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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오전과 저녁에 전법활동가 법회가 있는 날입니다. 산에는 얼마전 진달래가 지더니 연달래가 피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가볍게 농사일을 했습니다. 상추와 고수를 수확한 후 머위, 달래, 풋마늘, 파, 얼갈이 등 선물로 드릴 채소들을 정성껏 씻고 다듬고 포장했습니다.
채소 포장을 마친 후 법회 시간이 다 되어 가사와 장삼을 수하고 방송실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10시 정각이 되자 전법활동가들도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환한 웃음과 함께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어제 저는 이곳 두북 수련원에 봉사하러 온 거사님들과 함께 나무 베는 일을 했는데, 너무 더워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직 4월 초밖에 안 됐는데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더워졌습니다. 꽃들도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빨리 져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서울은 아마 지금 벚꽃이 한창일 것 같습니다. 이곳은 일주일도 안 돼서 벚꽃이 싹 다 져버렸습니다.
지난주에 여러분께 꽃구경시켜 주려고 경주 시내 벚꽃이며, 학교 교정 주위에 핀 꽃들과 산야의 개나리, 진달래 등을 영상으로 찍어 왔어요. 그리고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학교 근처 밭에 파종을 했고, 일요일에는 산에 있는 밭에 파종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영상을 보면서 봄의 정취를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영상을 함께 보며 봄기운을 흠뻑 느꼈습니다.
얼마 전 정토불교대학 생방송 직강반과 녹화방송 기본반 모두가 순조롭게 출발했습니다. 생방송 직강반을 듣는 분들은 이미 2주 차 수업까지 진행했고, 녹화방송 기본반을 듣는 분들은 1주 차 수업을 마쳤습니다. 이번 정토불교대학에는 전법활동가 대부분이 진행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상의 여러 어려움은 일상적으로 담당 법사님과 의논해 가면서 해결해 나가고 있지만 그래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경우 오늘 전법활동가 법회에서 스님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전법활동가들은 오늘도 여러 가지 의문점을 묻고, 건의 사항을 제안했습니다.
먼저 지원국장님이 지난주에 제기된 건의 사항에 대해 담당자들이 모여 의논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첫째, 법문을 들을 때는 화면을 켜고 법문을 듣도록 원칙을 정한 이유, 둘째, 학생들끼리 사적인 모임을 만들면 안 되는 이유, 셋째, 생방송의 묘미를 살릴 수 있게 소통하는 진행방식을 도입할 필요성에 대해 진행자들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도 이에 대해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지난주에 생방송의 묘미를 살릴 수 있게 질의응답 등 다양한 진행방식을 시도해봤으면 하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사님들은 앞으로 정토불교대학이 이번에 새로 강의하는 법문을 잘 편집해서 계속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스님이 법문을 충분히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불교대학 강의를 120분씩 했는데, 현재는 60분으로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강의할 내용에 비해 법문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 수업일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물론 생방송 수업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이 그날 수업의 교과 내용과 맞지 않아서 편집하게 될 수도 있고, 편집하면 강의 분량이 들쭉날쭉하게 되어 앞으로 활용할 강의 콘텐츠를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많은 상황이에요. 그렇다면 생방송과 녹화방송 수업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양쪽 의견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개선을 해나가 보면 좋겠어요.”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질문들이 쏟아졌고, 스님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책에 대해 의논할 수 있었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개쑥을 뜯으러 들판으로 나갔습니다. 두북 공동체 대중들 중에서도 가고 싶은 사람들은 스님의 뒤를 따랐습니다.
작년에 개쑥이 많이 자라는 군락지를 잘 봐 두었기 때문에 올해는 한결 쉽게 그 장소로 향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개쑥 군락지가 금방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생긴 것이 개쑥이에요.”
각자 2미터 간격으로 떨어져서 개쑥을 뜯었습니다.
대중들은 한 바구니 가득 개쑥을 담아서 다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고, 스님은 향존 법사님과 남산 둘레길 주위의 개쑥을 뜯으러 남산 주변을 더 둘러보았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활동가들을 위한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봄소식과 농사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준 후 곧바로 즉문즉설이 이어졌습니다.
정토불교대학 진행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진행자를 맡은 분인데 수업을 진행할 때 자꾸 마음이 들뜨게 된다며 어떻게 하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법회 직전에 돕는이와 수업 리허설을 했습니다. 리허설 평가에서 돕는이가 저에게 리허설을 할 때는 차분하게 잘하는데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 방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조금 들뜨기 시작하고, 수업에서 조금 칭찬이라도 듣게 되면 평정심을 잃고 진행을 오락가락한다고 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리허설을 할 때처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진행할 때 노트북 앞에 이렇게 메모를 크게 써 붙여 놓고 진행해 보세요.
‘평정심 유지! 들뜨지 말 것!’
그리고 돕는 이에게도 부탁을 해보세요. 수업을 진행하면서 약간 흥분하는 모습이 보이면 문자를 보내달라고 하거나, 그게 힘들면 채팅창에 아래로 향한 화살표 모양을 보내 달라고 해서, 들뜬 순간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계속해보는 겁니다.
그래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안정제를 처방받아서 진행할 때마다 약을 먹고 진행해도 됩니다. 마지막 방법도 있어요. 반 담당에게 이렇게 요청하는 겁니다.
‘제가 수업할 때 흥분을 해서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 같으니 진행자를 그만두고 돕는이를 하게 해 주십시오.’
길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돼요. 인생살이란 이렇게 안 되면 저렇게 해보고, 저렇게 안 되면 이렇게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또 다르게 바꿔서 해봐도 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길이 있어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 봤는데도 안 되면 마지막에는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그만두는 방법도 있어요. 하지만 이 방법은 너무 일찍 쓰면 안 됩니다. 다른 모든 방법을 다 써 본 후에 그래도 해결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그만두는 방법을 써야 해요.
부부 사이에도 문제가 있다고 바로 헤어지면 안 됩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써 보고 달리 방법이 없을 때 헤어져야 후회가 없어요. 손자병법의 삼십육계가 ‘도망’인 이유는 모든 방법을 다 써 보고도 어쩔 수 없을 때 최후에는 도망가라는 뜻입니다.
첫째, ‘흥분하지 않는다!’라고 노트북 위에 써 붙여 놓고 노력을 해봐야 해요.
둘째,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먹어서 마음이 쉽게 흥분하는 것을 막아봅니다.
셋째, 그래도 안 되면 진행자 사표를 내고 돕는이를 맡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 길이 있으니 하나씩 해보시면 좋겠어요.”
“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은 제피 잎을 따기 위해 산에 다녀온 후 저녁에는 정토불교대학 실천적 불교사상 5강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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