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6. 해외 간담회, 시무식 수행법회, 정토대전 회의
“불교를 아는 것보다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이 목적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온라인 화상회의로 하루를 시작해 새해 첫 수행법회를 한 후 오후 내내 공동체 법사단과 정토대전 편찬을 위해 회의를 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아침 7시에 명상원 정정당에서 화상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해외 정토회와 국제국 활동가들이 속속 화상회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북미 서부는 오후 2시, 북미 동부는 오후 5시, 유럽은 밤 10시, 방콕은 오전 5시, 호주는 오전 9시였습니다.

지난 1차, 2차 회의에 이어서 세 번째 진행되는 해외 조직개편을 위한 온라인 간담회입니다. 먼저 세계 전법과 온라인 정토회로의 전환에 따른 조직개편 방안에 대해 해외 대표단, 해외 총무단, 국제국, 세 그룹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지난 회의 때 스님이 해외에서는 현지 언어로만 법회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새롭게 함으로 인해 각자 그에 맞게 방안들을 새롭게 마련해 왔습니다.

스님은 발표 내용을 경청한 후 각각을 종합한 스님의 의견을 정리해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정토회는 해외에 있는 한국 교민들을 주된 전법의 대상으로 삼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2차 만일결사를 앞두고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70억 명의 비한국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세계 전법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세계 전법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인가가 지금 우리의 주된 문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전 세계인을 향해

이제 정토회는 온라인으로 모두 전환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현지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한국 교민들은 한국 정토회 본부에서 관리해도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해외지부와 국제국을 구분하지 말고, 국제국이라는 단일 조직 하에 현지인 전법에만 전념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하는 관점에서 방향을 잡아 보았으면 좋겠어요. 현재는 국제국이 한국 정토회 산하에 있지만, 2차 만일결사부터는 한국 정토회와 국제 정토회, 두 개의 정토회가 독립해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모든 법회를 현지 언어로 진행해야 합니다. 설령 9명이 한국인이고 1명이 비한국인이라 하더라도 영어로 법회를 진행해야 비한국인이 법회에 적응을 할 수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다수라고 해서 맨날 한국어로만 법회를 진행하면 비한국인이 적응하기가 어려워요. 처음에는 영어로만 법회를 진행하기가 어렵겠지만, 우리가 이 고비를 넘겨야 세계인을 위한 법회가 정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법회를 할 때 스님 말고는 그 누구도 한국말을 해서는 안 돼요. 스텝들이 어떤 안내를 할 때도 모두 영어로만 말해야 합니다. 스텝들부터 자꾸 자기들끼리 한국말을 사용하면 현지화가 될 수 없어요.

일단 영어 법회부터 시작하고 그다음에

물론 유럽의 경우는 아직 독일어, 프랑스어 등 각 나라 언어로 번역하기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일단은 영어 법회를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독일인이든 프랑스인이든 우선 영어가 가능한 사람들만 이 법회에 참석하는 거죠. 마음 나누기를 할 때만 독일인끼리 독일어로 하고, 프랑스인끼리 프랑스어로 하는 겁니다. 물론 나라별로 참가자가 한 명밖에 없으면 마음 나누기도 영어로 해야 하는 거고요.

이렇게 해서 영어 법회가 점점 확산이 되면, 나중에 각 나라별 현지어로 번역하는 일은 그 나라 사람들이 하면 됩니다. 영어 법회에 참가한 독일 사람이 영어를 독일어로 번역하는 일을 해주면 돼요. 영어 법회를 듣는 사람 중에 영어를 잘하는 프랑스 사람, 영어를 잘하는 태국 사람이 자기 나라 언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최종적으로는 그 나라 언어를 잘 구사하는 한국 사람이 감수만 해주면 됩니다. 영어를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한국어의 의미와는 약간의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그 간격만 수정해주면 돼요.

