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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서울 정토회관에서 새벽 예불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업무를 보았습니다. 오전 7시부터는 북한 전문가들과 조찬 모임을 가졌습니다. 현재 북한의 물가, 주민들의 삶, 국경변의 동향,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 등 북한과 관련하여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을 서로 교류한 후 모임을 마쳤습니다.
오전 10시에는 사단법인 좋은벗들 정기 이사회에 참석했습니다. 좋은벗들은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인권 개선, 재외동포들과의 협력을 통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일을 하기 위해 스님이 1996년에 설립한 단체입니다.
이사님들 모두 온라인으로 전원 참석한 가운데 개회를 선언한 후 2021년 사업실적과 감사 보고를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2022년 사업계획과 예산안에 대해 의결을 했습니다. 안건 상정과 심의를 마친 후 마지막으로 이사장인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산업사회부터 정보화 사회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계속 성장하는 국면이었습니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어떤 시대도 계속 성장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세대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성장 시대에만 살았잖아요. 나날이 뭔가 좋아지는 것만 경험하고 나빠지는 건 거의 경험을 못 해본 세대이죠. (웃음) 그리고 젊은 세대가 늘 많은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시대가 오고 있어요. 과거 우리 사회의 과제는 산업화와 민주화였지만, 미래에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대적 과제가 생길 겁니다. 앞으로 다가올 변화가 20년 내지 30년간 이어지더라도 크게 봤을 때 사회가 진보해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문제일지, 아니면 사회의 전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할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겠죠.
정토회도 올해로 1차 만일결사를 마무리하고 2차 만일결사를 준비하면서 전체 사업 방향을 새롭게 검토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에서 만든 단체들이 과연 미래에도 필요한 일을 하는 건지, 하던 일이라는 이유로 사양 사업을 붙들고 있는 건 아닌지, 폐업을 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지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개선한다고 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근본적으로 새로 판을 짜야하지 않을까 해요.
제가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의 분위기 속에서 한발 떨어져 나왔던 것이 30여 년 전입니다. 1988년 올림픽이 끝났던 때예요.
‘이제 노동운동은 노동자들이 하고, 종교운동은 종교인들이 하고, 여성운동은 여성들이 하는 시대가 왔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떤 관점을 갖고 미래 30년을 바라봐야 할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2~3년 연구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으로는 환경 문제가 중요하게 등장할 것 같다. 또 우리나라를 넘어서서 국제사회의 빈곤 퇴치에 우리가 일익을 담당해야 하겠다. 그리고 앞으로는 한반도를 비롯한 평화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이 개인의 품성을 닦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 운동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아야 하겠다.’
당시엔 일부 사람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았어요. ‘반운동적이다’, ‘드디어 종교인의 본색을 드러냈다’ 이렇게요. (웃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방향은 잘 잡았지만 그것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아뇨. 스님께서는 한국 사회에 아주 큰 영향력을 미치셨습니다.”
“별말씀을요. 그래서 지금 다시 미래 30년을 위해 어떤 걸 버려야 하고, 어떤 걸 지속해야 하고, 어떤 걸 새로 가져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0년이 지났을 때, ‘지금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30년 전에 정토회가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소리는 안 들어야죠. 역량이 부족한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관점 정도는 바로 잡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뜻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함께 만나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예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할 거예요. 이제 정부도 비대면 정책을 조금씩 바꿔나갈 겁니다. 또 강력한 변종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코로나 감염을 겁내지 않고 직접 만날 수 있는 날이 한두 달 안에 올 것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코로나 확진자가 100명일 때는 덜덜 떨었는데 요즘은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이라고 하는데도 아무도 겁을 안 내고 돌아다니잖아요. (웃음)
지금이 진짜 조심해야 할 때인데도 사람들은 반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다 국가 정책과 심리문제가 상당히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봄이 지나가면 직접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때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 좋겠어요.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 이후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온라인 이사회였습니다.
“온라인 방식이 좋긴 좋네요. 항상 한 두 명은 불참하시는 분이 생겼는데, 온라인으로 하니까 전원 참석이네요.” (웃음)
비록 온라인이긴 하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이사회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오후 1시부터는 사단법인 JTS 이사회에 참석했습니다. JTS는 국제 기아, 질병, 문맹 퇴치를 목적으로 스님이 1993년에 설립한 단체입니다. 이사진 모두가 온라인으로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2021년 사업보고와 결산, 2022년 사업계획과 예산안에 대해 심의하고 의결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구호 사업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과제들을 잘 해결해 주셨습니다. 해외에서 수고하는 활동가들을 위해 다 같이 박수를 칩시다.”
큰 박수와 함께 JTS 이사회를 마쳤습니다.
오후 3시부터는 사단법인 에코붓다 이사회를 시작했습니다. 에코붓다는 1988년에 ‘한국불교사회교육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는 지금의 ‘(사)에코붓다’라는 새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 사회에 환경 문제를 제기하면서 생명존중 사상을 중심으로 한 불교의 근본 가르침을 토대로 새로운 환경윤리를 정립하고 그것을 사회화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1999년 이후에는 ‘쓰레기제로운동’을 통해 소비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방법을 개발하고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이사진 모두가 온라인으로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2021년 사업보고와 결산, 2022년 사업계획과 예산안에 대해 심의하고 의결한 후 이사회를 마쳤습니다.
오후 5시에는 3개 사단법인의 사업과 예산, 결산을 승인하는 총회를 시작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지출이 작아진 이유는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모든 사업이 전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오프라인 사업을 더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많은 사업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 지출은 예년을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사업도 조금씩 늘여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를 해주시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재정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해 찬성하는 분들은 손들어 주세요.”
전원의 찬성으로 작년과 올해의 사업과 예산과 결산을 통과시킨 후 세 개 사단법인의 총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에는 평화재단에 손님들이 연달아 찾아와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한 후 사회 원로분들과 국민 통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오후에는 평화재단 연구 세미나와 기획위원회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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