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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제2차 만일결사 중 1차 천일결사, 2차 백일기도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극복하고 바로 이 땅에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을 실현하고자 큰 서원을 세우고 시작한 만일결사! 두 번째 만일결사를 시작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100일을 돌아보고 다음 100일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모든 천일결사자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 지하 대강당에 400명이 자리한 가운데 길벗 멤버인 김병조 님의 사회로 입재식을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정토행자들이 생방송에 접속하자, 타종, 예불, 반야심경을 한 후 다 함께 천일결사 명심문을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우리는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국내와 국외의 참가자들을 지부 별로 소개할 때마다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정토회 대표님의 인사말을 듣고 나서 지난 100일간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각 부서에서 한 일들이 너무 많아서 그 이야기를 줄이고 줄여서 진액만 뽑아냈는데도 19분 정도가 되었습니다. 긴 영상이지만 모두가 뿌듯한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이어서 지난 백일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수행해 오신 분의 수행담을 들어 보았습니다.
“중학교만 나온 저와 달리 남편은 좋은 대학을 다녔고,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 불렀습니다. 또, 무엇이든 물어보면 모르는 것이 없어 저에겐 과분한 남자였습니다.
행운으로 여겼던 결혼은 제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란 결핍 때문에 일곱 살이나 많은 남편에게 사랑받을 거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금방 무너졌습니다. 친정으로 돌아가기 싫었던 저는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제게 답답함을 많이 느낀 남편은 큰아들을 낳은 후부터는 기분만 나쁘면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부부가 아니고 완전 남남이 되어 한 집안에 살 뿐이었습니다. 제 마음은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당시 도서관에서 ‘스님 마음이 불편해요’라는 책을 우연히 읽고 정토회 홈페이지를 찾아 법문을 들었습니다. 깨달음의 장도 다녀오고, 불교대학과 경전대학도 다녔습니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이 10년 후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지금 아는 것이 지혜다’라는 법문을 듣고 10년째 말하지 않고 있는 남편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내 행동이 10년 뒤에 어떤 과보로 돌아올까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 무렵 남편은 허리 수술을 했고 저는 어쩔 수 없이 병간호를 했습니다. 남편을 간호하려니 10여 년을 미워했던 마음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허리 수술 후 남편은 당뇨 합병증으로 투석을 시작하였고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편은 병간호로 힘든 저에게 무척 미안해했지만, 저는 미움을 풀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는 안도감에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남편이 하늘로 돌아간 지 이제 2년이 지났습니다. 요즘 남편의 모습이 떠오르면 고맙다고 혼자 말합니다.
돌아보니 저는 2007년부터 시작한 아침 기도와 수행법회를 16년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힘이 되었고, 길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여기, 순간순간의 기적을 경험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세상에 좀 더 잘 쓰이고 싶어 전법 활동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결핍이 없고, 미움이 없고, 괴로움이 없습니다. 부처님 법 만나 행복합니다.”
