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02.07 부탄 현장 답사 5일째, 판카르, 바르도 게옥
“퇴직한 남편과 갈등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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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어제에 이어 젬강 종각을 답사했습니다. 오늘은 판방 지역에서 멀리 이동하여 판카르 게옥의 마멍 치옥과 바르도 게옥의 랑돌비 치옥을 둘러보았습니다.

스님은 새벽기도와 아침 공양을 마치고 부탄 현지 시각으로 오전 7시,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부터 수행법회 생방송을 했습니다. 스님은 먼저 부탄 현지 소식을 전하며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금 부탄의 중부지역에 와있습니다. 중부지역이지만 인도와의 국경이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곳입니다. 제가 부탄에 온 목적은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의 모델이 될 만한 지역을 답사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높고, 기후 위기 시대에도 지속 가능한 새로운 개발 모델을 이곳 부탄에서 만들어 보고자 하는데요. 이번 방문에서는 두 개 지역을 이틀씩 답사하게 되는데, 매일 주민들의 집, 학교, 보건소, 농장 등을 둘러보면서 어떤 점을 개선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워낙 시골이다 보니까 마을 사람 중에는 태어나서 외국인을 처음 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웃음)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답사를 하다 보니 일정이 빠듯해서 안내하거나 운전하시는 분들이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수행법회 생방송을 해야 해서 출발 시간이 늦어진다고 하니까 다들 아주 좋아하셨어요. 부탄은 현재 아침 7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는 시간입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네 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는데요. 그중 한 명은 남편이 퇴직을 하고 나서 갈등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퇴직한 남편과 갈등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퇴직한 남편과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잘 지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다가 임금피크제가 되어서 9개월 전에 희망퇴직을 했습니다. 남편이 회사에 다닐 때는 서로 바빠서 마주칠 일이 잘 없어서 그랬는지 갈등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퇴직한 남편에게서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주위 사람들이 다 자신에게 맞춰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행주걸이에 집게가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걸려 있지 않으면 잔소리를 하고, 빨래가 말라서 제습기를 껐는데 아직 빨래가 다 마르지 않았는데 껐다고 잔소리를 하고, 샤워할 때 벗은 옷을 장에 넣어두면 못 찾는다고 잔소리를 합니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남편이 귀찮을 정도로 먼저 물어보고 있습니다. ‘제습기 꺼도 돼요?’, ‘창문 열어도 돼요?’, ‘밥은 언제 먹을 거예요?’ 하고 일일이 물어야 하는 제 자신이 서글퍼질 때가 있습니다. 요즘은 남편이 동네 사람들과도 갈등을 일으키는데, 윗집 세탁기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며 윗집에 연락하고 항의했습니다. 세탁기 사용 시간을 아침 6시에서 밤 12시로 조정하고 세탁기 밑에 소음 방지 깔개를 까는 조건으로 층간소음 문제가 일단락되긴 했습니다. 또 관리실에서 동대표인 우리 집에 난방 문제를 상의하고자 왔는데 미리 연락하지 않고 왔다고 짜증을 내며 관리실까지 가서 항의했습니다. 퇴직 후 몰랐던 남편의 새로운 모습에 당황스럽고 힘듭니다. 자신에게 맞추지 않으면 화를 내는 남편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남편은 아마도 직장을 ‘나’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면서 회사 간부라는 이유로 좀 떵떵거리며 살았던 모양이에요. 현역에 있을 때는 자존감이 높아서 누가 뭐라고 하든 신경 안 쓰고 살다가 ‘나’로 삼아 살던 직장이 없어지고 나니까 공허한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사람들이 하는 말을 흘려버리지 못하고, 퇴직하고 직장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무시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지금 남편의 상황을 일일이 설명해서 배려해 달라고 부탁하기는 어려운 일일 겁니다. 그러니 질문자가 남편이 처한 상황을 이해해서 아니꼽거나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또한 자기 처지를 초라하게 여기지도 말고, 남편의 허전한 마음을 좀 채워줘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나’로 삼아왔던 직장과 직위가 없어지니까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온갖 것으로부터 자신이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남편의 허전함을 채워주려면 예전보다 한 10배 정도는 더 존중해 준다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어요.

