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01.04 부탄 답사 12일째_냐카르-쳴당, 깜종-덩망 치옥
“이직만 열 번, 다시 구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안녕하세요. 부탄 답사 12일째입니다. 오늘은 낭콜(Nangkor) 게옥의 냐카르-첼당(Nyakhar-Tsheldang), 깜종-덩망(Kamjong-Duengmang) 치옥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아침 일찍 민박집에서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치고 원고 교정을 한 후 오전 8시에 냐카르-첼당 치옥으로 출발했습니다. 냐카르 마을과 첼당 마을 주민들을 한 번에 만나기 위해 두 마을의 중간 지점을 찾다 보니 적당한 공간이 없어 낡은 건물 공터에서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차로 약 1시간 이동해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냐카르 마을 주민들이 먼저 도착해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먼저 냐카르 촉바가 마을의 현황을 설명하고, 스님이 주민들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옷을 두툼하게 입어도 날씨가 제법 추웠습니다.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침 일찍 모이셨는데 많이 춥죠? 이렇게 불편하게 땅바닥에 앉게 해서 미안합니다. 촉바가 카펫이라도 준비해야죠, 주민들을 이렇게 앉게 하는 건 옳은 게 아니에요.” (웃음)

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한국 알아요?”

“아니요.”

“한국은 여기에서 아주 먼 곳입니다. (웃음) 서로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여러분도 부처님의 제자이고 저도 부처님의 제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처님의 은혜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대화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첼당 마을 주민들이 요란한 트럭 소리를 내며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그들을 환영한 후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사람들이 ‘가난하다’고 할 때는 먹을 것이 부족하거나 입을 것이 없거나 집이 없거나, 집은 있어도 시설이 열악하거나, 땅이 없거나, 1년 수입이 너무 적은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부탄을 보면, 가난하다고 하기엔 그렇지 않은 점이 더 많아요. 물도 있고, 먹을 것도 있고, 도로도 있고, 전기도 들어오고, 심지어 이런 시골에서도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되니까요.”

이어 스님은 부탄의 생활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생활이 조금 불편한 것은 사실이에요. 집에 선반이 없어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거나, 부엌이 너무 낮아 불편하게 일을 하거나, 집에 칸을 나누지 않고 큰 방에서 모든 가족이 같이 지내거나, 화장실이 없거나 있어도 낡고 지저분한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런 문제는 조금만 시설을 개선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생활이 조금만 더 깨끗하고 편리해져도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스님은 JTS 프로젝트의 철학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정부가 전부 해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JTS 프로젝트는 ‘우리 마을은 우리가 가꾼다’는 것을 지향합니다. 여러분이 집을 고치고 마을을 살기 좋게 만들겠다고 하면, JTS가 필요한 자재를 지원해 줄 수 있습니다. 대신 여러분이 직접 하겠다고 나설 때 지원해 주는 프로젝트입니다. 이해하셨습니까?”

“네.”

스님은 주민들에게 물은 충분한지, 집에 선반이 있는지, 집 안에 불을 피워 조리를 하는지, 집 내부에 칸막이가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마을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칸막이와 선반이 없는 가구가 많았으며, 일부 가정은 아직도 방 안에서 불을 피워 방 안에 연기가 가득 찬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주민들을 격려하며 내 손으로 직접 집을 개선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연장을 지원할 테니 식탁이나 선반을 만드는 것은 조금만 배우면 여러분도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네, 가르쳐주시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 함께 집을 깨끗하고 편리하게 고쳐봅시다.”

“네, 좋습니다!”

“이렇게 집을 고쳐보고 싶은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마을 사람들이 너도 나도 손을 들었습니다. 대화를 시작했을 때보다 눈에 띄게 표정이 밝아져 있었습니다.

주민들과 약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뒤, 마지막으로 젬강 주지사가 발언을 하고 대화를 끝냈습니다.


이어서 노후된 학교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냐카르 초등학교로 가보았습니다.


스님은 교실, 화장실, 복도, 천장 등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교실의 바닥은 철제로 된 책걸상 다리로 긁어 여기저기 파여있었습니다.


화장실은 외벽이 무너져 있었지만 내부는 깨끗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냐카르 치옥 답사가 거의 마무리될 즈음, 스님은 걸음을 멈추고 젬강 주지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사님, 어제 제가 츠리사 치옥을 답사했는데, 그곳에서 장애인을 여러 명 만났습니다. 마을 주민들도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요청했습니다. 한 아이는 지적 장애가 있어서 하루 종일 동네를 서성이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아이들도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젬강주에는 이런 장애 아동들을 위한 교육시설이 없는지요?”

이에 대해 주지사는 설명했습니다.

“현재 부탄에는 동부와 서부 두 곳에만 장애인 특수학교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직 각 주별로 장애인 학교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츠리사에 있는 그 아이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장애 아동의 부모들이 아이를 멀리 보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직접 보살피기를 원하기 때문에 아이만 멀리 특수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습니다.”

스님은 장애 아동의 교육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위해서는 특수 시설에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중부 지역에 장애 아동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까요? 중부 지역에서는 예빌랍사 같은 큰 학교에 장애인 교육 시설을 갖추는 게 좋을까요?”