만약 한국 사람이 세계 각국의 언어를 배워서 번역해야 한다면 엄청나게 일이 많아질 겁니다. 그런데 일단 영어 법회를 정착시키고, 그 영어 법회에 참석하는 현지 사람이 그 나라 언어로 번역 작업을 하게 되면 훨씬 전법이 효과적일 거예요. 일단 영어를 할 수 있는 독일인, 영어를 할 수 있는 프랑스인, 영어를 할 수 있는 태국인을 1차 대상으로 하고, 그다음 단계로 영어를 모르는 그 나라 사람들을 2차 대상으로 하는, 이런 방침을 정하면 좋겠어요.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한국 교민들은

이렇게 바뀔 경우 남은 과제는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한국 교민들입니다. 이 분들이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공부하고 싶다면, 이제 온라인으로 모든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까 한국 정토회에서 이분들에게 법회를 제공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학생일 때는 한국에서 법문을 제공받지만,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졸업하게 되면 국제 정토회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겁니다.

전체적으로 이렇게 방향을 잡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발표를 듣고 나서 제 머릿속에 있는 컴퓨터가 또르륵 작동해서 내린 결론입니다.” (웃음)

이어서 질의응답을 받았습니다. 국제국 활동가들의 고민, 해외정토회 총무님들의 고민에 대해 스님은 각각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법을 할 때는 그들의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불교를 아는 것보다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이 목적입니다

“우리가 외국인에게 전법을 할 때는 불교 용어를 제대로 알게 하는 것이 목적이 되면 안 됩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외국인에게 복잡한 불교 교리나 반야심경, 금강경의 어려운 용어들을 해설해 주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어요. 외국인들이 ‘색’, ‘공’ 이런 불교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론을 공부하는 것은 실제 삶에는 도움이 안 돼요. 선불교에 대한 강의도 관념을 타파하고 마음을 직시하는 부분만 강의를 하면 되지 어려운 불교 용어를 다 공부시킬 필요는 없다고 봐요.

외국인을 위해 경전반을 운영한다면 대승 경전보다는 오히려 아함경에 대해 강의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과 인격이 담겨 있는 아함경을 발췌해서 감동적인 교화 사례를 공부한다면 외국인들이 수행을 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외국에는 대승불교 문화에 대한 전통이 전혀 없기 때문에 굳이 대승불교를 가르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님과의 대화를 마치고 각자 소감을 한 마디씩 말했습니다.

“할 일이 엄청 많아져서 폭탄을 맞은 기분이지만, 기대감과 설레임이 더 큽니다.”

“K팝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듯이 법륜 스님의 가르침도 K팝처럼 전 세계인들에게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 첫발을 이제 내딛는 기분입니다.”

화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에 달이 지고, 날이 밝아왔습니다.

9시 30분에 화상회의를 마치자마자 30분 휴식을 한 후 곧바로 10시에 온라인 수행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늘 수행법회는 2021년 새해 시무식을 겸해서 진행되었습니다. 스님은 새해에 정토회가 겪게 될 가장 큰 변화인 온라인 전환에 대해 회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새해 들어 첫 법회입니다. 오늘 새해 법회에서 먼저 여러분께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백일 정진을 연기하게 된 이유

연말에 각 단위 대표자들이 긴급하게 논의해서 개원 기념 백일 정진을 일단 연기하는게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고, 연초에 결사행자회의와 전국대의원상임위 회의에서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백일정진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한편으로는 활동가들의 업무가 너무 많아질까 봐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일단 연기를 해서 걱정은 해소되었지만, 정진을 기대했던 분들은 아쉬움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연기를 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외부 환경입니다. 11월 들어 코로나19바이러스 환자가 200명, 300명, 500명을 지나 12월에는 1천 명 대를 넘어서면서 사회 분위기가 긴장이 됐어요. 이럴 때 우리가 대대적으로 백일정진을 홍보하고 전법하는 게 사회 분위기에 맞지 않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정토회 내부 요인입니다. 정토회는 10차 천일결사를 시작하고 나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느라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하기로 방향까지 정했기 때문에 새해에는 온라인 정토회를 운영하기 위해 조직을 전부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귀해도 죽었으면 장례를 치러야 하듯이

온라인 정토회로 가기 위해 재편해야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전국에 있는 법당을 모두 정리해야 합니다. 그동안 많은 활동가들이 법당에서 활동해왔고, 법당을 무척 정성 들여 가꾸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정토회가 온라인으로 모두 전환했기 때문에 법당의 활용가치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법당을 모두 정리해야 하는 문제가 대두되었어요.