‘당신은 나의 왕이십니다. 당신이 직장을 그만둬도 좋고, 돈을 못 벌어도 좋고, 짜증 내도 좋습니다. 나에게는 오직 당신밖에 없습니다.’

이런 관점으로 남편을 존중해 준다면 한 1~2년 뒤에는 좀 개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부부로 산 세월이 있는데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왜 나만 남편을 존중하며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한다면 이기주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편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알아서 허전해하는 마음을 이해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개선이 안 된다 싶으면 정신과 진료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하면 좋고요. 지금 당장 정신과에 가서 검사받으라고 하면 자기를 정신병자 취급한다고 노발대발하고 더 악화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1년 동안은 질문자가 옆에서 이해해 주고 존중해 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왕이십니다’ 이런 마음을 갖고 남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긍정적인 답변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밥 먹고 나서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때를 봐서 ‘여보, 나한테는 당신밖에 없어요’ 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준다면 남편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질문자가 퇴근해서 좀 더 빨리 귀가를 해준다면 더 좋습니다. 물론 직장 일이 바쁘고 친구 관계도 있겠지만 남편은 퇴직해서 아무 할 일 없이 집에서 질문자가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생각보다 늦게 귀가한다 싶으면 머릿속에서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될 수도 있어요.

우스운 말로 ‘백수가 과로사한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1년 내지 2년 정도만 지나면 남편도 놀러 다니느라 바빠질 겁니다. 바빠지면 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바쁘게 지내다가 퇴직하고 비는 시간이 생기니까 마음이 공허해지면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편을 간호한다는 생각을 갖고 좀 맞춰주면 점점 갈등이 사라지고 관계는 좋아질 겁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질문자가 수행자이니까 이런 관점을 가질 수가 있지 수행자가 아니면 힘든 일입니다. 보통은 남편이 직장 다닐 때는 돈이라도 벌어 주니까 봐주지만, 퇴직하고 직장도 안 다니는데 귀찮게 한다 싶으면 싸움으로 격화되기가 쉽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더 정성을 기울여서 보살펴야지 부딪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특별히 정신적인 문제가 없다면 1년 내지 2년간 보살피다 보면 해결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그동안 직장 다니면서 집안일까지 해오다 보니 ‘나만 고생했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들으니까 우리 남편도 지난 30년 동안 애를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 남편을 ‘당신은 나의 왕이십니다’ 하고 잘 받들어 모시고 살겠습니다.”

“퇴직하고 1년 내지 2년 동안은 굉장한 공허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목에 힘주고 직장 생활하며 살던 사람이기 때문에 퇴직하고 나면 마음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런 심정을 세상 사람들이 어찌 다 배려해 줄 수 있겠습니까? 질문자라도 남편 옆에서 따뜻하게 대해준다면 남편이 공허감을 극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나니 벌써 답사를 출발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서둘러 생방송 장비들을 철수하여 답사를 떠났습니다.

마멍 치옥으로 가는 길에 어제 제대로 보지 못 했던 땅을 다시 가보기로 했습니다. 30여 분쯤 지나 어제 지도에서 보았던 땅이 나왔습니다. 강이 옆에 있고, 초승달 모양으로 크고 평평한 황토땅이 멀리서 보기에도 비옥해 보였습니다. 땅을 보니 농지로 사용하기 좋아 보였습니다.

스님은 젬강 종각 소속 공무원인 노부 잠트쇼(Norbu Jamtsho)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저 땅이 어떠한 상태인지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호구역이라 농지로 개간하는 게 어렵다면, 황무지로 둬서 쓰지 않는 땅이 되는 것보다 나무라도 심어서 식생이 조성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답사단은 다시 한 시간 반가량 차를 타고 이동해서 10시 10분에 판카르 게옥(Phangkhar Gewog)의 마멍 치옥(Mamung Chiwok)에 도착했습니다. 마멍 치옥의 지역 주민들이 나와서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함께 법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스님은 20여 명 되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여기 있는 주민들은 모두 농사를 짓고 살고 있습니까?"

"네."

"어떤 농사를 짓고 살고 있습니까?"

"오렌지, 카드멈, 생강을 주로 재배하고 리치도 조금 재배합니다."

