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NEB(참여불교 세계대회) 2일째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INEB 참가자들은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하여 5시부터 정토 연수원 대강당에서 예불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예불은 한국 정토회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INEB 참가자들도 한국 정토회의 수행법을 체험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동남아 스님들은 스님이 절하는 모습을 눈여겨보며 조금씩 따라 했습니다.
예불,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을 차례대로 한 후 스님이 정토회의 천일결사 기도법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모든 기도가 한국어로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INEB 참가자들은 그냥 동작만 따라 했습니다. 각각 어떤 의미가 담긴 문장들인지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은 매일 아침 새벽 5시에 기도를 합니다. 어제 하루를 돌아보고 계율 중에 어긴 것이 있다면 그 하나하나를 뉘우치면서 108배 절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10분간 명상을 하고, 부처님의 말씀이 담긴 경전을 하루에 한 페이지씩 독송합니다. 대부분 테라밧다 니까야를 독송합니다.
그리고 정토행자의 서원을 읽습니다. 정토회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지구환경 파괴, 인류 공동체 붕괴, 인간성 상실, 세 가지라고 봤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붓다의 근본 가르침에서 찾고자 합니다.
첫째, 부처님이 깨달으신 내용은 이 세계가 개별 존재의 집합이 아니라 서로 연관된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기적 세계관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델을 붓다에게 두고 있습니다. 셋째, 수행의 지표로는 무아, 무소유, 무아집을 삼고 있습니다.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고, 내가 옳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정토행자가 아침에 가장 먼저 하는 일
모든 정토행자는 자신의 방에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시간 동안 이런 기도법에 따라 정진을 가장 먼저 해야 합니다. 정진을 하고 난 후에 밥을 먹든지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정진을 가장 먼저 하지 않는 사람은 수행자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출가해서 24시간 동안 수행 정진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하루에 1시간은 수행 정진을 하고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살겠다고 약속한 사람만이 정토행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정토행자들의 수행이야말로 정토회의 가장 큰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토회는 수행을 기초로 해서 다른 활동들을 합니다. 정토회에서는 ‘기도를 해야 죽어서 극락에 갈 수 있다’ 이런 얘기를 일절 하지 않습니다. ‘수행을 하면 복을 받는다’ 이런 얘기도 하지 않습니다. 수행을 하면 지금 내 마음에 괴로움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Thank you.”
스님의 설명에 INEB 참가자들은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한 후 스님은 휴식 시간을 활용하여 그룹 미팅을 이어나갔습니다. 가장 먼저 술락 시바락사 박사님과 차담을 하면서 어제 하루 일정이 어떠했는지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이어서 비구니 스님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은 스님이 인도의 불가촉천민마을에 세운 수자타 아카데미에 대해 많이 궁금해했습니다. 스님은 수자타 아카데미를 세우게 된 배경, 지금까지의 역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룹 미팅을 마치고 곧바로 8시 30분부터 INEB 명상수련 2일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명상을 한 타임씩 할 때마다 스님이 명상을 하는 자세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제가 단식을 70일까지 해본 적이 있습니다. 음식은 안 먹어도 100일까지 살 수 있습니다. 물은 안 먹으면 2주밖에 못 삽니다. 그러나 숨을 안 쉬면 5분 안에 죽습니다. 생명에는 호흡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처님의 제자가 부처님께 물었습니다.
‘목숨이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숨이 한 번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다.’
들어온 숨이 나가지 못해도 죽습니다. 나간 숨이 들어오지 않아도 죽습니다. 숨은 바로 생명입니다. 마음을 코끝에 관심을 모아서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애써서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쉬는 숨을 알아차릴 뿐입니다. 아무런 애씀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편안한 상태에서 그냥 호흡하는 것을 구경하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자꾸 다른 데로 끌려갑니다. 볼록렌즈로 햇빛을 한쪽으로 모으면 불이 일어납니다. 그것처럼 우리의 관심을 코끝에 집중해서 숨이 들어올 때 들어오는 줄 알고, 숨이 나갈 때 나가는 줄 압니다. 그 외에는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마치 곰이 겨울잠을 자듯이 편안하게 숨만 쉽니다. 호흡을 분명하게 알아차립니다.”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30분간 명상을 하고, 10분간 포행을 하고, 다시 30분간 명상을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는 그룹 미팅을 이어나갔습니다. 점심에는 시니어 그룹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미국인이고 일본에서 수계를 받은 알란 법사님, 호주의 여성 활동가, 대만에서 온 닥터 요 부부, 모두 INEB의 이사를 맡고 있는 분들입니다. 호주의 여성 활동가는 먼저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We are very grateful that Ven. Pomnyun Sunim has donated the Niwano Peace Prize award money for the education of females."
(스님께서 니와노 평화상을 받고 나서 그 수상금을 동남아 여성 교육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부해 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드립니다.)
알란 법사님은 어제 스님이 한 법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I think Buddhism is becoming yet another tool to satisfy individuals' desires. As Sunim mentioned yesterday, consumerism and money seem to be the number one religion today."
