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7.2 천일결사 기도, 결사행자회의, 들깨 심기, 김매기
“망설임이 적고 시원시원한 사람이 되는 방법”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종성, 예불,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을 차례대로 했습니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스승은
내게 발 닦는 수건을 건네주셨다.
‘이 청정한 물건에 생각을 집중시켜
마음을 가다듬어 보게’라고 말씀하시면서.

나는 스승의 말씀을 듣고
이를 음미하면서
최상의 도리를 깨닫기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나는 세 가지 명지를 터득하였다.
붓다의 가르침은 실현되었다.

<주리반특 비구>

경전 독송이 끝난 후 곧바로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아침 기도 잘하셨습니까? 처음 기도하시는 분들은 이제 백일기도를 시작한 지 40일을 넘겼으니까 지금까지 해온 것만 해도 장한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처음 할 때는 과거의 습관으로부터 저항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하기 싫다’, ‘힘들다’ 이런 마음이 들게 되고, 거기에 사로잡히게 되면 ‘이거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는 회의감까지 들어서 결국은 그만두게 됩니다.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한다

대결정심이란 꼭 목숨을 걸고 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한다’ 이런 뜻입니다. 어떠한 심리적 저항이 오더라도 거기에 털끝만큼의 핑곗거리를 두지 않는다는 자세로 임하는 겁니다. 몸이 아파도 하고, 비가 와도 하고, 바빠도 하는 거예요. 이렇게 빈틈을 주지 않으면 저항이 처음에는 강하게 일어나다가 결국 물러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절하는 것은 하고자 하는 마음만 내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늘에 있는 해를 가져오라는 것도 아니고, 달을 가져오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일은 아무리 결심하고 노력한다고 해도 이룰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서 한 시간 동안 108배 절을 하는 건 본인이 안 하려고 해서 못하는 것이지,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안 하던 사람이 하려고 하면 저항이 따를 뿐입니다. 그럴 때 그 저항에 끌려가지 말고 그냥 해버리면 이내 3일이 지나고, 7일이 지나고, 10일이 지납니다. 시간이 지나도 저항은 계속되고, 유혹은 계속 일어납니다.

‘조금 더 자고 일어나서 하면 어떨까?’
‘오후에 하면 어떨까?’
‘꼭 이렇게 아플 때까지 기도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이런 유혹은 늘 기도를 하기 전에 일어나지, 기도를 하고 나면 사라집니다. 부처님과 같이 위대한 분도 6년 동안 고행을 할 때 마왕이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이렇게 수행한다고 무엇을 이룰 수 있겠는가?’
‘이렇게 수행하다가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렇게 ‘마왕의 유혹’이라고 표현된 내용은 모두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저항입니다. 늘 하던 습관대로 하지 않으면 무의식에서 저항이 일어납니다. 그런 저항을 용납하지 않고 단호한 자세를 취하면 저항을 이겨내는 건 큰 어려움이 아닙니다. 그런 유혹은 마음을 탁 내버리면 사라져 버립니다. 대단한 각오와 결심이 필요한 게 아니라 유혹을 용납하지 않는 자세와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한다’ 하는 가벼운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망설임이 적고 시원시원한 사람이 되는 방법

아침에 알람이 울리면 그냥 일어나고, 기도 시간이 되면 그냥 기도를 하고, 마음이 내켜도 하고, 마음이 안 내켜도 하는 겁니다. ‘그냥 한다’ 하는 관점을 갖고 털끝만큼의 흔들림도 없다면 중심이 잡힙니다.

이렇게 기도를 하면 기도하는 것만 중심이 잡히는 게 아니라 삶의 중심도 잡힙니다. 하루에 한 시간 기도를 한다고 해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많이 바뀌겠어요?

그렇지만 ‘하기로 했으면 한다’ 하는 이런 자세가 자리를 잡으면, 이 세상에 어떤 일도 일단 하기로 마음을 먹고 난 다음에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인생살이에 망설임이 적어집니다. ‘한 번 해보자’ 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사람이 시원시원해집니다.

반면에 기도를 하다가 말다가 반복하면 아예 기도를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다가 멈추는 게 습관이 되어서 매사에 꾀를 내고 망설이게 됩니다. 그런 다음 ‘몸이 아파서 못했다’, ‘너무 더워서 못했다’ 이렇게 핑계를 댑니다.

요즘 우리의 생활은 50년 전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좋아졌습니다. 먹고 입고 자는 것도 좋아졌고, 일을 할 때도 도구들이 많이 발달되어서 훨씬 편리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사람들이 옛날 사람들보다 더 힘들어합니다. 그 원인은 마음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더한 어려움도 겪었기 때문에 우리가 보기에 어려운 일도 기꺼이 해내는데, 요즘 사람들은 별일 아닌 것도 마음속에서 자꾸 흔들림이 생깁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자녀들은 이런 어려움이 더욱 커질 거예요.

