서

계속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묻는 젊은 남자분의 질문에 가슴 아팠습니다.

그리고, 60세정도의 아주머니는 딸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사위가 밉다면서,

어떻게 이 미운 마음을 내려놓아야 하나, 스님은 그냥 내려 놓아라고 하는데

스님은 결혼을 안 해 봐서 그렇지 그것이 쉬운 줄 아냐며 스님께 따집니다.

딸에 대한 엄마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계속 상대를 고치려고 하고,

결혼한 딸에게 집착하면서 문제 해결의 근본을 보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렇게 해서는 세상이 다해도 해법은 없으니 그냥 괴로워하면서 살아라는 스님 말씀에

사람들이 공감의 박수를 신나게 쳤습니다.

“제일 중요한 첫 번째 원칙은 딸이든 아들이든 결혼을 했으면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웃집 젊은 부부로 생각해야 합니다.

결혼을 하면 나하고 인연을 끊어야 합니다.

자식집에 가더라도 어떻게 살든 간섭하지 말라는 거예요.

간섭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 안 맞는 거예요. 비자연적으로 비순리적으로 비인간적으로

살기 때문에 괴로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방법이 없어요. 심정은 이해가 되지요.

그런데, 자기한테 딸이지, 사위에게는 아내일 뿐이예요. 시어머니에게는 며느리일 뿐이예요.

이미 다른 인간관계라는 거예요. 내 생각이 잘못되었구나, 자각을 하고, 안 끊어지면,

안 끊어지는 나를 보고 정진을 해야 합니다.

자기가 딸에게 그렇게 집착을 하면 딸의 부부는 헤어지는 길밖에 없습니다.”

스님의 정리말씀이 시원했습니다.

거의 마칠 때쯤 50 중후반의 남자분의 통일에 대한 진지한 질문에,

스님의 통일에 대한 애절한 설명이 보태져 강연이 조금 늦게 끝났습니다.



강연을 마치자마자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가 준비되어 있는 광주로 달려 갔습니다.

전남대에 도착하니, 컨벤션홀 바깥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800여명이 참가하여 통일과 주한 미군문제를 비롯해서 궁금한 것들,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진지했습니다.

나중 한 시간은 대중들 속에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통일과 한국사회, 동북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한 젊은이가 힘있게 손을 들어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합니다.

많이 웃었습니다. 그 분에게는 통일보다도 현재 가장 큰 괴로움인 여자친구와

헤어진 아픔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가 제일 큰 고민인 것 같았습니다.

잠시 머리를 쉬는 듯한 느낌이 있어 좋았습니다.

북콘서트도 한 번, 두 번 이어지다 보니까, 내용도 조금씩 더 채워지는 것 같고,

스님과 오연호 기자님과의 호흡도 더 맞아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광주시민들의 호응이 컸던 북콘서트였습니다.

스님은 콘서트를 마치고, 강연을 들었던 광주지역 시민활동가 3분과 만나

1시간 가량 한국사회와 북한의 인도적인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오늘 스님의 하루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여독이라는 개념도 스님에게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내려서 간단하게 회의하고, 죽림정사로, 장수군청으로, 광주 전남대로,

다시 오늘 우리의 숙소인 대구에 이르기까지 쉴 새없이 일정이 이어졌습니다.

옆에서 샤워정도라도 할 시간이 있었냐고 묻자,

“샤워가 어딨어요? 삭발도 못하고 돌아다녔네요, 오늘은.” 하십니다.

피곤하실텐데 청년들과 대중들에게서 힘을 받으셨는지 스님 목소리는 밝습니다.

스님의 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스님은 우리들에게 법문을 하신 내용대로,

일상을 살아가시는구나 싶습니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미리 걱정하지 않고,

오롯이 현재를 살아가시는 것 같습니다. 스님을 모시고 함께 동행함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내일은 강원도 영월과 경기도 평택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2차 100강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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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고맙습니다.

2023-02-09 07:22:47

백기순

감사합니다 오늘을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스님의 하루 읽으니 나를 돌아보게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르지않다는 말씀 100% 공감합니다

2012-06-30 21:51:15

성연수

같은 하늘아래 있는 스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할따름입니다. 고맙습니다.....()

2012-06-30 14: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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