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6.7 (저녁) 대구 청년 즉문즉설 강연
"부모님이 교회에 나오라고 강요해서 괴롭습니다."


 

오전에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을 마치자 마자 곧바로 서울을 출발해 대구로 향했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스님은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대신 했습니다. 

 

오후 5시에 대구 남산 정토법당에 도착해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동남아 스님들과 함께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INEB 동남아 스님들은 오전에 관광지로 유명한 불국사와 석굴암을 둘러본 후 오후에는 불교대학으로 유명한 관음사를 방문했습니다. 스님은 “오늘 불국사, 석굴암, 관음사를 방문해 본 소감이 어떠세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동남아 스님들은 “불국사는 오래된 절이 잘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대승불교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음사는 불교대학이라고 해서 대학의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기도하고 염불하는 모습이 예상과는 달랐다”, “복을 구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힘든 것을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보였다”, “돈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부정적으로 보였다” 등의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 

 


 

소감을 경청한 스님은 불국사, 관음사를 보여준 이유와 함께 이에 대한 스님의 생각을 들려주었습니다. 

 

“관음사는 전통사찰이 아닌 방식으로 새롭게 포교를 시도한 것 중에서 가장 성공한 경우에 속합니다. 전통 불교에는 기도하는 것만 있었지 재가 신자들이 불교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국민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졌지만 불교를 공부할 곳이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을 잘 운영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게 됐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확대되는 데에 한계가 생기니까 다시 전통 방식의 기도와 결합이 되게 됐습니다. 이 외에도 능인선원 등이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케이스에 속합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불교가 산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로 사람들 가까이에 다가갔으니까요. 

 


 

이것을 어떻게 볼 것이냐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교라고 하는 종교의 입장에서 보면 성공한 케이스에 속할 겁니다. 불교 인구를 늘리고, 절도 크게 지었으니까요. 그러나 사회적으로 보면 그냥 절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 뿐이지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는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큰 관심을 못 얻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 다니는 사람들은 자부심이 크겠지만요. 

 

선조들이 남겨준 한국 불교의 전통과 문화재를 잘 보전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정신적인 고뇌를 붓다 담마로서 치유하는 능력은 부족해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에도 리더십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은 한계라고 보여집니다. 오히려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니까 권력과 자꾸 결탁을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해서 적절한 비판을 할 수도 없게 되는 겁니다.”  

 

이 외에도 스님은 동남아 스님들이 한국 불교에 대해 궁금해하는 다양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이어갔습니다. 대화는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에 참석할 예정이여서 6시 30분 무렵에 간담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마치면서 스님은 즉문즉설의 관전 포이트에 대해 잠깐 소개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제가 청년들과 담마 토크를 하는 모습을 보시게 될 겁니다. 강연을 들으러 온 청년들은 불교 신자가 아니고 일반 청년들입니다.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통역을 다 해드릴 수는 없어요. 하지만 핵심은 모두 괴로워서 질문을 하는데 문답을 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것입니다. 지켜보시고 궁금한 점은 내일 간담회 시간에 질문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간담회 시간을 마친 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강연이 열리는 대구어린이회관 꾀꼬리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꾀꼬리극장은 600여 명이 청중들로 가득 찼습니다. 스님이 등장하자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스님은 “저녁은 드셨어요?”라고 인사했는데, “아니요”라는 대답이 나오자 “저는 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에 김밥을 먹었어요. 제가 먹던 김밥이 좀 남았는데 드릴까요?” 하며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내었습니다. 

 


 

