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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와 평화재단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100여 명과 함께 수행과 사회변화에 대해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눈 후 저녁에는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동남아 스님들과 함께 정토회의 자원봉사 시스템과 수행 프로그램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문경 정토수련원 대웅전에서 예불을 올리는 것으로 오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벽 예불에는 수련원 상주대중 뿐만 아니라 백일출가에 입재한 행자님들과 수련 바라지, INEB 동남아 스님들까지 참석해 대웅전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습니다.
예불을 마치고 대웅전을 나오니 산 아래 마을과 기암괴석을 자랑하는 희양산이 눈 앞에 장관을 이루며 펼쳐졌습니다. 동남아 스님들은 주위를 산책하며 한국의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6시 20분부터는 대수련장에서 발우공양이 시작됐습니다. 오늘 발우공양에는 INEB 동남아 스님들을 비롯해 깨달음의장 바라지 봉사자들, 백일출가에 입재해 만배를 하고 있는 행자님들, 일상에서 깨어있기 수련을 돕기 위해 온 봉사자들, 행자대학원 행자님들, 실무자 등 100여 명이 넘는 대중이 참석했습니다.
INEB 동남아 스님들은 어제 아침에 발우공양을 한 번 해봐서 그런지 조금은 더 익숙한 동작으로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발우를 펴고, 게송을 읊고, 식사를 하고, 김치로 닦아먹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고요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친 후 스님의 한말씀이 있었습니다. 먼저 많은 인원이 발우공양에 참석했다고 소개하면서 어떤 분들이 참석했는지 손을 들어보라 하며 전체 대중을 두루 살폈습니다. 특히 어제 백일출가에 입재해서 만배를 하고 있는 행자님들을 보면서는 특별히 격려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만배가 할 만해요? 죽을 것 같아요? 얼굴 표정을 보니 죽을 것 같나 봐요. 제가 아침에 절하는 데 들어가서 얼굴을 가만히 살펴보니까 사색이 돼 있던데요.(모두 웃음)
만배를 하다 보면 마음 속 무의식에 감춰져 있는 자기 업식이 다 올라옵니다. 그러면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 ‘즉문즉설이 재미있길래 여기도 재미있는 줄 알고 왔더니 이게 무슨 사람 죽이는 짓인가’, ‘이러다 다리 병신 되는 건 아닌가’ 이렇게 온갖 생각이 떠오릅니다.(모두 웃음)
부모님이 미워졌다가 고마워졌다가, 애인 생각이 났다가, 온갖 지나간 생각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걱정, 불만, 이런 것들이 계속 올라왔다가 내려갔다가 반복해요.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이런 생각은 안 해야지’ 하지도 말고, 그런 생각에 끌려가지도 말고, 그냥 ‘아, 내 속에 이런 짜증이, 이런 번뇌가, 이런 저항이, 이런 미움이 있구나’ 하고 보면서 절을 계속 해야 해요.
만배를 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일단 엎드려 보고 안 죽었으면 일어나고, 일어나보고 안 죽었으면 엎드리고, 또 엎드려보고 안 죽었으면 일어나고, 그러다 보면 다 하게 됩니다. 죽으면 안 해도 돼요. 죽은 뒤에도 하라고는 안 합니다.(모두 웃음)
이렇게 만배를 하는 동안 자기 속에 있는 것들이 다 일어나게 되는데, 거기에 확 사로잡혀서 염주 집어던지고 집에 가버리면 자기 업식을 바꿀 기회가 없어져서 평생 자기 까르마대로 살아야 하는 거예요. 그러나 그걸 이겨내면, 그렇다고 업식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회사에 다니다가 사표를 확 내고 싶을 때 참아지고, 결혼했다가 확 이혼해버리려고 하다가도 참아지고, 술 마시다가 친구하고 싸워서 주먹을 날리려다가도 참아지고, 그 공덕이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삼일 동안 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그 공덕은 앞으로 여러분들의 일생 동안 입어야 할 수많은 손실을 미연에 막아주는 게 됩니다.
그러니 ‘힘들어 죽겠다’ 이런 생각 하지 말고,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절을 계속해야 합니다. 오늘은 계단도 못 내려가서 손잡이를 짚고 노인처럼 내려가던데, 내일 되면 절을 하다가 저절로 풀려요.(모두 웃음)
그러니 마음이 중요한 거예요. ‘죽겠다’ 이러고 하지 말고, 힘은 들지만 등산할 때처럼 한 발 한 발, 한 배 한 배 이렇게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물론 힘이 드니까 인상이 써지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웃는 표정으로 해야 해요. 죽을 상 쓰면서 하지 말고요.”