둘째, 운영 방식을 온라인에 맞게 모두 바꾸어야 합니다. 현재 정토회는 오프라인에 효과적인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토회는 진행하는 수단만 온라인으로 바꾸었지 운영 방식은 기존 오프라인 방식을 그대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한 해 동안 기존 방식으로 운영해보니까 온라인에서는 안 맞아요. 여름이 됐는데도 아직 겨울옷을 입고 있는 형상이에요. 날씨에 맞게 외투를 벗듯이 조직을 재편해야 합니다. 작년에는 그때그때 급한 불을 껐다면 새해에는 조금 더 근본적으로 온라인에 맞게끔 재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백일정진도 3월부터 잡혀 있어서 온라인으로 재편하는 작업과 병행하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백일정진을 연기하고 오히려 온라인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먼저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논의가 있었어요. 이미 법당의 사용가치가 없어졌는데 재편하는 작업이 늦어져서 계속 월세를 내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귀해도 죽었으면 장례를 치러야지, 나와 가까웠던 귀한 사람이라고 계속 시신을 방에 모셔놓을 수는 없잖아요. 아무리 소중하고 중요해도 이미 그 수명이 다했으면 정리를 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사유로 백일정진을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시대에 맞는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여러분은 백일정진을 앞두고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고, ‘일이 너무 많다’ 하고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었을 거예요. 이제 어려움이 조금 해소돼서 ‘아이고, 한숨 돌렸다’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대했는데 좀 아쉽다’ 하는 마음도 같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일정이 변경되어서 온라인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상반기에는 정토회 조직을 온라인에 맞게끔 재편하는 동시에 기존에 사용하던 법당은 모두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이미 결정이 났으니까, 올 상반기에는 ‘어떻게 정비할 거냐’ 하는 문제에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대중 여러분과 이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온라인 전환을 서두른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서두르는 게 아니에요. 코로나19 상황이 종결되는 것과 관계없이 정토회는 이제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이미 결정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소중했다고 해서 법당을 계속 움켜쥐고 있을 이유는 없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 해도 이미 죽었다면 시신을 계속 방안에 둘 필요가 없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가야 해요. 그래서 법당 정리와 온라인에 맞는 조직 개편 작업을 연초에 시작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논의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합니다. 개원 기념 백일정진까지 연기했는데 서두를 이유가 없어요. 그러나 그냥 시간만 길게 잡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논의는 충분히 하되 결론이 나면 바로 실행하는 게 낫습니다. 결론이 났는데도 시간을 길게 끌 이유는 없어요.

오늘 법회를 마치면 모둠별로, 법당 별로, 정토회 별로 이번 주 내내 법당 정리와 온라인에 맞는 운영방식에 대해 충분히 논의를 해 주세요. 결론이 나면 빨리 실행하는 게 낫습니다. 어떤 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되면, 그 대안을 충분히 찾아봐야 합니다.

특히 현대와 같은 온라인 시대에는 봉사를 책임지고 하려는 사람의 수가 자꾸 줄어든다는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 책임자의 숫자는 적게 유지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서 시간 여유가 되고 뜻이 맞을 때 봉사하겠다는 사람에게는 너무 의무감을 주지 말고 회비 내고 법회만 들어도 되도록 개방을 해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원할 때 법문을 듣거나 수련에 참가할 수 있게 해 주고, 자신이 원할 때 봉사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이렇게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토회 회원 체계를 재정비하면 좋겠어요.

우선 만일결사준비위원회(만준위)에서 낸 초안을 바탕으로 여러분끼리 먼저 토론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걸 다 수용해서 종합한 결과를 다시 여러분에게 보고하고, 다시 토론을 거쳐 수정하는 과정을 가질 계획입니다. 그래서 제가 정초법회 때 온라인으로 여러분을 다 만날 테니까 그때 이 내용에 관한 질문을 다시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모둠별로, 법당 별로, 정토회 별로 토론을 많이 해주세요. ‘아, 그거 좋습니다’ 또는 ‘에이, 그건 안 됩니다’ 이렇게 토론을 해서 우리가 주인이 되어 더 나은 정토회를 만들어 나갑시다.

