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4.19 정토불교대학 마음 나누기 수업
“마음 상태를 늘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정토불교대학 수업을 생방송하는 날입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마을 어르신께 얻은 토마토 모종과 고추 모종을 산 밑밭에 심었습니다.


텃밭에도 모종을 옮겨 심었습니다. 낮에는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지만 아침에는 서늘할 정도로 춥습니다. 일교차가 심해서 냉해를 입을까봐 모종에 페트병을 잘라 씌워 보았습니다. 미니 비닐하우스를 만든 셈입니다.


낮에 너무 기온이 올라가서 결국 페트병을 벗겨 주었습니다. 일기예보를 보고 밤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날에는 저녁에 페트병을 씌우기로 했습니다. 아마 5월이 되면 날이 따뜻해져서 지금처럼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저녁 8시부터는 정토불교대학 생방송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도 방송실 카메라 앞에 자리했습니다.

오늘은 ‘마음 나누기’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직접 실습해 보는 수행 맛보기 첫 번째 시간입니다. 스님은 마음을 알아차리고 나누는 활동이 어떤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지 그 원리와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마음이란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합니다. 마음 나누기라는 것은 자기 마음의 상태를 먼저 점검한 후 자기 상태를 타인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마음은 늘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함이 없고 시시때때로 변화합니다. 그래서 마음 나누기는 길게 말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음과 생각의 차이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 나누기를 하라고 하면 주로 생각 나누기를 많이 합니다. 자기 아이디어나 자기 판단도 생각이고 자기의 관점이나 이념, 믿음을 얘기하는 것도 다 생각이에요. 생각을 나누다 보면 주로 주장하는 쪽으로 흘러가기가 쉽고 얘기가 길어집니다. 지금 마음이 어떤지 물으면 지금 마음의 상태를 얘기하면 돼요. 조금 전에 마음이 어떠했는지 물으면 그때를 기억해보고 마음 나누기를 하면 됩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그때를 기억해 보고 마음 나누기를 하는 것은 생각 나누기에 해당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일어나는 것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일어난 이 마음도 기억했다가 나중에 꺼내서 나누면 이미 생각 나누기에 들어가는 거예요.

우리가 보통 정신적인 상태를 나눈다고 할 때 세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생각이 어떤지 나누는 생각 나누기, 소감이 어떤지 나누는 소감 나누기, 마음은 어떤지 나누는 마음 나누기가 그것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정확히 마음과 생각을 구분 짓는 범주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이라는 용어가 지칭하는 바가 아주 넓기 때문입니다. 육체와 정신을 순우리말로 몸과 마음이라고 하잖아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라’ 라고 말할 때 마음은 생각을 포함하는 모든 정신 작용을 총칭합니다.

넓은 의미로 마음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모든 정신적인 작용을 의미하고, 좁은 의미로 마음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주로 생각과 마음을 구분할 때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생각은 대뇌의 작용입니다.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기억하는 것을 생각이라고 해요. 그러나 마음은 생각보다 더 깊은 곳에 있어요. 생각이 주로 의식의 작용이라면 마음은 무의식에 기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은 즉각적이고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것이에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에는 ‘마음이 지칭하는 것은 이것이고, 생각이 지칭하는 것은 이것이다’ 이렇게 누군가 정의해 놓거나 딱 구분해 놓은 것은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를 예로 들어보면, 우리가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괴롭다’, ‘마음이 기쁘다’ 이런 말은 많이 쓰지만, ‘생각이 아프다’, ‘생각이 괴롭다’, ‘생각이 기쁘다’ 이런 말은 안 쓰죠. ‘기쁘다’, ‘슬프다’, ‘괴롭다’, ‘즐겁다’, ‘답답하다’, ‘시원하다’ 이런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표현들은 대부분 마음을 나타내는 용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라는 용어는 어떨 때 주로 사용합니까? ‘생각이 너무 많다’ 이런 표현은 자주 쓰지만 ‘마음이 너무 많다’ 이런 말은 쓰지 않죠.

