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4.21. 수행법회와 정기법회 합동법회
“하기 싫은 마음이 자꾸 들 때 어떡하죠?”

안녕하세요. 오늘은 온라인 정토회로 완전히 전환한 이후 새로 시작하는 첫번째 법회 날입니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여 수요 수행법회와 금요 정기법회를 합동으로 진행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10시에 합동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두북 수련원에 마련된 방송실에는 스님의 책상 앞에 연분홍 고운 빛깔의 연달래가 자리했습니다.

스님은 이제 온라인정토회가 본격적으로 출발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갖추어졌다며 부처님의 전법 선언에 이 상황을 비유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가 설법을 듣고 마음의 문이 열려서 ‘출가하겠습니다’ 이렇게 요청을 하면 ‘오라, 비구여! 여기 법이 잘 설해져 있도다’ 이 한 마디만 하셨습니다. 여기 법이 잘 설해져 있으니 들어와 정진해서 괴로움이 없는 해탈과 열반을 증득하라는 뜻입니다.

오라, 비구여! 여기 법이 잘 설해져 있도다

정토회도 지난 1년 동안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빚어진 비대면 사회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많은 혼란이 있었지만, 그동안 많은 토론과 공청회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가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논의가 다 되어서 지난주에는 임원 선출까지 끝내고 온라인 시스템으로 완전히 전환했습니다. 지난 1년간 정토회는 다소 쇠퇴했다고 할 정도의 정체 상태에 있었지만, 이제 내부 정비가 다 끝났으니 지금부터는 외부에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오라, 수행을 원하는 사람들이여. 정토회는 모든 준비가 다 갖춰져 있도다.’

이렇게 오늘은 첫출발을 하는 자리입니다. 이제 전법활동가들은 온라인으로 전법 활동에 매진하고, 전법 활동을 할 수 없는 조건에 있는 사람들은 홍보를 활발하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주위 사람들에게 이 법을 많이 알려서 누구나 다 이 좋은 법을 만날 수 있도록 홍보를 해주시고, 전법활동가들은 그렇게 해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바른 법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이렇게 역할분담을 하겠습니다.

요일별로 진행되는 온라인 법회

그 동안 법당을 관리하느라 일이 굉장히 많았는데, 법당을 모두 없앴기 때문에 이제 그런 일들이 다 없어졌습니다. 이제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수요일에 수행법회를 들으면 되고, 전법을 하기 위해서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정토불교대학과 행복학교를 진행하면 됩니다.

전법 활동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가장 기본이 되는 활동이 불교대학과 행복학교입니다. 둘째, 불교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경전대학에 가서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불교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누구나 수행법회에 와서 지속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체제가 잡혔습니다.

5월 7일부터 매주 금요일에는 누구나 다 사전 신청을 하면 들을 수 있는 즉문즉설이 열립니다. 불교대학 학생들, 경전대학 학생들, 행복학교 참가자들을 위한 깊이 있는 내부 교육은 매주 토요일에 하게 됩니다. 백일기도 입재식과 같은 큰 행사는 일요일에 열립니다. 주말에는 이런 교육과 행사를 제외하고는 시간이 있으실 경우 지부별로 으뜸절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실천 활동을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전법활동가들이 전법을 하는 데 필요한 교육, 연수, 훈련 등은 매주 월요일에 열립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온라인법회가 요일별로 정기적으로 진행이 됩니다. 지금까지는 행사가 같은 요일에 겹쳐서 어떤 사람들은 과부하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방식이 자리가 잡히면 행사가 겹치는 것을 가능한 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일을 할 수 있을 거예요.

회원 분들은 이제 기존의 의무에서 벗어나 좀 가벼워졌으니 자기 정진에 더 몰두해 주시고, 지인들에게 금요일 즉문즉설을 꼭 들을 수 있도록 홍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요일 즉문즉설은 아무 부담 없이 참가 신청만 하면 들을 수 있으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상대가 그냥 법문 듣는 것만 원한다고 하면 금요 즉문즉설을 추천하시면 되고, 지금 이 자리처럼 어느 정도 같이 대화를 나누면서 자기 정진을 하겠다고 하면 행복학교로 안내해 주시면 됩니다.

