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아태지회
서툰 영어지만 진심은 전해져요

국제 지부는 소수의 회원이 전 세계에 널리 퍼져 활동하므로, 직접 만나 오프라인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 2 모둠의 열정적인 도전이 더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 낯선 외국인들의 마음 문을 두드리는, 조금은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도전! 전법입니다. 서툰 영어지만, 진심을 눌러 담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자유와 행복의 가르침을 전하는 이들을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거절당하면 마음도 엄청 상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어요." 현재 정토담마스쿨 (국제 지부에서 외국어로 진행하는 불교대학) 돕는 이로 활동 중인 김진숙 님이 기억하는 초창기 전법 활동은 공황 상태에 가깝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경험이 쌓이자, 두려움은 어느새 노하우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홍보 활동을 몇 번 해 보니 아무에게나 홍보지를 나눠주지 않게 되더라고요. 일단 인상을 먼저 확인하고 너무 바빠 보이거나 꾸미는 데 관심 있어 보이는 어린 친구들은 제외했습니다. 차분하고 여유 있어 보이는 외국인에게 다가가 한두 마디 말을 먼저 건네보다가 관심 있으면 한번 와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또 무척 반겨주는 사람들도 나중에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조계사나 봉은사 절 앞에는 불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 사람들에게는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어요. 마지막 활동 때는 바로 그 자리에서 등록하고 이메일 주소를 준 사람도 있었어요. 경험이 정말 중요해요. 그리고 여러 명이 함께하면, 서로 같이 의견 나누면서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부끄러운 마음이 자주 들고 크게 상심하기도 했던 김진숙 님은 어느새 본능적으로 전법 대상을 물색하고 모둠원들과 의논하는 전법 하이에나(?)와 같은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사람을 보면 약간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진짜 멀리서 보고도 느낌 있는 사람을 향해 막 쫓아가고 그랬습니다.”

왼쪽부터 김진숙 님, 전법 활동 중 만난 외국인, 허인숙 님
▲ 왼쪽부터 김진숙 님, 전법 활동 중 만난 외국인, 허인숙 님

현재 책임 봉사자로 활동하는 황인남 님은 모르는 사람에게 전법 하는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법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가족에게도 전법을 제대로 못 하고 있어요. 백 마디 말 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최고의 전법인데, 그걸 못 보여주니 신뢰가 안 가는 거죠. 그래서 전법 회원을 내려놓기도 했어요. 하지만 전단을 나눠주는 것은, 나의 행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니 기회가 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괴로운데, 나는 행복하니, 당신도 이 길을 가보라.'라고 권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내가 먼저 웃고, 밝고, 상쾌한 얼굴을 보여줘야죠."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니 황인남 님에게는 완벽하지 않은 영어 실력이 전혀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사람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기에 영어와는 전혀 관계없고… 제가 물류 쪽 일과 해외 영업, 마케팅 일을 해 봤지만, 저도 영어는 못해요. 인도차이나, 아랍식 영어를 쓰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반대로 지금 영어 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나 고민 중이라는 곽윤경 님은 "영어가 서툴다는 생각에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가 조심스러웠다."라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들이대 보자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 “익스큐즈미(실례합니다)” 부터 시작하고 외국인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면 한참 가만히 버퍼링이 돌다 수줍은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 나가기를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서툰 영어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결국에는 "전법의 진화"를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불교에 관심 있느냐?'라고 묻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그런 종교적인 질문은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모여서 전략을 짰죠. '이런 질문보다는 이렇게 해보자'라고 하면서요. 스님 사진부터 보여주고, 무슨 말을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해서, 아는 단어, 모르는 단어 다 끄집어내어 문장을 만들어서 말해봤어요. 제가 말했을 때는 더 이상 긴 얘기는 하지 못했고, 전단만 줄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요."