스님의 격려 말씀에 백일출가 행자님들은 잠시나마 활짝 웃었습니다. 만배를 하는 동안 묵언을 해야 하기 때문에 큰 목소리로 대답은 못했지만 스님의 말씀이 큰 힘이 되었을 겁니다.
이어서 스님은 행자님들이 걸어다닐 때 발걸음 소리를 터벅터벅 낸다든가, 예불 후 스님을 보자 막 환호를 한다든가, 법문이 진행 중인데 건물 밖에서 깔깔깔 웃는다든가 하는 행동들을 언급하며 “이런 행동들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하면서 “수행자는 마음이 들뜨거나 가라앉을 때 그 마음을 알아차려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만배를 하고 있는 백일출가 행자님들은 정말로 난간을 짚어 가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겨우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곧바로 명상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명상원 정념당에서는 아침 10시부터 상반기 청년활동가 워크샵이 열렸습니다. 청년정토회에서 활동하는 50여 명과 평화재단 청년포럼에서 활동하는 50여 명을 포함해 100여 명의 청년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스님이 정념당에 들어서자 청년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모임은 청년들의 활동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지, 한국 사회에서 청년 문제가 부각이 되고 있는데 청년 스스로가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는지 충분히 대화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오전에는 먼저 스님이 이 주제에 대해 법문을 한 후 오후에는 청년들과 함께 자유롭게 토론해 보는 것으로 워크샵이 진행됐습니다.
청년활동가들이 청법가와 삼배를 하자 스님은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현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즐거움과 괴로움이 늘 뒤바뀝니다. 이렇게 즐거움과 괴로움이 뒤바뀌는 것을 윤회라고 합니다. ‘윤회하지 않는다’ 이 말은 ‘괴로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행복이 불행이 되고 불행이 행복이 되는 윤회가 아니라 그 행복이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즉 괴로움이 없어야 해요. 그게 열반이에요. 그러니 ‘열반’을 우리식으로 쉽게 번역하면 ‘지속가능한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요즘은 지속가능한 게 중요하잖아요.(모두 웃음)
그런데 현대 문명도 지속이 가능하지 않아요. 지금은 발전이라고 하지만 조금만 길게 보면 끝은 이미 멸망하는 쪽으로 예정되어 있어요. 이 길로 계속 가면 그렇습니다. 다만 아직 멸망이 안 왔을 뿐 이 길은 멸망으로 가게 되어 있어요. 그런 것처럼 우리들의 즐거움은 괴로움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어요. 그 시기가 언제 오느냐의 차이밖에 없습니다. 그런 즐거움은 행복이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즐거움은 그런 즐거움이잖아요. 행복은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만약 열반이 막연히 추상적이기만 하거나, 부처님이나 위대한 몇몇 고승들만 증득한다거나 한다면 대중성이 없어요.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다 증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100퍼센트를 달성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비록 70퍼센트, 80퍼센트, 90퍼센트라 하더라도 우리가 가는 게 중요합니다. 거기로부터 우리가 혜택을 얻어야 하잖아요.
이런 문제의식에서 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은 단순히 불교라고 하는 특정 종교의 울타리 안에 넣어놓을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새로운 문명을 열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정토회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설립되었습니다.
‘우리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유와 행복이어야 하고, 그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는 데 부처님의 가르침보다 더 좋은 길은 없다. 그러니 불교라는 종교의 딱지를 떼고, 이걸 모든 사람이 다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독교인도, 종교가 없는 사람도, 외국인도 다 이걸 배워서 열반을 증득하도록 해야 할 일이지, 이걸 불교라는 이름의 장롱 속에 가둬놔서는 안 된다. 이걸 일반화시키고 보편화시키자. 이런 면에서 수행을 문명의 한 내용, 운동의 한 내용으로 만들자.’
이렇게 해서 정토회의 다양한 활동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거예요. 자기 신앙을 가톨릭에 두든 개신교에 두든 무종교에 두든 상관없어요. 그러나 이 수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성이 없습니다. 우선 자기가 행복해야 이걸 지속적으로 하지, 괴로우면 지속할 수가 없어요. 사람이 참는 데도 한도가 있잖아요. 그래서 늘 어떤 일이든 마음을 가볍게 해서 임해야 합니다.