또 스님은 “늙은 청춘이 보인다”고 하면서 “오늘은 청년들을 위한 강연이기 때문에 35세 이상은 질문지가 선택되더라도 청년들을 위해 양보를 해달라”고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강연장 맨 뒷 줄에는 INEB 동남아 스님들이 자리해 즉문즉설이 펼쳐지는 풍경을 지켜보았습니다. 동남아 스님들은 남들에게 드러내기 어려울 것 같은 고민들을 마이크를 잡고 스님에게 질문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무척 신기하게 바라보았습니다. 또 스님의 답변에 대중들이 깔깔깔 웃는 모습도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총 12명의 청년들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부모님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 자꾸만 강제적으로 교회를 나오라고 해서 고민이라는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굉장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십니다. 그래서 부모님 따라서 교회도 가고, 목사님 말씀도 들었지만, 전혀 믿음이 안 생기고, 알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너무 독실하시다 보니까 저더러 꼭 교회에 나와야 된다며 강제로 교회를 나오게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교회 가서 예배를 드리고 있으면 그 시간이 너무 괴롭고,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정말 많이 들어요. 그래서 어머니께 ‘저는 정말 교회에 가고 싶지 않다, 저도 신앙의 자유가 있는데 존중해 달라’고 부탁드려도 무조건 교회에 와야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설득이 불가능합니다.(모두 웃음) 지금 질문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부모도 자식을 설득 못하는 상황이잖아요. 질문자의 부모님도 지금 자식을 설득 못하는데, 자식이 무슨 재주로 부모님을 설득하겠어요? 질문자는 지금 부모님한테 설득 안 당했지요? 본인도 어머님한테 설득 안 당하는데 무슨 재주로 어머님을 설득해요? 꿈도 야무지네요. 그건 불가능해요. 설득할 길은 없어요.”

 


 

“그러면 마음이 괴롭더라도 계속 교회에 나가야 되나요?”

 

“아니죠. 질문자가 부모의 노예도 아닌데 왜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해요? 질문자는 자유인이니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요.”

 

“그런데 교회에 안 가면 부모님이 강제적으로 연락을 하시고...”

 

“연락이 와도 괜찮아요. 머리에 총을 대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것도 아닌데, 그냥 ‘네’ 하고 안 가면 되지 그게 무슨 큰 문제에요?”

 

“안 가면 경제적인 지원이 끊길수가 있어서요.”

 

“아, 그렇다면 그것은 부모이기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 스폰서의 말을 들으러 가는 것이지요. 교회 한 번 가주고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그건 이익이 되잖아요. 커피숍에 가서 일하는 것보다 그게 더 수입이 많지 않나요?”

 

“많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님 말씀을 듣는 게 아니고 나를 지원해주는 스폰서의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세요. 질문자는 지금 스무 살이 넘었으니까 자립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으니까 스폰서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기는 어려우니까 그래도 옛날에 인연 있던 부모 자식 관계인 그 분에게 이야기 하니 스폰서가 되어 주시잖아요? 스폰서의 지원을 받는 대신에 스폰서가 요구하는 걸 조금 들어줘야 해요? 안 들어도 돼요?” 

 

“들어줘야 해요.”

 

“교회만 갔다 오면 학비도 나오고 생활비도 나오는데 그것보다 더 효율적인 경제활동이 어디 있어요? 그게 뭐 어렵다고 그래요.(모두 웃음)

 


 

여기서 하나 더 유념해야 할 것이 있어요. 우리나라 기독교는 대체적으로 교회를 확장시키는 게 중심활동이잖아요. 그래서 교회가 커야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교회이고, 교회가 크지 않으면 은총이 없는 교회라고 하는 식의 자본주의적 문화가 깃들어 있어요. 그래서 교회에서 전도는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니 ‘네 가족도 전도 못하고, 네 자식 하나 전도를 못하나’ 이런 분위기가 있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교회를 다니면 권사가 되고 집사가 돼야 되는데, 가족도 전도 못하는 실적으로는 권사나 집사 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러니 어머니에게 교회는 삶의 터전이고 명예이며 바탕인 것입니다. 질문자가 믿음이 있든 없든 어머니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아마 말씀은 안 하시지만 ‘아무개 딸은 교회 안 다닌단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당신 체면이 손상된다고 느끼면서 힘들어하실 거예요. 

 

그러니 교회 가는 정도는 서비스로 해도 될 것 같은데 어떠세요? 그냥 귀에 음악 꽂고 다른 짓해도 되고. 아니면 법륜 스님 팟캐스트 법문 갖고 가서 듣고 앉아 있으면 되잖아요.”(대중웃음)

 

“네, 감사합니다.”

 

“제 말을 잘 알아들었어요? 어머니가 원하시는 대로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누구의 이익을 위해서 한다고요?” 

 

“내 이익이요.”

