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6 인도 성지순례 준비 회의, 금요 즉문즉설
“베풀어야 하는 연애에 지쳤어요, 단념하고 혼자 살까요?”

안녕하세요. 오늘도 서울 정토회관에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오전 8시부터 인도 성지순례 실무준비팀과 회의를 했습니다. 어제 대부분의 실무자들과 법사단이 서울에 올라와서 함께 성지순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서울 정토회관에서 오프라인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인도에서 실무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했습니다.

둥게스와리 마을 주민들 만 명에게 올리는 공양을 어떻게 진행할지, 인도 입국 시 PCR 검사 결과에 대한 대응책, 빨리어로 삼귀의와 오계를 염송 하는 방안, 행사 현수막 점검 등 여러 안건들을 함께 점검했습니다.

준비된 안건에 대해 점검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이번에 인도 성지순례를 가면 둥게스와리 마을 사람들 만 명에게 공양을 올리려고 하는데, 만 명이 평등하게 공양을 받을 수 있도록 안전 문제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면 좋겠어요. 질서가 무너져서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마을 사람들과 의논도 해주시고요. 누구나 다 공양을 받을 수 있게 하되, 동네 밖에서 누군가가 들어와서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합시다.

첫째, 10대 성지에서 행사를 어떻게 여법하게 할 것인지, 둘째, 각 팀이 어떻게 이동을 할 것인지,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앞으로 계속 점검을 해나가면 좋겠어요.”

내일모레에는 일정별로 세부 점검을 계속해 나가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이동한 스님은 오후 내내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오후 4시에는 코로나 백신 예방 접종을 하고 서울 정토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원고 교정과 여러 업무를 보다가 저녁 7시 30분부터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54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사전에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신청해 주셨는데요. 그중에 네 명이 선택되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베풀어야 하는 연애에 지쳤어요, 단념하고 혼자 살까요?

“저는 37세 여성입니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상대방에게 베푸는 연애를 많이 했습니다. 베푸는 연애에 지쳐서 내가 베풀어야 하는 사람을 안 만나려고 하다 보니 연애를 안 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서른일곱이 될 때까지 이성으로부터 비싼 선물 하나 받아 본 적이 없어요. 최근에 제게 적극적으로 애정 공세를 했던 사람도 제가 베풀어야 할 것 같아서 연애를 시작도 하지 않고 정리했습니다. 마음 수양을 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시간이 흘러 나이만 들고 남자들도 이해타산을 따지며 어린 여자만 선호합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의 나이에도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 차라리 단념하고 혼자 사는 게 좋을까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단념하고 혼자 사는 게 좋겠네요. (웃음)

남자들이 이해타산을 따진다고 하는데, 질문자가 이해타산을 더 따지고 있는 거 같아요. 왜 남자가 여자한테 선물을 해야 되고, 여자는 남자의 보호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이런 생각은 조선시대와 같이 봉건적인 사회에서 모든 것을 남자가 가지고 있었던 사회적인 환경에서 생긴 관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녀가 평등하고, 누구나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누구나 직장을 다니면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여자는 남자로부터 선물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 자체가 시대착오적입니다.

남자들이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질투하지만 말고, 질문자도 돈이 있으니까 열 살 어린 남자를 사귀어서 비싼 선물을 사주면서 사랑하면 되잖아요. 왜 하늘만 쳐다보고 있듯이 다른 남자가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고만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면 혼자 살 수밖에 없습니다. 나에게 남자가 필요하면 돈을 좀 써야죠. 남자들도 여자가 필요하면 돈을 쓰듯이 질문자도 남자가 필요한 만큼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게 세상의 이치예요. 남녀가 다르지 않습니다. 질문자가 베푸는 정도에 따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이 연애 파트너가 되겠죠.