"무슨 작물이 제일 수익이 좋습니까?"

"오렌지가 제일 좋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얼른 오렌지를 가득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봤던 창날잠 치옥 오렌지는 크고 과즙도 풍부했는데, 이 치옥은 오렌지 크기가 작고 딱딱하네요."

"네, 아마 토양이나 온도 차이가 있어서 다를 수 있습니다."

"집에 농기구는 있습니까? 무엇으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까?"

"농기구를 갖고 있습니다. 많지는 않고 몇 가지 가지고 있습니다. 밭을 갈 때는 소로 하고 있습니다."

"집을 고칠 때 쓰는 망치나 드라이버 같은 연장은 있습니까?"

"없습니다. 목수들이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 물건이 고장나거나 집이 고장나면 어떻게 해요?"

"할 줄 아는 사람을 불러서 도움을 받거나 사람을 씁니다."

"여성들은 조리할 때 쓰는 칼이나 다른 도구들은 갖고 있습니까?"

"네."

함께 있던 노부 님이 덧붙여 설명해 주었습니다.

"시골은 용도를 나누지 않고 큰 칼 하나로 모든 조리를 다 하고 있습니다."

스님이 다시 질문했습니다.

"농사를 지을 때는 어떤 어려움이 있습니까?"

"근처 국립공원 동물들이 내려와서 작물을 다 먹어버리니 힘이 빠지고 속이 상합니다. 작물을 다 길러놓으면 꼭 동물들이 다 먹습니다. 그래서 동물들이 안 먹는 카드멈으로 전환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국립공원 동물들을 죽이면 처벌을 받기 때문에 죽이기도 어렵습니다. 별의별 것을 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땅에 시멘트를 바르고, 철조망을 쳐 볼 생각입니다."

"여성분들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생활하면서 부족한 게 무엇입니까?“

여성들의 대답이 없자 스님은 다시 질문했습니다.

"'내가 이거 하나는 꼭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만 있으면 행복하겠다' 싶은 게 있으면 이야기해 보세요. '남편이 술을 안 마시면 좋겠다' 이런 것도 괜찮아요."

신기한 질문에 여성들이 알쏭달쏭한 웃음만 지었습니다. 스님은 한 사람씩 지목해서 물었습니다.

"저는 저 살아생전에 집이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대학에 떨어졌는데, 사립 대학을 갈 형편이 안 됩니다. 대학을 가고 싶습니다."

"남편 없이 아이 넷을 키우고 있습니다. 가장 어린아이가 3살인데 기본적인 생필품들을 지원받고 싶습니다."

"주방 도구가 좋아지고 집이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마치고 인근에 있는 두세 가구를 방문했습니다. 스님은 방에 이불이 있는지, 부엌에 화구는 어떻게 만들어 놓고 쓰고 있는지, 부엌의 도구는 어느 정도 갖추고 사는지 천천히 살폈습니다.


"농기구나 연장을 조금 보여주실 분 없습니까?"

마을 사람 중 한 사람이 농기구를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삽, 곡괭이, 해머 등 농기구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삽 손잡이가 부러졌는데 한 개밖에 없으니 그냥 고장 난 채로 쓰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집안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덧 두 시간이나 지났습니다. 스님은 떠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습니다.

"곧 다시 만납시다."

답사단은 서둘러 이동했지만, 차로 이동할 수 있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산 깊은 곳으로 한참을 들어가니 저 멀리에서 마을 주민이 모여서 답사단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오후 1시가 넘어 바르도 게옥(Bardo Gewok)의 랑돌비 치옥(Langdolbi Chiwok)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마을 사람들이 준비해 준 야외 텐트에 앉아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듣고 싶어서 왔습니다. 이야기해 주실 분 계십니까?"

마을 주민들의 요청은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물이 부족합니다. 새로운 수원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야생동물 때문에 작물 짓는 데 어려움이 큽니다.”

스님은 랑돌비 치옥 사람들과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눈 후 점심 공양을 하고, 마을에 있는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는 마을에서 가장 어려운 가정 한 곳과 마을에서 잘 사는 사람의 집도 한 군데 보여주세요."