청중석에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촉촉하게 젖은 눈을 추스르고 다 함께 스님에게 삼배의 예로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지난 100일을 돌아보며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지난 백일동안 우리는 많은 일들을 하기는 했지만 그 가운데는 준비가 되지 못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하거나 보완을 해야 되는 일이 많이 생겼을 겁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이런 부족함을 깨닫고 보완하는 것,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시정하는 것, 실패한 것을 알아차리고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성공의 밑거름이 됩니다. 어떤 것을 경험하든, 그것이 성공했든 실패했든, 잘된 것이든 잘못된 것이든, 준비가 잘 되었든 부족했든, 수행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것이 성공의 밑거름입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 할 뿐이지 결과에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 사람에게도 좋은 법을 전하자고 해서 ‘세계전법’을 선포했고,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법을 전하자고 해서 ‘청년전법’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백일을 돌아보면 성과가 아주 미미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방향을 향해서 출발을 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말에 ‘시작이 반이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왜 시작이 반이라고 할까요? 시작은 양적으로 봤을 때 전체 과정의 1퍼센트도 안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시작을 하려면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려면 그만큼의 준비기간이 필요합니다. 세게 전법을 위해서 국제지부가 생겨나기까지 지난 10년 동안 준비해 왔습니다. 그런 준비를 기초로 해서 우리가 세계전법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동남아와 서남아 12곳의 나라, 70여 곳을 방문해 보면서 느낀 점은 ‘부처님의 법이 우리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구나’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전법이라고 하면 주로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을 떠올렸습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지만 정신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에게 부처님 법을 전하려고 했기 때문에 말이 세계전법이지 대부분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아시아 지역을 순방하면서 제가 느낀 점은 부처님의 법이 꼭 물질적 풍요 속에서 정신적 빈곤을 갖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물질적 빈곤 속에 있는 사람에게도 매우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물질적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들에게는 정신적인 공허함도 매우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정신적인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부처님의 법을 유럽이나 미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에도 빨리 전할 수 있게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차 백일을 회향하면서 정토회가 어떤 활동을 했는가 하는 것은 방금 보신 것처럼 눈으로 보여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이 얼마나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졌느냐 하는 것은 눈으로 보여줄 수가 없는 거잖아요. 방금 전에 겨우 한 분이 무대에 올라와서 발표하는 정도인데, 그분이 정토회 회원들 모두를 대표하는 것인지, 아주 특수한 사람인지, 우리가 알 수가 없지 않습니까? 지난 백일에 대한 가장 중요한 평가는 개인의 삶에서, 직장생활에서, 정토회 활동 속에서 얼마나 괴로움이 줄어들었느냐입니다. 혹시 지금 이 자리에 힘들어 죽겠다고 하면서 참석한 사람들이 있습니까? (웃음)
수행이 기초가 되어야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참고 이를 악 다물고 억지로 하는 일은 오래 할 수가 없습니다. 잠시는 할 수 있지만 얼마 안 가면 지쳐서 나가떨어져요. 정토회가 이렇게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여러분 각자의 수행이 기초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고, 싫은 것도 기꺼이 감수하고, 좋은 것도 기꺼이 놓아버릴 수 있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난 백일의 수행을 각자 점검하고 평가를 해보아야 합니다. 수행을 기초로 해야 정토회가 하고 있는 전법 활동과 사회실천 활동이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내가 괴롭고 불행하다면 의미가 없어요. 아무리 내가 행복하고 즐거워도 남에게 고통을 준다면 그것 또한 의미가 없습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고, 지금도 좋고 미래에도 좋은 것이 부처님의 법이에요.
정토회의 힘은 여러분의 자원봉사에서 나옵니다. 회원 여러분들이 한 가지라도 책임지고 봉사하는 자세야말로 오늘날 정토회를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사는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든지, 내가 소속된 실천장소나 으뜸절에서 봉사활동을 하든지, 자발적으로 봉사를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작은 일이지만 한 가지라도 책임을 지고 봉사를 해줘야 ‘모자이크 붓다’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하는 명심문이 여러분 개인에게는 훨씬 더 마음에 다가오는 게 많을 것입니다. ‘나는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하는 명심문은 마음에 잘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후자로 명심문을 정했을까요? 바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정토회의 한 조각이기 때문입니다. 정토회가 붓다의 인격을 실현하는 곳이라면, 나는 부족하지만 그 붓다의 한 조각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 책임 봉사자 제도입니다. 일반 봉사나 자율 봉사도 필요하지만 어떤 한 부분을 책임을 질 수 있어야 모자이크 붓다의 한 조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모두 바쁜 중에도 책임 봉사자의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모둠장 여러분은 회원들이 시간을 내서 봉사를 할 수 있게 잘 안내해 주어야 합니다. 첫째가 수행이고, 둘째가 봉사입니다.