질문자처럼 생각하면 혼자 살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을 사귀려면 내가 일방적으로 베푼다는 이해타산을 따지면 안 됩니다. 내가 형편이 되면 밥을 사는 것이고, 내가 좋으면 선물을 주는 거죠. 내가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할 수 없고요. 싫다는 사람한테 계속 호감을 표시하면 안 됩니다. 옛날에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지만, 요즘은 스토킹으로 신고가 되어서 접근금지명령이 떨어집니다.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고 싶을 때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하고, 의지하고 싶을 때는 남자니까 여성을 보호해야 된다고 말하고, 이렇게 상호 모순되는 이중적인 잣대를 갖고 살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려면 남녀에 대해 동일한 관점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남자라면, 남자가 집에서 밥하고 살림하고 뒷바라지하면서 살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한마디로 자기가 좋은 대로 하면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님 말씀에 동의하는데요. 예전에 제가 상대방에게 베풀기만 하고 받지 못한 게 한으로 남은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상대방에게 받아보고 싶거든요. 주변 사람들은 비싼 선물들을 잘도 받는데 나는 왜 이 나이 먹도록 주기만 하고 받아보질 못했을까 하는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못 받는 게 왜 억울해요? 사람은 다 다릅니다. 다른 사람이 비싼 선물을 받은 것은 누군가 그 사람을 좋아해서 그런 거죠.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쟤는 공부를 잘하는데 나는 못 한다’, ‘쟤는 부모가 훌륭한데 우리 부모님은 안 그렇다’, ‘쟤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나는 없다’ 이렇게 비교할 일은 아닙니다. 그렇게 자꾸 비교하면 사람이 살 수 없습니다. 그건 그 사람의 일이고, 나는 나의 삶을 살아야죠.

남의 도움을 받으면 그때는 좋지만 받은 만큼 숙이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베풀면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살 수 있어요. 상대방의 도움을 받으면, 그 사람만 쳐다보면서 그 사람의 관심이 다른 사람에게 갈까 봐 노심초사해야 하고, 그 사람에게 매달리는 종속적인 삶을 살아야 합니다. 마치 노예를 해방시켜 줬는데 어떻게 살지 몰라서 주인집에 다시 찾아오는 것과 같은 생각을 질문자도 지금 하고 있어요.

요즘 세상은 여자도 남자들과 똑같이 밖에 나가서 일하고 돈 벌 수 있고 재산도 소유할 수 있고 권리도 똑같이 가질 수 있는데, 왜 남자에게 의지해서 도움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까? 몸이 건강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 있으면 충분하지요.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으면 친구로 지낼 수도 있고, 동거를 할 수도 있고, 결혼도 할 수 있어요. 요즘은 친구는 해도 동거는 안 되고, 동거는 해도 결혼은 안 하는 사람도 많아요. 옛날에는 무조건 결혼해야 된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 젊은 세대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점점 적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 대가족제에서 소가족제로 변화했다가, 다시 핵가족제로 바뀌어다가, 요즘은 혼밥 시대라고 하잖아요. 혼자 사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나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회가 점차 바뀌어나가고 있어요. 여성들 중에 반드시 결혼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된다고 합니다.

이런 변화된 시대에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세상과 상관없이 나는 상대방에게 의지하면서 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남에게 의지하고 살려면 순종적이어야 합니다. 누구든 돈을 주고 사람을 부릴 때는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사장이 월급을 주고 직원을 쓸 때는 말을 잘 듣는 사람을 뽑는 것과 같아요. 이렇게 남에게 부림을 안 당하려면 질문자가 자립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자립적인 관계가 먼저 된 후에 서로 호감이 생기면 친구로 지내면 됩니다.

지난 4년간 연애를 못해서 이제는 친구가 그립다면 돈을 좀 쓸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배가 고프면 돈을 써서 음식을 사 먹어야 하고, 여행을 가고 싶으면 여비를 들여야 하고, 친구를 만나고 싶으면 내가 밥을 사거나 술을 사거나 커피라도 사야 하는 거예요. 이건 너무 당연한 얘기입니다. 돈을 쓰기는 싫은데 친구는 사귀고 싶다고 하니까 해결책이 없는 거예요.”

“돈을 안 쓰겠다는 게 아니고요. 이전의 연애 관계에서는 제가 주로 돈을 내는 편이었는데, 또다시 제가 돈을 내는 연애를 하려니까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만날 때 스님의 말씀을 참고해서 반영해 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면 만나는 횟수를 줄이면 되잖아요? 매주 만나는 게 부담이 되면 한 달에 두 번 만나거나, 한 달에 한 번만 만나는 걸로 하면 되죠. 재정 범위 안에서 만나는 걸 조정하면 됩니다.”

