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1.8 전법활동가 법회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구애받지 않는 방법”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제 비가 내리더니 갑자기 기온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두북 수련원이 있는 폐교에는 난방 시설이 부족해 새벽 예불 시간부터 모두들 추위에 떨었습니다.

천일결사 기도를 마치고 발우공양을 한 후 오전 10시부터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늘 법회는 공청회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법활동가 모두가 화상회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오전에는 주간반 전법활동가 600여 명이 참석해 공청회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히 일어나는 일을 언급하며 검소하고 소박한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중국 북경에 눈이 많이 내려서 교통이 마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23일이나 일찍 눈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한국도 지난 10월 중순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는데, 예년에 비해 한 달 빨랐습니다. 이제 이상 기후 현상이 우리 생활 주변에서 자주 경험하는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류의 공멸을 초래하게 될 기후 위기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지금 영국의 글래스고(Glasgow)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제26차 UN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하고 있는데, 회의장 밖에는 10만 명 이상의 대중들이 모여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책이 미진하다고 항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5년 ‘파리 기후 변화 협약’에서 세계 각국은 지구의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1.5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속 줄여나가서 배출되는 양과 흡수되는 양이 같은 단계까지 나아가기로 약속을 하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면서 그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상태가 계속된다면 기온이 2.7도까지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빙하가 많이 녹아내리고 있고, 또 아랄해(Aral Sea)의 경우 물이 점점 줄어 호수의 면적이 4분의 1로 줄어들었으며, 비가 올 때는 폭우가 쏟아져 댐이 붕괴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탄소중립’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셨죠? ‘탄소중립’이란 2050년까지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산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 같아지는 데까지 도달하여 온실가스 농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선진국들은 대체 에너지로 바꾸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에 참여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들은 기술력이 부족하고 경비 부담도 커서 탄소중립에 참여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중국이 탄소중립에 소극적이고, 인도와 러시아도 매우 소극적인 입장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자국의 탄소중립 목표 시한을 2060년으로 제시하였고, 인도는 2070년을 제시했습니다. 선진국 가운데서는 호주가 매우 소극적인데, 왜냐하면 석탄 수출을 많이 하고 있어서 기후변화 협약을 따르게 되면 석탄 수출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불만과 비판이 많은 상황입니다. 개개인들은 돈을 많이 벌어서 편하게 살고 싶어 하는데, 그 결과는 지구 환경이 파괴되어 공멸할 위험을 초래하는, 이런 모순 속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점점 혼란에 빠지고 있는 대한민국

지금 세계는 기후 위기로 인해 곡물 생산이 줄어들면서 곡물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는 것을 체감하고 계실 것입니다. 특히 수입 농산물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 이후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 투기나 주식 투자로 돈을 번 일부 사람들은 괜찮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서민들은 수입이 줄었는데 물가는 오르니까 결과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즉 빈부격차가 점점 벌어지게 될 겁니다. 서민들이 당장 먹고살지 못하지는 않겠지만,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가난하면 불만이 적겠지만, 일부 계층은 점점 더 많이 벌고, 다수 사람은 현재 소득보다 더 낮아져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위험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세계적인 현상이라서 정치 지도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마련해도 풀기가 매우 어려운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토론하기보다는 네거티브 전략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구애받지 않는 방법

그러나 정토행자 여러분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쓰는 등 생활을 검소하게 하면서 남는 것이 있으면 이웃과 나눈다는 관점을 갖고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에서는 정토행자들이 생활의 위협을 느낄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정토행자들이 정토회를 만나서 검소하게 사는 훈련을 받은 것이 얼마나 선견지명이 있는 일인지 나중에 알게 될 거예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준비를 여러분은 지금 해나가고 있는 겁니다.” (웃음)

이어서 지난 주말에 두북 수련원에서 열린 나비 장터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야외에서 열린 공식 행사의 설렘과 들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공청회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오늘 공청회의 주제를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전법활동가들이 전부 모여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을 불교의 전통에서는 대중이 모여 함께 토론한다고 해서 ‘대중공사’라고 표현하고, 요즘 사람들이 흔히 부르는 말로는 ‘공청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토회의 제1차 만일결사가 내년 2022년에 마칩니다. 제1차 만일결사를 마치면서 마지막 해에 만일결사 회향 기념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오늘 토론의 주제입니다.

어떤 한 단체가 만일(30년) 동안 세상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실천해 왔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 봄에 정토회 만일결사 회향 기념으로 불교대학을 직접 강의해 보자는 거예요.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불교란 무엇인가’ 이런 주제로 주 2회, 6개월 과정으로 일반 국민들을 위한 강의를 열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내년 가을에는 경전대학을, 제2차 만일결사가 시작되는 2023년에는 정토행자들을 위한 사회대학을, 이렇게 순차적으로 강의를 열어나가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연한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서 제2차 만일결사를 시작하게 되면 세계인을 향한 전법도 힘차게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토회 내부에서도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는 정토불교대학 교재를 새롭게 하면 좋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정토회를 시작할 때 세운 원(源)

30년 전에 정토회가 처음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는 한국 사회에서 불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서 볼 때 한국 불교가 많이 벗어나 있었습니다. 그때는 저도 청년이었으니까 기존 불교에 대해 비판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때 서암 큰스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한 사람이 말이야. 논두렁 밑에 떡 앉아서 그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중이네, 그곳이 절이야, 그것이 불교라네.’

머리 깎고 먹물 옷 입는 외형의 불교가 아니라 마음을 청정히 해야 수행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기와집이 절이 아니라 수행자가 머무는 곳이 절이고, 그게 불교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가정집이나 식당, 심지어 교회에서라도 법담을 하면 그곳이 법당이 되는 겁니다.