예컨대 누가 설악산에 가자고 해도 ‘아이고, 거길 어떻게 가냐? 거기 가서 뭐 하냐? 꼭 올라가야 되나?’ 이러면서 올라가면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 다리는 좀 아프고 등짐은 좀 무거워도 ‘그래, 한번 가보자!’ 이렇게 가볍게 출발해야 올라가다가 힘들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설령 중간에 가다가 내려와도 운동이 되잖아요. 꼭 올라가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중간에 가다가 내려오면 ‘거 봐라! 이럴 바에는 뭐 하러 출발했냐? 내가 오지 말자고 했는데 왜 왔냐!’ 이렇게 이야기한단 말이에요.(모두 웃음)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좋지만 중간에 내려와도 아예 안 가는 것보다는 나아요. 이런 관점이 있어야 합니다. 즉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정토회는 이런 관점에서 설립되어서 가는 것이지, 수많은 종교 가운데 하나인 불교라는 울타리 안에 무슨 종교 세력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게 아니에요. 스스로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수행, 그것이 붓다의 가르침이에요. 정토회는 이 관점을 분명하게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토회는 문제의식의 한 축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보자는 데 있어요. 개인 혼자서 명상만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원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살펴봅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하나는 외세에 의해서 분단된 결과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갈등이 계속되고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서구를 모방하는 것이 실패해서 한계가 온 게 아니라, 성공했는데도 한계가 왔다는 겁니다. 전자는 통일로 풀어야 하고, 후자는 창조로 풀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둘은 상반된 게 아니에요. 통일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그 과정에서 지금의 모방시스템을 창조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해나가야 합니다. 창조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시간이 좀 걸려요. 유치원이며 초등학교부터 교육을 다 바꿔야 하니까 한 20년 걸릴 겁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젊은 여러분들이 시작해야 할 일입니다. 제가 50대, 60대 되는 사람들을 붙잡고 이야기해서 바꿔보려고 하면 금방 70대가 되어버리잖아요.(모두 웃음)
그런데 20대인 여러분이 지금 같이 손을 맞잡고 이 문제를 풀면 여러분들이 40대쯤 될 때 통일 뿐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질 거예요. ‘통일’이라고 해서 그냥 통일된 국가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통일은 사실 우리가 가진 문명적 한계를 극복하고 국민 행복을 더 높여나가는 데 하나의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통일을 하려는 거예요. 통일 안 하고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안 해도 됩니다. 지금까지는 통일 안 하고도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이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거예요. 모델이 지금 내리막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오늘 오후에 토론을 하겠지만, 그런 데서 여러분들이 우리가 정말 이 사회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길 바랍니다. 그러면 어떻게 대한민국을 주인으로서 이끌어 가야 할까요? 한쪽은 통일을, 한쪽은 빈부격차를 줄이는 복지를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후자의 예를 든다면 청년 일자리 문제가 있겠죠. 일자리 창출은 지금과 같은 정책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성장도 거짓말입니다. 될 수가 없어요.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있던 자리도 더 줄어들게 되지, 새로 늘어날 자리가 없어요.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게 되면 일자리가 갈수록 더 줄어들어요. 우리는 이런 사회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그렇다고 영국의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Luddite) 운동처럼 기술문명을 발전시키지 말자고 할 수는 없잖아요.
결국은 사회 전체적으로 광범위하게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구조를 바꾸고 제도를 바꾸려면 영향력이 제일 큰 것이 정치예요. 그래서 문제예요. 명상을 해서 바뀐다면 ‘명상하자!’ 이러겠지만요.(모두 웃음) 명상을 하면 개인이 행복해지는 건 되는데 시스템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통일 문제라든지, 사회의 빈부 격차를 줄이는 문제라든지, 취약 계층의 복지 문제라든지, 최근에 청년들이 일터에서 희생당하는 문제라든지, 여성이 범죄의 표적이 돼서 목숨을 잃는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개인의 도덕성을 함양하면 조금은 도움이 되겠죠. 그러나 이런 것들은 제도적으로 바꾸어야 많이 완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정말 통일을 하겠다’라고 지도자가 딱 결심하고 외교도 그 방향에서 하고, 국방도 그 방향에서 하고, 모든 걸 그 방향에서 관점을 잡는다면 완전히 달라질 수가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갖고 있는 이런 문제들을 결국 현실적으로 푸는 길은 정치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치인들이 권력지향적, 이익집단화 되는 걸 보면서 정치에 대해 굉장히 실망해버렸어요. 그래서 정치를 귀찮게 여깁니다. 꼴도 보기 싫고, 투표도 하기 싫어해요. ‘너희들끼리 놀아라’ 이렇게 외면해버리면 이 문제가 계속 악순환 되는 거예요.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 죽창 들고 혁명할 수도 없잖아요.(모두 웃음)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시대에 지금 살고 있어요. 그러니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거를 통해서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거의 유일합니다. 가능하면 합리적으로, 평화적으로, 합법적으로 개선해야 해요. 또 우리는 수행자니까 이 문제를 분노 없이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청년 여러분들이 조금 더 우리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줘야 하지 않을까 해요.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겁죠?