차례로 집을 방문한 후 젬강 종각 시내로 갔습니다. 시내까지 가는 데 6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녁 8시가 되어 시내에 도착하자 젬강 종각 책임자 케상 지그메(Kesang Jigme)님이 마중 나와 있었습니다.

케상 님은 트롱 헤리티지 빌리지로 답사단을 안내했습니다. 몇백 년은 되어 보이는 부탄의 옛날 집들을 고스란히 남겨두어 마치 영화 촬영장 같았습니다. 케상 지그메 님이 말했습니다.

"이 지구를 관광단지로 조성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한국은 옛날 사람들이 사는 공간을 다 없애 버렸어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실제 사람들이 살았던 골목골목을 더 좋아하고 있어요. 이렇게 전통적인 삶의 공간을 유지하고 살려 나가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네, 지금도 젊은 여행객들은 종종 오곤 합니다. 그런데 고민은 여행객들이 들러서 산책만 하고 가기 때문에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는 상태입니다."

"그건 이 집 아래층에 카페를 만들거나 음식점을 만들면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부탄에 이렇게 옛날 건물을 살려놓은 지역이 또 있습니까?"

"몇 군데 더 있긴 하지만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이곳밖에 없습니다."

스님과 일행은 젬강 종각으로 가서 먼저 오늘 답사해 본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각 지역의 공무원들이 친절하게 안내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또한, 부탄의 왕과 정부가 국민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깊은 산속에도 잘 만들어진 도로와 젊은 지방 관리들의 열정적인 활동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둘러본 학교와 보건소의 상황, 전통문화, 생산시설 부문에 대한 관찰을 공유했습니다. 특히, 식수 문제의 중요성과 지속 가능한 농업 관개 시설의 필요성, 주거 상황의 개선, 농작물 보호의 어려움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또한, 생활 환경의 개선과 수입 창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케상 님은 스님의 제안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지리적 특성과 야생동물 문제, 도시 이동 증가 등의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5개년 개발 계획을 하고 있으며 농업 및 축산업 진행 계획, 자영업 촉진 및 인적 자원 개발 등의 중점 과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케상 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스님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사료를 구입해 축산을 하는 방식이 개인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으나 좋은 방식은 아닙니다.

대규모 축산 방식은 기후 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농산 부산물을 이용하여 대량 축산을 분산시키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양계장을 운영하는 청년들보다는 각 가정마다 닭을 10마리씩 키워 달걀을 모아 유통하는 방식이 환경적인 측면에서 더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하면 모든 닭에 사료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차나 커피 재배가 상업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으나, 식량 자급 측면에서 반드시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땅에서는 괜찮지만, 이미 농사를 짓고 있는 땅에 차나 커피의 수익성만을 보고 작물을 전환한다면, 그것은 식량 생산을 감소시키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수익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며,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부탄은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한다'는 특성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에는 자연스럽게 나무가 자라니까, 과일나무 재배는 환경을 상대적으로 덜 파괴하면서도 산림을 유지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필수적인 문제입니다. 식수 문제는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생활 환경을 유지하려면 수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입을 얻기 위해 생산 시설을 변경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주민의 어려운 삶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삶을 개선하는 방법은 반드시 기후 환경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개발 방법이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개발 원칙에 어긋나는 개선이나 개발에는 참여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부탄이 가진 가장 좋은 장점들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스님은 젬강을 함께 답사한 공무원 노부 님에게도 의견을 물었습니다.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담 없이 말씀해 주세요."

"특별히 추가할 내용은 없습니다만,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프로젝트에 함께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밤 10시가 되어 대화를 마쳤습니다. 스님과 일행은 그제서야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밤 12시가 되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팀푸로 돌아가 국무총리, 왕대비를 만나고 왕실 내각과 답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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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당신은 나의 왕이십니다. 당신이 직장을 그만둬도 좋고, 돈을 못 벌어도 좋고, 짜증 내도 좋습니다. 나에게는 오직 당신밖에 없습니다.’

2024-03-26 20:33:04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4-02-27 13:28:54

김병무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원칙을 잘 보여주시고 부탄 사람들의 삶이 개선되기를 빕니다.

2024-02-17 10: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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