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7.1 산윗밭 김매기, 금요 즉문즉설
“상견례를 두려워하는 여자친구, 어떻게 설득하죠?”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농사일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어제에 이어 산윗밭으로 올라갔습니다. 일손이 부족해서 어제부터 공동체 법사단에서 몇몇 법사님들이 와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어제 윗단에 모란밭, 도라지밭에 김을 다 매고 오늘은 아랫단에 도라지밭을 맬 차례입니다.

온통 초록색 잡초로 뒤덮인 무시무시한 밭이 스님과 법사님들을 맞이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일감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이 밭은 ‘도라지밭’이에요. 올봄에 도라지를 심어서 싹이 났어요. 작년에 들깨 농사를 지었던 밭이라 들깨를 수확하면서 떨어진 씨앗이 저절로 자라서 들깨도 많습니다. 도라지와 들깨를 빼고는 싹 뽑으면 돼요. 한 줄에 두 사람씩 맡아서 풀을 맵시다.”

두둑마다 두 사람씩 앉아 풀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풀을 뽑고 있는 법사님들과 행자님들을 보고 스님은 다시 한번 안내를 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밭은 들깨밭이 아니라 도라지 밭이에요.(웃음) 도라지 싹까지 뽑으면 안 돼요.”

“도라지 싹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모와 피를 구분하는 것보다 더 어렵네요.” (웃음)


도라지 싹을 잘 아는 법사님이 도라지 싹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다시 풀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도라지 싹을 살리려면 저절로 동작에 깨어있어야 했습니다. 법사님들의 손길이 지나자 황토색 흙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무성히 자란 깻순을 벴습니다. 들깨가 저절로 잘 자라서 순만 쳐주어도 아주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묘당 법사님은 두둑과 두둑 사이에 풀을 예초기로 벴습니다.

그늘 한 점 없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1시간 30분을 일하고 잠시 쉬었습니다.

“자, 10분간 휴식합시다!”

트럭이 만든 작은 그늘 아래 옹기종이 모여 앉아 시원한 물을 들이켰습니다.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여러분을 일 시키려니 저도 그만큼 일을 해야 하네요.” (웃음)

딱 10분 휴식하고 다시 햇볕 속으로 들어가 하던 일을 마저 했습니다.




물을 들이부은 것처럼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무성한 풀숲은 밭의 모양새를 갖추었습니다.


울력을 마치고 내려가는 손에는 깻순이 한 자루씩 들렸습니다.


낮 기온이 35도를 찍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렀습니다. 뙤약볕을 피해 낮에는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손님들이 스님을 찾아와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이 되자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56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방송실 카메라 앞에 자리하고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오늘 날씨가 많이 무덥죠. 제가 있는 두북은 35도까지 올라갔습니다. 올해로써 기온이 최고로 많이 올라간 것 같아요. 신문 기사를 보니까 6월 말에 도쿄는 36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역사상 처음이라고 하는 폭염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아침 일찍 밭에 나가서 농사일을 했는데 정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더웠습니다. 나중에 등을 보니까 땀띠가 생긴 것 같아요. 곧 태풍이 올라온다니까 폭우가 쏟아지지 않겠나 생각을 합니다.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밀려서 지금 북한에 폭우가 쏟아진다고 하네요. 이런 이상 기온이 모든 인류가 걱정하는 기후위기의 한 조짐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희들이 자랄 때와 다른 날씨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더워진 날씨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결혼하고자 하는 여성이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올리는 것을 두려워서 못하겠다고 한다며 어떡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결혼 상견례를 두려워하는 여자 친구, 어떡하죠?

“지금 3년을 만나고 있는 착하고 참하며 저한테 헌신적인 6살 연상 여인이 있습니다. 미래를 같이 하기로 했는데 양가 부모님을 서로 뵙고 인사드리자고 하면 자꾸 싫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저와 어머니가 통화를 할 때마다 어머니가 화를 내시고 욕하는 걸 옆에서 듣고 무서워서 그렇다고 합니다. 또 여자 친구의 큰오빠가 엄청 고지식하신데 남자를 데리고 올 거면 집에 올 생각하지 말라고 욕을 하고 엄포를 놓는다고 해요. 결국 양가 인사를 하는 게 무서워서 못 가겠다고 합니다. 저는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설득하면 될까요?”

“질문자는 몇 살이에요?”

