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0.19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 방문 1일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미팅
“한국 불교와 베트남 불교가 만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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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부터 4일 동안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VBS)에서 정토회를 방문합니다. 첫날인 오늘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하고 정토사회문화회관을 방문하여 한국 불교의 역사와 정토회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 스님들을 영접하기 위해 5시 45분에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님이 스님을 반갑게 환영해 주었습니다.

“아침 일찍 바쁘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스님을 뵙는 것 자체가 저에게 영광입니다.”

사장님께서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 방문단이 도착 직후 환영식을 할 수 있게 귀빈실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저희 아내가 스님의 팬입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너무 행복해져서 맨날 저한테 스님 말씀을 들려주곤 합니다.”

스님은 사장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책에 사인을 해서 선물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 방문단이 도착했다고 연락이 와서 함께 출구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침 7시 30분에 베트남 불교계의 최고 어른이신 틱 티엔 논(Thich Thien Nhon) 큰스님을 비롯하여 열세 명의 일행이 입국장을 걸어 나왔습니다. 틱 티엔 논(Thich Thien Nhon) 큰스님은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의 집행 위원장입니다. 한국 불교계와 비교하면 총무원장 겸 종정 스님이라고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스님은 먼저 큰스님에게 다가가 꽃다발을 선물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세 분의 스님 모두를 꽃다발로 환영한 후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베트남 불교를 대표하는 모든 분들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틱 티엔 논 큰스님은 거동이 불편하셔서 휠체어를 준비하여 태운 후 함께 귀빈실로 이동했습니다.

귀빈실에서 간단한 환영식을 했습니다. 스님이 환영의 마음을 전하자 틱 티엔 논 큰스님이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한국 불교와 베트남 불교가 만나는 역사적인 날

“오늘은 한국 불교와 베트남 불교가 만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오늘을 계기로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토회의 회원들도 더욱 수행하여 더 좋은 일들을 많이 할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베트남 불교의 활동도 공유해 드리고 싶고, 정토회의 활동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싶습니다. 서로를 더 깊이 알게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렇게 장엄하게 마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박수로 다시 한번 환영의 마음을 전한 후 모두 차에 탔습니다. 차량 다섯 대가 일렬로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가 방문단이 모두 탑승하자 곧바로 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조계사로 향했습니다.

첫 번째 일정은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예방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에 도착하자 총무원 스님들이 반갑게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꽃다발을 받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로 이동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 위원장 틱 티엔 논 큰스님은 서로 인사를 한 후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먼저 큰스님이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조계종 종단의 모든 스님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달하며 나라의 평안과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불교 교류가 아직 공식적으로 없다고 하지만, 이미 상당 부분 진행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스님들이 한국에 와서 포교 수행을 하고 있고, 또 한국에 있는 30만 명가량의 베트남 사람들 중 대다수가 불교 신자로서 한국의 사찰에서 종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제 양국 불교가 공식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교류하길 희망합니다.”

이에 총무원장 진우스님도 대한불교조계종과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가 교류를 진행할 수 있는 실무진을 구성해 구체적으로 교류 방안을 추진하자고 화답했습니다.

환담 이후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틱 티엔 논 큰스님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양국 불교계의 우애를 다짐했습니다.

환담 자리에 배석한 스님은 정토회를 대표하여 조계종 종단의 핵심 사업인 '천년을 세우다'를 위해 불사 기금 1000만 원을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전달했습니다.

기념사진을 찍은 후 조계사를 둘러보았습니다. 대웅전을 참배하고 조계사에 대해 설명을 한 후 다시 차에 올랐습니다.

조계사를 출발하여 한강을 건너 낮 열두 시에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스님들이 차에서 내리자 1층 입구에서 정토회 공동체 대중들을 비롯하여 많은 정토회 회원들이 반갑게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베트남 국기와 한국 국기를 흔들며 베트남 말로 ‘환영합니다’ 하고 크게 외쳤습니다.

“Chào mừng.”

(차오 멍)

한 분씩 꽃다발을 받고 정토회 회원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베트남 큰스님들이 정토사회문화회관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다 함께 설법전으로 이동하여 법당을 참배한 후 정토회 대중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중들은 삼배의 예를 갖추어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 스님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베트남 스님들은 정토회 회원들의 환대를 받고 무척 기뻐했습니다. 스님은 틱 티엔 논 큰스님을 부축하여 12층 숙소까지 모셔다 드린 후 지하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지하 식당에는 많은 봉사자들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여 세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공양간으로 들어가서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정성껏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어서 베트남 큰스님들도 숙소에 짐을 풀고 지하 식당에 속속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식사 기도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음식이 내 앞에 이르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이들의 공덕을 생각하며 감사히 먹겠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큰스님 두 분의 밥상은 봉사자들이 직접 세팅을 해드리고, 나머지 스님들은 뷔페식으로 밥과 반찬을 덜어서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 3시까지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들이 베트남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오신 데다가 오전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하느라 휴식을 못했습니다. 스님이 직접 다음 일정을 안내했습니다.