이렇듯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말을 분류해보면 주로 심리적인 상태를 표현하는 것을 마음이라 하고, 주로 사유를 표현하는 것을 생각이라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기준으로도 완벽하게 딱 구분되는 것은 아니에요. ‘요즘 내 생각이 아주 복잡하다’ 이런 말을 쓰기도 하고 ‘요즘 내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 이런 말을 쓰기도 하니까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에 ‘생각은 머리에 있고, 마음은 심장에 있다’ 하는 말이 있죠. 그런데 과학적으로는 생각이든 마음이든 모두 정신적인 작용이기 때문에 둘 다 뇌의 작용입니다. 생각은 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사유하고 기억하는 개념을 통칭합니다. 아이디어를 내거나 개개인의 판단을 얘기하고 의견을 나눌 때는 생각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생각이라는 말이 갖는 뜻은 여러 가지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지금 일어나는 거예요.

‘마음이 답답하다’
‘마음이 시원하다’
‘마음이 괴롭다’
‘마음이 허전하다’
‘마음이 외롭다’

우리는 주로 부정적으로 일어나는 마음을 나타낼 때 이런 말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괴롭다’ 하는 말은 부정적인 마음작용을 묘사하는 말 중의 하나인 동시에 모든 부정적인 마음작용을 통칭하는 것입니다.

마음 나누기를 하는 이유

그러면 ‘괴로움에서 벗어난다’,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된다’ 하는 표현은 무슨 의미일까요? 마음에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수행의 목표라는 뜻입니다. 즉 슬픔도 짜증도 화도 미움도 답답함도 허전함도 외로움도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 수행의 목표예요. 그러므로 수행을 할 때 우리가 나눠야 할 것은 생각 나누기도 아니고, 소감 나누기도 아니고, 바로 마음 나누기입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먼저 점검하고, 그때 내 마음이 부정적이라면 긍정적으로 전환해서 마음의 상태가 괴롭지 않도록 하는 것이 수행의 목표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마음 나누기를 하는 거예요.

마음 나누기를 할 때는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첫째,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일어나는 마음 상태를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 저기에 있는 얘기를 하지 말고 ‘여기’ 얘기를 해야 합니다. 셋째, 남들의 얘기가 아니라 ‘나’의 얘기를 해야 합니다. 수행자는 항상 지금 여기 나의 상태에 깨어있어야 합니다.

지금 여기 나

예를 들어 법문을 듣고 나서 마음 나누기를 할 때 ‘지금 마음이 어떻습니까?’ 하면 ‘약간 긴장이 됩니다. 왜냐하면, 잘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됩니다.

마음 나누기를 하는 순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먼저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로 정신없이 살거나 산만하게 살기 때문에 자기 마음 알아차리기가 잘 안 됩니다. 둘째, 알아차린 마음 상태를 점검해서 내어놓습니다. 이게 마음 나누기예요. 셋째, 내 마음이 왜 그랬는지 자기 나름대로 그 이유를 밝혀 봅니다. 이렇게 점검을 해서 마음공부를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마음 알아차리기, 내어놓기, 이유를 밝히기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딱 한 마디로 말하면 이거예요.

‘내 마음을 어떻게 간직할 것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만(萬) 가지 말이 필요 없어요. 만(萬) 가지 말의 핵심은 내가 괴로움 없이 사는 거예요. 긴장하고 불안하고 미워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고 자유롭고 소탈하게 사는 것이 수행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마음 점검을 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마음이 어떠냐?’ 하고 물었을 때 언제든 자기 마음을 딱 점검해서 내놓을 줄 알아야 해요.

마음에는 옳고 그른 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이란 늘 시시때때로 변화하기 때문이에요. 지금 답답했다가도 또 다른 일이 벌어지면 시원하기도 하고, 지금 좋았다가도 또 다른 일이 벌어지면 나빠지기도 하는 게 마음입니다. 마음을 잘 관찰해보면 무상(無常)합니다. 항상함이 없습니다. 마음을 표현하는 시의적절한 옛말에 ‘변덕이 죽 끓듯이 한다’라는 말도 있을 정도예요. 마음은 늘 상황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예요. 그런데도 여러분들은 한결같은 마음을 바랍니다. 한결같은 마음은 거의 불가능해요. 우리가 신념(信念)이라고 말하는 것도 마음이 아니라 생각에 불과합니다. 대단한 결심을 해놓고도 마음은 갈팡질팡하고 불안하고 초조할 수가 있어요. 마음은 늘 바뀌기 때문입니다.