‘당장 내 취직이며 직장 생활도 어렵고, 애인도 하나 사귀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애도 키워야 하고, 조금 힘이 있으면 부모도 모셔야 하고, 그것만 해도 눈앞이 깜깜한 형편인데 거기다가 나라까지 짊어지라고? 턱도 없는 소리 하고 있다. 스님은 뭘 그런 걸 우리한테 이야기하나? 안 그래도 죽겠는데!’
이렇게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계속 우리끼리 갉아먹다가 끝나게 됩니다. 스펙을 쌓는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스펙 쌓는 걸로 해결하려면 우리 백 명 중에 한 명이 우리 등을 딛고 올라가는 게 고작입니다. 공무원 시험을 치든 무슨 시험을 치든 우리 등을 딛고 올라가는 몇 명만 해결이 돼요. 열에 한 명만 해결이 되지, 아홉 명은 해결이 안 돼요.
그래서 부처님이 출가할 때 가졌던 제일 큰 문제의식이 ‘하나가 살기 위해서 왜 다른 하나가 죽어야 하느냐?’ 였습니다. 우리 같으면 나만 살면 되고 나만 행복하면 되는데, 부처님은 여기에 문제의식을 가졌어요.
‘왜 하나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가 불행해야 하는가? 왜 하나가 편리하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가 괴로워야 하는가? 왜 하나가 살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가 죽어야 하는가? 같이 사는 길, 같이 행복한 길은 없을까?’
이게 부처님의 문제의식이에요. 그런데 오늘날에는 수행자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부처님이 버린 그 왕위를 부처님한테 빌면 얻을 수 있다는 식이에요.
오늘은 이 주제를 가지고 자유토론을 할 거예요.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지 토론해 봅시다. 여러분들이 힘든 건 ‘이런 건 현실에 안 맞다’라고 이야기하고, 좋은 건 ‘이런 거는 해볼 만하다’라고 이야기하세요. ‘이런 것을 하면 우리가 여기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해서 ‘그렇게 한번 해보자’ 라는 결론이 날 수도 있고, ‘아이고, 그냥 사는 데까지 살다가 같이 망하면 되지 굳이 뭘 하나? 우리도 이러는데 출가한 스님이 뭘 그리 세상에 집착이 있느냐’ 이렇게 이야기하면 ‘좋다! 같이 망하자’ 이런 결론이 날 수도 있어요.(모두 웃음)
그것도 뭐 하나의 방법이에요. ‘스님, 계절로 말하면 지금은 늦가을입니다. 지금 뭘 심는다고 해도 자라지 않으니 우리는 그냥 이렇게 겨울로 지나가서 떨어져 죽고, 다음 세대가 봄을 맞아서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할 수도 있어요. 그건 이제 토론해봅시다. 무조건 가야 한다는 게 아니라, 정말 우리가 한번 토론해 보고 우리가 어떤 길을 갈 건지를 이야기해보려고 오늘 이렇게 모였어요. 취지는 이해하셨어요?”
“네!” (우렁찬 대답)
“네. 그러면 이제 밥 먹고 토론 한번 해봅시다.”(모두 박수)
오늘 대화의 취지에 대해 이해한 청년들은 큰 박수로 공감을 표했습니다.
오전에는 이렇게 스님의 법문을 들은 후 점심식사 후에는 스님이 던진 주제에 대해 청년들과의 본격적인 토론이 이어졌습니댜. 많은 청년들이 손을 번쩍 들고 다양한 의견들을 제안했습니다.