“43살입니다.”

“43살이면 성년이에요? 미성년자예요?”

“성년입니다.”

“성년이라면 오빠의 승낙도 없이, 엄마의 승낙도 없이, 그냥 둘이서 결혼해서 살면 되지 무엇 때문에 오빠의 승낙을 받고, 엄마의 승낙을 받으려고 그래요?”

“그래도 인사는 가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는 인사를 가기가 싫다고 하잖아요. 가는 게 무섭다고 하잖아요. 상대가 인사를 가서 서로를 알려드리는 게 좋다고 한다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죠. 인사를 안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인사를 가기가 힘들다는 사람을 왜 억지로 끌고 가서 인사를 시키려고 그래요? 자기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결혼해서 잘 사는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건 자기 생각이죠. 여자 친구가 질문자의 어머니한테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 있겠어요? 그냥 잘 살면 되죠. 왜 누구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결혼생활을 해요? 그건 질문자의 요구이고, 질문자에게 필요한 거죠.”

“그래도 명절이라든지 생신이라든지 이럴 때 부모님을 찾아뵙는 게 도리이지 않을까요?”

“찾아뵐 수 있으면 좋지만 부인이 싫다면 안 가도 됩니다. 질문자도 만약에 여자 친구 집에 갔는데 오빠가 계속 쌍욕을 한다면 그 집에 또 가고 싶겠어요? 질문자는 한 번 가고 나서 두 번은 절대로 안 갈 거예요. 자기는 그럴 거면서 왜 여자 친구는 꼭 와서 인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벌써부터 두 여자의 비위를 맞추겠다고 생각을 하면 결혼을 못 해요. 차라리 결혼을 안 하는 게 낫죠. 젊은 여자하고 살려면 늙은 여자를 과감하게 버려야 돼요. 늙은 여자를 못 버리면 젊은 여자는 포기하고 늙은 여자 하고 같이 살아야 해요. 양다리는 걸치지 마세요. 나이가 43살 된 사람이 아직까지 양다리를 걸치고 살려면 어떡해요? 요즘 세상에 그렇게 살려고 하는 여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여자 친구가 말 잘 듣고 착하니까 좋아 보이죠. 그런데 여자 친구가 이런 사람도 싫고 저런 사람도 싫다고 자꾸 얘기한다면, 여자 친구는 사회 적응력이 좀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음에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런 여성에게 ‘이런 것도 해라’, ‘저런 것도 해라’, ‘시어머니께 뭐도 해라’, ‘제사도 해라’ 이렇게 요구하면 감당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여자 친구는 착하지만 트라우마가 있구나. 사회 적응력이 좀 떨어질 수 있겠구나’ 이렇게 인지하셔야 해요. 여자 친구는 화가 났을 때 능히 욕도 하고, 뻔뻔스럽게 같이 어울리기도 할 수 있는 적응력이 없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질문자가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면 질문자가 여성을 딱 보호해야 돼요. 아내가 외부의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환경을 자기가 막아줘야 됩니다. 그럴 자신이 있으면 그 여성과 결혼하고, 안 그러면 그 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안 좋아요. 아내는 어머니한테 잘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욕을 해도 ‘네가 이해하라’ 이렇게 하려면, 그 여성은 결혼 상대자로서 안 맞다는 겁니다. 그 여성은 질문자를 보고 결혼하지, 질문자의 뒤에 있는 시댁 식구들을 보고 결혼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왜 자기하고 결혼했는데 왜 자기 어머니를 갖다 붙이려고 그래요?”

“그러네요.”

“그런 생각을 자꾸 한다면 자기는 아직 결혼 준비가 안 된 사람이에요. 자기가 좋은 것만 생각하는 거예요. 나한테 잘한다고 해서 ‘어머니한테도 잘해라’, ‘어디에도 잘해라’ 그렇게 자꾸 요구하면 그 결혼은 성공을 못 해요. 내가 정말로 그 여성과 결혼하고 싶다면 이렇게 과감하게 얘기해야죠.

‘어머니 안 만나도 돼. 제사 때 안 가도 돼. 내가 갈게. 너는 집에 있어. 그건 내가 확실하게 보장해 줄게.’

