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5.30 제6차 법사 수계식, 일요명상
“부처님이 돌아가시면 우리는 누구를 스승으로 삼아야 합니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제6차 법사 수계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행사는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열렸습니다.

법사 수계를 받게 되는 화엄반 3기 행자 33명은 수계식을 하기 전에 대웅전에 올라가서 부처님과 역대 조사, 제대 전등님들께 예배 공양 올리는 수계 불공을 봉행했습니다.

수계 불공을 마치고 다 함께 대강당으로 이동해 10시부터 법사 수계식을 시작했습니다.

법사 수계식은 정토회 지도법사 지광 법륜스님을 모시고 수계 법문을 들으면서 나보다 앞서 수계를 받는 선배 도반을 축하하고 그 길을 따라갈 것을 서원하는 자리입니다.

먼저 지난 1년 동안 법사 교육을 진행한 묘향 법사님의 경과 보고가 있었습니다.

제1차 법사 수계식은 1991년에 유수, 묘덕, 묘수, 보수 법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제2차 법사 수계식은 같은 해에 묘당, 무변심 법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제3차 법사 수계식은 1993년에 자재, 덕생, 선주 법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그로부터 22년 뒤 2015년에 제4차 법사 수계식이 여광, 자광, 대광 등 1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제5차 법사 수계식을 통하여 향덕, 상향 등 공동체 법사 6명과 대중 법사 20명이 탄생했고, 드디어 오늘 제6차 법사 수계식이 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수계를 받는 수계자들에 대한 소개 영상을 함께 본 후 세 명의 수계자가 현장에서 짧은 수행담을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수련을 해야 했지만, 철저히 계율을 지키며 자신의 과제를 극복해 나간 과정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별은 100% 내 마음이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0년 동안 허풍 센 남편이랑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유머스러운 남편이랑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다름이 당연하지’라는 게 그냥 받아들여져요.”

“그동안 가족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어요.”

“제가 고집이 없는 줄 알았어요. 공부하면서 엄청난 고집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들이 엄마가 참 부드러워졌다고 합니다.”

“자신 없는 내가 당당한 나로 바뀌었습니다.”

“환상 속의 내가 깨져나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상처라고 생각한 것들이 내가 만든 것인 줄 알고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남편의 말을 잘 듣는 줄 알았는데 남편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어요.”

“세상이 삐뚤어진 줄 알았는데 내가 정말 삐뚤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행자님들의 변화가 느껴지는 수행담이었습니다.

행자님들은 오늘 법을 설해 주실 스님에게 청법가로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법사 수계를 받는 의미에 대해 한 시간 동안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부처님이 계시지 않을 때 누구를 스승으로 삼아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오늘 저녁에 열반에 들겠다’ 이렇게 선언을 하시자 아난존자는 비록 많은 세월을 부처님과 함께 지냈지만 위대한 스승이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막막함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약간 걱정이 되는 마음도 일어났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부처님께 의지하고,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며 함께 지내 왔는데 갑자기 오늘 부처님께서 떠나시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런 걱정이 든 겁니다. 그래서 아난존자가 부처님께 묻습니다.

‘부처님이 계시지 않을 때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며. 무엇에 의지해야 하며, 어디에 공양을 올려야 됩니까? 또 누구를 스승으로 삼아야 합니까?’

그중 부처님이 계시지 않을 때 누구를 스승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나의 가르침과 계율을 스승으로 삼아라.’

이걸 한문으로 ‘이계위사(以戒爲師)’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아 놓은 것이 불교사상이라면, 부처님의 실천적 행위인 말과 행동을 모아 놓은 게 계율입니다. 즉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교사상과 부처님의 실천인 계율을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 사상의 핵심 내용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교사상의 요지는 무엇일까요? 첫째, 연기법입니다. 연기법은 불교의 세계관입니다. 불교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에요. 부처님 이전에는 모든 철학과 사상이 천하 만물이 하나하나 다 독립된 존재들이고, 독립된 수천, 수만, 수십만, 수백만 존재들이 모여서 세상을 이루고 있다고 봤습니다. 이것을 ‘삼라만상’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단독자들의 집합으로 세계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의 천하 만물은 서로 연관되어 있는 존재들로 보신 겁니다. 이게 연기법입니다. 이것을 짧은 게송으로 이렇게 읊으셨습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 이것이 생겨나므로 저것이 생겨나고, 이것이 멸하면 저것도 멸한다.’