약 4시간 동안 청년들은 쉼없이 자신들의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내었습니다. 스님은 오랜 시간 청년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마지막으로 토론이 끝날 무렵에 정리말씀 겸 격려를 함께 해주었습니다.
“도를 닦든 무슨 일을 하든 관계 없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어진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하도록 설득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치 이 좋은 부처님의 법을 주위사람들에게 전해주듯이 이것은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이 사실을 잘 알아서 여러분들의 세상을 좀 멋있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가 참여한 세상을 멋있게 살았어요. 민주화 시대에는 민주화 투쟁을 해서 감옥도 갔다 왔고, 허물어진 불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몇십 년간 노력해서 작은 불꽃이라도 하나 만들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도움 받기만 하다가 제3세계의 가난에 대해서도 조금의 빚을 갚았어요. 다 잘했다고 할 순 없겠지만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들도 각자 자기 인생에서 할 만큼은 해야 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할 만큼 했어요?”
“아니요.”
“할 만큼 할려면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고, 통일 대한민국을 이룩할 때 할 만큼 했다고 할 수 있어요. 그 전에는 할 만큼 했다는 이야기를 하기가 좀 어려워요. 그러면 ‘스님도 통일 못 이룩해 놓고 왜 우리보고 하라고 하느냐?’ 이렇게 따질 수가 있는데, 우리 세대는 삶의 고단함 속에도 그나마 이렇게라도 만들어놓은 것이고, 이런 토대를 제공해 줄 테니까 이것을 딛고 우리 세대가 못한 것을 여러분들이 해내면 좋겠습니다.
독립운동 하듯이 총 맞아 죽으라는 것도 아니고, 민주화 운동할 때처럼 감옥 가라는 것도 아니고, 고문을 당하라는 얘기도 아니잖아요. 이런 일을 한다고 해서 불이익이 뭐가 있겠어요? 취직할 때 조금 늦게 취직할 수는 있겠지요. 직장에서 눈치가 조금 보이고 승진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 정도의 불이익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정도의 불이익도 안 받고 어떻게 통일 대한민국을 만들려고 해요? 그 정도 불이익은 감수해야 돼요.
이렇게 해서 우리가 변화된 사회를 만들면 청년들의 주택문제, 일자리 문제 같은 것들도 풀어내기가 훨씬 용이해져요. 그걸 더 가지려고 서로 경쟁만 하지 말고, 그걸 두 개, 세 개 더 만들 궁리를 해야 합니다.
너무 안정적인 것만 추구하지 마세요. 그렇다고 허황된 꿈을 가지라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평생 자급자족을 하면서 도전을 해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허황된 꿈을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여러분들도 약간의 도전을 해야 된다는 겁니다. 도전 없이는 창조가 불가능합니다. 가만히 있는데 어떻게 새로운 길이 열리겠어요? 새로운 길을 가려면 숲을 헤치고, 나무를 치고, 가시에 찔리고 해야지요. 그런 일 한다고 죽을 일은 아니잖아요.
조금만 힘을 모으면 능히 해낼 수가 있습니다. 지금은 전부 개인주의가 되어서 대중 10명 모으기가 힘들다고 하잖아요. 돈을 안 주면 한 명도 안 움직여요. 그런데 공익을 위해 오늘처럼 청년 100여 명이 모였고, 청춘콘서트에 1만 명을 모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분들의 장점을 살려서 힘차게 해나가면 좋겠어요. 할 수 있겠어요?”
“네!”
청년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하며 박수갈채로 그 다짐을 표현했습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법문하고, 청년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토론을 마친 후 사홍서원으로 워크샵을 모두 마쳤습니다. 행사가 끝나자 행자대학원에서 행자님들이 맛있는 국수를 저녁 식사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청년들은 국수 한그릇씩 후루룩 먹고,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청년활동가 워크샵이 끝나고 저녁 8시부터는 어제에 이어서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동남아 스님들과 함께 두 번째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간담회에서는 정토회의 자원봉사 시스템과 마음수련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으로부터 대략적인 설명이 있자, 한 비구니 스님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도 동남아 스님들은 정토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 100여 명이 스님의 법문을 듣고, 활발히 토론하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직장도 다녀야 하고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정토회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봉사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 사람들은 가족도 있고, 직업도 있지 않나요?”
