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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3년이 가고 2024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정토회는 오늘부터 2024년도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오늘은 정토회 임원단과 전법 회원들이 모여서 한 해를 시작하는 새로운 마음을 다지는 시무식을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7시 30분부터 인도 성지순례 실무 준비 회의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참가자 운영 방안, 성지별 프로그램, 버스 준비 상황 등 인도 성지순례 출발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내용들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9시 30분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2024년 정토회 시무식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대표님의 인사말에 이어서 지부장, 지회장, 모둠장, 사회활동부서, 법사단 등 단위별 새해 인사 시간을 가진 후 축하 공연을 함께 보았습니다.
전법 회원인 최선영 님이 ‘새해 복’이라는 노래를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러 주었습니다.
큰 박수와 함께 시무식을 차분한 마음으로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이어서 대중이 삼배의 예로 법문을 청하자 스님이 새해를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면 좋을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지난 연말에 공동체 구성원들과 5일간 명상 수련을 하고, 이어서 3일 동안 정일사 수련을 하고, 마지막 3일은 공동체 전체가 모여서 정일사 수련 후 미진한 부분들에 관해 대화하고 2024년 정토회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젊은 실무자들이 백일 출가를 비롯하여 행자원 운영에 대해서 아주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영화 ‘서울의 봄’을 많이 본다고 하던데요. 젊은이들이 개인 생활에만 관심이 있고 역사에는 관심이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것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기회만 주어진다면 젊은이들도 역사의식을 가지고 행동하게 된다는 거죠. 그런 것처럼 정토회의 젊은 실무자들도 자신들이 행자 대학원을 나온 경험이 있다 보니 다른 토론 주제보다 이 문제에 대해 아주 적극적이었습니다. 대화의 중간에 제가 끼어들 수가 없을 정도로 활발한 토론을 해서 ‘그래. 너희들끼리 다 해 먹어라.’ 하고 농담을 할 정도였어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했거나 관심이 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반면 경험이 없거나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는 문제에는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앉는 법이에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해나갈 때 모든 것을 다 관심사로 만들기는 좀 어렵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참여하기 쉬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문턱을 낮추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역사 이야기를 영화로 접근하는 것처럼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정토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토불교대학의 내용을 교리 중심에서 삶 중심으로 전환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해서 문턱을 더욱 낮추어 정토회 활동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많은 어려움을 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정토회가 계획하고 있던 온라인 전환이 5년은 앞당겨진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위기가 기회의 장이 된 것입니다. 물론 온라인은 편리함도 크지만 부족한 면도 많이 발생했습니다. 문턱이 낮아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반면에 핵심 활동가의 발굴이 오히려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온라인만으로는 수행 지도와 실천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우리 주변의 환경과 조건 때문인지, 아니면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 때문인지 정확한 원인을 아직 모르고 있지만, 아무튼 활동력에 있어서는 많은 제한이 따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을 교육연수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수자타 아카데미 30주년 기념행사가 인도 성지순례 기간에 열리게 됩니다. INEB(국제참여불교연대)에서 내빈들도 참여하고, 수자타 아카데미가 해 온 30년의 성과를 돌아보는 세미나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5월에는 매년 진행하는 초파일 행사가 있고요. 초파일 행사 이후 6월 13일, 음력으로 5월 8일에는 대한민국의 지속적 발전을 기원하는 용성조사 탄신 160주년 기념 대법회가 있습니다. 이 행사는 정토회에서 올해 준비하고 있는 가장 큰 행사입니다. 분열된 남북과 국내의 여러 계층이 화합하기를 염원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발원하고,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운을 만들기 위한 국가적인 행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토회가 중심이 되어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모든 정토회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주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11월에 평화재단이 20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20주년 기념 심포지엄과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은 많은 사람들을 수행의 길로 인도하는 정토불교대학의 확산입니다. 정토불교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교육, 연수, 수련 프로그램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 저는 세계 전법의 기반을 다지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제가 해외를 방문하는 기간이 연중 절반 가까이 될 만큼 많이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JTS 사업은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까지 사업이 확대되어 나갈 예정입니다. 가능하면 현지에서 자원봉사자를 구해서 함께 하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파견을 가야 하는 자원봉사자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정년까지만 가정일과 직장 일에 신경을 쓰고 은퇴를 하고 나면 정토회 활동에 많이 참여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봐야 한 10년 정도 정토회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젊은 시절에는 세상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한번 해보겠다고 꿈을 꾸었던 적이 있잖아요. 은퇴 후 10년 동안 그 꿈을 실현해 보는 겁니다. 결혼해서 아이들 키우고 밥벌이만 하고 살다 보니 꿈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하루하루 살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 수행을 해서 자신의 건강성을 회복하게 된 거죠. 