“숙소에서 충분히 쉬다가 나오세요. 오후 3시에 다시 만나겠습니다.”

오후 3시가 되자 베트남 스님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틱 티엔 논 큰스님은 많이 연로하셔서 참석하지 않으실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가장 일찍 나와서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큰스님의 참석을 모두가 반기는 가운데 스님이 한국 불교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불교가 오랜 역사 속에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중에도 부처님의 핵심 사상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온 과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집행위원장 큰스님을 비롯해 여러분 앞에서 한국 불교와 정토회에 대해 안내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불교는 BC 6세기에 보드가야에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파키스탄 지역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서안에 전해진 것이 AD 67년입니다. 그 후 중국을 거쳐 AD 372년에 한국으로 불교가 전해졌습니다. 이와 달리 AD 1세기경에는 인도 ‘아유디아’라는 왕국의 공주와 스님이 배를 타고 한국의 남쪽으로 건너와서 불교를 전했습니다. 한쪽은 육로를 통해, 한쪽은 해로를 통해 불교가 한국에 전래가 되었습니다.

한국 불교는 대승불교인 동시에 선불교입니다. 선불교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 마음과 마음으로 법을 전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도를 깨치는 것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가 문답을 통해서 마음의 무지를 깨치는 것입니다. 선불교의 전통에 따르면, 부처님의 법은 마하가섭 존자에게로 전해졌습니다. 그 뒤로 28대 보리달마 대사에게 이르렀고, 이분이 중국으로 건너왔습니다. 그 후 혜가, 승찬, 도신, 홍인, 혜능으로 이어지게 되고, 혜능은 여섯 번째로 조사를 계승한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분을 '육조'라고 부릅니다. 그 후 다시 5대로 내려가면 임제 선사가 법을 계승하고, 한국 불교는 이 분의 법을 계승했기 때문에 ’ 임제종’으로 분류가 됩니다. 선불교에는 다섯 개의 종파가 있었는데, 그중 화두를 타파하는 ‘간화선’을 수행법으로 하는 곳이 바로 임제종입니다.

한국 선종은 통일 신라 시대 말에 들어와서 발전하다가 고려 시대에 그 법맥이 끊어졌습니다. 그래서 고려 말에 태고보우 조사가 중국으로 가서 부처님의 법을 56대로 이은 석옥청공 조사에게서 법을 이어왔습니다. 이렇게 하여 한국에서 다시 법맥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63대 청허휴정 조사, 67대 환성지안 조사까지 법맥이 이어졌는데, 당시 한국은 조선 시대였는데 불교가 매우 탄압을 받았습니다. 정부에서 환성지안 조사를 제주도로 귀양을 보내서 사약을 내려 순교시켰습니다. 그 후로 7대를 지나서 용성진종 조사라는 분이 나왔습니다. 이분이 한국 불교를 새로 일으킨 사람입니다. 불교를 개혁했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하에 독립운동을 하셨습니다. 그 뒤로 동헌완규 조사, 불심도문 조사로 법맥이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베트남 스님들은 한국 불교의 긴 역사에 대해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틱 티엔 논 큰스님도 기쁜 표정으로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은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에 불교가 전래되기까지의 긴 역사를 아주 짧은 시간에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 사람들이 종교를 믿고 있는 비율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지금 한국에는 종교가 없는 사람이 51%이고, 종교가 있는 사람이 49%입니다. 드디어 종교가 없는 사람이 더 많아졌어요. 개신교가 20%, 천주교가 11%, 불교가 17%입니다. 인구 수로는 약 850만 명 정도가 됩니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근래에 출가하는 사람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2000년도에는 한해 출가하는 사람이 528명이었는데, 2022년도에는 61명밖에 되지 않아요. 승가대학도 문을 닫을 위기에 있습니다. 불교뿐만 아니라 개신교와 천주교도 모두 같은 상황입니다. 일 년에 태어나는 아이가 옛날에 비해 3분의 1도 안 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어서 정토회에 대해 소개를 했습니다.

“정토회는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 한국 불교는 여러 가지 시대적인 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해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처음에 우리는 기존 종단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기존 종단을 고치려고 싸울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으로 방법을 변경했습니다.

