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02.12. 정초법회, 마을 유치원 및 수자타아카데미 방문
“어떤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해야 할까요?”

▲ 오디오로 듣고 싶은 분은 영상을 클릭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수자타아카데미 학교와 유치원을 둘러보고 JTS 각 부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새벽 기도와 발우공양을 한 후 정초 법회 생방송을 했습니다. 정토회는 오늘부터 3일 동안 새해를 맞이하고 준비하기 위한 정초기도를 시작합니다.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대중들이 삼배의 예로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어떤 마음으로 정초기도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정초 기도는 한 해를 시작하며 마음을 경건하게 가다듬고, 행동을 조심하기 위해 올리는 기도입니다. 과거에는 목욕재계를 하고, 비린 음식이나 부정한 음식, 술이나 고기를 먹지 않고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해서 정초 기도를 지냈습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작을 잘하면 결과도 좋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년을 시작하며 정초기도로 마음을 경건하게 하는 것이나, 하루를 시작하면서 눈을 뜨자마자 기도를 하는 것이나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정초기도를 하는 이유

한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첫째, 내 마음을 잘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화가 날 때, 짜증이 날 때, 욕심이 날 때, 고집을 부릴 때, 미워할 때 각각의 감정을 알아차립니다. 부정적인 마음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정확히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정적인 마음이 들 때 그것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일단 부정적인 마음이 들었다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지속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어났다 하더라도 빠르게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마음을 밝고, 맑고, 가볍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 자신을 위해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세워야 합니다.

둘째, 나만 자유롭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생활하는 주변 사람들도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아내, 남편, 부모, 자녀, 형제, 친구, 회사 동료 등과의 관계에서 그들도 내가 하듯이 스스로 마음 관리를 잘해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님의 법을 적극적으로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교대학에 입학시키거나, 행복학교에 인연을 맺어주거나, 깨달음의 장을 소개하거나,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도록 알려주거나, 스님의 책을 선물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법을 하여 그들도 나처럼 자유롭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셋째, 인간관계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모양, 말, 취향, 가치관, 생각, 믿음이 서로 다릅니다. 형제라도 다르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다릅니다. 갈등은 종종 '나처럼 되어야 한다' 하는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니?’,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니?’ 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는 나와 같아야 한다는 기준에서 상대를 보기 때문입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옳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옳다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다를 뿐입니다.

함께 해야 할 일에는 조율이 필요합니다.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조율해야 합니다. 조율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내 생각을 버리고 상대의 뜻대로 하거나, 상대를 설득하거나, 조율이 안 될 경우 서로 양보하거나, 각자 따로 하거나,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제적으로 조율하게 되면 분쟁이 생기거나 심리적 억압이 발생하여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가장 쉬운 조율 방법은 내 생각을 내려놓고 상대의 뜻에 맞추는 것이지만, 인생을 그렇게만 살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내 의견을 분명히 말하며 적절히 조율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억울해하지 않도록 하고, 나도 억울하지 않게 하고, 서로의 상황과 의견을 충분히 설명한 후 대화를 통해 조율해야 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해야 할까요?

첫째, 내가 부처님의 법을 만나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이 있습니다. 둘째, 상대에게 부처님의 법과 인연을 맺어 줘서 그들도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게 하는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행복을 찾지 않는 사람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이 세 번째의 길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평화적으로 대화를 통해 조율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세 가지 길을 통해 나와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우리 사회가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정토 세상을 만들어가는 정토행자의 마음가짐입니다.

이번에 부탄을 방문하며 주민들의 다양한 고민을 들어보니, 대부분의 문제는 거의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자연의 갈등, 즉 사람과 동물의 갈등 문제는 당장 명확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사람들은 농작물을 보호해야 하고,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먹이를 찾아야 해서 갈등이 발생합니다. 부탄은 자연보호 운동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국토의 60% 이상이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물의 살생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지역에서는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사람의 생존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며 어려움을 말했습니다. 동물을 잡을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꾼 지역도 있지만, 오랫동안 살생을 하지 않는 문화 때문에 주민들이 쉽게 동물을 죽이지 못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타리를 견고하게 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지만, 경비 부담과 경제성, 울타리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 울타리는 멧돼지 같은 동물에게는 효과가 없고, 견고한 울타리를 설치해도 원숭이나 새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농사를 포기하거나 집 가까운 곳에서만 농사를 지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정토회의 입장에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인간관계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당사자가 되어보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습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자연과 공존해야 하듯, 사람들도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다른 나라, 이웃, 다른 믿음을 갖는 종교집단, 다른 문화를 갖는 공동체와 공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화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조율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가 간의 갈등을 비롯하여 빈부 갈등, 성별 갈등, 세대 갈등 등 사회 내 다양한 갈등이 적대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가까운 인간관계에서도 협력과 우애보다는 갈등과 긴장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인 교류와 위로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2024년 한 해는, 첫째, 나부터 행복하고, 둘째, 이 좋은 법을 만나 세상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전법하고, 셋째,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해 나갔으면 합니다. 이런 관점을 유지하며 평화를 유지하고, 이를 확산하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정토행자의 이상입니다.

부족한 점을 참회하고 새로운 희망을 향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부족함을 인정하되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합니다. 꿈과 미래, 그리고 정토 세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혼자서는 어려울 수 있지만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지금은 어려워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완성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삼일 동안 이런 마음으로 정진하길 바랍니다.