아내가 가겠다면 당연히 가면 좋죠. 그런데 이 여성의 성향으로 봐서는 그게 굉장히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결혼하고 나서 질문자가 어머니하고 아내 사이에서 늘 아내 보고 ‘어머니 성격이 그러니 네가 이해해라’ 이렇게 하면 아내는 스트레스받아서 같이 못 삽니다.

그러니 어머니한테 내가 결혼하고 싶은 여성이 있다고 얘기하세요. 자기보다 나이가 6살 많으니까 어머니가 선뜻 좋은 말을 안 하겠죠. 어머니가 여자 친구에게 ‘네가 우리 아들하고 살아줘서 고맙다. 어디서 복덩이가 굴러왔니’ 이렇게 말하실 분이에요?”

“아닙니다.”

“아닌데 왜 거기에 데려가려고 그래요? 나이가 스무 살 미만이라면 부모의 승낙을 얻어야 결혼이 가능하지만, 스무 살이 넘은 성인은 자기들이 결정하면 되잖아요. 동물들도 다 적당하게 크면 알아서 교미하고 새끼 낳고 잘 살잖아요. 나이 마흔셋은 옛날 같으면 손자를 볼 나이인데 아직도 어머니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을 하는 것을 보니까 마마보이 같네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마마보이가 아니면 저한테 ‘어머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합니까?’ 이렇게 물어봐야죠. 그게 아니라 ‘여자 친구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요?’ 하고 물어보니까 자기 생각이 잘못됐다고 제가 이렇게 큰 소리를 치는 거예요.

만약 어머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냐고 물었다면 방법은 간단합니다. 어머니에게 ‘제가 장가가는 게 좋겠어요? 혼자 사는 게 좋겠어요?’ 이렇게 딱 물어보세요. ‘장가가야지’ 이러시면 이렇게 또 물어보세요.

‘좋은 여자가 있는데, 그 친구는 그냥 딱 둘이만 살고 싶어 하지 다른 사람하고 같이 안 살려고 그럽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어요?’

‘그런 여자는 안 돼.’

‘그러면 저는 평생 혼자 삽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이렇게 대화를 해서 어머니와의 정을 딱 끊어야 합니다. 항상 이걸 못하는 남자들이 늘 문제를 일으켜요. 양다리 걸쳐 놓고 양쪽을 다 가지려고 하는 남자들 때문에 고부 갈등이 생기는 겁니다. 결혼을 했으면 부모가 나를 어떻게 키웠든 기본적으로 정을 딱 끊고 새로운 가정에 충실해야 합니다. 남편은 부인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옛날 가족을 만나야 하고, 부인은 남편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옛날 가족을 만나야 해요. 그래야 새로운 가정이 보호가 됩니다.

그런데 남자의 옛날 가족들이 결혼하는 날만 축하하고, 그다음 날부터 ‘네가 뭐가 모자라서 꽉 잡혀 사냐? 네가 나이도 젊지 않냐? 신혼 초에 딱 잡아야 된다. 늦게 들어오는 거 봐주면 안 된다’ 이러면서 계속 싸움을 부추깁니다. 그래서 대부분 결혼이 깨집니다. 결혼을 한 후에 남자는 옛날 가족들을 딱 차단을 해야 합니다. 설사 부모형제가 뭐라고 해도 ‘결혼 생활은 내가 하는 것이지 당신이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대답할 정도로 딱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어머님을 간호해야 할 일이 생기면 본인이 해야지 부인에게 맡겨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자기가 해야 할 효도를 부인한테 떠넘기고, 자신은 효자라는 말을 들으려고 합니다. 옛날에나 그렇게 살았지만 요즘 어느 여자가 그렇게 살겠습니까? 만약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질문자는 결혼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어머니께 ‘내가 혼자 사는 게 좋겠습니까? 결혼하는 게 낫겠습니까?’ 이렇게 단호하게 물어보고, 결혼할 상대가 나이가 많든, 아이가 있든, 어머니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명확하게 갖고 있어야 여자 친구도 질문자를 믿고 결혼을 할 수 있습니다.”

“예, 잘 알겠습니다.”

“관점이 잡혔어요?”

“네.”