복을 비는 행위는 전통 종교에서 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정토회는 수행을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수행자가 된 사람들이 지구를 살리는 환경 운동,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복지 활동, 전쟁을 막는 한반도 평화 운동을 함께 해나갔습니다. 그러나 당시 일반 불교 신자들은 이런 정토회의 활동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초기 정토회에는 주로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불교를 바르게 알 수 있도록 불교의 근본 사상과 부처님의 일생을 주로 가르쳤습니다. 외우기만 하고 뜻은 잘 알지 못하는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설법을 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따로 없어 주로 가정집에 모여서 공부를 했습니다.

마음을 청정히 하는 자가 스님입니다

정토회가 이런 방식으로 출발한 이유는 스승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방문할 봉암사의 조실 스님이 바로 그분입니다. 어느 날 저는 한국 불교의 많은 문제점에 대해서 그분께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보게. 어떤 사람이 말이야. 논두렁 밑에 가만히 앉아서 그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스님이네. 그곳이 절이야. 이것이 불교라네.’

그때 저는 아주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형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다’ 하는 금강경을 수없이 읽으면서도 저 또한 형상에 집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머리 깎은 사람이 스님이고, 기와집이 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말씀은 마음이 청정한 자가 스님이고, 어디든지 그런 사람이 살면 그곳이 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가르침에 따라서 기존 교단을 비판하고 개혁하는 활동은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대신에 일반 사람들을 만나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정토회의 운영 체계를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정토회는 100퍼센트 자원봉사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정토회 활동을 통해서 월급을 받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정토회는 수행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자를 지향하는 사람만이 정토회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정토회의 회원은 다음의 세 가지 활동을 해야 합니다.

첫째, 수행을 해야 합니다. 수행은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어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둘째, 법을 전하는 전법 활동을 해야 합니다. 셋째, 사회 실천 활동을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수행을 하고, 이웃을 위해서는 전법을 하고, 세상을 위해서는 사회 실천을 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스님은 정토회의 조직 구성, 사회 실천 활동, 임원 선출 방식, 의사 결정 구조,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의 교과 과정, 행복학교 등 광범위한 내용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스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 베트남 스님들의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자원봉사 방식으로 운영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정토회는 모두 자원봉사자로 운영이 된다고 하셨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봉사자는 총 몇 명이나 되는지, 자원봉사자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자원봉사 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제일 어려운 점은 연속성이 떨어지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 건물을 관리하기 위해 월급을 주고 전문가를 고용하면 일곱 명의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나 자원봉사자로 운영을 하려면 백오십 명이 필요합니다. 전기, 소방 등 각종 자격증을 가진 사람도 필요하기 때문에 개중에는 직장에 1년씩 휴가를 내고 봉사를 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영상 편집 인력의 부족입니다.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는 많은 영상들을 찍어서 편집을 해야 하는데, 콘텐츠가 아무리 많아도 그것을 편집할 자원봉사자가 늘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가진 콘텐츠의 대부분은 편집을 기다리며 창고에만 쌓여 있습니다. 저희들로서는 지금 이 영역이 제일 큰 어려움입니다. 일반 봉사자는 구하기가 쉬운데 영상 편집을 잘하는 전문가는 돈벌이가 잘 되다 보니까 봉사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정토회에서는 국제적인 구호 활동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외 구호 활동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국제 구호 활동에 있어서도 가장 큰 어려움은 자원봉사자의 부족입니다. 해외에 파견을 나가서 활동하는 사람도 자원봉사자여야 하고, 구호 활동 현지에서도 모두 자원봉사자를 모아서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도 외국에 나가게 되면 통역을 구해야 하는데 돈을 주고 통역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늘 봉사자를 구하느라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다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봉사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을 진행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그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합니다. 대신 제가 정신적인 상담을 많이 해주기 때문에 저에게 도움을 얻었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영역은 봉사자 모집 공지를 하면 대부분 봉사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불교 신자와 승려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정토회는 별다른 영향이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종교에 비해 정토회는 그나마 젊은 사람이 많은 편입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싶어서 유튜브에서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이 수백만 명이 됩니다.”

“그러면 정토회에 속한 사원과 사찰은 총 몇 개가 있습니까?”

“하나도 없습니다.” (웃음)

“이렇게 모임이 있을 때 장소는 어떻게, 어디에서 구하는지 궁금합니다.”

“국내외에 한 200개의 법당이 있었는데 다 없어지고 지금은 온라인으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법당이 없어졌다기보다 각자 본인의 집에 법당을 하나씩을 만들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법당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많이 늘어났습니다.” (웃음)

“정말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스님의 결단과 실천은 정말 대단합니다.”