“그동안 제가 만난 사람들의 경제적 상황이 저보다 안 좋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는 결혼을 생각해야 되는 나이라서 제가 계속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면 고민이 많이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지 좋은 사람이라는 게 따로 없습니다. 지금 질문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보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서 내가 그 사람과 사귀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상대방 입장에서는 질문자를 사귀는 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질문자가 그동안 남자친구에게 경제적으로 지원을 하면서 만났다고 하는데,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좋은 상대를 만난 거잖아요?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나한테 이익이 되는 사람인데, 그것은 곧 상대방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관계가 된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 질문자보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은 부담이 돼서 질문자에게 다가가기가 어렵죠. 질문자가 본인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부담이 되고 꺼려지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질문자가 유독 이런 면에 예민한 것 같아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질문자처럼 따지지는 않아요. 질문자는 이해타산을 너무 따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형편이 좋은 사람은 질문자와 만나는 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질문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심리는 똑같습니다. 질문자가 이해타산을 덜 따져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만나도 부담이 안 되게 되면, 오히려 이해타산을 덜 따지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질문자처럼 생각하면 점을 보러 가야 됩니다. ‘올해는 귀인을 만나겠습니까?’ 하고 물으면 ‘내년에 동방에서 귀인이 온다’ 이런 대답을 듣고 기대하며 살기 쉬워요. 사람의 심리는 누구나 다 똑같아요.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벌고 싶고, 팔 때는 비싸게 팔고 싶고 살 때는 싸게 사고 싶고, 나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나고 싶고, 사랑을 주기보다는 받고 싶고, 이해하기보다는 이해받고 싶고, 모두 이렇게 무언가 얻고 싶어 합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얻고자 하니까 이해관계의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부부가 결혼할 때도 서로 덕을 보기를 기대하고 결혼을 하는데, 막상 결혼해서 보니 덕을 별로 못 보니까 ‘괜히 결혼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혼자 사는 것보다 결혼이 손해라는 생각까지 들면 이혼을 하게 되지요.

질문자도 친구를 만나서 덕을 보고 싶은데 자꾸 손해를 보는 것 같으니까 그만 만나잖아요. 결혼 전이니까 다행이지 결혼해서 이런 마음이 일어나면 결국은 이혼을 하게 되겠죠. 아이까지 낳았는데 이혼을 하게 되면 일이 엄청나게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이득을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인생을 살게 되면, 결국 혼자 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사는 것도 괜찮습니다. 스님도 이렇게 혼자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혼자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나, 혼자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둘이 사는 게 좋은 사람도 있고, 혼자 사는 게 좋은 사람도 있고, 둘이 살고 싶은데 혼자 사는 사람도 있고, 혼자 살고 싶은데 둘이 사는 사람도 있고, 아이를 안 갖고 싶은데 아이를 키우는 사람도 있고, 아이를 갖고 싶은데 못 가지는 사람도 있고, 세상이 이렇습니다. 그런데도 다들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살려고 하니까 인생이 힘든 거예요.