얼마 전에 이런 소식이 전해졌어요. 어떤 정토회 회원이 두바이에서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당신 한국사람입니까?’ 하고 물어서 ‘그렇다’ 하고 대답하니까 본인은 파키스탄 사람이라고 하면서 ‘JTS를 아세요?’ 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압니다’ 하고 대답하니까 ‘파키스탄에 JTS가 와서 좋은 일을 정말 많이 합니다’ 하고 아주 자랑스럽게 얘기를 했다고 해요. (모두 박수)
이렇게 우리가 하는 일들이 언론에 나지 않고 방송에 나오지 않더라도 조금씩 세상에 알려져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낸 작은 보시금들이 모여서 지구 저편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감동을 주고 있어요. 좋은 핸드백 하나 메는 것보다 좋은 음식 한 끼 먹는 것보다, 이런 일이 훨씬 더 자신을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만듭니다.
지난 백일을 돌아보면서 여러분들의 많은 활동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1차 백일을 점검한 후 2차 백일은 정진과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백일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회향 법문을 마음속에 새기며, 20분간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휴식 시간이 끝나고 올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리라는 의미를 담아 광주전라지부에서 부채로 라인댄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어서 정토행자들의 염원을 담아 단심줄 놀이와 응원가가 무대 위에서 펼쳐졌습니다.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2차 백일기도를 맞아 천일결사자 결의식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입재식에는 820여 명이 새로 천일결사를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천일결사자의 약속 열 가지를 언급하며 잘 지킬 수 있는지 되물었습니다.
“정토행자는 자기 생각을 바꾸어서 행복해지는 자기 변화와, 사회를 바꾸어서 행복해지는 사회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며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해, 이 땅에 정토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첫째,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자 매일 새벽 5시에 정진하겠습니까?
"예, 매일 새벽 5시에 정진하겠습니다."
“둘째, 청정한 계행을 지키기 위해 매일 108배 참회의 절을 하겠습니까?”
"예, 매일 108배 참회의 절을 하겠습니다."
천일결사자의 약속 열 가지에 대해 모두가 흔쾌한 마음으로 약속을 했습니다. 기존 입재자들은 새로 입재한 분들을 큰 박수로 환영해 주었습니다. 스님도 천일결사자들을 위해 격려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제2차 백일기도 입재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대중이 삼배의 예로 법을 청하자 스님이 다음 백일을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1차 백일기도가 끝나고, 2차 백일기도에 입재하는 날입니다. 지난 백일을 돌아보며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점검해서 2차 백일기도 때는 보완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정진 시간을 놓쳤다면 이번엔 정진 시간을 꼭 지켜야겠다’, ‘절을 많이 빼먹었다면 2차 백일 기간에는 절은 꼭 해야지’, ‘봉사를 놓쳤다면 다음 날이라도 어제 하지 않은 봉사를 하겠다’ 이렇게 놓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놓쳤다면 다음날 바로 보충하는 자세를 가지면 다음 백일은 놓치지 않고 꾸준히 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점검을 하지 않고 계속 놓치기만 하면, 열흘만 지나도 열흘 동안 못한 것을 한꺼번에 다 하기가 어렵습니다. 한 번 놓칠 때마다 점점 더 보충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놓치지 말고 그때그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놓치게 되면 다음날 바로 보충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을 가져야 자신을 온전하게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1차 백일기도를 돌아보면서 ‘기도 시간은 지켰다’, ‘기도 시간은 어겼지만, 절은 꼭 했어’, ‘절은 못 했지만, 봉사는 꼭 했네’ 이렇게 내가 잘한 것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미 일어나 버린 악한 마음은 소멸하고 다시는 악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직 선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일어나도록 해야 하고, 선한 마음이 일어났다면 지속시켜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밝은 곳에서 더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두운 곳에서 다시 어두운 곳으로,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가기가 쉽습니다.
그러니 다음 백일은 정진에 충실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다음 백일은 정진을 놓치기 쉬운 기간이에요. 왜냐하면 여름방학과 여름휴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에는 사람의 마음이 들뜨고 공연히 주위에 휘둘려서 매일 정진하는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러니 오늘 입재할 때부터 ‘이번엔 경계에 팔릴 가능성이 높으니 내가 좀 더 중심을 잡아야겠다’ 하고 다짐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난봄에 어려운 사람들을 둘러보러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 12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유럽과 미국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첫째, 해외에서 살고 있는 정토행자들과 한국 교민들을 격려하고, 둘째, 외국인 전법에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셋째,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막는 것입니다. 지금 한반도에는 긴장이 지나치게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이 되고 있고, 거기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강경 정책 또한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조야(朝野)에 전문가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북미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북한 핵을 동결할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고, 그것이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설득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입니다.
