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7.1. 베트남 3일째, 각오사
“저는 아들을 출가시키고 싶은데 아내가 반대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 초청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지 3일째 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6시 30분에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일정이 없었습니다. 베트남의 사회적 분위기로 대규모 대중 법회를 못하게 되어 여유가 생겼습니다.

점심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거주하는 정토회 회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회원들은 오전에 유수 스님과 함께 수련을 진행한 후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 있었습니다.


식사를 한 후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후에도 법회가 취소되어 일정이 없었습니다. 베트남에서 불교상가위원회와 일정을 조정해주고 있는 푸엉 님이 스님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스님,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콩이 사용했던 복잡한 구찌 땅굴이나 독립궁에 가보시겠어요?”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과거보다 현재 베트남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알고 싶어요. 재래시장을 한번 가보면 좋겠습니다. “

오후 3시에 쏨지우 시장(Xom Chieu Market)으로 갔습니다. 쏨지우 시장은 평소 오전 시간대에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오후가 되면 상대적으로 한산해집니다. 이 시간대에는 아침에 신선한 식재료를 사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 돌아간 후이기 때문입니다. 시장 상인들도 오전 장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하는 시간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습니다.


스님은 조용한 오후 시간에 시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다양한 물건들과 상인들의 활기찬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각양각색의 과일, 해산물, 다양한 향신료들이 가득했습니다. 시장은 베트남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었습니다.


날씨를 검색해 보니 지금 기온이 36도였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흘렀습니다.

푸엉 님의 안내에 따라 주거 공간도 둘러보았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시장과 주거 공간을 둘러본 후 스님이 말했습니다.

“먹고살기 위해서 참 힘들게 일하고 있네요. 서민들이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스님들은 편하게 사니까 욕을 안 먹을 수 없지요.”

지금 베트남에서는 청빈하게 살지 않는 스님들에 대한 비난이 SNS상에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답니다. 상대적으로 어떤 스님이 베트남 전역을 맨발로 걸으며 숲에서 잠을 자면서 걸식을 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부유하게 사는 스님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차를 타고 틱낫뚜 스님을 만나기로 한 각오 채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각오사의 신도님이 식사를 보시해 준 것입니다. 차로 이동하며 스님은 내일 일정을 확인했습니다. 내일도 점심과 저녁에 각오 채식당에서 식사를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점심과 저녁을 모두 취소해 주세요. 상가에서 스님을 접대하려고 하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신도들이 보시하는 식사를 자꾸 먹을 필요가 없어요. 오늘 저녁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이번 베트남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푸엉 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도 정토회 스타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승가위원회에서도 스님을 접대하고 싶어 합니다. 제가 그 사이에서 잘 조정해 보겠습니다.”

각오 채식당에 도착했습니다. 각오사의 신도 중 한 분이 스님에게 보시금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스님은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고맙지만 보시금을 받지 않겠습니다.”

잠시 후 틱낫뚜 스님이 활짝 웃으며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틱낫뚜 스님은 베트남 불교승가위원회의 국제부장을 맡고 있으며, 호찌민 불교대학 부총장 역할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스님도 활짝 웃으며 영어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How are you? “

“I’m fine thank you. and you?”

“Good!”

틱낫뚜 스님은 핸드폰에 설치된 AI(인공지능) 앱을 사용하여 베트남어-한국어 통역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스님, 법회가 갑자기 취소가 되어서 죄송합니다.”

몇 차례 제법 그럴듯하게 통역을 하다가 뒤로 갈수록 점점 이상해졌습니다. 다시 사람이 통역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틱낫뚜 스님은 거듭 사과를 했습니다.