이 세상 누구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안 죽고 살았네’ 하고 감사해야 해요. 직장이 없는 사람도 있는데 일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있어서 좋고, 아침을 못 먹는 사람도 있는데 아침을 먹을 수 있어서 좋고, 퇴근해서 쉴 수 있는 집이 있어서 좋고,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명절에 뵐 수 있어서 좋잖아요. 여자로 태어나도 차별받지 않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도 좋은 일이죠. 만약에 이슬람 지역에 태어났으면 차별로 인해 힘들었겠죠. 이렇게 좋은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옛날 같으면 서른일곱 살에도 가족에 매여서 살았을 텐데 질문자는 혼자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좋아하는 사람과 자유롭게 연애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도 얼마나 좋습니까. 내가 원하는 남자를 못 만나서 그렇지 남자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덕 보려는 남자가 안 만나져서 문제인데, 그건 남자도 마찬가지예요. 남자들도 자기가 원하는 여자를 못 만나서 괴로운 사람이 많아요. 상대방에 대해 아무 욕심이 없다는 사람도 ‘그래도 키는 160이 되어야죠’, ‘그래도 대학교는 나와야 되죠’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만약 그 조건들을 컴퓨터에 넣어서 조회하면 검색 결과가 0으로 나올 겁니다. 그런 조건을 다 충족하는 사람은 70억 인구 중에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니 나는 바라는 게 없다는 말은 허구예요. 옛날 같으면 나이 서른일곱이면 결혼이 늦었다고 했지만, 요즘 서른일곱은 많은 나이가 아니에요. 혼자 살아도 괜찮으니까 아등바등 억지로 결혼하려고 할 필요도 없고, 좋은 사람이 있는데 결혼을 안 하겠다고 밀어낼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렇게 살고, 저렇게 되면 저렇게 살고, 오히려 이런 관점을 가지면 인생을 재미있게 살 수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질문자는 4년간 남자친구를 못 만나서 힘들다고 하는데, 남자친구가 없었던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그럼 그전에는 남자친구가 있었네’ 하면서 부러워할 거예요. 그러니 질문자의 조건이 나쁜 건 아니에요. 대신에 어느 날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허황된 생각은 안 하는 게 좋겠습니다. 좋은 남자가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남자의 신세를 지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 남자는 질문자를 만나서 신세 망쳤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상황이에요. 질문자가 남자 하나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면, 그 남자 입장에서는 여자한테 물렸다는 의미가 됩니다. 인간관계 자체가 그렇게 맺어지게 돼요. 왜 요즘 같은 시대에 당당하게 살아야지 남자에게 잘못된 여자를 만났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려고 합니까? 그것보다는 남자로부터 ‘여자 하나는 잘 만났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남에게 덕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좀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아차 싶었습니다.”

“그래도 당당하게 자신의 고민을 얘기하는 것을 보니 질문자는 잘 살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부끄러워서 이런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못 합니다. 거기에 더해 스님 이야기를 잘 알아들었다고 하니 앞으로 인생을 잘 살아나갈 것 같네요.” (웃음)

“감사합니다. 제가 평소에 절에 가서 기도를 많이 하는데, 정초부터 스님 말씀을 듣게 되어 올 한 해는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동안 절에 가서 좋은 남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네.”

“만약에 그런 기도가 성취되면 연초부터 재수 없게 여자한테 잘못 걸리는 남자가 하나 생기게 되는 거예요. 나한테는 이익이 되지만 상대방에게는 재앙이 되는, 이런 돌고 도는 인생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웃음)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마음수양하면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이만 들었고, 남자들도 이해타산을 따지고 어린 여자를 찾습니다. 어떡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
  • 사랑하는 마음 같은 건 없는 걸까요? 욕망들을 모두 놓아버리면, 관계 자체가 유지되지 않을 것 같아요. 진정으로 사랑하는 관계가 어떤 형태인지 모르겠습니다.
  • 결혼 후 세 자녀를 낳고 양육하며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보니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감사합니다. 그런데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도 발전도 없는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 이혼했던 동서가 밉습니다. 마주치기도 싫은데 친목 도모를 하자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자기들 마음대로 이혼하고 아이들도 나 몰라라 하는 사람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질문하신 사연들이 모두 재미있네요. 솔직하게 꺼내놓기 어려운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오전에 상임 천일준비위원회와 온라인으로 간담회를 하고, 경전대학 학생들과 즉문즉설을 한 후, 오후에는 2차 만일결사 조직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하고, 평화리더십아카데미 동문회에 참석해 즉문즉설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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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

이 질문외에 하신 질문 중에 평소궁금하던 질문이 있어서요. 혹시 다른 질문들에 대한 답변도 들을수있는 방법이 있나요~!?

2023-01-18 00:21:56

변정희

이렇게 되면 이렇게 살고, 저랗게 되면 저렇게 살고. 이 관점으로 재미있게 살겠습니다.

2023-01-13 03:15:25

김애자

감사합니다

2023-01-12 08: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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