“그래서 밖에서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월급도 안 받으면서 월급 받는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기 때문입니다.(모두 웃음)
첫째, 붓다 담마를 공부함으로 인해 자기가 괴로움으로부터 조금 벗어나 행복해지고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둘째, 이 좋은 법을 나만 느낄 게 아니라 괴로워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서 또한 나처럼 기뻐져야 하지 않느냐, 이런 전법의 중요함에 대한 인식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이런 건물이 있어야 하니까 돈이 필요하고, 운영을 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 생각해보면 부처님은 어떤 대가를 바라고 법을 설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이 일을 하면서 붓다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어떠한 대가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이걸 운영할거냐, 누가 이 일을 할거냐가 문제인데 결국 우리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토회를 운영하는 봉사자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첫째, 완전히 절에 들어와서 생활하는 출가 수행자들입니다. 정토회에는 절에 들어와서 이 법을 따라서 살아가겠다고 하는 출가자들이 100여 명 있습니다. 아침에 발우공양을 함께했던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나 서울 정토회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모두 절에 들어와서 활동하고 있어요. 부처님 당시에는 밥은 남의 집에 가서 얻어먹고, 옷은 시체를 덮어놓은 분소의를 주워 입고, 잠은 나무 밑에서 잤기 때문에 저절로 생존의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누구한테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어요. 그래서 정토회도 여기에 살면 밥은 줍니다.
옷은 지금 갖고 있는 옷만 해도 충분하고, 잠은 여러 명이서 같이 자고 하니까 특별히 돈 들 일이 없어요. 만약에 이런 승복을 입게 한다면 이런 옷은 돈을 주고 사야해요. 그런데 이런 세속 옷은 아무데서나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옷이 더 수행자에게 맞다는 거에요. 얻어서 주워서 입을 수 있으니까요. 이 사람들은 모양은 이렇게 하고 있어도 모두 출가한 수행자들이에요.
왜 머리 안 깎고 승복을 안 입히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테라밧다는 모르겠는데 한국 같으면 승려가 되면 사제가 됩니다. 무조건 모양만 보고 사람들이 와서 절하고, 보시하고 하기 때문에 수행자가 안 되고 사제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정토회에서는 ‘우리는 사제가 아니고 수행자이다’ 하는 의미로 모양을 바꾸지 않는 걸로 했어요. 남이 봤을 때는 표가 안나게 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의 반대가 심합니다. 부모들이 ‘숫제 절에 들어가서 살려면 스님이라도 되라’라고 그런답니다. 스님이라도 되면 ‘당신 딸 아들 뭐하냐?’ 물으면 ‘스님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데. 이건 스님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속 사람도 아니고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냐?’고 하며 가족들이 이해하기가 제일 어렵죠.
둘째, 절에 들어와서 살지 않고 밖에 살면서 봉사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부부 중에 어느 한 사람이 돈을 벌어서 생활할 수 있으면, 한 사람은 봉사를 해라. 좀 적게 먹으면 되지 않냐. 부처님은 얻어먹었는데 좀 적게 먹는 걸 가지고 뭘 그러냐’라고 말해서 그 사람들은 회사처럼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까지만 일하고 갑니다. 사실은 절에 완전히 들어와서 사는 사람들보다 이 사람들이 봉사하기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어쩌면 이 사람들은 수행력이 더 높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생활 하면서도 전적으로 여기 와서 봉사한다는 것 자체가 아예 절에 들어와서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입니다.
남편의 반대, 자식의 반대, 가족의 반대를 가족과 같이 살면서 극복해야 되거든요. 절에 들어와서 사는 건 가족이 반대하면 도망갈 수가 있지만, 이런 경우는 세속에 살면서 그 반대를 극복하고 생활을 해야 하니까 자기 공부가 어느 정도 안 되면 불가능해요. 그렇게 반대하는 속에서 내가 편안해지는 걸 수행의 과제로 삼고 이겨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 두 종류가 정토회의 중심 멤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런 사람들이 승려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는다고 해서 출가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출가해서 돈이나 밝히고 명예나 밝힌다면 그게 어떻게 수행자입니까?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전적으로 절에 들어와서는 못 살지만, ‘100일 들어와서 살겠다’, ‘1년 들어와서 살겠다’, ‘3년 들어와서 살겠다’ 이렇게 한정적으로 들어와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직장 다니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거나, 일요일이나 주말에, 평일 저녁에 혹은 휴가를 내서 파트타임으로 봉사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현재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오직 자원봉사로만 운영됩니다.”