만약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게 되면 지난 60년간 이룩해 온 우리의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경제적인 풍요, 민주주의, 한류 문화 등 모든 것이 크게 훼손될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한반도가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로 나아가게 되면 한국은 비약적으로 성장해서 세계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 개인의 삶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의 발전을 가져오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차 백일기도를 회향할 때는 ‘그 무더운 여름을 오히려 정진에 힘이 되도록 했다’ 하고 돌아볼 수 있게 부지런히 정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2차 백일기도 백일의 약속을 발표한 후 마지막으로 법사단장인 선주 법사님의 닫는 인사를 청해 들었습니다.
“백일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저도 모자이크의 한 조각이 되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조각이 되어 붓다의 인격을 함께 실현해 간다고 생각하니 한 분 한 분이 너무 고맙고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잘 보내고 3차 백일기도에서 다시 만납시다.”
불자들의 네 가지 큰 서원, 사홍서원으로 입재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아름다운 공연을 준비해 준 광주전라 지부 봉사자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행사장을 나왔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어요!”
지하 공양간으로 이동하여 사회를 본 김병조 선생님, 매번 입재식에 참석하고 있는 김홍신 작가님, 민병덕 의원님과 함께 김밥으로 점심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곧이어 오후 2시 20분부터는 3층 설법전에서 '인천경기서부지부 회원의 날'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전법회원, 일반회원,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학생들까지 38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큰 박수와 함께 회원의 날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여는 공연으로 ‘겨자씨가 등불이 되어’라는 제목으로 부처님의 일화를 인형극으로 꾸민 것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어서 광명지회, 부천지회, 안양지회, 인천지회, 일산지회, 5개 지회별로 재미있는 포퍼먼스를 준비해 와서 각 지회를 소개했습니다. 설법전은 온통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지회가 구성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이 오늘이 처음입니다. 오랜만에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기쁨 때문인지 열기가 엄청났습니다. 들뜬 마음을 가라앉힌 후 스님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오프라인에서 회원의 날 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같이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네 명과 대화를 나눈 후 추가로 현장에서 세 명의 질문을 더 받았습니다. 그중 한 명은 수행을 시작하고 좋아진 점도 있지만 다시 답답해진 마음도 있다며 어떻게 수행을 해나가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요즘 수행을 하게 되면서 지적당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싫어하는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인정하기도 싫었고 정말 짜증이 났습니다. ‘내가 저 사람과 똑같네’ 하는 생각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답답하고 무섭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는데 수행을 통해 그 생각에서 벗어나 ‘내 문제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가 지금은 또다시 상대방에게서 내 결점을 보게 되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 답답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수행해야 될까요?”
“제가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만약에 질문자에게 암이 있다고 한다면, 의사가 진단해서 몸 안에 있는 암을 발견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암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좋을까요?”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
“암을 발견해야 수술을 해서 고치든지, 혹은 죽는다고 하더라도 원인을 알고 죽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처럼 질문자에게 못된 성질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좋을까요? 모르는 것이 좋을까요?”
“아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암이 있는 줄 모를 때는 의사가 암을 발견해서 알려줘야 합니다. 그것처럼 나에게 더러운 성질이 있는 줄을 내가 모를 때 남편이든 누구든 상대편이 알려주면 좋은 일이에요? 나쁜 일 이에요?”
“좋은 일입니다.”
“좋은 일인데 왜 속이 상해요?”
“그러게요. 수행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괴로운 줄도 몰랐는데 오히려 알게 되니까 ‘괜히 알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웃음)
“이해는 돼요. 암을 몰랐을 때는 술 먹고 잘 놀았을 겁니다. 오늘 아침에 암이라고 알고 나면 술도 못 먹겠고, 수술할 걱정도 해야겠지요. 만약 오늘까지도 암인 줄 몰랐으면 ‘오늘까지도 잘 놀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질문자의 심정은 이해가 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좋아요? 늦게 발견하는 것이 좋아요?”
