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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북정토마을입니다.
밤 바람이 선선합니다. 하늘엔 휘영청 밝은 달이 떴습니다.
오후 5시경 서울로 출발한 실무자들이 이 시간쯤이면 도착했을까?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앞뒤에 있는 주말이라 차량 정체가 심할 것 같습니다.
모두가 다 안전운행해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래봅니다.
스님은 오전에는 평화재단 기획위원들로부터 향후 평화재단의 방향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함께 회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에는 실무자들과 가벼운 산행을 했습니다. 부서별로 나눠져서 각 자 일을 하다가,
오늘은 함께 모여서 스님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님이 워낙 바쁘셔서 실무자들도
스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름이나 겨울에 있는 명상수련에
온전히 함께 할 수 있고, 그 외는 오늘처럼 1년에 1-2번 산행을 하거나
역사 유적지를 찾아서 순례를 하곤 합니다.
계곡이 참 좋았습니다. 햇빛에 빛나는 연초록 잎새들이 아름다웠습니다.
한 솥밥을 먹으면서 같이 살아가고 있는 도반들과 자연 속에서 어우러지니 더 좋았습니다.
흐르는 물소리를 벗삼아 노래도 한 곡조 불러 보고, 시냇물에 발도 담가봅니다.
부처님께서 도반은 수행의 전부라고 하셨습니다. 평상시에는 각 자 업무가 바빠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도반들과는 이런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바라만 봐도 편안한 사람들입니다.
탑곡수련장 나무 그늘에 앉아 다리쉼을 하고, 두북정토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실무자들을 서울로 보내고, 평화재단 기획위원들과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하다가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요리에 조애가 깊은 기획위원 한 분의 이야기를 듣다가 스님도 한 말씀 하십니다.
“중학교 다니는동안 자취생활을 해서 밥하고 된장찌개는 잘 해요. 라면도 잘 끓이면 맛있어요.
밥도 연구하면서 하면 맛있게 됩니다.
밥을 해 보면 이층밥도 되고, 죽밥도 되고, 고두밥도 되는데
이것을 몇 번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연구를 해 보면 재미있어요.
불을 높였다가 낮췄다가, 쌀을 불렸다가 말았다가 연구를 해 보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보면 쫙- 나오는 것이 있어요. 밥이 고슬고슬, 꼬들하지도 않고 질지도 않게
잘 되는 거예요.
햅쌀은 씻어서 바로 밥을 해야지 불리면 안 되고, 묶은 쌀은 반드시 30분 이상 불려서 해야 됩니다.
묶은 쌀은 안 불리면 고두밥이 되기 쉽습니다.
벼도 찧어서 두면 맛이 없어요. 찧어서 한 달 안에 먹는 게 좋습니다.
우리는 클 때 먹을 게 별로 없었어요. 밥하고 된장찌개하고 김치만 먹었어요.
그래서 밥하고 된장찌개는 잘 해요.”
스님이 해 주시는 밥과 된장찌개가 참 맛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행자들을 보면 밥을 내내 하는데도 절밥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밥을 하고,
걸레도 물기를 딱 짜고, 탈탈 털어서 야무지게 걸레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물이 질질한 상태에서 실실 닦습니다. 바닥이 말랐을 때보면 오히려 물걸레 자욱이 더 많습니다.
빗자루도 45도 각도로 눕혀서 살살 쓸지 않고, 위로 휘휘 날리면서 씁니다.
먼지가 많을 때는 빗자루에 물을 묻혀서 쓸면 됩니다.
빨래를 해서도 탈탈 털어서 반듯하게 널지 않고, 비틀어 짠 그 상태대로 빨랫줄에 널어 놓습니다.
절 생활의 기본적인 것도 잘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밥을 하든, 찌개를 끓이든, 걸레질을 하든 유심히 보고 연구하면서 하면 되는데,
연구를 잘 안 하는 것 같애요.”
스님 말씀 들으면서 저의 모습도 돌아보게 됩니다.
연구하면서 한다는 계본이 있는데도, 실제 일을 할 때는 미리 계획하거나 연구하지 않고,
그 주어진 상황에만 맞춰 그냥 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다닐 때, 빨랫줄에 빨래를 탈탈 털어서 널지 않고 비틀어진 상태로 널었다가
엄마에게 혼났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연구하면서 한다, 연구하면서 한다,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봅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네요.
내일은 오전에는 전남 곡성, 오후에는 경남 남해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휘젓고 다닙다그려...^^
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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