최근 국제 지부로 이전한 이미화 님은, 국제 지부에 오자마자 얼떨떨하게 활동에 나가게 되어 처음에는 그냥 머릿수 채우기 위해, 체험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했으나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합니다. 특히 필리핀에서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스님과 JTS가 민다나오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주니 크게 감사를 표했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이 정말 고맙다고 인사해 제가 서비스로 사진도 찍어주고 정토회 홍보도 했습니다. 법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알리는 데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또한 이미화 님은 앞으로 홍보가 더 잘 되려면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피력하였습니다. “제 업무는 100명을 만나 그중 10%를 거래처로 만들면 진짜 잘하는 거거든요. 근데 기획 법회 활동은 사람들이 이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얘기를 하다가 끊어지기도 하니 희망 편지 책자 같은 것을 그냥 나눠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전략적으로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외국인 홍보에 전념하는 서울 2 모둠
▲ 외국인 홍보에 전념하는 서울 2 모둠

마찬가지로 국제 지부로 이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송주 님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기에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서 좋았어요. 기존 기획 법회 틀을 영어로 바꾸면서, 매주 수행 연습하는 부분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서로 의논하며 수정했거든요. 그리고 저는 공동체에 있을 때 홍보를 여러 번 갔었는데, 처음에는 법복을 입고 나가 너무 부끄러웠어요. 부산의 대학교 앞에서는 '법륜 스님 아세요?'라고 물으며 다가갔고, 학교 게시판에 홍보물을 붙이기 위해 학교 기관에 가서 허락도 받았어요. 문경에서는 관광객들보다 가게 운영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그 사람들도 손님을 기다리는 입장이니 저희 마음을 더 잘 이해했던 것 같아요."

이들의 용기 있는 발걸음은, 작은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봉은사에서 만난 콜롬비아인에게 건넨 전단과 희망 편지 책자는, 그를 기획 법회로 이끌었습니다. 김진숙 님은 "그때 정말 기뻤어요. 그 사람이 책을 정말 소중하게 여겼어요. 보시도 하고 싶다고 하고요."라며 벅찬 감동을 전했습니다. 이미화 님도 그 성공 사례가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알렸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끼리 모여서 하는 것과 지구 저 끝 남미에서, 아주 멀고도 먼 곳에서 우리와 같이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반가웠고, 뿌듯했습니다.”

물론, 모든 만남이 결실로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거절에 씁쓸함을 삼키기도 하고, 예상과 다른 결과에 혼란스러움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서울 2 모둠장 허인숙 님은 "9명이 신청했을 때 정말 기뻤는데, 리허설까지 잘했는데, 막상 법회 날 한 명도 오지 않았을 때, '이게 뭐지?' 싶었죠."라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법을 '함께하는 과정' 그 자체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김진숙 님은 "결과만 신경 쓰지 않으면, 전법 활동은 정말 재밌어요. 영어를 공부하는 소득도 있고요. 전법에 대한 관점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황인남 님은 “김진숙 님, 허인숙 님, 그리고 이미아 님도 얼굴이 두껍더라고요. 저도 얼굴 두꺼운 편인데.”라며 2 모둠 분들의 굳센 분위기를 알렸습니다.

서울 2 모둠 활동 인증사진, 왼쪽부터 이미화 님, 황인남 님, 허인숙 님
▲ 서울 2 모둠 활동 인증사진, 왼쪽부터 이미화 님, 황인남 님, 허인숙 님


"영어를 잘 못하지만, 그래도 진실한 마음으로, 수행자답게 전법에 임하고 싶어요."라는 서울 2 모둠. 서툰 영어지만, 진심을 담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평화와 행복의 씨앗이 심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_한상훈(국제지회 북미유럽지회)
편집_김윤희(강원경기동부지부 용인지회)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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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향

한국어로도 잘 못하는 전법을 영어로 하시다니~짱~~👍👏💕

2025-02-28 18:33:45

윤슬

어떻게 청년을 도울까 생각 했습니다. 식사비가 되게끔
1만원씩만 도와주세요 . 일어 서려면 3개월이 걸립니다. 하루 벌어서 살던 건축현장 건물 3층에서 떨어져 수술받고 현재 재활중에 있는 36세 청년 재활치료 3개월만 도움을 주세요. 01083288736 신한은행(정근안)110584999212
어려움에 처했을때 손잡아 주시는게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25-02-26 23:03:43

박은선

외국인들도 언어 이전에 마음으로 정성이 느껴졌나봐요~ 길에서 하는 전법! 정말 멋지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

2025-02-26 14: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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