 

“그래요. 내 이익을 위해서요. 이걸 교회에서는 안 배웠나 봐요. 그러니까 이왕 교회 간 김에 목사님 말씀을 잘 들어보세요. 성경에서 이미 다 가르친 거예요. 질문자가 교회 다니기 싫어서 목사님 말을 제대로 안 들어서 그런 거예요.(모두 웃음)

 


 

성경에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줘라.’ 이런  말이 있어요. 누가 5리를 가자고 해서 끌려가면 그가 주인이 되고 내가 종이 되잖아요. 그런데 5리를 가자고 할 때 ‘그래, 10리 가 줄게!’ 하면 내가 갑이 되고 그 사람이 을이 된다 이 말이에요. 

 

그러니까 엄마가 교회 가라 해서 교회를 가게 되면 내가 을이 되어 속박을 받는 것이 되지만, ‘엄마로부터 이만큼 지원을 받고 있으니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가야지’ 이렇게 마음을 내면 질문자가 갑이 된다 이 말이에요. 경제적으로도 아르바이트 하는 것보다 낫지 않아요? 어머니가 한 번 가자고 하면 두 번 가버리세요. 그게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주는 거예요.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 벗어주라’,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을 대줘라’ 이런 구절도 있어요. 그러니 이왕 갈 바에는 눈치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교회에서도 제대로 배우면 질문자가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믿음이 있느냐 없느냐, 목사님이 말씀을 잘하느냐 못하느냐, 이런 것은 따지지 마세요. 믿음이 생기면 믿으면 되고, 목사님 말씀을 들을 게 있으면 듣고요. 목사님 말씀이 하나도 귀에 안 들어와도 상관없습니다. 갔는데 믿음이 안 생겨도 아무 상관없어요. 일단 질문자가 지혜로우면 이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고, 질문자 스스로 주인으로 살 수 있다는 거예요. 이걸 불교적으로 말하면 ‘수처작주(隨處作主)’라고 해요. 어디서든 자기가 처한 곳에서 주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스님이 성경 구절을 인용해서 답변을 해주니 질문자도 마침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 외에도 11명이 더 질문을 계속 했습니다. 첫 번째로는 생후 8개월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살다 폭언과 폭행 때문에 연락을 끊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후회하는 마음이 든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질문했고, 두 번째로는 아버지의 대한 그리움으로 나이 많은 사람과 사귀다 상황이 나빠져 인연을 끊었는데 이 상황이 또 다시 되풀이 되지 않을까 두렵다고 질문했고, 세 번째로는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어 도전을 했는데 뜻대로 잘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네 번째로는 직장과 학교에서 이간질을 자주 당해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다섯 번째로는 금강경에 ‘이것은 이름이 부처이지 부처라 할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부처님께 귀의해야 하는지 물었습ㄴ비다. 

 

여섯 번째로는 마음은 아직 10대인데 나이만 먹는 것 같아 무섭다고 질문했고, 일곱 번째로는 상대방에게 맞추는게 마음이 편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식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여덟 번째로는 어린 시절 부모가 작은 실수에도 윽박지르고 압박을 해서 환시, 환청, 강박증에 시달렸고, 지금도 일상 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아홉 번째로는 근무하는 직장에서 자꾸 결과를 조작하는 일을 시켜서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열 번째로는 새벽5시에 108배 하기로 다짐하지만 100일을 넘기지 못한다면서 가정의 불화 때문에 화가 치미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했고, 열한 번째로는 개인 사업을 하는 아버지가 이사 문제로 풍수지리를 언급 하는데, 풍수지리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질문했습니다.

 

평소에는 5개 내지 6개의 질문을 받는데, 오늘은 빠른 속도로 답변을 이어가며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치고 나니 밤 9시 30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앞서 질문에서 믿음을 강요하는 부모님 때문에 고민이라는 청년들의 질문이 있었는데, 스님은 이 질문을 다시 언급하면서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믿음에 해당하는 것은 섣불리 ‘옳다’, ‘그르다’ 라고 결론을 낼 수 없습니다. 믿음, 신앙, 종교, 사상, 이념은 개인의 자유라고 헌법에 딱 나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는 그렇게 믿고 있구나’ 이렇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가 그렇게 믿어지면 믿으면 되고, 안 믿어지면 안 믿으면 되지, 그걸 옳으니 그르니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아, 저 사람은 저렇게 믿고 있구나.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이렇게 그냥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강요한다고 해서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얘기했다시피, 어머니가 그렇게 믿으면 ‘어머니는 저렇게 믿으시는구나’ 하고 받아들이고, 내가 안 믿어지면 ‘나는 그래도 안 믿어집니다’ 하고 말씀드리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이해관계가 걸렸다는 겁니다. 그럴 때는 별개로 생각하지 말고, 어머니 말을 조금 들어주는 게 나에게 이익이라면 들어주면 됩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익이라도 나는 못 들어주겠다 한다면 이익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익을 포기할 생각이 없을 때는 동조를 해주고 이익을 얻으면 됩니다. 그러니 크게 문제가 안 돼요. 스폰서가 요구하는 걸 조금 들어 주는 게 좋아요. 자꾸 엄마 아빠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스무 살이 넘으면 엄마 아빠가 아니에요. 알았죠?”