“스님, 베트남에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진심으로 스님에게 사과드립니다. 왜냐하면 지난 이틀 동안 각 사찰에서 스님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려다가 가지 못했습니다. 스님께서 오시기 이틀 전에 대중을 위한 법회가 다 취소되고 일정에 차질이 생겼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셨다고 해서 뜻밖이었습니다.”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더 이상 사과 안 해도 됩니다. 오히려 여유가 생겼습니다. 저는 중국과 일본을 거쳐서 이곳에 왔습니다. 앞으로 10개국을 다니려면 스케줄이 빡빡한데 베트남에서라도 여유 있게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저는 일정이 비면 원고를 교정하면 되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어요.” (웃음)

스님은 베트남 불교승가위원회가 주최하는 2025년 베삭(Vesak) 행사가 잘 준비되고 있는지, 7월 19일에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법회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옆에서 각오사의 신도들도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의 희망편지를 베트남어로 번역한 책을 한 권씩 선물했습니다. 책을 선물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틱낫뚜 스님이 책에 대해 의견을 말했습니다.

“이 책이 아주 잘 번역되었네요. 저도 책을 편집하고 출판하는 전문가입니다. 앞으로 스님의 책을 베트남어로 번역해 놓은 것을 감수하는 일은 제가 다 해드릴게요. 스님의 책은 다 좋은데 ‘법륜스님’이라는 글자가 너무 작아요. 크기를 더 키워야겠어요.” (웃음)

저녁 6시 20분이 되어 식당을 나와 각오사로 향했습니다. 식당 바로 앞에 절이 있었습니다. 도심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절이었습니다.


절 앞에는 각오사의 스님들이 꽃과 종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꽃과 종을 든 스님들을 따라 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먼저 합창단 두 팀이 노래를 연달아 불러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화음과 목소리에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틱낫뚜 스님이 법륜 스님을 소개하며 인사말을 했습니다.

“법륜 스님은 한국에서 즉문즉설로 유명하고 유튜브 구독자가 100만 명이 넘습니다. 책에 나오는 내용이나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지식적인 내용은 굳이 스님에게 질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 편안하게 질문하면 됩니다. 스님은 아주 똑똑하셔서 장황하게 질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볍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큰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정식 법회가 아니고 그냥 여러분과 대화하는 자리입니다. 이렇게 대화하는 방식은 제가 특별히 개발한 게 아니고 부처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사람들이 괴로워서 부처님께 가서 하소연을 하면 부처님께서는 그 사람에 맞추어서 대화를 했습니다. 그것을 ‘대기설법’이라고 합니다. 즉, 그 사람의 근기에 맞게 설법을 하셨습니다. 그런 대화를 기록해서 남겨놓은 것이 경전입니다. 그 당시의 종교적 언어는 산스크리트어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산스크리트어를 쓰지 않고 일반 서민들이 쓰는 생활 언어인 ‘빨리어’를 썼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학자들이 경전을 해석하고 연구하면서 다시 어려운 산스크리트어로 바꾸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그것을 설명하는 말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과 부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생활 언어로 대화하려고 합니다.

깨달음은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누구나 다 깨달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런저런 일 때문에 괴롭다고 하는 것은 아직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 복을 빌어서 아무리 큰 재산을 얻고, 아무리 높은 지위를 얻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없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법을 아는 자는 복을 빌지 않고, 열반을 증득하려고 합니다. 열반을 증득하면 어떤 경우에 처해도 괴로움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교 수행의 목적은 죽어서 극락에 가는 것도 아니고, 다음 생에 부자로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복을 받는 것도 아니고, 오직 열반을 증득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수행을 통해서 괴로움 없이 살아야 합니다. 울다가도 웃어야 합니다.”

스님의 말이 끝나자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아무 이야기나 친구가 친구에게 하듯이 그냥 편안하게 얘기하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누구든지 손을 들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여덟 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는데요. 첫 번째 질문자는 10살 아들을 출가시키고 싶은데 아내가 반대를 한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저는 아들을 출가시키고 싶은데 아내가 반대합니다

“저는 불교신자이고, 10살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제 아들이 출가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이의 엄마는 출가하면 힘들 것 같다고 반대합니다. 그래도 저는 아들을 출가시키고 싶습니다. 아내와 계속 논쟁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 아이는 당신 혼자 낳은 아이인가요? 아니면 아내와 함께 낳은 아이인가요?”

“아내와 함께 낳은 아이입니다.”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동업을 하면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하거나 회사를 처분할 때 내 마음대로 결정하나요? 아니면 함께 의논해서 결정하나요?”