“이런 관점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하면 가정불화가 생겨서 결혼 생활이 힘들어집니다. 더군다나 결혼할 상대가 넉살 좋은 사람도 아니잖아요. 착한 사람이 좋은 게 아닙니다. 착한 사람은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 속으로 온갖 생각을 다 합니다. 착한 여자가 더 무섭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성격이 괄괄한 사람은 불평불만을 다 표출하기 때문에 다툼이 생겨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사람은 어느 순간 짐 싸서 나가버립니다. 부처님 같은 성인이 아닌 다음에는 남편이 하자는 대로 다 하고, 남편 말이 무조건 옳다고 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다만 입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걸 착하다고 말하죠. 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못 드러내는 것은 심리적인 억압이 있기 때문입니다. 착하다고 하는 사람은 심리적인 억압이 있을 확률이 높아요. 그걸 착하다고 오해하면 나중에 크게 폭발합니다.

질문자 같은 사람에게는 차라리 마음에 안 들 때 화도 내고 욕도 하는 그런 배우자가 더 낫습니다. 어머님이 욕하면 같이 대드는 여자가 더 나아요. 착한 여성은 말을 안 할 뿐이지 분별심이 없는 게 아닙니다. 착한 여자와 결혼하려면 질문자가 가족들로부터 보호막을 쳐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남편에게만 잘하는 부인을 찾기도 어려운데, 시어머니에게도 잘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마흔이 아니라 환갑이 되어도 결혼하기 어렵습니다. 꼴을 보니 저처럼 결혼을 못 할 수도 있겠어요.” (웃음)

“여자 친구와 좀 더 대화를 해서 좋은 방향으로 결정을 하겠습니다.”

“여자 친구를 설득해 보려고 하는 거예요?”

“스님께서 오해하신 부분이 있는데, 그래도 결혼을 하려면 처갓집에 인사도 드리고 상견례도 해야 하니까 그런 의미로 말씀을 드린 겁니다.”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질문자는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스님 말도 안 듣고 나를 오해한다고 말하는 사람이에요. 아내가 될 사람이 상견례를 하자고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상견례를 힘들어한다면 억지로 해서는 안 돼요. 결혼을 하려면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결혼을 안 해도 괜찮으면 억지로 상견례를 해보세요. 그러다 결혼이 깨질 수도 있으니까요. 더욱이 아내 될 사람은 나이가 48세 정도 될 텐데 그 정도 나이 먹은 사람이 어디 가서 허리 굽히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게 가능한 사람이었다면 더 젊었을 때 결혼을 했을 거예요. 착해 보여도 자기 고집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꼭 상견례를 안 해도 그냥 두 사람이 결혼해서 살면 됩니다. 요즘은 결혼식 안 하고 사는 사람도 많아요. 프랑스는 전체 동거인의 50% 이상이 혼인신고도 안 하고 산다고 해요. 이미 6살 연상인 여자와 결혼하는 자체도 사회적인 통념에서 벗어나 있는 데다가 요즘 결혼 풍속도 많이 바뀌었는데, 왜 상견례를 고집해요? 중년의 나이에 맞게 서로 상의해서 결정해도 됩니다. 상견례를 안 할 수도 있고, 결혼식도 하객 없이 할 수도 있고, 혼인신고를 안 하고 그냥 동거를 할 수도 있어요. 관례를 따르면 좋지만 상대가 싫다면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문제입니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기가 옳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는 반증입니다. ‘이 정도는 해야 한다’ 하는 것을 포기해야 진정으로 상대의 뜻을 수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한 대로 해야 장가를 갈 수 있어요. 자기 고집대로 하면 스님처럼 결혼을 못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 할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저희 어머니한테 많이 못되게 구셨습니다. 가족들은 갑자기 아픈 할머니를 보고 잘해드리라 합니다. 할머니가 안쓰럽긴 하지만 미운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건강염려증이 있어 하루에 한 번씩 전화하여 아프다고 호소하시는 친정어머니 때문에 힘듭니다. 친정어머니가 아프다고 해도 제 마음에 괴로움이 없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현재에 만족하기만 하는 남편을 보고 있으면 우리 집만 발전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고 미래가 두렵습니다. 어떡하죠?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다음 시간을 기약하고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한 후 논에 피를 뽑는 일을 하고, 결사행자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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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란

스님의 명확한 관점 .시원합니다.
진작에알았다면 엿날에 남편을 덜 과롭게 했을텐데,.
부처님 법 알고 편안합니다

2022-07-11 20:29:30

청정화

감사합니다

2022-07-08 16:05:45

세숫대야

고맙습니다()()()

2022-07-06 22: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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