 

“예.” 

 


 

“스무 살 이전에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하기보다는 보호자 의견을 존중해야 됩니다. 법적으로도 그렇게 보장되어 있어요. 그러나 스무 살이 넘으면 첫째, 재정적으로 자립해야 되고, 둘째, 의사결정권이 나에게 주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재정적으로는 의지하려고 하고, 의사결정은 스스로 하려고 합니다. 책임은 안 지고 권리 행사만 하려고 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부모는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면서 계속 간섭하고 싶어 합니다. 20년을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그 습관에서 못 벗어나서 아직도 ‘너는 미성년자이고 나는 보호자이니까’ 하면서 도와주려고 하고 권리를 행사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이런 부모님을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자유롭고 싶으면 독립을 해야 합니다. 우선 재정적으로 독립해야 의사결정권을 스스로 가질 수 있습니다. 만약 재정적으로 조금이라도 의존이 되어 있으면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조금 유보를 해야 합니다. 이해 득실을 따져보니 ‘커피 집에서 봉사하는 것보다 교회 갔다 오는 게 낫구나’,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 하는 것보다 교회 한 번 갔다 오는 게 이익이구나’라고 생각이 된다면 그냥 교회에 갔다오면 됩니다. 

 

이렇게 주어진 상황에서 늘 주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너무 부모님께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부모님께 의지하면서 하고 싶은 건 자기 마음대로 한다든지, 부모님의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이런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먼저 재정적으로 독립함과 동시에 의사 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책임과 권리를 함께 갖는 것입니다. 그런데 권리는 행사하고 책임을 안 지겠다고 하면 안 돼요. 만약 책임을 못 지고 당분간 도움이 필요하면 권리도 잠시 유보해야 합니다. 권리의 유보를 누가 결정한다구요? 여러분이 하는 겁니다. ‘이런 이익이 있으니 이 정도는 내가 그냥 맞출 수밖에 없겠다’ 이렇게 자기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니까요. 이렇게 해서 늘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청년들의 박수갈채가 오랫동안 계속 됐습니다. 오늘 강연이 무척 재미있고 유익했음을 박수 소리 속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수 갈채를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온 스님은 질문한 청년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힘내세요!"라고 격려를 했습니다. 즉문즉설을 할 때는 따끔하게 혼을 내기도 했는데, 무대 아래로 내려와서는 따뜻하게 감싸 안아 주는 스님의 모습에서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로비에서는 스님의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긴 줄을 서서 스님의 사인을 기다렸습니다. 스님이 환한 웃음과 함께 사인을 해주자 청년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대구 청년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대구 청년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스님은 “수고했어요”라고 격려를 해 준 후 합장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 강연장을 나왔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원고 교정 업무를 보며 오늘 하루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 내내 두북 정토수련원에서 INEB 동남아 스님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진 후 오후에는 통도사를 방문하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부산 KBS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

※ 카카오톡으로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받아보세요. 아래 배너를 누르고 친구 추가!


전체댓글 39

0/200

홍화숙

오늘도 스님 감사합니다.
스님이 계셔서 날마다 감사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2016-06-11 14:56:56

박연숙

오늘도 스님에 말씀을 메모하며,나를 행복하게 하는 행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건강하세요
희망이 곧 스님에 말씀 생명에 새깁니다.

2016-06-11 11:37:15

한지은

스님 항상 감사합니다.
저는 남친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은 경험이 없습니다. 폰비를 몇 번 대리점에 가서 내주었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고 따스한 날 되셔요..^^

2016-06-10 22:22:08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