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6.12 수행법회, 6.13만인대법회 리허설
“자녀들이 행복하게 지내려면 엄마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6.13만인대법회를 하루 앞둔 날입니다. 스님은 수행법회를 마치고 6.13만인대법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장수 죽림정사로 이동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오전 10시에 두북수련원 방송실에서 수행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화상회의 방에 모두 입장하자 정토회 대표님이 6.13만인대법회 준비 상황과 참가자 준비물을 공지했습니다. 정토회 전체 회원들의 관심이 이제 6.13만인대법회로 향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여는 말씀을 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INEB(참여불교국제연대)에서 정토회를 방문했습니다. 특히 동남아에서 온 스님들은 평생 소승불교만 공부하시다가 대승불교도 견학하고 정토회 자원봉사 시스템과 사회 실천 활동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분들이 일주일 내내 견학한 내용을 다 공유하기는 어렵지만 5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나마 잠시 공유를 드리겠습니다.”

이어서 INEB 방문단의 정토회 견학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 영상 보기

“잘 보셨습니까? 인류의 미래 문명에 대한 대안을 만드는 역할은 정토회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지구상에는 정토회와 비슷한 뜻을 가지고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과 단체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정토회 회원이든 아니든 불교든 아니든 관계없이 다 함께 힘을 합쳐서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와 전쟁 위기 그리고 개개인의 고통을 해결할 방법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토회는 다른 종교인들과 함께 연대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회단체들과 함께 활동하기도 하고, 또 다른 나라 불교인들과도 함께 교류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천일결사의 목표 열 번째가 ‘공유와 연대가 실현되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간다’입니다. 이런 취지에서 INEB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INEB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에 많은 이들이 참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스님들만 하지 말고 재가 활동가들도 좀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도 있고, 동남아에는 여성들의 활동이 취약하므로 여성 활동가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되었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있습니다. 그래서 올가을에는 여성 활동가들이 정토회를 견학하러 옵니다. 지난봄에는 청년들과의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어서 베트남 청년들이 정토회를 방문하고 갔는데, 올가을에도 다시 오겠다고 합니다. 베트남 청년들만 참여할 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같이 모여서 농사도 짓고 대화도 나누고 수행도 하고 견학도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정토회가 발전하는 것은 정토회만의 발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많은 사람에게 정토회가 작은 희망이 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어서 6.13만인대법회의 취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용성조사 탄생 160주년 기념일에 열리는 한반도 평화와 국민통합을 기원하는 만인대법회는 용성조사 탄생일을 기념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으자는 취지로 준비한 행사입니다.

경제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든 경제든 문화든 모든 것이 꾸준히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성장 잠재력을 점점 키워가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이것이 거의 소진이 된 상태입니다. 지금 바깥에서 보기에 괜찮은 것만 봐서는 안 되고, 우리에게 닥칠 위기를 미리 예견해서 그 위기를 극복해 나갈 때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이 지속적 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토회 회원들이 한 발 앞장서서 만인의 보살이 되어 대한민국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지속적 발전을 하기 위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준비한 것이 6.13만인대법회입니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기도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마음을 모을 때 우리 국민을 감동시킬 수가 있고, 그럼으로써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한발 앞서 행동하는 사람들

어쩌면 우리의 이러한 노력도 허사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고 귀가 막혀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뒤에 돌아보면 오늘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3.1운동이 당시에는 실패한 운동이었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시작이 된 것처럼 우리가 하는 일이 지금은 어쩌면 무모하게 들리고 쓸데없는 짓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서 오늘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고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 앞서 행동한 사람들이라고 평가될 것입니다.

정토행자들은 세상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을 찾아서 하고, 세상 사람들보다 한발 앞장서서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지금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무슨 일이 잘 안 되는 이유가 알려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말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너무 적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하려면 정말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생각하며 정치를 해야 하는데, 오직 개인의 명리와 이익 그리고 자기 당파의 권력 쟁취를 위해서 정치를 해나가잖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정치를 불신하게 되는데,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려면 북한 사람과도 대화해야 하고, 서로 싸우는 정치인들과도 대화해야 합니다.

국론통합을 하려면 결국 서로 싸우는 정치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해결해야 하므로 우리는 그들을 미워할 게 아니라 그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우리가 정치인들을 자꾸 미워하고 외면하면 세상은 점점 나쁜 길로 갑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을 허물어뜨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하지만 세상을 바로잡는 데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진 권한도 없고 우리가 가진 힘도 미비해서 세상에 나쁜 영향도 별로 안 주지만 좋은 영향을 주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만인의 합창을 통해서 세상에 호소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옛날식으로 표현한다면 이러한 우리의 정성이 하늘을 감동하게 해서 기적이 일어나도록 하자는 의미입니다. 용성조사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행동을 하기 위해 1만 보살이 모이는 것이 6.13만인대법회입니다.”