그 가르침을 받아 정토회는 가정집에서 출발했습니다. 점점 숫자가 늘어나면서 공간이 너무 좁아지게 되었고, 출입도 불편해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법당을 마련했습니다. 법당을 마련하니 편리하고 장점도 많아서 법당을 점점 늘려갔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원을 세웠습니다.

‘내가 수행해서 법사가 되고, 내 집이 법당이 되고, 동네 사람들이 회원이 되게 하자. 많은 사람들에게 바른 불교를 전하기 위하여 동네마다 수행 도량을 만들자.’

그래서 전국 읍·면·동에 3,500개의 법당을 만드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30년 전에는 30년 안에 통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북한에도 1,500개의 법당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총 5,000개의 법당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법당을 따로 돈을 모아서 마련할 것 없이 아이들이 커서 집을 나가면 그 집을 바로 법당으로 쓰면 된다고 생각하고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참여하는 회원들이 많아지면서 결국 건물 안에 법당을 내게 된 겁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면서 법당이 필요 없어지게 되었고, 정토회를 전부 온라인 체제로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출발할 때 가정집에서 시작했던 그 첫 출발지로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처음 출발할 때 ‘내가 법사가 되고, 내 집을 법당으로 만든다’ 하는 목표를 세웠는데 그 목표가 지금 실현이 된 거예요. 여러분은 지금 내 방에서 불교대학도 진행하고, 경전대학도 진행하고, 행복학교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법사 수계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미 법사가 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한마디로 온라인상에서 순식간에 법당이 만들어진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본의 아니게 처음 출발한 자리로 돌아온 거예요. 집에서 출발했다가 법당으로 옮겨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격입니다.

처음 출발한 자리에서 만일을 마무리하며

그래서 전법활동가 3,500명은 법당 3,500개와 다름없습니다. 이렇게 마련한 온라인 법당에서 만일결사를 회향하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다시 강의를 한 번 해보자는 거예요. 이것은 제1차 만일결사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도 되고, 제2차 만일결사를 준비하는 것도 됩니다.

지난 1년 동안 정토회는 온라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법활동가를 정예화한 대신에 그 숫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숫자를 줄인 이유는 더 적극적으로 전법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적극적인 전법을 위해 몸을 약간 움츠린 거예요. 그래서 온라인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전법활동가를 정예화한 것이 미래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여러분이 체험을 한 번 해봐야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 만일결사 회향 기념으로 정토불교대학을 한번 크게 열어보자는 제안이 나온 겁니다. 만일결사를 회향하면서 국민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불교란 무엇인가?’,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하는 큰 메시지를 던지고, 언론에도 알려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으로 가는 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번 해보자는 거예요.

이 사안은 여러분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여러분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추진을 하고,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연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공청회를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한 뒤에 이것을 가지고 지부장 회의에 초안을 상정할 예정입니다. 오늘 공청회에서 부결이 되면 이 안은 폐기가 되고, 찬성이 많으면 의안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안으로 채택돼도 논의 과정에서 부결될 수도 있습니다. 여론 수렴 과정에서 3분의 2를 넘기지 못하면 이 안은 일단 제2차 만일결사로 넘어가게 됩니다.”

스님의 설명이 끝나고 각자 의견을 개진하거나 스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법활동가들은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홍보가 쉽지 않다는 의견부터 새로운 홍보 방법을 실험해보자는 의견까지 찬성하는 입장과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다양하게 말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스님과의 시간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각 모둠별로 찬반 토론 시간을 갖고, 마지막으로 모둠원들의 의사가 어떠한지 표결까지 해본 후 전법활동가 법회를 마쳤습니다.

법회가 끝나자 창밖에는 비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비가 그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서 바람이 더욱 차가워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오후 2시부터는 기획위원회 콘텐츠 분과 위원들과 정토불교대학 교과 과정 편성에 대해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마침 오늘 공청회 내용을 토대로 수업 진행 방식, 교과 구성 등 여러 가지 안건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수행법회 활성화 방안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눈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전법활동가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시작했습니다. 700여 명의 전법활동가들이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오전과 같은 내용으로 스님이 공청회를 진행했습니다.

법문을 마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중 한 분은 스님의 설명을 듣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 정도는 봤지만, 30년 동안 꾸준히 목표를 가지고 실천해 온 단체는 정토회 말고 본 적이 없습니다. 스님께서 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수행, 환경, 평화, 통일 등 모든 분야에서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30여 년간 힘써 오신 것을 이번 기회에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면 좋겠습니다. 특정한 매체에만 홍보할 것이 아니라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매체에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위 사람들을 만나보면 스님의 사상과 실천을 저보다 더 잘 알고 존경하고 따르는 분들이 아주 많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지금까지는 정토회가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전법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네, 추진단이 구성되면 말씀하신 대로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님과의 대화를 마치고 모둠별로 찬반 토론과 표결을 진행했습니다. 전법활동가 법회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은 두북 수련원에 평화재단 연구위원들이 찾아와서 스님은 하루 종일 손님들에게 경주를 안내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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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남

일반 국민들을 위한 만일결사 기념 법회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2021-11-18 10:15:58

세숫대야

고맙습니다()()()

2021-11-16 01:13:35

이주연

정토회에 매년 회사명으로 기부를 하고 있고 경전대학 수업도 들었지만 최종 정회원 등록은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이 그렇듯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로 정토회를 알게 되었고 각종 수행 참여 프로젝트도 할 수 있어서 정회원 되려 했었지만 정회원에 대한 전법이 강조를 넘어 강요하시는 말씀들로 거부감이 느껴졌습니다. 수행이라 하지만 시대에 맞게 전법이 바뀌길 희망합니다.

2021-11-14 23: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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