“조기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 발견하면 다행인데, 스스로 발견하지 못하면 남이라도 발견해 주면 좋지 않아요?”
“네, 발견해 주면 좋지요.”
“그래요. 남이 조기 발견하도록 도와주었는데 질문자는 도리어 못마땅해하고 있는 겁니다. 암을 발견했다고 의사한테 가서 ‘그냥 넘어가지 왜 그것을 찾아내었느냐?’ 하고 항의하는 격입니다. 질문자가 수행자가 아니라면 몰라도 수행자라면 다른 사람이 나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순간적으로는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차피 이미 있는 것을 발견한 거잖아요. 나에게 없으면 몰라도 이미 있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니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마음을 내야 합니다.”
“지금은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싫으니까 꼴도 보기 싫었는데 정작 내게도 그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오히려 상대방을 미워하지 못하겠습니다. 상대방을 미워하면 결과적으로 나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나 자신을 미워하면 안 되죠. 암이 생겼다고 나 자신을 미워하면 어떡해요? 암이 생겼으면 암만 도려내면 되고, 성질이 급하다면 급한 성질만 고치면 되고, 짜증을 잘 낸다면 짜증을 잘 내는 것만 고치면 되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몸 자체를 다 죽이려고 하면 안 되죠. 몸을 죽이면 암도 죽습니다. 하지만 그게 바로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입니다. 내 성질이 좀 더럽다고 자살을 해 버리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에요. 성질이 더러우면 그 성질만 고치면 됩니다. 문제가 있으면 그것만 고치면 되지 다른 것은 손댈 것이 없습니다. 자신을 너무 학대할 필요도 없고, 남을 미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 관점을 가지고 꾸준히 정진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말하는 것이나 표정을 보니까 질문자는 조금 막무가내인 성격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했다고 스님을 또 미워할까요? (웃음)
질문자는 자신을 조금 더 살피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내가 막무가내로 행동하면 다른 사람도 그걸 다 알아요. 그런데 아무도 지적을 안 해 줍니다. 왜 그럴까요? 지적을 해주면 욕을 얻어먹을까 싶어서 그렇습니다. 만약 지적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에요. 사람들이 왜 법륜스님을 좋아할까요? 그런 말들을 해주니까요. 그러나 남편이나 아내가 그런 말을 해주면 기분이 나빠서 귀에 잘 안 들립니다. 질문자에게도 그러한 면이 조금 있으니까 누가 지적을 해주면 스스로를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기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병이 발견되었다고 무조건 죽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고치면 되니까요. 상대를 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구나’ 하고 고칠 수 있으면 고치되 못 고쳐도 괜찮아요. 그래도 알고 못 고치는 것이 나아요? 못 고칠 바에야 모르는 것이 나아요? 그래도 알고 못 고치는 것이 낫습니다. 왜냐하면 알고 못 고치면 내가 옳다는 주장이 좀 적어집니다. 화를 잘 내더라도 내가 화를 잘 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남이 지적했을 때 반발이 좀 약합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고 있으면 ‘뭐라고?’ 하면서 반발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 못 고치더라도 아는 것이 낫습니다. 알고 있으면 그에 맞추어서 조절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마쳐야 할 시간인 오후 4시가 되었지만 추가로 손을 드는 분들이 계속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스님이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토회는 기본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법회 프로그램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실천 활동이나 수련 프로그램은 모두 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시간을 내셔서 봉사도 하고 수련도 참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큰 박수와 함께 인경지부 회원의 날 행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체가 한 자리가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인경지부, 파이팅!”
지회별로도 기념사진을 함께 찍은 후 스님은 대중들과 인사를 하고 정토사회문화회관을 나왔습니다.
오후 4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하여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를 4시간 동안 달려서 밤 8시 30분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외국인 수행자를 위해 2차 백일기도 입재식을 한 후 주간반 전법활동가 법회를 하고, 오후에는 사무처 국장단과 화상으로 회의를 한 후 공동체 지부 공청회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저녁반 전법활동가 법회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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