한결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방법

마음을 잘 관찰해보면 늘 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은 믿을 게 못 돼요. 마음이란 늘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화장실 갈 때 마음하고 올 때 마음이 다르다’ 이런 말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결혼할 때 서로 사랑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변절하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마음이 바뀐 거예요. 마음이 늘 바뀐다는 걸 알고 그 마음에 집착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한결같은 마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한결같은 마음이란 건 없어요. 마음이 늘 변한다는 걸 알고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마음에 놀아나지 않으면 남들이 나를 평가할 때 한결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 거예요. 한결같을 수 없는 게 마음이기 때문에 찰나찰나 다르게 일어나는 내 마음 상태를 점검해서 부정적인 마음을 알아차리고 거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그래서 마음의 상태를 늘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예를 들어, 절에서 기도하고 계단을 내려오다가 넘어져서 다리가 하나 부러졌다고 합시다. 이때 여러분들은 ‘기도해봤자 소용없네, 영험이 있으면 안 다쳐야지’ 이렇게 대부분 생각할 거예요. 왜 그럴까요? 기도할 때 복을 비는 기도를 했기 때문입니다. 복을 비는 기도를 했는데 복이 안 오고 재앙이 오니까 마음이 불편해지고, 그 결과 내가 지금까지 믿었던 신앙을 순식간에 부정해 버립니다. 이때 수행이란 무엇일까요? 안 부러진 한쪽 다리를 딱 잡고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도 기도했더니 넘어졌는데도 한쪽 다리만 부러지고 한쪽 다리는 안 부러졌네. 정말 감사합니다’

똑같은 일을 겪고도 자기 신앙을 지킬 뿐만 아니라 자기 마음 상태가 긍정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마음의 상태를 늘 긍정적으로 유지하기

다른 예를 들어 볼게요. 다 같이 관광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가 넘어져서 사람이 죽기도 하고 다치기도 했어요. 나는 팔만 하나 부러져서 주변을 돌아보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었다면 ‘나는 정말 운이 좋구나’라고 말하죠. 그런데 버스가 넘어졌는데 아무도 안 다치고 나만 팔이 부러졌으면 ‘나는 정말 운이 없구나’라고 말해요. 이렇듯 우리의 마음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늘 상황 따라 변하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이란 믿을 게 못 됩니다. 그 마음에 집착하지 마세요. 만약 제대로 기도를 하는 기독교 신자라면 이렇게 기도하겠죠.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만 팔 하나 부러지고 아무도 안 다쳐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떤 상황이든 이렇게 마음을 낼 수 있을 때 보살의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이렇게 일어날 때 하나님의 가피를 입고, 부처님의 가피를 입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우리의 마음이 이렇게 안 일어납니다. 그래서 항상 부정적으로 일어나는 내 마음을 알아차려서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마음 나누기를 들으면서 내 마음도 긍정적으로 돌이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마음을 긍정적으로 일으키는 연습을 해나가면 어떤 상황에서든 마음을 가볍게 유지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 목표를 향해서 마음 알아차리기를 하고, 마음을 내어놓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마음 나누기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 나누기를 들으면서 이런 마음을 낼 수도 있고 저런 마음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법문을 한 후 이번 주에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연습해 볼 수행 연습 과제를 이야기했습니다. 학생들은 수행 연습 과제를 받아 안고, 각자 모둠별로 화상회의 방에서 오늘 법문을 들은 소감을 나누고 실제로 마음 나누기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생각이 아닌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실감이 났습니다.

내일은 은사 스님인 불심도문 큰스님의 생신입니다. 아침 일찍 중생사로 이동해 생신 축하 행사를 한 후 다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와 저녁에는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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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숙

마음 상태를 점검해서
부정적 마음을 알아차리고 거기로부터 자유로워 지며
마음 상태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곧 수행

2022-10-10 18:45:22

윤순도

스님법문 고맙습니다~(())

2022-07-06 17:57:55

최윤연

감사합니다 불안하고 부정적인 마음이 일어날때 ,얼른 내마음에서 일어남을 알아 차리기 연습,매일 108참회기도,20분이상 명상,지혜로움을 꾸준히 배우겠습니다

2022-05-30 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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