“회사에서 동업을 해도 두 명 중 한 명이 더 큰 권한을 갖고 있다면 그 권한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가정도 그렇습니다. 저는 제 아내보다 더 권한이 많기 때문에 제가 결정할 생각입니다. 어차피 출가시킬 것이기 때문에 그냥 논쟁 없이 아들을 절로 보낼 계획인데, 그래도 끝까지 아내와 논쟁을 해서 출가를 시킬까 고민 중입니다.”

“질문자는 베트남 국민인가요?”

“네, 맞습니다.”

“베트남 국민이면 베트남 헌법과 법률을 지켜야 하나요? 아니면 안 지켜도 되나요?”

“지켜야 합니다.”

“그렇다면 베트남 법률에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은 권한을 가진다고 나와 있나요?”

“그건 아닙니다.”

“질문자는 지금 불법적인 행동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만약 질문자가 과거 200년 전 왕조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럴 수 있었겠지만, 지금 베트남 공화국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질문자에게는 아내보다 1%의 권한도 더 많지 않습니다. 질문자는 부처님의 법을 따르기로 한 사람인데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나요?

부처님 당시에도 스무 살 아래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출가를 하려면 부모의 승낙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때는 여성에게 권리가 없었기 때문에 부모의 허락이라는 것이 남자인 아버지의 허락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녀가 평등합니다. 회사는 질문자가 지분을 더 가질 수 있지만, 부부 관계에서는 지분이 더 크지 않습니다. 굳이 지분을 따지자면 아이 엄마가 더 큽니다. 왜냐하면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노력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이 엄마의 지분이 더 큽니다.

아내와 의논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세요. 만약 질문자가 자신의 재산을 아내에게 모두 넘겨주고 나서 아이의 출가를 허락해 달라고 간청을 한다면, 아내가 허락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집, 가게, 모두 다 아내 명의로 옮겨야 합니다. 재산을 아내에게 다 넘겨줄 수 있겠어요?”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습니다. 방법이 있다면 불법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감옥에 가면 됩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부부는 의논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결정해야 합니다. 그때는 아이가 결정권을 가집니다. 또는 질문자가 아주 모범적으로 생활해서 아이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게 되면 아빠의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엄마를 더 좋아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질문자의 바람은 실현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현대인들은 인간관계, 건강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갖고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야 할까요?

  • 부처님의 가르침 대로 욕구를 내려놓고 싶은데, 놀고 싶은 욕구를 멈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욕구를 멈출 수 있나요?

  • 결혼도 하고 싶지 않고, 돈을 벌면서 봉사를 하고 싶은데, 가족들이 문제 제기를 합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 공연하는 사람들을 50명 거느리고 있는데,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어 불편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엄마가 자꾸 아파서 병원에 다니는데 혹시 돌아가시면 어떡하나 걱정이 됩니다.

  •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해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도 되나요?

마지막 질문자는 요즘 SNS에서 스님들을 비난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그럴 때마다 걱정이 된다며 어떻게 이 상황을 바라봐야 할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SNS에서 비난하는 글을 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요즘 베트남에서는 SNS에서 스님들을 비난하고, 불교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드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베트남 불자들은 이 문제를 걱정하며 마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법륜 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부처님은 우리들보다 더 훌륭하신 분일까요? 더 못한 분일까요?”

“부처님은 더 대단하시고, 더 위대하신 분입니다.”

“그러면 부처님은 당시에 가끔 비난을 받았을까요? 한 번도 비난을 안 받았을까요?”

“비난을 받았습니다.”

“부처님도 비난을 받았는데, 어떻게 우리가 비난을 안 받겠어요?”

“그 말씀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불교의 이미지가 너무 나빠져서 가족들이 절에 가지 말라고 하고, 주위에서는 절에 못 가도록 방해까지 합니다. 그래서 수행하는 중에 자꾸 장애가 생깁니다. 불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본인은 스스로 생각할 때 불교가 좋습니까? 안 좋습니까?”

“불교가 너무 좋습니다.”

“그러면 가족의 말이 맞아요? 안 맞아요?”