(불교가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구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어제 스님께서 법문 할 때 말씀하신 것처럼 소비주의, 돈교가 제1의 종교인 것 같습니다.)
스님은 알란 법사님의 지적에 공감했습니다.
“목사나 스님들을 만나서 얘기해 보면 교회를 얼마나 많이 짓고, 절을 어떻게 세우고, 이런 얘기들만 하지 수행이나 기후 위기, 전쟁 위기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In the West, the idea is spreading that Buddhism is a religion for wealthy people. This is because to practise, you need money and time. Buddhism is failing to reach the isolated."
(서양에서는 불교가 돈 있는 사람들이 갖는 종교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요. 수행을 하려면 돈도 있어야 하고, 시간도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외된 계층에게는 불교가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 어떤 불교는 굉장히 상업화된 곳도 있습니다. 4박 5일 수련에 참가하는 비용이 2천 불이 넘습니다. 술을 먹고 골프를 치는 방식으로는 즐거움을 얻는 데에 한계가 있으니까 이제는 명상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흐름이 생긴 것 같아요. 명상이 하나의 상품이 되어 있는 것이죠. 그런 목적으로 진행되는 명상 프로그램에는 계율을 전혀 가르치지 않습니다. 명상은 결국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되어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푸는 것에만 그치고 있습니다.”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명상을 시작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대강당으로 향했습니다. 1시 10분부터 다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의 안내에 따라 30분간 명상을 하고, 10분간 포행을 하고, 30분간 명상을 했습니다.
1박 2일 동안의 명상 수련을 모두 마치고 그룹별로 모여서 마음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INEB 참가자들은 “짧은 명상이었지만 마음이 고요해졌다”, “스님의 안내를 들으며 명상의 원리가 무엇인지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등등 각자가 느낀 소감을 자유롭게 나누었습니다.
오후 3시 30분부터는 봉암사를 방문하기 위해 모두 정토 연수원 본관 앞 계단에 모였습니다. 먼저 INEB 참가자 전체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스님이 봉암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했습니다.
“봉암사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입니다. 조계종 종단에서 특별 수도원으로 제정한 곳이어서 스님들이 집중적으로 수행에만 전념하는 도량입니다.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사찰은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지만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특별히 허락을 얻어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는 봉암사에서 부목으로 살았던 적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스승님인 서암 큰스님이 이곳에 조실로 추대되어 선원을 이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봉암사로 출발해 보겠습니다.”
“Thank you.” (박수)
특별히 허락을 받아서 방문한다는 이야기에 모두 큰 박수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스님은 정토경전대학 생방송 강의 준비를 해야 해서 문경 수련원으로 이동했고, INEB 참가자들은 봉암사로 향했습니다. 이동하는 중에 저 멀리 바위산이 우뚝 솟은 희양산의 모습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희양산 남쪽 너른 터에 자리한 봉암사로 올라가는 길은 단풍이 물 들어서 절경을 이루었습니다. 봉황과 같은 바위산에 용과 같은 계곡이 흐르고 있어 예로부터 봉암용곡이라고 불린 곳입니다.
일주문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고, INEB 참가자들은 단풍나무 아래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단풍나무 아래에서 태국에서 온 참가자 중 한 명이 아름다운 전통 피리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다시 정토 연수원으로 돌아온 후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스님은 베트남에서 온 청년 그룹과 미팅을 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청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불교가 전파되고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녁 6시 45분에 예불을 함께 한 후 7시부터 스님과의 즉문즉설 시간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조금 가볍게 영상을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스님이 영상에 대해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첫 번째로 보여 줄 영상은 부처님이 6년 동안 수행하신 둥게스와리 마을에 세워진 수자타 아카데미의 모습을 담은 영상입니다. 구걸을 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보통 아이들과 똑같이 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보여 줄 영상은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로힝야족 난민들에게 가스스토브 10만 개를 지원한 모습을 담은 영상입니다. 4년 전에 미얀마에서 대규모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피난을 오게 되었는데, 음식 조리와 난방을 하기 위해 산에 있는 나무와 풀을 베는 바람에 주위 산림이 황폐해졌습니다. 또 여자들이 나무를 하러 갔다가 납치되거나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JTS에서는 4년 전에 가스스토브 10만 개를 지원했고, 지금은 주위 산이 나무와 풀로 우거졌습니다. 그런데 이주해 온 난민들이 더 많아져서 지난 9월에 다시 가스스토브 10만 개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보여 줄 영상은 필리핀 민다나오에 지은 학교를 방문하고 온 모습을 담은 영상입니다. 이슬람 반군(MILF)이 있는 지역이나 신인민군(NPA)이 있는 산간 지역은 분쟁으로 인해 학교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JTS에서는 민다나오의 평화를 위해 지난 20년 동안 70여 개의 학교를 지었습니다. 반군 지도자와 만나서 학교에 나오는 선생님의 신분과 안전을 보장해줄 것을 약속받고 학교를 계속 만들어 나갔습니다. 그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굶주리는 사람들을 돕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을 보살피고, 분쟁이 있는 곳에 학교를 짓는 모습을 보고 INEB 참가자들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님이 궁금한 점이 있는지 묻자 여러 명이 손을 들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본인도 스님처럼 세상에 도움이 되는 많은 일들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질문했습니다.