주지사는 젬강주의 현황을 설명했습니다.

“젬강주에도 특수 시설을 갖춘 학교는 있습니다. 젬강 고등학교와 젬강 초등학교가 교육부에서 지정한 특수시설 학교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는 장애 아동을 위한 기숙사 시설이 없어서 민간단체에 투자를 요청했지만, 까다로운 자격 조건 때문에 최종적으로 거절되었습니다. 특수시설에서 교육받기 어려울 정도로 장애가 심한 학생들은 동부나 서부의 특수학교로 보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 특수 교육을 할 수 있는 선생님들은 확보되어 있군요. 전문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이 꼭 필요합니다.”

“네, 젬강주에는 전문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스님은 장애인 시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대안을 제안했습니다.

“앞으로 지체부자유 아동들은 점점 늘어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각 주마다 하나씩 특수교육시설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민간단체에 계속 요청해 보되, 불발되면 JTS 프로젝트의 후반부에서 이 사업을 별도로 진행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런 특수교육시설은 단순히 자재를 지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이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시설 설계를 해야 합니다.

만약 정부에서 특수학교 운영을 위한 선생님을 지원할 수 있다면, 시설은 JTS에서 지원하겠습니다. JTS의 철학은 장애가 있든 없든, 어느 환경에 있든 모든 아이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주지사는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대답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스님은 이어 젬강주의 빈곤율 문제를 지적하며 구체적인 통계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사님, 우리가 젬강주의 빈곤율을 낮추려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만으로는 어려울 겁니다. 집수리와 농수로 개선 사업은 빈곤율을 산정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와 연관성이 얼마나 있습니까? 빈곤율 산정에 사용되는 데이터가 어떤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사업 성과를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후 스님은 냐카르 초등학교 답사를 마무리하고, 11시가 넘어 다음 답사지인 깜종 마을로 이동했습니다.

깜종 절 입구에 도착하니 마을 주민들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후, 법당으로 올라가 참배를 마치고 주민들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깜종 마을 촉바가 마을 현황을 소개한 후,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촉바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스님은 부탄에 오게 된 계기, 젬강 지역을 방문한 이유,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민들에게 집이 없는 상황, 집을 짓기 위한 자재 준비 상태, 집 내부 구조에 대해 질문하며 마을 상황을 자세히 파악했습니다.

깜종 마을은 집이 없는 가구가 17 가구나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답사해 본 결과 한 치옥에 집이 없는 가구가 7~8 가구 정도였는데, 깜종은 치옥보다 적은 마을 단위인데도 그 수가 두 배가 넘었습니다. 또한, 식수가 부족한 가구도 20 가구나 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그래도 주민들에게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자재만 지원된다면 스스로 집을 짓고, 마을에 식수를 공급하는 등의 개선 작업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주민들을 격려하며 말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취지는 집이 작더라도 깨끗하고 편리하게 가꾸어서 행복지수를 조금 더 높여보자는 거예요. 이런 일은 정부를 기다리지 않고도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잖아요.”

“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을 고치는 것, 마을을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은 우리 스스로 하자는 겁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님은 주민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마을 사람들이 준비해 준 점심 식사를 한 뒤 덩망 마을로 이동했습니다.

덩망 마을로 가는 길은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했습니다. 약 30분 정도 지나자 저 멀리 절과 주민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법당에 참배하고 마을 회관으로 이동했습니다.


회관에는 약 20명의 주민이 모여 있었습니다.


덩망 촉바가 마을 상황을 소개한 뒤,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덩망 마을 역시 집이 없는 가구가 많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집들이 잘 지어져 있고 울타리도 잘 쳐져 있었지만, 조사 결과 집이 없는 가구가 8 가구에 달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 집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가구는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나, 나머지 여섯 가구는 나무를 준비했거나, 시멘트만 있으면 되거나, 지붕만 올리면 된다는 식으로 상황이 달랐습니다. 주민들은 필요한 자재를 구체적으로 요청했고, 자재만 있다면 스스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스님은 주민들과 약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집이 없는 가구에는 필요한 재료를 지원하고, 마을에 시멘트로 길을 내고, 밭에 울타리를 치고, 상수도를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또 각 가구가 필요한 집수리를 해서 주거환경도 개선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겠어요?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오늘 논의된 사항은 3년 동안 천천히 해봅시다.”


스님의 격려에 주민들은 더욱 의지를 다졌습니다. 대화를 마친 뒤, 덩망 주민들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보시물을 스님에게 전했습니다. 스님은 보시물을 주민들이 나누어 쓰도록 하고, 촉바에게 주민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보시금을 전달했습니다.

4시가 되어 오늘의 답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젬강 주지사와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스님은 깜종에 위치한 무너진 탑에 들렀습니다. 한 스님이 이 탑을 다른 곳으로 옮겨 복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탑은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스님은 탑터를 한참 살펴본 뒤 조언했습니다.