이렇게 모든 존재는 상호 의존되어 있습니다. 마치 그물이 서로 연결돼 있듯이 천하 만물은 단독자들의 집합이 아니고 서로 연기되어 있다는 게 불교의 핵심사상입니다. 부처님께서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할 때 그 깨달음의 핵심 내용은 바로 연기법입니다. 이 연기법에 의해서 당시의 인도 사람들이 옳다고 믿어왔던 많은 것들의 허구성을 지적하신 거예요.

인간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손으로 감촉하고, 머리로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인간의 지각, 느낌, 생각, 욕망, 의지, 판단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해본 결과 거기에는 작용만 있지, 그 작용에 어떤 주체라고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은 겁니다. 당시 인도에서는 아트만이라는 고정된 실체가 있다고 믿었는데 그걸 부정하신 거예요.

쉽게 비유를 들어 자동차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자동차가 움직이고, 소리를 내고, 불을 켜고 하는 작용은 있지만, 그 자동차에 자동차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고정된 실체는 없다는 겁니다. 수많은 부품들이 서로 연관되어서 작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걸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집착을 하고 괴로워하는 겁니다. 우리의 삶이 괴로움과 즐거움이 끊임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은 집착에 있습니다. 집착을 내려놓게 되면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집착을 내려놓는 실천론이 바로 ‘사성제’이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 바로 8가지 바른 길인 ‘팔정도’입니다. 팔정도는 우리의 행위와 말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것의 뿌리가 되는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에 대한 지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말과 행동을 바르게 해야 되고, 그것의 뿌리인 마음이 고요해야 됩니다. 그렇게 되면 무지와 어리석음이 사라지고 법의 실상을 보게 됩니다. 경전에는 부처님께서 대중을 만나 간단하게 대화하신 내용도 들어 있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신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수많은 가르침이 있지만 그 가르침의 핵심 내용은 모두 이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계율을 지켜야 하는 이유

그러니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해주는 이런 실천적 가르침들이야말로 부처님 입멸 후 우리들의 스승인 겁니다. 이런 부처님의 가르침이 구체적으로 세상에 드러나는 수단은 언행이에요. 그 언행을 바르게 하는 게 ‘계율’입니다. 수행자라면 바르지 못한 언행을 해서는 안 됩니다. 계율이 안 지켜질 때 ‘왜 안 지켜지는가’ 하고 살펴보셔야 합니다. 대부분 마음이 들떠있고 혼탁해져 있기 때문에 계율을 어기는 거예요. 그래서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됩니다. 그래서 선정을 닦는 것입니다.

수행자라면 삶의 가치관이 이래야 한다는 것이 계율입니다. 그 계율을 오늘 여러분들이 받게 되는 거예요.”

이어서 스님은 남방불교에서 법사 수계를 할 때 주는 팔계, 대승불교에서 법사 수계를 할 때 주는 십선계(十善戒)와 십중대계(十重大戒),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에 대해 하나씩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수계 대중을 모두 일어서게 한 후 참회와 감사의 절을 하도록 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참회와 감사의 절을 하겠습니다. 나를 있게 해 준 세상에 대해서 인사를 하는 겁니다.

첫째, 참회하는 마음을 담아

여러분이 갑자기 법사가 되었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볼 때 좀 의아할 거예요. 가족들이 볼 때는 ‘네가 법사가?’ 하는 의문이 들고, 회사에서도 ‘네가 법사가?’ 하게 되고, 정토회에서도 ‘네가 법사가?’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지금까지는 가족, 동료, 도반으로 살아왔으니까 주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갖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니 앞으로 3년 정도만 지나면 주변 사람들이 ‘과연 법사가 맞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인격적으로 더 정진을 하셔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오래 전부터 법사 수계를 받을 줄 알았다면, 부모, 형제, 부부, 자녀, 가족들에게 그렇게 행동을 안 했겠죠. 법사가 되고 나니 과거에 짜증내고 화내고 했던 게 많이 부끄러울 겁니다. 막상 법사가 되려고 하니까 옛날에 여러분들이 한 잘못이 자꾸 생각날 거예요. 그래서 먼저 참회를 해야 합니다.

‘저로 인해 마음 아팠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제가 정진해서 여러분들에게 좋은 법사로 거듭나서 보답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정토회 도반들에게 제 딴에는 잘한다고 한 것이지만 큰소리쳐서 상처 입은 사람들이 많아요. 여러 가지로 마음의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참회를 하셔야 합니다.

둘째,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또한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여기까지 온 겁니다. 함께한 사람들 덕분에 밥 먹고 살아서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 가족의 은혜, 사회의 은혜와 나라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런 세속의 한 사람이 아니다’ 하는 것을 딱 정립하셔야 합니다. 이제는 그들과 경쟁하고 비교하는 일을 더 이상 안 하셔야 해요.

