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특집]오디오북
오디오북-묘광법사님 네 번째 이야기

스승같은 도반

법당의 새벽기도와 사시기도는 한번이라도 빼먹으면 안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번은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어서, 도반에게 전화로 사시기도를 부탁했더니 선뜻 하겠다고 했습니다.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그 도반은 사시기도를 할 줄 몰라서 법요집만 정성껏 읽었다며 밝은 얼굴로 말하고 급하게 돌아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1시간 기도하려고 강원도 양양에서 대전까지 왔다가 다시 가는 길이었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아, 보살은 이런 마음이구나. 저렇게 살면 되겠구나.' 수순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북한 동포 돕기 거리모금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도반이 “총무야, 니 돈 좋아하제” 하며 모금함에다가 하얀 봉투를 넣어 주었습니다. 모금을 마치고 계수 할 때보니, 봉투에는 무려 천만 원이나 들어있었습니다. 법당에서 내도 되는데 당시 총무인 제 기를 살려주겠다고 거리에서 모금함에 넣어준 것입니다. 그 도반은 평소에도 아주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환경운동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으로 저에게 감동을 주었던 분입니다.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말 없이 행동으로 힘이 되어주는 여러 도반이 있었기에 맡은 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전법당 근처 공원에서 희망리포들과 함께(오른쪽 두번째가 묘광법사님)
▲ 인터뷰를 마치고 대전법당 근처 공원에서 희망리포들과 함께(오른쪽 두번째가 묘광법사님)

전법의 삶, 스승님이 하시는 것을 다만 할 뿐입니다.

얼마 전, 연화회 나들이에 함께 했습니다. 그때 법륜스님의 행동 하나하나를 곁에서 보니,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 스님은 밥그릇과 국그릇을 솥단지에 삶아서 따끈따끈하게 한 뒤에 밥과 국을 푸라고 하셨습니다. 따뜻한 그릇에 밥과 국을 푸면서 어르신을 위해 정성을 들이는 스님의 마음을 느끼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법륜스님의 이런 모습은 오래 전부터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하루는 경주에서 법문을 듣고 스님 댁에 가게 되었습니다. 스님 댁 아래채에 황토방이 있었는데, 들어가니 모자를 푹 눌러쓰고 운동복을 입은 웬 아저씨가 장작불을 떼고 있었습니다. 일 하는 분인 줄 알았는데, 바로 법륜 스님이었습니다. 아침에 밥을 먹는데 저 뒤꼍에 있는 상추를 따서 깨끗이 씻어 탁탁 털어 주시면서, “이거 묵어봐라, 맛있다. 이거 내가 농사 지은 거다.” 그런 살가운 모습이야말로 산교육이고 보살행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대중들을 위해 불 때는 모습. 상추를 탁탁 털어서 제자들을 위해 준비하는 그 모습에서, 제가 앞으로 도반들을 위해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불교 중흥과 민족중흥을 위해서 동분서주하시는 스승님을 만난 것과, 동시대에 우리 모두 함께 부처님께서 가신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입니다. 만약에 소금가마를 지고 바닷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그 길을 가겠습니다.


'물러서는 마음이 들 때마다 도망가지 말고 선배를 찾으라'를 묘광 법사님의 말씀을 전하며 묘광 법사님 이야기는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낭독_고정석
글,사진_대전충청지부 희망리포터
편집_온라인.홍보팀

전체댓글 13

0/200

보디사트바

잘 읽었습니다. ㅎㅎ

2020-06-18 21:05:35

대해

잘듣고 갑니다
잘 실천하겠습니다

2019-12-28 11:34:43

해탈지

도반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그림이 그려진다는 말씀에 따뜻함이 느껴져 오는 듯합니다.

2019-12-25 0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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