이제 은퇴한 이후에는 10년 정도 세상을 위해 활동을 해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의사들은 가난한 나라에 가서 의료봉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법률가들은 여러 법률적인 자문을 해줄 수 있을 것이고, 그 외에 각자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세상을 위해 얼마든지 사용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정토회는 해외 봉사를 주로 대학생들을 모아서 진행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오지에 가서 용기 있게 봉사한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경험이 부족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습니다. 그들에게는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장 큰 소득이겠지만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을 도와주기에는 많이 미흡합니다. 그런데 은퇴한 여러분들이 오지로 가게 되면 언어, 기후, 음식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그 경험만으로도 향후 10년은 젊은이들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해외를 다녀보면 이제는 먹는 것에 그리 큰 어려움이 없어요. 우리의 식성이 많이 국제화되었고, 또 한류를 통해 세계 곳곳에 한국 음식이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 문제는 옛날과 다르게 적응하기가 쉬워졌습니다. 기후도 인도처럼 기온이 40도 넘게 올라가는 곳은 적응하기 힘들지만, 그 외에 동남아 지역은 비교적 적응이 쉬운 편입니다. 또 요즘은 웬만한 장소에는 에어컨이 다 설치되어 있어서 기후 적응 역시 그리 어렵지는 않아요. 여러분들이 60대가 됐다고 해도 건강이 옛날 사람들의 40대 수준의 건강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어서 활동하는 데에 지장이 없으리라고 봅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건강이 안 좋아서 골골대며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이가 71세인데도 일 년의 절반은 해외 오지를 다니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해외 봉사를 10년씩은 못 가더라도 지금부터 조금씩 휴가를 가듯 며칠 가서 나름대로 자기 기술이나 경험을 살려 봉사를 해보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이 가진 경험과 기술은 현지 활동가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저가 항공을 타면 돈도 많이 안 들어요. 몇 번 해외 봉사를 갔다 와봐야 퇴직 후에도 해외 봉사 활동을 하기가 수월합니다. 그렇지 않고 ‘퇴직 후에 봉사해야지’ 하고 미루는 마음을 내면 퇴직 후에도 마음을 내기가 수월치 않습니다. 퇴직하고 나서도 돈벌이에만 매진하게 될 겁니다. 자신의 생계를 위한 돈벌이가 아니라 서른 살 넘은 자식들을 도와주기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게 하다 보면 죽을 때까지 돈벌이에 매달리게 되어 어릴 때 세웠던 꿈을 한 번이라도 실행하기가 어렵습니다.
새해에는 너무 위축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해외 봉사의 꿈을 한번 실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해 여러분들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기꺼이 하는 수행자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스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긴 후 다양한 연령대의 활동가들로부터 새해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대 대표부터 70대 대표까지 한 명씩 새해 다짐을 이야기했습니다.
“새해에는 도반님들과 함께 수행도 활동도 청년답게 더 활기차게 해 나가겠습니다.” - 20대 대표
“다가오는 2024년에는 청룡의 해를 맞이하여 365일을 하루같이 꾸준히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 30대 대표
“전법을 값지게 하겠습니다. 봉사를 값지게 하겠습니다. 보시를 값지게 하겠습니다. 값지게 수행정진 하는 갑진년이 되겠습니다.” - 40대 대표
“언제나 방긋 웃으며 재미나게 활동하는 행복한 수행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 50대 대표
“불법을 만나 어리석음에서 조금씩 벗어나 지금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2024년에도 행복이 가득하길 소망합니다.” - 60대 대표
“올해가 나의 전성기였다고 생각하면 또다시 전성기가 오더라고요. 2024년에는 전성기를 다시 갱신해보려 합니다.” - 70대 대표
이어서 참석자 모두가 용의 해를 기념하며 종이에 용자로 끝나는 새해 다짐을 적어서 카메라를 향해 들었습니다.
“도반을 귀하게 여기고 모자이크 붓다로 살아가용!”
“2024년에는 가볍게 살아용!”
“아는 만큼 실천해용!”
용으로 끝나는 새해 다짐을 읽고 나니 더욱 명랑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재미있지만 감동적인 새해 다짐이었습니다.
이어서 정토회의 대소사에 늘 함께해 주시는 김홍신 님이 새해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은 작년에 만일결사에 입재를 했으니까 무조건 앞으로 29년 동안, 2053년까지 아프지 않고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사셔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안 그러면 제가 고발할지 모릅니다.
물은 맛이 없어도 평생 마십니다. 만약 물이 맛이 있다면 금방 질릴 수밖에 없죠. 공기는 향기가 없어도 평생 마십니다. 공기에서 향기가 난다면 금방 질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과 공기는 생명의 기둥입니다. 그래서 평생 잘 마셔야 합니다. 법륜 스님의 가르침은 깨끗한 물, 맑은 공기와 같아서 평생 마셔도 질리지 않고 나를 살리는 생명의 기둥이 되고, 내가 세상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비법이 됩니다.
세상이 참 시끄럽습니다. 휴대폰, 텔레비전, 신문, 이웃, 아내, 남편, 아이들, 친구들 때문에 하루종일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그 시끄러운 소리를 귀로 들으면 시끄럽기 짝이 없지만, 마음으로 새겨들으면 수행이 됩니다.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이 지혜이고, 수행이고, 정진이고, 모자이크 붓다가 되는 방법입니다. 갑진년에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롭고 건강하시고 항상 웃는 나날이 되기를 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으뜸절의 사계절을 영상으로 보며 다 함께 ‘아름다운 세상’ 노래를 합창하고 2024년 시무식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습니다.
활동가들은 모둠별로 화상회의 방에 모여 소감 나누기와 새해 다짐을 더 나누었고, 스님은 방송실을 나와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12시부터는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연달아 미팅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에는 JTS 활동가들과 수자타 아카데미 개교 30주년 기념행사 준비 회의를 했습니다. 초대 손님, 마을 주민들의 참석 예상 수, 홍보관 준공식, 기념행사 식순 등 프로그램별로 세부적으로 점검을 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오후 4시 30분까지 미팅을 했습니다.
미팅을 마치고 곧바로 짐을 챙겨 오후 5시에 서울에서 출발해 두북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 위를 4시간 달려 밤 9시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한 후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해 첫 번째 주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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