많은 돈을 모아서 값어치 있게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죠?
“These days I see that so much money around the world is going into destruction. For example, making weapons, dropping bombs, and many useless things. But, I see that you have, over many years, I guess you have gathered so many resources that you are able to give this kind of humanitarian aid. And you also built this beautiful center where people can practice. So, I, too, want to gather resources to do good things. I don’t know how to do that. Can you teach me anything?”
(오늘날 세상에서 정말 많은 돈이 파괴하는 데에 쓰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기라든지 폭탄이라든지 여러 쓸데없는 것들에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는 지난 수년간 정말 많은 자원들을 모으셔서 인도적 지원을 하는 데에 잘 쓰고 계십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수행할 수 있는 이렇게 아름다운 센터를 지으셨습니다. 저도 스님과 같이 많은 자원들을 모아서 좋은 곳에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스님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17살 때 절에 들어와서 53년 동안 활동을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곳으로부터도 지원을 받은 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불교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고, 대학생들과 함께 여러 가지 활동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학원에서 수학 강사를 하면서 돈을 벌어 가면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부족한 부분은 학생들이나 청년들이 회비를 내어 충당했습니다. 처음으로 서울에 사무실을 낼 때는 20평짜리 작은 사무실을 임대해서 시작했습니다. 제가 새로운 불교를 가르친다고 전단지 2천 장을 돌렸는데 첫째 날에 겨우 3명이 왔어요. 3개월짜리 프로그램이었는데 첫 번째 강의를 듣고 2명이 떨어져서 1명만 남은 겁니다. 그 1명에게 3개월 동안 가르쳤습니다.
다음번에는 그 1명이 4명을 데려오고, 새로 3명이 와서 7명이 되었어요. 이렇게 아주 느리게 하나하나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 내일모레 가는 문경 수련원도 처음에는 천막을 치고 시작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사람들에게 돈을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인도에 불가촉천민들을 돕는 일을 할 때도 돈을 달라고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직접 인도 성지순례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돈을 모았습니다.
인도 성지순례 참가비를 다른 단체보다 비싸게 받는 게 아니라 식비와 숙박비에 드는 경비를 최대한 줄여서 돈을 모았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인도 성지순례를 가면 주로 호텔에서 잠을 잡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순례자가 호텔에서 자는 건 말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순례자 모두가 호텔이 아닌 순례자 숙소에서 잠을 잡니다. 이렇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했어요. 저는 농담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선불제가 아니라 후불제다’
내가 먼저 먹어보고 좋으면 그때 지불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도 전부 다 무료로 하고, 활동도 무료로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최근 들어서 조금씩 보시로 돌아오고 있어요. 정부나 기업에 어떠한 프로젝트도 청하지 않습니다. 전부 회원들이 보시한 적은 돈을 모은 것입니다.
저희는 수입이 많은 게 아니라 지출이 적습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자원봉사로 이 활동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하는데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지출이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돈을 모아서 이런 좋은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정토회의 회원이 된 사람은 정토회 활동으로는 어떤 개인적 이익도 추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합니다. 내부에서 상거래 및 금전 거래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토회 밖에서는 자유롭습니다. 좋은 일이라고 너무 일을 크게 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됩니다. 수행자가 자꾸 돈을 구걸하면 거지가 되잖아요. 돈이 없으면 그 일을 안 하면 됩니다. 왜 꼭 그 일을 해야 합니까? 걸식을 할 때는 절대 달라고 하면 안 됩니다. 수행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주든, 주지 않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부처님의 걸식 원칙을 100퍼센트 지키기는 어렵지만 가능하면 지켜가려고 합니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붓다나 그 당시 상가처럼 지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당시 상가를 모델로 해서 정토회 내에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대한 해보려고 합니다.
부처님도 세속에 있을 때는 하인을 부렸지만, 출가한 이후에는 하인을 둔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어떤 활동을 하든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습니다. 만약 절에서 노동자를 고용하게 되면 사용자와 고용인이라고 하는 세속적 관계를 맺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친구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세속사회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고 ‘일 시키고 돈 안 준다’ 이렇게 나쁘게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정토회는 시대가 바뀌었지만 붓다의 가르침에 근접해 보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별한 팁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이어서 질문 하나를 더 받아서 답변을 한 후 7시 40분에 대화를 마쳤습니다. 스님은 곧바로 문경 수련원으로 이동해 정토경전대학 생방송 수업을 했고, INEB 참가자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INEB 3일째 날입니다. 오전에 운문사를 방문하여 ‘비구니 연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한 후, 오후에는 두북 수련원을 방문하여 농장과 재활용센터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