온라인 시대에는 어떤 게 정말 좋은지 아무도 몰라요. 누구도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러니 만준위가 구성한 초안을 중심으로 다시 전체 대중의 의사를 모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온라인 시대에 맞는 정토회의 미래를 우리가 만들어 나갑시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진 사람들을 찾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서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면 좋겠어요. 의료진이 워낙 바쁘고 힘들어서 제가 즉문즉설을 해준다고 해도 그걸 들을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해요. 그래서 뭔가 돕고는 싶지만 도울 만한 적당한 일을 못 찾고 대기 중인 상태입니다.

여러분도 우리 지역에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생존마저 어려워진 분들이 있는지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정부가 나서서 지원을 하겠지만, 정부도 돕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면 정토회에서 돕겠습니다. 필요하면 예산도 책정할 테니까,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의 어려움에 빠진 분들이 있으면 각 지역에서 잘 살펴보고 얘기를 해주세요.

또 하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혹시 집에 남는 중고 노트북이 있는 분은 보시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중에 연세가 많은 분들은 눈이 침침해서 잘 안 보이는데 스마트폰으로 법문을 보고 들으려니 너무 힘들다고 하셔요. 그래서 팔순이 넘는 분들이 노트북으로 법문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하면 좋겠습니다. 중고 노트북이라도 드리면 법문을 들을 때 화면이라도 좀 크게 볼 수 있잖아요.

지금 정토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분들을 돕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정토회 회원 중에는 젊을 때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이제는 75세가 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명예회원 제도를 도입해서 봉사와 같은 의무 조항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많은 제안을 해주세요. 정토회는 좋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수용할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애먹이려고 하는 일은 없어요. (웃음) 그것이 세상에 좋은 일이라면 애를 좀 먹더라도 해나간다는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려움이 있더라도 밀고 나갈 땐 밀고 나갑니다.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얼마든지 제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닥친 어려움을 어떻게 유리하게 만들 것인가

오늘 법회가 끝나면 각 지역별로 2021년 새해를 출발하는 시무식을 하게 됩니다. 작년에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우리는 ‘정말 온라인으로 가야 하나’ 하고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용성조사께서 한국 불교가 처음 전래된 성지들을 잘 가꾸어라는 유훈을 남기셨는데, 이 일을 저의 은사 스님인 도문 큰스님이 평생 동안 해오시다가 이제 정토회가 이 일을 받으라고 하셨어요. 그러나 관리가 쉽지 않아서 그 유훈을 이어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큰스님이 연세도 있으시고 해서 이제 정토회에서 그 유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온라인으로 간다고 방침이 딱 정해지니까, 이 변화를 오히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강의와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대신, 농사와 재활용 유통, 수련 등 실천 활동은 용성조사님의 유훈 실현지에서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라인 전환과 역사적인 보존 사업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두 가지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되게 된 셈입니다.

이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가 희망을 찾아보면, 그 어려움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똥을 거름으로 만드는 거예요.

‘지금 우리에게 닥친 이 어려움에 어떻게 대응해서 지금의 어려움을 더 유리한 국면으로 만들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여러분도 아이디어를 내어주세요. 그렇게 해서 2021년 새해에는 더 큰 희망을 만들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요즘 여러분이 맡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한 나날이 아니고 괴로운 나날이다’ 이렇게 호소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렇지만 행복한 나날이 되도록 해봅시다. 자꾸 힘들더라도 행복한 나날이 되도록 해야 수행자이지, 괴로우면 수행자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괴로우면 수행자가 아니에요. 저도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지만 늘 웃으면서 살아요. 나도 모르게 인상이 써지는 거야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웃고 재미있어하면서 활동합니다. 농사도 연구 삼아 하고요.

온라인 시대를 맞아 새롭게 개편하는 작업도 연구하는 마음으로 임해보면 재미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러저러한 게 좋다고 해서 활동해 왔는데, 지금까지 좋다고 해온 게 이제는 좋은 게 아닌 상황이 되었어요.

‘새로운 시대에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잘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면 이 상황이 우리에게 장애가 아니라 복이 될까?’

이런 관점에서 연구하면 재미도 나고 참신한 아이디어도 계속 나오게 됩니다.