이제 초파일도 다가오고, 으뜸절도 넓은 곳에 지역별로 마련이 되었습니다. 으뜸절을 정하는 일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수도권에는 정토사회문화회관도 마련되었으니 잘 활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손님 맞을 준비가 다 됐습니다. 부처님이 ‘오라, 비구여. 여기 법이 잘 설해져 있다’라고 하셨듯이 우리도 ‘오라, 수행자들이여. 정토회는 이제 온오프로 다 준비가 되었도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지난 1년 동안 준비하느라 많은 고생을 해 준 분들에게 감사 말씀드립니다. 또 새로 일을 맡은 분들도 수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이제 여러분의 질문을 받아보겠습니다.”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방청객으로 300여 명이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5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치고 스님은 다시 한번 오늘부터 바뀌는 요일별 법회 체계를 강조한 후 법회를 마쳤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1시부터는 정토대전 편찬을 위한 회의를 공동체 법사단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은 불교사상팀과 사회사상팀이 스님이 있는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해 와서 회의를 했습니다. 직접 오기 어려운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함께 했습니다.

불교사상팀에서는 오온과 팔정도를 다시 정리해 와서 발표했습니다.

“같은 개념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차이점을 드러내서 개념을 정립해보면 좋겠습니다.”

여광법사님의 제안에 따라 차이점을 드러내어 진위를 가려보았습니다. 사회사상팀에서는 경전에서 ‘나라가 망하지 않는 7가지 방법’과 ‘승가가 망하지 않는 7가지 방법’이 기록된 원문을 찾아오고 ‘불교의 평등관’을 정리해왔습니다. 특히 승가가 망하지 않는 7가지 방법은 경전을 찾아보니 총 여섯 번이나 나왔습니다.

스님은 이 내용들을 어떻게 정토대전에 넣으면 좋을지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승가가 망하지 않는 7가지 방법은 첫번째로 나온 내용만 정토대전에 넣으면 되겠습니다. 내용을 보니 나머지는 후대에 덧붙여서 만들어진 것 같은 의심이 드네요.

일반적으로 대승경전에 비해 아함경이 부처님의 친설에 가깝다고 하지만 다시 자세히 보니까 아함경에도 허황된 얘기들이 많이 나오네요. 계속 악마가 나오고 전생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남방 불교에서는 부처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른다고 하면서 옷도 부처님 당시와 똑같이 입고 밥도 똑같이 얻어먹는데 실제로 이야기를 해보면 허황된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경전 자체도 허황된 이야기들이 많네요. 모두 인도의 전통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습니다. 상윳따니까야를 읽어보면 내용의 절반 이상이 신을 앞에 두고 한 이야기예요. 법구경에도 대부분 전생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에 비하면 대승불교의 금강경이 훨씬 더 수행적 관점이 잡혀있다고 볼 수 있어요.

결국 기록하는 사람들에 의해 내용이 남게 되는 거니까요. 제가 법문을 해도 어떤 내용을 기록하느냐는 기록하는 사람의 마음이잖아요. 지금은 매일 제가 교정을 하고 올리지만 몇 백 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겠어요?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가능하면 진실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누가 어떤 주장을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부처님이 지금까지 설한 법에 견주어서 합치하는지 여부를 보고 판단하라고 하셨잖아요. 한쪽으로 치우쳤느냐 중도적 관점이냐, 욕망을 따르느냐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느냐, 극단적 주장이냐 아니냐를 살펴봐야 해요. 복을 빌거나 상대를 욕하거나 논쟁하는 이야기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논쟁하지 않는다고 수도 없이 말했잖아요.”

자유와 평등에 대한 토론까지 하고 예정보다 한 시간 일찍 오후 5시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스님은 원고 교정을 보며 잠시 휴식을 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에는 저녁반 활동가들을 위해 합동 법회를 생방송했습니다. 오전 법회 때 연달래가 화면에 많이 나와서 안 좋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서 저녁 법회에는 연달래를 스님 뒤쪽에 살포시 밀어 두었습니다.

스님은 오전 법회 때처럼 오늘부터 달라지는 요일별 온라인 법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후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5명이 사전에 질문 신청을 한 후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 일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온라인 모둠에서도 유효한 건가요?
  • 타인의 모습을 보고 인연과보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도 분별심일까요?
  • 어릴 때부터 부모의 불화로 인해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게 힘들었는데, 편안한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연등을 달 때 성별란에 남녀 밖에 없는 것이 성 정체성 다양화 시대에 괜찮은 건가요?
  • 정토회는 어려운 한자어가 많은 불교 예식을 한글화 시킬 계획이 있나요?

즉문즉설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서 방청객 중에 즉석에서 현장 질문을 추가로 받았습니다. 두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언젠가부터 하기 싫은 마음이 자꾸 드는데 어떻게 하면 정신을 차리고 살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하기 싫은 마음이 자꾸 들 때 어떡하죠?