오직 자원봉사로만 운영된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던 동남아 스님들은 다시 여러 가지 의문들을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 봉사하지 않고 수련만 받는 것도 허용이 되는지, 정토회 회원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인지 물었던 것에 대한 답변을 소개하겠습니다.
“봉사는 하지 않고, 수련만 받고 가는 것도 허용이 되는 건가요?”
“멤버가 되려면 반드시 얼마 이상의 봉사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자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정토회의 회원이 되기가 어렵습니다. 오지 말라고 해서 못 오는 게 아니라 기부를 하라면 하겠는데 봉사해야 하는 것 때문에 멤버가 되기 어렵습니다.
물론 깨달음의 장을 하거나, 명상수련을 하거나, 이런 수련들은 참가만 하고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것도 봉사를 해야지만 수련의 기회를 주지 그냥은 안 주려고 해요. 봉사는 내가 가진 재주나 기술을 돈을 받고 파는 게 아니고 세상을 위해서 쓰는 것을 말합니다. 봉사를 할 수 있어야 수행이 되지 그냥 불교 교리를 안다고 수행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기 계신 저 젊은 분은 통번역을 하는 직장에 다니는데 봉사를 풀타임으로는 못하고 주말과 휴일를 이용해서 봉사하는 분인데, 오늘은 주말이라 참가한 것이예요. 옆에서 통역 하시는 분도 미국에서 이렇게 봉사를 하러 오신 겁니다.
정토불교대학에서도 강의를 듣거나 자기 느낌을 나누는 공부를 하는 한편으로 반드시 봉사를 해야 합니다. 봉사 점수가 일정하게 되어야만 졸업이 되지 그게 안 되면 졸업이 안 됩니다. 그냥 강의 듣는 것만 갖고는 졸업이 안 돼요.
정토회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한 가지는 사람들이 스스로 보시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봉사입니다.”
“정토회 회원이 무엇인지 그 개념이 궁금합니다.”
“아무리 보시를 많이 해도 그냥 후원자일 뿐이지, 멤버가 되려면 반드시 봉사활동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봉사를 해라는 것이 아니라 봉사가 곧 수행이라고 보기 때문에 수행하지 않는 자는 멤버가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정토회에서는 승려냐 신자냐 이렇게 나누지 않아요. 승려든 뭐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네가 수행자냐’ 이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결혼했든 직장 다니든 이런 걸 안 따집니다. 하지만 수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수행자는 붓다와 붓다의 제자들이 자기 삶의 기준이기 때문에 결혼하는 것을 허용해 준 것만 해도 수행자로서는 엄청난 혜택 아닌가요? 그런데 결혼했으니까 수행을 못한다든지, 봉사를 못한다든지 이런 말을 하는 건 수행자가 될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승려이든 아니든 관계 없이 모두 수행자로서 동일하기 때문에 똑같이 수행의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재가 신자가 아닌 재가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수닷타 장자나 위사카 부인 같은 경우는 비록 가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떤 수행자보다도 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랐습니다. 그래서 ‘너희들도 수행자다’ 이렇게 높여주는 대신에 삶의 원칙은 승려와 똑같은 원칙으로 살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정토회 회원들도 돈이 없으면 보시를 안 해도 되는데 있으면 보시를 해야 하고, 직장은 파트타임으로 잠깐 가는 것이고, 나머지 시간은 전부 수행하고 전법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좀 힘들어해요.(모두 웃음)
회원 되기가 그리 쉽지는 않게 되어 있습니다. 대신에 회원이 되면 사업을 결정하거나 임원 선출을 할 때는 투표권이 주어지고, 의사결정도 회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해서 민주적인 절차로 운영합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계율에 따라서 포살도 해야 합니다. 포살이 있는 날은 계율을 읽고, 거기에 따라서 참회를 합니다.”
스님의 자상한 설명에 동남아 스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이 외에도 정토수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깨달음의장, 명상수련 등이 어떤 원리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대화는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계속 됐습니다. 밤이 늦어지자 스님은 “오늘은 이 정도까지만 하고 그만 잡시다. 못다한 이야기는 내일 또 하고요”라며 대화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INEB 동남아 스님들과 함께 오전에는 법보 사찰인 해인사를 견학하고, 오후에는 비구니 사찰인 운문사를 견학하고, 저녁에는 다시 스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INEB 동남아 스님들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스님과 동행하며 정토회와 한국 불교에 대해 학습하고,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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