과거의 상처가 아주 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법의 이치를 깨치면 상처가 치유됩니다. 그런데 몸과 마음에 나태한 습관이 들어버린 사람은 변하기가 어렵습니다.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은 영양분만 보충하면 고쳐지지만,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 비만은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비만을 해결하는 데는 자제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제력을 기르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영양실조보다 비만이 더 심각한 병이에요. 과잉노동보다는 운동부족이 건강을 해치는 더 큰 문제입니다. 여러분도 적절하게 먹고, 적절하게 일하고, 정신적으로는 항상 주어진 조건을 긍정적으로 보고 수용하고, 변화를 위해서는 약간의 손실을 감수하고, 이런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해온 것으로도 훌륭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앞으로도 마음을 쉽게 접거나 포기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꾸준하게 정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이어서 오늘 읽은 경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바보 주리반특

“오늘 우리가 읽은 경전은 천하의 바보 ‘주리반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바보를 상징하는 인물은 ‘온달’인데, 인도에서는 부처님 당시의 수행자였던 ‘주리반특’이 바보의 대명사였어요. 형과 함께 부처님의 법을 좋아해서 출가하고 수행 정진을 했는데, 형은 비교적 머리가 명석해서 법의 이치를 깨닫고 훌륭한 수행자가 되었지만, 동생 주리반특은 아둔해서 법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기억력도 나빴고, 말귀를 알아듣는 힘이 부족한 인물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형제 사이에는 동생이 너무 법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창피했는지, 어느 날 형이 동생에게 ‘그렇게 공부해서는 이치를 깨닫지 못한다’며 집에 돌아갈 것을 권유했습니다.

주리반특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노력을 해도 잘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형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의 상처가 컸습니다. 그래서 정사 밖으로 나가 울고 있었습니다. 대신 집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습니다. 자기도 깨달음을 얻고 수행 정진을 하고 싶은데, 아둔함 때문에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던 거예요. 게다가 같이 출가한 형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더 이상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형한테 가서라도 도움을 청하고, 형의 애정과 자비심으로 뭔가를 해볼 수 있을 텐데, 형이 보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집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니 기댈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사 입구에서 울고 있는 주리반특을 부처님께서 보시고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주리반특이 ‘제가 너무 아둔해서 형이 집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습니다. 막상 가려니 아쉽고, 그렇다고 계속 있으려니 제가 생각해도 진척이 없을 것 같고, 그저 마음이 아파서 이렇게 망설이고 있습니다’라고 하니 부처님께서 정사로 데리고 들어가서 발 닦는 수건을 주면서 ‘이 물건에 마음을 집중시켜라’ 하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티끌을 털고 때를 닦으라

경전에 따라 발 닦는 수건 대신 ‘청소를 시켰다’라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고, ‘티끌을 털고 때를 닦으라’ 하는 마음을 집중시키는 주제와 함께 청소를 시켰다고 기록되어 있는 경전도 있습니다.

앉아서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만 명상이 아니고, 걸으면서 동작을 알아차리는 것만 명상이 아닙니다. 청소를 하면서 청소에 집중을 하는 것도 명상입니다. 청소하기에 바쁜 게 아니라 청소에 집중을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티끌을 털고 때를 닦으라’에 집중을 하는 것도 정진입니다. 걸레 빠는 것에 집중을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티끌을 털고 때를 닦으라’에 집중을 하는 겁니다.

그러다가 바닥이 깨끗해지고, 검은 걸레가 하얗게 변하는 것을 보면서 어느 순간 우리의 마음도 ‘탐진치 삼독’이라는 때에 절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것을 씻어내면 본래의 마음으로 깨끗해진다는 이치를 체험적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걸 요즘 말로 하면 ‘노동선(禪)’이라고 할 수 있겠죠. 청소를 하는 동작 속에서 깨우침을 얻은 것입니다.

그리고 세 가지 명지를 터득했다고 나옵니다. 세 가지에 대해 훤히 밝아졌다고 하여 흔히 삼명(三明)이라고 하는데, 이는 ‘현재에 깨어있다’, ‘현재 결과의 과거 원인을 안다’, ‘현재를 보고 미래의 결과를 안다’ 하는 의미입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훤하게 알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대부분 능력을 소중하게 여기는 맥락에서 신통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는데, 여기서 삼명은 자기 상태와 주변 상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온전히 깨어있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까지 법문을 하고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곧바로 작업복을 갈아입고 논에 피를 뽑으러 나갔습니다. 오늘은 논의 가장자리에 새로 구입한 도구를 이용하여 피를 긁어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내일 봉사자들 50여 명이 와서 함께 피를 뽑을 예정인데, 어떤 도구를 쓰면 좋을지 스님이 먼저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이 방식은 피가 적은 곳에 유용한 방법이네요. 잔풀을 제거하기에는 효과적인데, 피가 아주 많은 곳에는 직접 손으로 하는 게 최선일 것 같아요.”