“인터넷을 하는 방법만 조금 배우면 누구나 온라인으로 법회를 들을 수 있습니다. 요즘 이 건물에는 아무도 출근하지 않습니다. 모두 자신의 집에서 맡은 바 역할을 합니다. 이 건물에 나오는 사람은 건물을 관리하기 위해 나옵니다. 그리고 사회 실천 활동을 하고 있는 공동체 상주 대중이 이 건물에서 생활하며 활동을 합니다.

교육을 받거나 기도를 하거나 이런 것은 모두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합니다. 그러나 지역별로 오프라인 공간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내일 방문하는 문경 정토수련원은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만나 수련을 하는 공간입니다. 제가 농사를 짓고 사는 두북 정토수련원이라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오프라인 공간이 전국에 몇 개 있긴 하지만 그런 공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토회의 확산은 온라인으로 계속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2시간을 예정했는데 다들 관심도 많고 굉장히 집중하는 분위기여서 질문들이 많이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1시간을 연장하여 3시간 동안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화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틱 티엔 논(Thich Thien Nhon) 큰스님이 소감과 더불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한국의 승려 숫자가 많이 줄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찰의 신도 수도 많이 줄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미래는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고 법륜 스님은 말했습니다. 마음을 청정히 한 자가 승려이고, 마음이 청정한 자가 머무는 곳이 절이라는 말씀이 너무 좋은 뜻으로 다가오면서 이것은 베트남 불교가 배워야 하는 좋은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토회에서 불교의 삼보가 그대로 유지되고 관리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수행자의 마음속에 각자의 사찰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정토회의 정신은 앞으로 출가자가 없더라도 아무 영향 없이 그대로 불교가 보존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너무 아름다운 조직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국 불교와 정토회 그리고 베트남 불교가 더 친밀하게 실천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정토회의 운영 방식은 베트남 불교에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계신 스님들은 앞으로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를 발전시켜 나갈 사람들인데, 정토회와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베트남 불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정토회가 지향하며 했던 일들을 기억하고 저희들도 배우며 경험을 쌓겠습니다. 이렇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큰 박수에 이어서 스님이 한 말씀을 덧붙였습니다. 한국 불교와 베트남 불교가 어떤 교류를 할 수 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정토회와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는 어떤 일을 교류할 수 있을까요? 첫째, 사회적 실천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환경 운동이나 구호 활동, 그리고 젊은이들을 위한 불교 교육을 함께 해나갈 수 있겠죠. 지난주에 베트남 청년 12명이 와서 두북 정토수련원에 머물다가 갔습니다. 이런 교류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확산시키는 방법도 교류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성지 가꾸기와 같은 사업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 불교와 베트남 불교가 교류하는 일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 활동가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토회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성 활동가들의 기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자들 중에는 항상 술을 먹거나 불성실한 태도로 넘나드는 사람이 많은데, 그에 비해 여성들은 훨씬 더 성실합니다. 그리고 권위주의적이지도 않습니다. 정토회 활동가의 80퍼센트가 여성입니다. 정토회는 여성 활동가들에 의해서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는 베트남 여성들도 모두 교육을 받고 능력이 향상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면 베트남 불교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3층 설법전으로 이동하여 선물 증정식을 했습니다.


선물을 건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영의 시간을 가진 후 다 함께 지하 식당으로 내려가 저녁 만찬을 했습니다.

식사를 하기에 앞서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의 정토회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축하 공연을 함께 보았습니다.


한국 전통 음악을 느낄 수 있는 대금 연주와 정토회의 정신을 담은 내용으로 개사한 노래 공연이 무대 위에서 펼쳐졌습니다.

베트남 스님들은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이어서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저녁 식사도 많은 봉사자들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스님이 저녁에도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녁에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은 세미나실로 오세요. 저는 밤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다들 스님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컸지만, 밤 비행기를 타고 온 데다가 연세가 많으시기도 해서 일찍 쉬고 싶다고 했습니다. 내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기로 하고 첫째 날 방문 일정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저녁 7시 30분부터 실무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내일은 이동을 어떻게 할 것이며, 세부 프로그램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꼼꼼하게 점검을 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틱 티엔 논 큰스님이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날이라 공항까지 스님이 직접 배웅을 한 후 오전에는 봉암사를 둘러보고, 오후에는 문경 정토연수원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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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누군가 정토회가 무엇이며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온다면 이 스님의 하루를 보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23-10-24 10:41:13

홍예지

바른법을 배우고 실천할수있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정토회화이팅!!^ ♡♡♡♡♡

2023-10-24 07:41:03

박순덕

보고 또봐도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10-23 22: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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