정진이란 지난 한 해 동안의 부족한 점을 참회하고, 새해에는 더욱 깨어 있는 시간을 가지며 내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짐을 하는 것도 정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절을 하며 지나간 허물을 참회하고 새로운 희망을 향해 다짐하는 기도의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오늘과 내일, 모레는 기도하고 정진하길 바랍니다. 새해에는 자신에게 깨어 있는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스님은 법회를 마치고 곧바로 수자타아카데미로 향했습니다. 학생들이 하나둘 등교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교사들과 인사를 나눈 후 1학년 교실부터 차례로 둘러보았습니다.


"무슨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지리요."


스님은 학생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공부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어느 동네에서 사는지 세심하게 물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 교실을 둘러본 후, 스님은 자디스푸르 마을의 유치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유치원에는 아이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공부가 재미있어요?"

"네."

"공부가 좋아요, 아니면 사탕이 더 좋아요?"

"공부가 더 좋아요."

"그러면 사탕을 주려고 가져왔는데, 안 주고 그냥 가도 될까요?"

"네."

아이들이 망설임 없이 대답하자 스님은 웃으며 "선생님들이 교육을 잘 시켰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스님은 아이들에게 사탕을 한 움큼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어서 드루가프루 마을 유치원에도 방문해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고 지바카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마을에서 치료받으러 온 환자들을 만나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고, 병원을 구석구석 점검했습니다.


8년째 병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로시니가 화상 환자의 상처를 소독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심한 화상을 입으셨나요? "

"집에서 불을 피우다가 실수로 잘못짚어서 불덩이에 데었다고 합니다. "

병원을 둘러본 후 점심시간이 되어 스님은 접시를 들고 아이들이 있는 쁘락보디홀로 갔습니다.

아이들의 배식이 끝나기를 기다린 후 함께 공양을 시작했습니다.


"밥 맛은 괜찮아요?"

"네."

"밥이 부족하진 않아요? 부족하면 가서 더 달라고 해서 먹어요.”

점심 공양이 끝난 후, 스님은 아이들과 함께 설거지를 했습니다.

스님은 아이들이 설거지하는 동안 불편함이 없는지 꼼꼼히 살폈습니다.

오후에는 5학년부터 8학년까지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오전에 유치원에 들렀다가 오후에 공부하려면 피곤하지 않나요?"

"괜찮습니다."

"네, 여러분이 유치원에서 동생들을 돌봐주면 동생들이 공부할 수 있어요. 조금 피곤하더라도 동생들을 돌봐주세요."

"네."

스님은 학생들이 어떤 과목을 재미있어하는지, 공부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는지 확인했습니다.

스님은 모든 교실을 둘러보고, 특별수업 교실도 살펴보았습니다. 새로 단장한 댄스교실과 태권도교실도 점검했습니다.


오후 2시 30분에는 중등생 이상이 법당에 모여 스님에게 말씀을 청했습니다.

"우선 여러분은 학생이기 때문에 자신의 공부에 충실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 해요.

JTS는 서로를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이들이 모인 곳입니다. 여기서 일하는 이들은 월급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돕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JTS가 무엇이든 도와주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해입니다.

JTS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에게는 무상으로 지원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초등학생 이상이 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해요. 받은 도움만큼 다른 이들도 도와줘야 한다는 거죠. 7, 8학년생들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돌보게 됩니다.

수자타아카데미 교육 과정은 8학년까지밖에 없기에,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9학년부터는 자체적으로 학업을 계속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봉사할 때는 학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요.

어릴 때는 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자라서도 계속 도움을 받기만 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당당한 사람이 되어야 해요. 지금은 여러분이 학생이므로 자립하기 어렵겠지만, 유치원생을 돌보거나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죠?

어릴 때는 도움을 받지만, 성장하여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JTS의 정신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대화를 마치고 법당 앞에서 학년별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어서 교사들과 마을개발 근로자들을 만난 후 스태프들을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원래는 어제 소풍을 마치고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는데, 복귀 시간이 늦어져 오늘 모두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저녁공양 후 늦은 밤까지 회의가 이어졌습니다. 상카시아 불사, 아쌈 지역 사업 답사, 스님의 희망편지 힌디 버전 책 배분, 보드가야 명상센터 불사 및 관리, 영상 수업 도입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습니다.

스님은 회의를 마치고 원고를 수정한 후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인도JTS 이사회를 하고 스태프들과 수련을 할 예정입니다.


2025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55

0/200

드림하이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부족함을 인정하되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합니다. 꿈과 미래, 그리고 정토 세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혼자서는 어려울 수 있지만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지금은 어려워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완성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

2024-03-26 22:28:39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

2024-03-05 11:38:07

육식하고 싶은 마음

탕수육은 또 얼마나 맛있습니까?

바삭한 게 달짝지근한 소스랑 잘 어울리죠.

고등어 김치찌개는 또 어떻습니까?

칼칼하고 얼큰한 게
고등어 살점을 삶은 김치에 말아 먹으면
정말 맛있죠.


돼지국밥은 또 어때요?

후추와 새우젓 넣어서 먹으면
매콤하고 짭짤한 게 맛이 일품이죠.


마지막으로
닭고기는 얼마나 맛있나요?

삼계탕, 치킨 둘 다 최고죠.

2024-02-24 12:34:38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