또한 도반들이 있어서 여기 왔잖아요. 여러분들 혼자 있었으면 법사로 추천을 받을 수도 없었어요. 그 도반들이 밑에서 일해 줘서 그 성과로 여러분들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 여기까지 올라온 겁니다. 그러니 그 도반들에 대해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마음을 내셔야 해요. 그래서 과거에 친했던 마음, 원한이 있던 마음을 모두 놓아버려야 해요. 이렇게 한 후에 법사의 길을 가셔야 합니다. 이렇게 참회와 감사를 하고 나서 오늘부로 정을 딱 끊으셔야 됩니다. 이제는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내가 아니에요. 부처님의 제자인 수행자로 우뚝 서야 됩니다. 자, 그러면 일어나십시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스님의 안내에 따라 삼배를 했습니다.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가족에 대해서 세 번 절을 하십시오. ‘저로 인해 마음고생시킨 것이 참 부끄럽습니다. 반성합니다’ 하고 절을 합니다.”

수계 대중은 세 번 절을 했습니다.

“다시 세 번 절을 하십시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절을 합니다.”

수계 대중은 세 번 절을 했습니다.

“나와 함께 해 온 직장동료, 친구 등 사회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참회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 번 절을 하겠습니다.”

수계 대중은 세 번 절을 했습니다.

“정토회 도반들에게 참회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 번 절을 하겠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여러분들이 법사 수계를 받는 것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신 분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법사단에서 조사하고 면담을 한 결과 다행히 전원이 법사 수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내가 한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아서 내가 법사가 되는 것에 대해 썩 반가워하지 않을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분들에게 진솔하게 참회를 하십시오. 그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준 선배들과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삼배를 하겠습니다.”

수계 대중은 세 번 절을 했습니다.

“이렇게 참회와 감사의 절을 하면서 세속적인 정은 다 끊었습니다. 이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스승님께 귀의하고, 법사단에 귀의하는 삼배를 하겠습니다.”

수계 대중은 세 번 절을 했습니다.

이어서 삼보에 귀의하는 의식을 한 후 부처님의 법이 나에게 이르기까지 역대 전등 제대 조사에 대해 스님이 열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어 땅에 댄 채, 두 다리를 세워 몸을 버틴 상태에서 합장을 하고 참회의 연비 의식을 진행했습니다.

“백 겁으로 지은 죄업 한 생각에 없어져라.
마른 풀이 불에 타듯 흔적조차 없어져라.
죄의 본성 따로 없고 마음 따라 일어난 것.
마음 한 번 없어지면 죄업 또한 없어지네.
죄도 없고 마음 없어 그 자리가 비었으니.
빈 마음 그 자리가 진정한 참회일세.”

팔계와 정토행자 40계를 반드시 지킬 것을 약속하고, 수계 법사인 도문 큰스님의 법어를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원래는 도문 큰스님이 직접 모시고 법어를 들어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영상을 촬영해 와서 함께 보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직접 수계자 33명에게 십선계 수계 계첩, 대승보살계 수계 계첩, 그리고 법호와 발우를 수여했습니다.

수계를 다 받고 나서 수계 대중은 다 함께 수계자의 서원을 낭독했습니다.

  1. ‘나다’ 하는 어리석음을 벗어나 지혜롭게 살겠습니다.
  2. ‘내 것’이라는 탐심을 내려놓고 청정하게 살겠습니다.
  3. ‘내가 옳다’는 아집을 버리고 화목하게 살겠습니다.
  4. 먹고, 입고, 자는 집착을 내려놓고 검소하게 살겠습니다.
  5. 내가 잘났다는 교만심을 버리고 겸손하게 살겠습니다.
  6. 복 받으려는 마음을 버리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7. 기아 질병 문맹이 없는 복지사회를 이루겠습니다.
  8.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고 평등사회를 만들겠습니다.
  9. 만물이 서로 연관됨을 알아 아름다운 자연을 잘 보전하겠습니다.
  10. 전법활동으로 모두 함께 행복한 정토세상을 이루겠습니다.

전법을 발원하며 삼배를 하고 수계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수계식이 끝나자 정토회 대표 김은숙 님이 축하 인사를 해주었고, 수계자들은 답례로 전법 선언을 크게 낭독한 후 ‘행복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노래를 기쁜 마음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33인의 전법활동가들이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는 노래를 아름답게 불러 주었습니다. 33인의 민족대표와 33인의 법사 수계자의 공통점인 33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담아 노래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후배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노래를 들으며 법사 수계 대중은 정말로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다시 한번 다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사 단장 무변심 법사님이 신규 법사가 된 것을 축하하는 환영사를 해주었습니다.