가장자리에 난 피를 모두 제거한 후 아침 울력을 마쳤습니다. 곧바로 두북 수련원으로 다시 돌아와 8시부터 결사행자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1차 만일결사 회향과 2차 만일결사 시작을 앞두고 만일준비위원회와 천일준비위원회에서 다양한 안건을 준비해와서 발표했습니다. 결사행자들의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30년 전 제1차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 전국 동마다 법당을 만들고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바로 수행하고 봉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국에 있는 동의 개수를 세고, 각 동마다 100명씩 모인다고 가정하니, 전국적으로 50만 명이라는 숫자가 나왔고, 그렇게 국민의 1%를 수행자로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아직 달성하지 못한 목표이긴 하지만 우리는 그 꿈을 향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국민의 1퍼센트가 수행하고 봉사한다면

처음에 우리가 이 계획을 세울 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우리가 그 숫자에 미치지 못했다고 하여 그 꿈이 허황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온라인상에서 전법이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메타버스 등 가상세계가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30년 뒤에는 세상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만큼 지금의 생각을 가지고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가능한 목표다’, ‘불가능한 목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효용이 없습니다. ‘만약 내가 20대 청년이라면 30년 뒤를 내다봤을 때 어떤 목표를 향해서 나아갈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수치에 너무 구애받지 말았으면 해요. 구글 번역기가 각 나라별 40개 언어를 동시에 번역을 할 수 있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우리는 어떤 전법 계획을 세울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지역에 법당을 내고 수공업적으로 전법을 한다고 가정하면 상상도 안 되는 일이지만, 앞으로 우리가 사용하게 될 온라인 전법 방식은 지금까지와 동일할 수가 없습니다.

30년 뒤에는 인류에게 어떤 위기가 닥칠 것인가

현재 온라인정토회는 오프라인 조직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해요. 앞으로는 모든 시스템을 온라인 방식에 맞춰 바꿔나가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조직 방식과 교육 방식을 유지한다고 전제해서는 안 돼요. 변화된 방식 속에서 더욱 발전적인 전법과 교육, 활동이 펼쳐지도록 하는 계획이 끊임없이 기획되어야 합니다.

30년 전을 되돌아보면 누구도 우리가 온라인으로 전법활동을 하리라고 꿈꾸지 못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 하는 방식이었죠. 그만큼 앞으로 30년 뒤에는 인류에게 어떤 위기가 닥칠 것인지, 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30년 전에 국민의 1%를 수행자로 만들어보자는 계획을 세운 이유는 그래도 그 정도의 규모가 되어야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는 데에 목표한 만큼의 기여를 하지 못한 거예요. 물론 정토회는 유의미한 단체로 성장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민의 1%가 수행자라는 방향성이 없었다면, 지금의 정토회가 있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니 당장 눈앞의 실현 가능성이나 수치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전체적인 방향성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전 세계적인 과제인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역량이 되어야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역량을 갖추려면 우리는 어떠한 설계 위에서 어떤 활동을 해나가야 할까요? 이렇게 30년 뒤를 내다보고 2차 만일결사를 기획해 나갔으면 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법당을 몇 개 만들고, 교육을 몇 명 시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결사행자회의를 마친 후 온도계를 보니 낮 기온이 36도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무더위를 피해 스님은 실내에서 업무를 보았습니다.

햇살이 약해질 무렵 오후 5시에 스님은 다시 작업복을 입고 산아랫밭으로 올라갔습니다. 며칠 전부터 들깨 모종을 계속 심고 있습니다. 오늘은 경주 지회에서 봉사자 다섯 명이 와서 일손을 도와주었습니다.

스님이 들깨 모종을 두둑 위에 하나씩 놓아주면 봉사자들이 구멍마다 하나씩 빠르게 심어 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물뿌리개로 모종이 심어진 곳마다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며칠 째 들깨를 심고 있는데 덕분에 마무리를 잘했어요.”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스님은 곧바로 산윗밭으로 올라갔습니다. 산윗밭에는 서울 공동체에서 대중들이 내려와서 김매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제 공동체 법사단이 하던 김매기를 이어받아서 남은 구역에 있는 잡초들을 뽑았습니다.

스님과 대중들은 한 구역씩 맡아 흩어져서 부지런히 풀을 맸습니다. 잡초가 싹 사라지자 더덕의 어린 새싹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군데군데 들깨가 높이 자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해가 저물어서 더 이상 잡초인지 분간이 안 될 무렵에 일을 마쳤습니다.

“너무 어두워서 안 되겠어요. 여기까지 하고 내일 오전에 마무리를 합시다.”

어두워진 산길을 조심히 내려온 후 늦은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풀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풀 매기는 계속됩니다.

내일은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곧바로 산윗밭에 올라가서 김매기 작업을 하고, 오전에는 외국인을 위한 영어 즉문즉설을 한 후 논으로 가서 대중들 50여 명과 피 뽑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주말 명상수련 회향식 법문을 한 후, 저녁에는 일요명상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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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리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스님

2024-04-04 18:54:51

실비아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한다' 그동안 핑게를 많이 대고 미루고 또 미루고 살았는데~~ 명심하겟습니다

2022-07-13 06:48:02

이순희

예. 잘 들었습니다.
아침에 들은 법문이지만
다시 정독하니 마음으로 들어옵니다.
실천하는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2022-07-09 08: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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