“탑을 옮기는 것은 일이 너무 많을 겁니다. 지금 상태에서 보수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네요. 이곳에 원래대로 복원하겠다고 하면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6시 30분에 숙소에 도착해 일행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오늘 답사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앞으로 젬강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예상되는 과제를 설명했습니다.

“젬강주에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놀부님과 같은 기획관이 최소 5명은 필요할 겁니다. (웃음) 놀부님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행정관들을 훈련시켜야 할 겁니다.”

스님은 놀부님의 노고를 미리 예측하며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첫 1년이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1년 동안 일의 순서를 잘 잡아두면 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첫해는 경험도 없고 그림도 없어서 쉽지 않을 거예요.”

중앙정부 소속 이시 님이 말했습니다.

“행운을 빌어요.”

스님은 웃으며 말을 정정했습니다.

“우리 함께 행운을 만들어갑시다! 그렇게 말해야지요. (웃음)”

고단한 하루였지만, 모두 함께 웃으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불리 지역 호수를 답사하고 키칼 치옥의 주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 후 젬강 주지사와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16일 성남시에서 열린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 내용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직만 열 번, 다시 구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는 마흔 살이 된 백수입니다. 제가 그동안 이직을 한 10번은 한 것 같아요. 최고 오래 다닌 회사가 2년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백수 생활이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저는 예전 직장 생활이 불행했습니다. 다시 구직 활동을 하면서 면접을 보니까 이직을 많이 한 것에 대해 면접관들이 너무 안 좋게 보시더라고요. 면접을 몇 군데 봤는데 계속 떨어졌습니다. 다시 직장 생활을 하려니 과거의 불행한 경험이 떠올라서 너무 싫고 공포스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의 통장 잔고가 거의 바닥이 나고 있어 다시 구직 활동을 하긴 해야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질문자는 정규직을 하지 말고 계약직만 신청하세요. 어차피 정규직을 해봐야 그만둘 건데 굳이 정규직을 할 필요가 없잖아요. 계약직으로 일해 보고 괜찮으면 연장하고, 안 괜찮으면 그만두세요. 계약 기간이 끝나서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내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중간에 사표를 내면 내가 회사를 그만둔 것에 해당합니다. 질문자는 계약직을 구하면 일을 구하기도 쉽고, 자신의 경력에도 유리합니다.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네, 현명한 말씀 감사합니다.”

“정규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월급이 많아서 생긴 것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그것 말고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정규직의 장점이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사람으로 태어나서 한 회사에 평생 목을 매달고 살 필요가 뭐가 있어요? 이것도 좀 해보고, 저것도 좀 해보고,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고, 이렇게 살면 좋잖아요.

생각을 지금보다 자유롭게 해 보세요. 어떤 여성분이 본인은 결혼을 세 번 했는데 자신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결혼을 세 번이나 하게 됐느냐고 제게 물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분께 다시 물었습니다.

‘당신은 전생에 무슨 복을 많이 지어서 결혼을 세 번이나 했습니까?’

저는 결혼을 한 번도 못했는데 그분은 세 번이나 했으니까 큰 복이잖아요. 결국 사물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결혼을 세 번 한 것이 불행인지 행복인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에요.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시골에 가면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이 많습니다. 보통 시골 남성들은 80세에서 85세 사이에 많이 돌아가십니다. 그러나 여성들은 거의 90세가 넘도록 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제가 노인잔치를 열면 할머니들이 다수입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는 할머니들을 우리가 볼 때는 두 분 다 장수하시니 좋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러나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는 할머니들은 보통 배우자가 자신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아 대부분 할아버지의 몸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85세라면 할아버지는 88세 정도 됩니다. 그 정도 나이가 되면 대부분의 남성들은 몸이 안 좋아요. 그럼 할머니는 남편을 돌봐야 하니까 노인잔치나 여행을 갈 때 참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하는 얘기가 영감 일찍 죽는 것이 큰 복이라는 겁니다. (웃음)

그래서 남성 분들은 조심하셔야 해요. 남편이 오래 사는 것이 복이라고 부인이 느끼게 하려면 짐이 되지 않고 항상 부인에게 잘해주어야 됩니다. 만약 남편이 이것저것 해달라고 부인에게 자꾸 요구하면 부인 입장에서는 ‘늙어서까지 내가 종노릇 할 게 뭐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로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 일본에서는 ‘황혼 이혼’, ‘졸혼’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문제가 자꾸 생기고 있습니다.

사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러분들은 항상 기준을 높게 세우고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이렇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비정규직도 좋은 점이 많은데 정규직에 목을 매니까 ‘나는 회사를 제대로 못 다닌다’ 이렇게 보게 되는 겁니다. 자기를 부정적으로 보지 마세요. 나의 습관이나 까르마가 그렇다면 그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보는 겁니다. 고칠 수 있으면 고치고, 못 고치겠으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끔 살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2025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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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명

추운데 모두 수고 많으십니다
통역 봉사하시는 부탄 유학생분, 고맙습니다 🙏

2025-01-08 22:42:50

아난

감사합니다

2025-01-08 19:58:40

박민주

고맙습니다

2025-01-08 13: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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