“저는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긍정적이고 밝으며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음과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부정적인 마음이 많이 듭니다.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고, 실제로 하지 않을 때도 엄청 많고, 행동을 하려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예전에 스님 법문을 들을 때 부처님이라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이 ‘다 안다’, ‘듣기 싫다’라고 하는 사람이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 요즘 제 마음이 이런 상태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 마음을 변화시켜서 삶에 대한 태도를 조금 더 건강하게 할 수 있을지 정신 차릴 수 있는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정신 차리고 싶으면 정신 차리면 되죠. 질문자가 정신 차리고 싶다는데 스님이 정신 차리지 말라고 할 사람 같아요? 정신 차리고 싶으면 정신 차리세요. 하나도 어려운 게 아니에요. 저는 누가 ‘먹고 싶어요’라고 질문하면 ‘먹으세요’라고 대답합니다.

‘먹고 싶어요.’
‘먹으세요.’

‘그런데 먹으면 죽는다는데요.’
‘그러면 먹지 마세요.’

‘그래도 먹고 싶은데요.’
‘그러면 먹고 죽으세요.’

얼마나 쉬워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거 하기 싫습니다.’
‘하지 마세요.’

‘안 하면 손해 나는데요.’
‘그러면 하세요.’

‘그래도 하기 싫은데요.’
‘그러면 하지 말고 손해 보세요.’

저는 이렇게 대화를 합니다. 그러니 ‘하고 싶다’, ‘하기 싫다’ 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에요. ‘일은 하기 싫고, 돈은 벌고 싶다’, ‘먹고는 싶고, 살은 안 찌고 싶다’ 이렇게 모순이 되는 두 가지 다 가지려고 하는 욕심이 문제의 핵심이에요. 돈은 빌리고 싶고 원금은 갚기 싫다는 것과 똑같아요. 돈을 빌릴까 말까 결정하는 것은 하등 어려운 문제가 아니에요.

‘빌리고 싶으면 빌리세요. 대신에 갚아야 해요.’
‘아이고, 갚기 싫은데요.’
‘그러면 빌리지 마세요.’

이렇게 인생은 간단한 거예요. 공부하기 싫어요? 그러면 대학 갈 생각을 안 하면 돼요. 일하기 싫어요? 그러면 수입이 적으면 돼요. 대신에 좋은 옷을 입거나 좋은 집에 살겠다는 생각을 안 해야 해요. 얼마나 쉬워요?

‘저는 남 비위 맞추며 살기 싫어요.’
‘그러면 혼자 사세요.’

‘결혼해서 같이 살고 싶은데요.’
‘그러면 상대한테 맞추세요’

결혼하면 상대에게 맞춰야 해요. 나는 가고 싶어도 상대가 싫다고 하면 거기에 맞춰서 안 가면 됩니다. 나는 먹고 싶어도 상대가 먹기 싫다고 하면 굶으면 돼요. 이렇게 맞추면 됩니다. 인물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돈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성격이 중요한 것도 아니에요. 상대에게 맞출 수 있다면 같이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어요.

다들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것은 상대에게 맞추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같이 살되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죠. 내 마음대로 하고 싶으면 같이 안 살면 되는데, 그러면 또 외롭대요. 결국 ‘같이 살면서 내 마음대로 하겠다’ 이것이 욕심이에요. 그러면 상대는 어떻게 되겠어요?

이처럼 인생살이는 어려운 게 아닙니다. 아주 쉬워요.
‘하고 싶으면 과보를 받아라. 과보가 받기 싫으면 하고 싶더라도 하지 마라.’

이것만 지키면 돼요. 즐거움을 추구하면 괴로움이 따릅니다. 즐거움을 추구할 때는 괴로움까지도 각오해야 해요. 괴로움이 싫다면 즐거움도 멈추라는 거예요. 하나도 안 어려워요. 과거에는 희망이 있었고, 용기가 있었고, 이런 얘기들은 지금 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지금에 집중하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요.’
‘그러면 그냥 자세요.’

‘지각하면 회사에서 잘리는데요.’
‘그럼 잘리세요. 과보를 받아야죠.’

‘잘리기 싫은데요.’
‘그러면 지각하지 마세요.’

지각을 안 하려면 일어나기 싫어도 일어나야 합니다. 어떻게 일어날까요? ‘벌떡’ 일어나면 됩니다. 일어나기 싫다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일어나기 싫어도 벌떡 일어나서 가는 거예요. 왜냐하면 회사에 출근해야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네, 이해했습니다.”