“안 맞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왜 들어요? 그 말을 듣고 왜 내 마음이 흔들려요? 그들은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부처님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었잖아요. 우리도 비난을 받을 때가 있는 겁니다. 부처님도 오해를 받았듯이 우리도 오해를 받을 때가 있는 겁니다.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해서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어떤 집의 아들이 출가를 하고, 누군가의 남편이 출가를 하고, 어떤 종단의 제자가 출가를 했어요. 그러자 세상에서 부처님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어제는 누구의 아들을 뺏어가더니, 오늘은 누구의 남편을 뺏어갔네. 내일은 누구의 제자를 뺏어갈 것인가.’

이런 말들이 횡행했어요. 이렇게 많은 비난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민심도 좋지 않았어요. 제자들이 밥을 얻으러 가면 사람들이 욕을 하고 밥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부처님께 와서 그 어려움을 하소연했어요. 그때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은 가서 이렇게 말해라. 바른 길을 가르치는 사람의 말을 듣고 따르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제자들은 사람들의 비난에 변명하지 않고 다만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비난은 가라앉았어요.

이외에도 많은 모함이 있었습니다. 어떤 여자를 죽여 놓고는 부처님의 제자들이 죽였다고 모함을 하기도 했고, 어떤 여자를 시켜서 배에 박을 넣어 가지고 와서 부처님이 법문하는 중에 ‘내가 부처님의 애를 가졌다’ 하고 항의를 하기도 했어요. 온갖 모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함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졌어요.

사람들이 비난을 하면 우리는 ‘우리가 비난받을 짓을 했는가’ 하고 돌아봐야 합니다. 비난받을 짓을 했다면 우리는 반성을 해야 해요. 그러나 우리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냥 소나기 지나가듯이 기다려야 합니다.

수행자는 아무리 부자라도 검소하게 살아야 하고, 아무리 지위가 높더라도 겸손해야 해요. 수행자는 들뜨는 즐거움을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우리가 지나치게 사치를 했거나, 누군가에게 교만하게 굴었거나, 들뜨는 즐거움을 추구해서 그로 인해 비난을 받았다면, 우리는 반성을 하고 개선을 해야 합니다.

세상의 비난은 ‘좋다’, ‘나쁘다’ 하고 쉽게 단정할 수가 없어요. 그들의 말이 맞으면 고치면 되고, 그들의 말이 맞지 않으면 그냥 기다리면 됩니다. 우리는 다만 수행의 길을 갈 뿐이에요. 그래서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우리를 나쁘게 볼 수는 있지만, 그것을 통해 반대급부로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역사적인 예를 한번 볼까요. 과거 베트남의 응오딘지엠(Ngo Dinh Diem) 정부에서 불교를 많이 탄압했습니다. 굉장히 나쁜 상황이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틱광득 스님이 소신공양을 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불교는 더 크게 일어났어요. 이처럼 어떤 상황에 대해서 ‘좋다’ 혹은 ‘나쁘다’ 하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나쁜 일이면 좋은 일로 바꾸면 됩니다. 수행은 ‘나쁜 일은 가고, 좋은 일은 오라’ 하고 비는 것이 아니에요. 좋은 일이면 계속해나가고, 나쁜 일이면 좋은 일로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서 틱낫뚜 스님이 스님에게 꽃다발을 증정했습니다.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도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계속 스님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은 베트남어로 번역한 희망편지를 스님들과 대중들에게 한 권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다시 한번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틱낫뚜 스님과 작별 인사를 하고 숙소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흥푸옥 사원에서 하안거 중인 스님들과 법담을 나누고, 부롱사원으로 이동하여 원로회의 부의장 스님과 대화를 나눈 후, 오후에는 민당쾅 사원에서 틱각톤 스님과 법담을 나누고, 왓 카다란시로 이동하여 주지 스님과 법담을 나눌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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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사람들이 비난을 하면 우리는 ‘우리가 비난받을 짓을 했는가’ 하고 돌아봐야 합니다. 비난받을 짓을 했다면 우리는 반성을 해야 해요. 그러나 우리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냥 소나기 지나가듯이 기다려야 합니다."

2024-07-10 13:30:28

노태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나쁜 일이면 좋은 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4-07-10 12:59:31

최상훈

고맙습니다 ^^

2024-07-09 1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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