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1.10 농사일, 가을 산행
“상대의 단점을 보면,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랜만에 법회와 회의 일정이 없어서

오전에는 텃밭에 배추를 묶고, 화단을 정리한 후 외국에서 찾아온 지인과 가을 산행을 했습니다. 오후에는 치과를 다녀왔습니다.

요즘 두북 수련원은 김장 준비가 한창입니다. 밭에서는 배추가 싱싱하게 자라 속대가 꽉 차고 있습니다.

두북 공동체 대중과 공동체 법사단은 행복학교 진행을 하기 위한 교육을 받느라 하루 종일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7일 행복시민과의 즉문즉설 시간에 나온 질문과 답변을 하나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상대의 단점을 보면,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저는 성격이 강하거나 무례한 사람을 대할 때 자꾸 분별심이 일어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분별심이 나요?”

“제가 봤을 때 단점으로 보이는 부분이 발견되면 ‘저런 부분은 고쳤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일어나요.”

“질문자는 자기 성격을 쉽게 고쳐요, 못 고쳐요?”

“행복학교에 나가서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나서부터는 성격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래도 그 나물에 그 밥이에요. 성격은 잘 못 고칩니다. 성격을 고치려면 한 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환골탈태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 자꾸 남의 성격을 고치려고 하지 마세요. 내 성격도 고치기 어려운데 어떻게 남의 성격을 고치겠어요.

자기는 그나마 행복학교를 다녀서 조금씩 변할 수 있었지만, 그 사람은 행복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고 수행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어떤 사람이든 상대의 성격을 고치려고 하는 건 무모한 행동입니다. 스스로 고치려고 해도 잘 안 고쳐지는데, 고칠 마음도 없는 사람이 남이 와서 고치라고 한다고 해서 고쳐지겠어요. 고칠 마음이 있어도 성격은 잘 안 고쳐져요.

이런 사람이든 저런 사람이든, 그 사람의 성격을 좋다 나쁘다고 보지 말고 ‘아, 저 사람의 성격은 저렇구나’, ‘아, 이 사람의 성격은 이렇구나’ 이렇게만 봐야 합니다. 그렇게만 보면 주장이 강한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내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주장이 강한 사람은 피하는 게 좋을지, 주장이 강한 사람은 조금 기다리는 게 좋을지, 주장이 강한 사람은 한 번 세게 부딪쳐서 불이 한 번 나도록 하는 게 좋을지, 그건 내 선택입니다.

이것은 날씨가 추울 때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예요. 날씨가 추운 것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날씨가 추우면 옷을 하나 더 껴입든지, 불을 피우든지, 그건 내 선택입니다.

관점을 이렇게 가져야 이 세상 어디에 가서도 내가 주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저 사람 성격이 강하다’라고 말하는 건 ‘날씨가 춥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사람의 성격이 강한 것을 갖고 좋다, 나쁘다고 판단할 게 아니라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하겠느냐’ 하고 내 선택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추우니까 밖에 안 나가야 되겠다’, ‘옷을 두껍게 입고 나가야 되겠다’ 이건 내 선택입니다.

그것처럼 직장에 성격이 강한 사람이 있으면, ‘직장을 그만두자’, ‘이 직장을 그만두면 다른 곳에 가서 돈을 벌 수 없으니까 참고 다니자’, ‘한 번 세게 부딪쳐서 불꽃을 한 번 피워보자’ 이 중에서 자기가 선택을 하는 거예요. 이 방법과 저 방법을 시도해보면서 자기가 선택을 하는 겁니다. 여기서 주눅이 들면 안 돼요.

질문자는 지금 상대방의 성격을 자꾸 좋다, 나쁘다로 바라보고 그걸 고치려고 하는데, 성격은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이것은 마치 날씨가 추울 때 ‘날씨야 따뜻해져라’ 몇 번 외쳐보더니 그래도 안 따뜻해지니까 ‘스님, 날씨가 안 따뜻해지는데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하고 묻는 것과 같아요. 상대의 성격은 내가 고치려고 할 일이 아닙니다. 성격을 고치고 안 고치고는 그 사람의 일이지 내 일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 그 사람에게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는 내 문제입니다. 남편이 이러이러한 사람이라면, 그런 남편과 같이 살 것인지, 안 살 것인지, 살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이 중에서 내가 선택을 한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남편이 이렇게 해주면 같이 살고, 안 해주면 같이 안 산다’ 이렇게 생각하면 남편한테 평생 목을 매달고 살아야 합니다. 남편이 이렇게 해주면 웃음이 났다가, 저렇게 해주면 인상을 쓰는 노예 생활을 하게 됩니다. 남편이 어떻게 하든 그 상황을 두고 내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내가 주인이 됩니다.

관점을 이렇게 갖고 대응을 해보세요. 그것도 한 가지만 선택하지 말고 부딪쳐도 보고, 양보도 해보고, 여러 가지로 대응해 보면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옷을 두껍게 입고 나가 보기도 하고, 너무 추우면 외출을 안 해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응을 해봐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자기 발견을 해나가는 게 인생입니다.”

내일은 온라인 수행 법회가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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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자

상대가나와다름을 인정합니다
관점을잘잡고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11-16 20:03:58

김현숙여래심

관점 바꿔 경계 보는 맘 연습으로 행복 누리는 주인이 되고자 합니다

2020-11-15 23:58:53

김진성

항상 지혜로운 말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2020-11-15 09: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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