이어서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두 명이 사전에 질문을 신청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자녀들에게 전법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자녀들이 행복하게 지려면 엄마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정토회를 만나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마치고 전법 회원이 되어 봉사하면서 마음이 아주 평온해졌습니다. 이리저리 껄떡대거나 화내는 일이 별로 없을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저는 자녀가 셋입니다. 아이들 셋 모두 큰 문제 없이 건강하게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저보다 행복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정토불교대학이나 행복학교 청년프로그램에 대해 안내해 주었지만 해볼 마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아이들이 지금 가진 것만 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경제적으로는 상대적인 부족감을 느끼면서 우울해하기도 하고, 외모에 치중하여 성형수술을 하겠다고 하기도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저 나름대로 이런저런 얘기는 해보지만 별 효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 50이 다 되어서야 알게 된 부처님의 가르침을 아이들은 저보다 좀 더 일찍 알아서 20대부터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가진 것에 감사하며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려면 엄마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질문자가 불법을 만나서 괴로움이 좀 없어지고 좀 더 자유로운 마음이 됐다고 하면, 아이들은 질문자의 삶을 보고 영향을 받지, 질문자의 말을 듣고 영향을 받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은 질문자가 자꾸 ‘불교대학 해보면 어떻겠냐?’ 이렇게 얘기하면 귀찮아하고, 나중에는 마음속에 시비심이 일어나서 거부하게 됩니다. ‘엄마는 불교대학 나와 놓고도 그래?’, ‘전법회원이 되어도 그래?’, ‘자기도 못 하면서 우리 보고 하라 그래?’ 이렇게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질문자가 말을 하지 않으면 이런 반발심이 일어나지 않는데, 말을 하면 사람의 심리가 자꾸 트집을 잡게 돼요. 스님이 만약에 대중과 같이 살면서 아무 잔소리도 안 하면, 사람들은 스님을 늘 존경합니다. 그런데 스님이 작은 일에 자꾸 간섭하면 처음에는 한두 번 고맙게 여기지만 나중에는 ‘스님도 안 하던데?’ 하고 반발하게 됩니다. 인간의 심리가 그렇습니다.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자기방어를 위해서 반발하는 거예요. 이렇게 속으로 자꾸 반발하게 되면 오히려 점점 더 멀어지게 됩니다.

설령 엄마 말을 듣고 불교대학을 등록했다 하더라도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공부는 잘하니?’,‘해보니 어떻니?’, ‘좋지?’ 이렇게 자꾸 묻잖아요. 게다가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너 불교대학 다니는 게 그렇게 하면 되니?’, ‘스님이 그렇게 가르쳐 주더냐?’하고 간섭합니다. 이러면 아이들이든 남편이든 대부분 속박을 받는다고 느끼게 됩니다. 뭔가 올가미를 씌워서 끌고 가려는 것처럼 느낀다는 거죠. 나는 좋은 마음을 냈는데 상대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에 알리는 것만 하는 게 좋습니다. ‘이런 게 있다’, ‘엄마는 해보니 좋더라’ 이 정도에서 끝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좀 강하게 이야기했기 때문에 억지로 끌려와서 효과가 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압박하는 쪽으로 가면 효과가 날 확률보다는 반발을 일으킬 확률이 더 높습니다.

질문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스스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면, 아이들이 살다가 힘들 때 엄마한테 와서 스스로 물어볼 겁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엄마는 힘 안 들어?’, ‘엄마는 그때 아버지가 그렇게 했는데 괜찮아?’하고 물을 때 이렇게 대답하면 됩니다.

‘나도 옛날에 진짜 힘들었는데 이 법문 들으면서 요즘 조금 나아졌어! 인생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요즘 자꾸 들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이 조금 관심을 갖게 되는 겁니다. 그냥 이런 게 있다고 알리기만 한다든지, 재미있는 즉문즉설 유튜브가 있으면 보내 준다든지, 이런 정도로만 해야지 강요한다고 느끼게 되면 요즘 젊은이들은 더더욱 반발이 심합니다.