온라인을 타고 전 세계를 향해

이런 상황이 되지 않았다면 정토회가 계속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한 전법에만 묶여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오히려 온라인 세상으로 바뀌니까 세계 전법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외국인을 상대로 법문을 자주 못하니까 기존의 법문을 찾아서 번역하고 편집하느라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이제는 온라인으로 연결해서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언제나 법문을 할 수 있게 되었잖아요.

또 법문을 하려면 전 세계로 이동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서, 법문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도 시간을 못 낼 때가 많았습니다. 제가 언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겠어요. 그런데 이제는 해외로 갈 필요가 없어졌어요. 통역자도 제 옆에 있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제가 여기서 얘기를 하면 미국 워싱턴D.C와 온라인으로 연결해서 바로 통역이 가능하거든요. 이렇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영어 법회부터 시작하지만 앞으로는 각 나라별 현지 언어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일본에 사는 사람은 일본어로, 중국에 사는 사람은 중국어로, 독일에 사는 사람은 독일어로 법회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어요. 이것도 2차 만일결사 때에 가서나 해볼까 생각했는데, 코로나 시대가 되어 오히려 훨씬 더 빨리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위축되지 마세요. 수입이 조금 줄거나 일이 많아서 바깥에 못 나가게 되는 일이 있긴 합니다. 정토회도 수입이 많이 줄었어요. 그렇지만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손실이에요. 이렇게 큰 방향이 잡히면 수입이 줄어든 손실보다 몇 배 더 큰 이익이 돌아올 것입니다. 앞으로 법당을 정리하면 수입도 줄지만 지출도 줄어드니까 손실은 그렇게 크지 않을 거예요.

이런 관점을 갖고 활동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노고가 많으십니다. 작년에 쌓였던 피로를 다 풀고, 새해에는 새 마음으로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행법회가 끝나고 정토회 회원들은 각자 지역별로 화상회의 방에 모여 새해를 시작하는 시무식을 진행했습니다. 법회를 들은 소감을 함께 나눈 후 새해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것을 다짐하며 지역별 부서별 시무식 행사를 마쳤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공동체 법사단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11일부터 24일까지 정초순회법회를 어떻게 진행할지, 온라인정토회를 확대하기 전에 어느 지부를 실험적으로 운영해볼지, 2월부터 온라인 명상수련을 정기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등 여러 실무적인 현안에 대해 논의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2시부터는 정토대전 편찬을 위해 경전팀을 맡고 있는 법사단과 회의를 했습니다.

먼저 보수법사님부터 준비해 온 내용에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4선정과 6신통에 대해 각각의 경전이 어떻게 표현했는지 비교해서 분석해 봤습니다.”

경전에는 부처님의 성도 과정에서 4선정과 6신통을 얻었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보수법사님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그것이 각각 무엇을 의미하거나 상징하는지 스님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부처님의 교화 사례 중에 정토대전에 넣을 만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발췌해 와서 스님의 의견을 받았습니다. 부처님이 법을 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화들을 한 명씩 돌아가며 읽은 후 마지막으로 스님의 정리 말씀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경전 모음집을 만드는 겁니다. 부처님의 일생은 다양한 경전 속에 다양한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중에 우리는 부처님이 살아간 삶의 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내용을 골라서 모으는 일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 경전을 비교해 보되 최종적으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부합하도록 어떤 내용은 이 경전에서 뽑고, 어떤 내용은 저 경전에서 뽑아야 해요.”

“네. 다음 회의 때는 더 잘 준비해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 채로 스님에게 삼배를 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스님은 문경 수련원을 출발해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8시에 두북에 도착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전국적으로 눈이 많이 내린다는 일기 예보가 있습니다. 정토행자들이 관리하고 있는 죽림정사, 미륵사, 천룡사를 차례대로 방문해 수행자들을 격려할 계획인데, 혹시 눈이 많이 오게 되면 연기될 수도 있겠습니다.

전체댓글 52

0/200

지혜승

네, 스님. 저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 마음은 시원따뜻합니다. :)

2021-01-12 19:43:48

반야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1-01-11 08:07:44

행복

스님 법문 감사합니다.

2021-01-10 21:54:37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