“33명의 새로운 법사님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붓다가 이미 계셨고, 스승께서 부지런히 그 길을 열어주고 계셨기에 저희들도 그 길을 따라 여기까지 잘 왔습니다. 저희들의 뒤를 따라 후배들도 잘 따라올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매우 부족하지만 서로 탁마하고 격려하고 함께 한다면 못 이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제는 더욱더 대중들 가까이에서 대중들과 함께 하면서 서로의 수행을 돕고, 모범이 되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앞으로 우리를 지켜봐 준 대중들에게 잘 회향합시다.”

사홍서원으로 법사 수계식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수계 대중은 다 함께 문경 수련원 대웅전으로 올라가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스님은 서둘러 문경 수련원을 출발했습니다.

“수고했어요. 저는 농사일을 하러 가야 해서 먼저 출발할게요. 뒷정리 좀 부탁드릴게요.” (웃음)

차로 2시간을 달려 오후 5시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농사일을 하려고 했지만, 두북 수련원에 남아 있던 행자님들이 이미 일을 다 마무리해 놓은 상황이었습니다.

“법사 수계식 준비 때문에 밤을 새웠더니 몸이 피곤했는데 잘 되었네요. 저녁에 명상할 때 졸면 안 되니까 저는 좀 쉬겠습니다.”

해가 지는 동안 잠시 휴식을 한 후 저녁 8시 30분에 두북 수련원 방송실에 자리했습니다.

온라인 일요 명상

“Welcome. We will begin the online meditation with Ven. Pomnyun shortly. Before we proceed, we will meditate for a brief moment to calm our minds.”

지난주 영어로 올라온 질문 두 가지에 대해 답을 한 후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관심을 코끝에 두면 숨이 들어가고 숨이 나오는 줄을 알게 됩니다. 호흡을 알아차리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고, 관심을 코끝에 두면 저절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탁! 탁! 탁!

오늘도 40분 간 명상을 해보았습니다. 실시간 채팅창에 소감이 올라오는 사이 스님은 명상을 통해 일상생활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그 원리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알아차림

“지금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호흡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상대와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눈과 얼굴 표정에 집중해서 그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귀는 상대편의 소리에 집중해서 그 상태를 지켜봅니다. ‘지금 화가 난 상태로 말을 하는구나’, ‘약간 긴장돼서 말하고 있구나’, ‘불안하구나’ 이렇게 상대의 표정과 소리를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겁니다. 그때 ‘싫어하는구나’, ‘좋아하는구나’ 하는 내 마음도 함께 알아차리는 거예요.

이렇게 대화를 할 때는 상대편의 상태를 알아차립니다. 걸을 때는 동작을 알아차리고, 동시에 그때 일어나는 감각과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신과 주위에 대해서 살필 줄 알게 되는 것이 명상입니다.

신발을 벗을 때는 신발을 벗는 데에 알아차림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신발이 가지런히 벗어집니다. 명상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랬다’ 하는 얘기가 없어져요. 왜냐 하면 바깥 사물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마음 상태에 대해서 알아차림이 늘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스님이 말하는 사이 수십 개의 소감이 채팅창에 올라왔습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호흡에 집중했습니다.”
“ I was able to focus well on my breath without making an effort.”

“처음에는 망상에 끌려갔지만, 나중에는 호흡을 알아차렸습니다.”
“The beginning I chased after my distracting thoughts but later on I came back to the breath.”

“가슴이 답답해 한숨을 쉬는 것을 알았습니다.”
“I felt my chest kind of constricted at stuffing and I felt myself sigh.”

한 줄 한 줄 소감을 직접 읽은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닫는 말씀을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소감은 모두 생각해서 말한 게 아니라 직접 경험해본 것이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밤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모내기를 할 예정입니다. 스님은 내일 오전에 모내기를 어떻게 할지 역할 분담에 대해 의논한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전체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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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정을 탁 끊고 수행정진하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 그들을 사랑하는 길임을 또 배웁니다
오늘도 소식 주셔서 고맙습니다

2021-06-04 21:48:07

보리

정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대자유인이 된다는 것~~~
스님, 감사합니다

2021-06-04 08:41:40

신재연

알아차림.
ㅡ 알아차린후 불안하고
눈치를보게되고 행동에 제약이
저의 내부에서 생깁니다.
ㅡ그닣구나 ' 하고 내려놓으면 됩니까?
ㅡ상대는 고통인대. 난 내려놓으면 되는건가요?

수행이부족한자라서.

2021-06-04 08: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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