질문자가 법문 들어서 기쁘고 정토회 활동이 좋다고 해도 아이들이 보는 관점은 달라요. 아이들은 ‘엄마가 내가 원하는 걸 얼마나 해줬나?’ 이런 것을 갖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정토행자로서의 관점을 분명히 해야 해요. 아이들이 성형수술을 한다고 하면 ‘엄마가 반대는 하지만 네 돈 갖고 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엄마는 그런 돈은 못 준다.’ 이렇게 뜻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사치품을 산다고 하면 ‘네가 하는 건 네 자유지만 엄마는 지원을 못 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자기 돈 갖고 자기가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안 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돈을 달라고 할 때는 딱 잘라서 얘기해야 해요. ‘얼굴을 고친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엄마는 찬성할 수가 없다’ 이렇게 입장을 명확하게 얘기하는 게 필요합니다.

정토행자는 어떤 것이든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것이든 내 것이라고 내 마음대로 써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 지구에 개인 것이 어디 있어요? 다 공공재죠. 다만 나에게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이 지금 있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개인을 위해서는 최소한으로 쓰고, 공공의 이익과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서는 기꺼이 함께 나눠 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자녀라 하더라도 그런 행동은 정토행자가 지향하는 삶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관점을 가져야 아이들에게 엄마가 어떤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는 게 잡힙니다. 그냥 종교로 유인하듯이 ‘절에만 다니면 네가 원하는 건 내가 뭐든지 다 해 줄게’ 이런 방식의 접근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보고 뭐라 하기 전에 자기 변화가 우선입니다. 그러나 알림은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좋은 기회를 그들이 가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르면 못 하니까 알려주기는 해야 합니다. 그러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을 가지면 좋겠어요.

질문자가 ‘우리 아이들도 마음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는 것은 좋게 말해서 전법을 하는 마음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단지 내 자식에 대한 자기 애착에 불과합니다. 질문자가 나이 50에 불법을 만나 잘 살듯이 아이들도 온갖 어려움을 겪고 나면 결국에는 불법을 찾게 될 겁니다. 어릴 때 불법을 만나면 좋겠지만, 아이들은 지금 그게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질문자도 20대에 불법을 만났다면 귀에 들어왔겠어요? 인생을 살면서 온갖 애환을 겪고 나니까 그때 서야 겨우 귀에 들어오게 된 겁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강요하지는 않되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때는 언제나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불교대학이든, 행복학교든, 즉문즉설이든, 이렇게 항상 열어놓고 있어야 관심이 생길 때 찾아오게 됩니다. 누구도 억지로 하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자기 정진에 더 집중하면 좋겠어요. 질문자의 아이들을 향한 마음은 전법의 의지보다는 애착의 마음이 드러난 거라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12시가 다 되었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스님은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12시 30분에 두북수련원을 출발하여 장수 죽림정사로 향했습니다.


차로 2시간 30분을 달려 오후 3시에 죽림정사에 도착했습니다.


죽림정사에는 오백여 명의 봉사자들이 곳곳에서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물빛 공원으로 이동하여 행사장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의자 8천 개가 거의 다 배치되었고, 봉사자들이 일부 구역에 의자를 추가로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수고가 많으십니다.”

스님은 구역마다 의자에 앉아 보며 스크린과 무대가 잘 보이는지 점검했습니다.


“경사를 고려해서 의자를 이렇게 놓은 건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 앉는 사람은 무대도, 스크린도 잘 안 보여요. 그러면 몸을 비틀어서 봐야 하는데 2시간이나 이렇게 보면 너무 힘들어요. 경사도 고려하면서 스크린이나 무대가 보이도록 하려면 의자를 어떻게 놓으면 좋을지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보면 좋겠어요.”

스님의 제안에 봉사자들이 대답했습니다.

“잠시 후에 생수를 배치할 건데 그때 전체적으로 다시 점검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둘째, 스크린 앞에 놓인 의자를 일부 뒤로 빼서 깔개를 깔고 앉는 사람들이 앞에 앉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요. 의자 뒤에 깔개를 깔고 앉으면 잘 보이지도 않잖아요.”

“네, 알겠습니다.”


행사장을 다 돌아본 후 무대에 올라가 리허설을 시작했습니다. 사회자 멘트에 따라 스태프들이 재바르게 마이크를 전달하고, 무대에 설치해야 할 물건들을 옮겼습니다.


스님도 마이크를 잡고 직접 인사말을 해본 후 참가자 소개를 짧게 연습해 보았습니다.


“1부 리허설을 모두 마쳤습니다. 2부 리허설을 시작하겠습니다.”