“관점을 그렇게 딱 가지면 사는 게 쉬워요. 만약 혼자 산다면 오후 2시에 일어나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대신에 그렇게 살려면 혼자 살아야 해요. 요즘 시골에 가면 빈 집이 많아요. 안 그러면 컨테이너 하나 갖다 놓고 그 안에서 그냥 혼자 살면 돼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만약 오늘 나무를 베겠다고 하면, 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어떤 일을 할 때 아무 위험도 없는 일은 없어요. 무슨 일을 해도 신체적인 피곤함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즉문즉설을 할 때 여러분의 비위를 맞추려면 살살 부드럽게 얘기해 주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바른 길을 얘기해 줍니다. 이렇게 바른 길을 알려주면 반응이 두 가지예요. 받아들이는 사람이 잘 받아들이면 도움이 됐다고 말하고, 못 받아들이면 욕을 얻어먹게 돼요. ‘어떻게 그렇게 매몰차게 얘기하느냐’,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게 얘기하느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승려가 냉정해야지 어떡하겠어요? 냉정하니까 이렇게 혼자 살죠.

성질까지 좋고, 인물까지 잘났고, 돈까지 많으면 세상이 가만히 놔두겠어요? 누구라도 탐을 내서 채 갑니다. 산에서도 나무가 좋은 게 있으면 누가 베어 가도 베어 가잖아요. 그래서 옛날부터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라고 했어요. 그러니 여러분도 남편이나 아내가 다 고만고만하니까 본인하고 같이 살아주는 줄을 아세요. 여러분보다 더 잘나고 더 성격 좋으면 여러분하고 살겠어요? 딴 사람하고 살죠. (웃음)

이렇게 생각하면 인생살이가 별일 아니에요. 이왕 사는 거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지만 사는 데까지 그냥 살면 돼요. 하기 싫다고 무슨 일이 나진 않잖아요. 하기 싫은 마음으로 모내기를 한다고 해서 모가 안 심기겠어요? 하기 싫은 마음으로 밭을 맨다고 해서 밭이 안 매지겠어요? 하기 싫은 마음으로 풀을 베어도 풀이 베어집니다. 제가 다 해봤어요. 하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낫질을 해도 풀이 베어지고, 하기 싫어하는 마음으로 낫질을 해도 풀이 베어집니다. 아무리 좋아해도 톱을 안 갖다 대면 나무가 안 베어져요. 싫고 좋고에 너무 매달려 있으니까 아무 일도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 필요한 일이 있으면 싫은 날도 하고 좋은 날도 하세요. 아침에 기도할 때 일어나기 싫은 날도 일어나 기도하고, 오늘따라 200배가 하고 싶어도 딱 108배만 하고, 이렇게 자꾸 연습을 하면 나중에 좋고 싫고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져요. 아침에 일어날 때 싫은 마음이 있어도 일어나버리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오늘 일하고 온몸이 아파서 저녁에 ‘아야야야’ 이러면서 잠을 자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할 일이 있으면 또 일하러 나가면 됩니다. 시골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아요. 누가 매일 기분 좋게 웃으면서 일을 하겠어요? 그저 ‘안 죽고 살면 다행이다’ 이런 마음으로 다 사는 거예요. (웃음)

젊은 사람이 벌써부터 그렇게 찌질하게 살지 마세요. 날품팔이를 하든 뭘 하든 이렇게 운동 삼아 즐겁게 일하면서 살면 돼요. 애인을 사귀었다 헤어져도 ‘그동안 널 만나서 즐겁게 지냈다’ 이렇게 말하고 다른 사람을 또 만나면 됩니다. 울고불고 잠 못 자면 안 돼요. 그렇게 끈적끈적한 엿처럼 살지 말고 쌀과자처럼 바삭바삭하게 살아봐요. 알았죠?”

“네, 너무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하기 싫은 마음 때문에 힘들다는 청년도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 들었던 말씀이지만 이번에는 저에게 직접 해주신다는 생각 때문인지 특히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단순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송을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전체댓글 61

0/200

김하정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네요

2021-05-18 00:33:07

이미경

매 순간 일어나는 어리석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그것이 기준인것 처럼 하루하루 괴로움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며 살고 있음을.. 순간 순간 깨달고 깨달았습니다!! 알아차림으로 그 순간 그것이 사실임을 명심.명심하겠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2021-04-29 15:11:05

김은희

감사합니다 새기고 또 새기면서 깨어있는 사람으로 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스님

2021-04-27 23:54:16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