무대에서 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봉사자들은 자리마다 물을 놓고, 자리를 최종 점검했습니다.


2부 리허설은 평화행진까지 직접 해본 후 마쳤습니다.


리허설을 마치고 방송 음향 담당자가 긴급 제안을 했습니다.

“현재 방송 음향 쪽에서는 행사 전체를 자막까지 넣어보면서 점검을 못 해 봤습니다. 이대로 리허설을 마치면 안정적인 행사 진행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평화행진은 실제로 100명이 행진을 해봐야 해서 공동체 활동가들이 모두 참가해서 리허설을 다시 해보면 좋겠습니다.”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좋아요. 공동체 활동가들은 저녁 수행법회를 모두 빠지고, 전체가 모여서 7시부터 리허설을 하겠습니다.”

저녁에 처음부터 다시 리허설을 해보기로 하고 모두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간단히 저녁을 먹은 후 불심도문 큰스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다시 물빛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준비팀에서 배정한 내빈석에 앉아 보았습니다. 행사 당일 날씨가 맑아서 땡볕 아래에 두 시간을 앉아 있어야 하는데 그늘이 많지 않았습니다. 준비팀에서는 내빈석을 가장 시원한 곳으로 배치했습니다.

“여기는 장애물이 있어서 무대가 잘 안 보이네요. 저기에 차양이 있는 벤치가 모여 있는 곳으로 내빈석을 옮기면 어떨까요?”

스님은 양쪽을 다 앉아 본 후 그늘도 있으면서 무대도 보이는 쪽으로 내빈석을 제안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 공동체 활동가들 50여 명도 무대 앞으로 모이고, 무대 팀 스태프를 맡은 청년특별지부 활동가들도 무대 위에 모였습니다.

“저녁에 스피커 소리가 크게 울리면 마을 주민들한테 시끄러우니까 2부 행사 리허설을 먼저 합시다.”

스님의 제안으로 2부 리허설부터 먼저 진행했습니다. 실제로 퍼포먼스와 평화행진을 해보고,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점검하고, 다시 무대로 이동하여 1부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방송 음향 담당자는 무대 팀 스태프들의 연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스님은 무대 위로 올라가서 무대 팀 스태프들과 함께 법상을 나르는 연습을 함께 해보았습니다.

“자, 청법가가 나오는 동안 법상과 마이크 세팅을 마쳐야 합니다. 다시 한번 해봅시다.”

어떤 점을 개선하면 제시간에 법상과 마이크 세팅을 재바르게 마칠 수 있을지 두 세 차례 반복하여 연습했습니다.


내빈들이 무대에 올라가서 해야 하는 만인평화선언과 만인의 다짐, 사슬 끊기는 어떻게 하면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을지 연구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미안합니다. 내일 참석하기로 한 정치인들이 갑자기 못 올 가능성이 커요. 변동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공동체 활동가들이 밤새 연구해서 대안을 마련해 볼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득이하게 참석자 변동이 많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한 후 리허설을 모두 마쳤습니다.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리허설이 끝나고 나서도 봉사자들은 각 팀별로 밤늦게까지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퍼포먼스 팀에서는 핸드폰 불빛을 켜고 늦은 시간까지 만장기를 만들었습니다. 만장기를 만드는 봉사자의 머리 위로 달이 떠올랐습니다.


스님은 요사채로 돌아와서 공동체 활동가들과 함께 비상 대책 회의를 했습니다.

“내일 한 정당에서 의원 총회를 소집한다고 해요. 그래서 참석하기로 약속한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을 못 할 것 같습니다. 역할 변동에 따른 대비책을 지금부터 세웁시다.”

누가 불참하면 누구를 무대로 올릴지 직접 전화해서 확인해보고 조정하고 여러 차례 반복한 끝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이렇게 해도 행사 당일에는 또 못 온다는 사람이 생길 겁니다. 최선을 다하되 또 변동이 생기는 건 현장에서 조정합시다. 수고하셨습니다.”

밤 11시가 넘었습니다. 내일 새벽부터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죽림정사에는 오백여 명의 봉사자들이 취침했습니다. 정말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백용성 조사 탄신 160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와 국민통합을 기원하는 6.13만인대법회가 장수 죽림정사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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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이런 모습을 보면 정토회가 발전하는 것은 정토회만의 발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많은 사람에게 정토회가 작은 희망이 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2024-06-20 15:44:22

오늘도행복

감사합니다.

2024-06-19 17:18:33

희장엄

감사합니다.🙏

2024-06-19 13: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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