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5.14 (저녁) 부처님오신날 5부 법회 (청년)


 

안녕하세요?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아침 7시부터 시작된 1,2,3,4부 법회에 이어서 저녁 7시 30분에는 청년들을 위한 5부 법회가 열렸습니다. 

 

타종, 헌향, 헌화,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서 부처님이 태어나서 어떤 삶을 사셨는지 재조명해 보는 짧은 영상을 함께 감상했습니다. 청년들이 법륜 스님과 함께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왔던 모습들이 생생하게 펼쳐지면서 부처님의 일생을 주욱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 부처님의 일생 영상 상영

 

이어서 대학생정토회 정인님의 피아노 연주 공연으로 차분한 마음으로 5부 법회가 시작됐습니다. 

 


 

서울 정토회관 1층 법당은 청년정토회에서 활동하는 청년들 3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청년들은 기념법문을 설해줄 법륜 스님에게 법을 청하는 청법가를 올렸습니다. 

 

스님은 1,2,3,4부 법회에서 설했던 법문과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부처님 탄생의 의미에 대해 법문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부 법회에서는 청년들에 맞게끔 부처님이 발견한 지속가능한 행복은 무엇인지 그 이치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다양한 비유를 들어가며 설법해 주었습니다. 

 

“부처님은 왕자로 태어났음에도 오히려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셔서 ‘사람은 왜 괴로워하는가? 어떻게 하면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깊이 탐구하셔서 그 길을 발견하시고 스스로 행복하셨고, 다른 사람도 행복하도록 안내하셨고, 스스로 자유로우셨고, 다른 사람도 자유롭도록 도와주셨어요. 

 


 

그런데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나한테는 이익인데 상대한테는 손해이거나 상대한테는 이익인데 나한테는 손해인 일이 많지요. 마치 제로섬 게임처럼 말이에요. 그런 것이 우리들의 인간관계인데, 이런 관계는 지속가능하지가 않습니다. 나한테는 이익인 일이 상대한테는 손해라면, 상대가 계속 손해 보지를 않습니다. 반드시 자기도 이익을 보려고 노력해서 어느 순간에 나도 손해가 나게 됩니다. 반대로 나한테는 손해인 일이 상대한테는 이익이라면, 내가 그 희생을 어느 정도 감수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한동안 참는 것일 뿐 오래는 못 참습니다. 참는 것도 한도가 있어서 회수를 3번 이상 못 넘겨요. 그래서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라거나 ‘이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보통 이렇게 말하지요.(모두 웃음) 

 

그러니 이런 방식의 행복은 지속가능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그럼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나도 이익이고, 너도 이익이고,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지속가능합니다. 시간적으로는 어떨까요? 지금은 좋은데 나중에 손해나는 일이 많지요? 오늘 저녁에는 둘이 좋아서 데이트를 했는데 내일 후회하거나, 오늘은 놀고 술을 마셨는데 내일 후회하거나, 학생 때는 노는 게 좋았는데 나중에 후회하잖아요. 또는 나중에 이익을 보기 위해 지금 이를 악물고 살아서 다들 힘들어 하잖아요. 지금 좋은 것은 하기는 쉽지만 나중에 고통을 겪고, 그렇다고 나중의 이익을 위해서 지금 이 악물고 사는 건 또 너무 고통스럽잖아요. 그럼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아야 돼요. 지금 좋은 일이 내일도 좋은 일로 연결이 돼야 해요. 

 

마찬가지로 오늘날 ‘개발’이라고 하는 이 자본주의 경제는 환경적으로 보면 지금은 좋은데, 나중에는 공멸하는 길로 가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명은 지속가능하지가 않다고 말하는 거예요. 아직 종말은 안 왔지만 이미 종말이 예견돼 있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아야 하고,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해요. 이것이 진리인데, 우리가 사는 인생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 좋은 걸 따라가면 나중에 손실이에요. 나중에 좋다는 어른들 말을 듣고 살려면 지금 너무 힘들어요. 또 내 이익만 너무 추구하면 상대가 나와의 관계를 끊어버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내 이익이 보장 안 되고, 도로 깨져요. 상대가 이익 되는 걸 내가 희생을 해서 밀어주면 그것 역시 오래 못 갑니다. 참는데 힘이 드니까요. 그래서 우리들 인생은 이렇게 좋았다, 나빴다, 이랬다, 저랬다를 되풀이합니다. 이걸 윤회라고 해요. 고락이 늘 이렇게 뒤바뀌는 걸 ‘윤회전생한다’라고 말해요. 우리는 지금 밑에 있어서 괴로우니까 위에 올라가면 안 괴로울 것 같은데, 막상 올라가보면 거기 또한 괴롭습니다.(모두 웃음)

 


 

부처님도 세상의 이런 모순에 대해서 깊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지금 좋거나 나만 좋으면,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신경 안 쓰는데, 이분은 그걸 꿰뚫어보시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길은 없을까?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길은 없을까?’ 하고 탐구를 하셨습니다. 태자 시절에 처음으로 농경제에 참석하셨을 때 새가 벌레를 쪼아 먹는 걸 보고 ‘하나가 살기 위해서 왜 하나가 죽어야 할까? 둘이 같이 사는 길은 없을까?’ 이렇게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하셨다 하잖아요. 또 ‘사문유관’이라고 해서 동쪽 문으로 나가셨다가 늙어서 버려진 사람을 보시고, 남쪽 문으로 나가셨다가 병들어서 버려진 사람을 보시고, 서쪽 문으로 나가셨다가 버려진 시신을 보시고는 ‘지금 나한테는 해당이 안 되지만 나도 저렇게 되는가?’ 하고 시자에게 물었습니다. 시자로부터 ‘그 누구도 피할 수가 없다. 태자께서도 그렇게 된다. 누구나 다 그렇게 된다’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스승에게도 묻고 부모에게도 물었지만 ‘그건 아무도 몰라. 쓸데없는 생각 말아라’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을 뿐이었어요. 

 

여러분들도 지금 학교 다니며, 회사 다니며 배우는 게 뭡니까? 다 이기는 방법을 배우잖아요. 주식을 배워도 따는 걸 배우고, 화투를 쳐도 따는 걸 배우고, 달리기를 해도 이기는 걸 배우고, 지금 학교나 회사에서 배우는 건 다 이기는 방법뿐이잖아요. 그런데 실제 다 이기고 있어요? 이기는 법만 배웠으니까 전부 다 이기기만 하면 괜찮은데, 지는 경우가 생기거나 지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여러분들 인생이 고달프잖아요. 그런데 부처님은 여기에도 문제의식을 가진 거예요. ‘지금 좋은 데도 미래를 생각해서 참아야 하고, 나는 좋은데도 남을 생각해서 참아야 한다는 이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고 말이에요. 그러나 부처님의 의문에는 아무도 답을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출가를 하신 겁니다. 부인과 싸워서 집 나간 것도 아니고, 부모와 싸워서 집 나간 것도 아니고, 애가 애를 먹여서 집 나간 것도 아니에요. 부처님은 출가하기 전에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아들이었고, 아내의 기대에 부응하는 남편이었고, 자식의 기대에 부응하는 아버지였어요. 그러나 그렇게 사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는 삶이라는 걸 아셨기 때문에 왕위를 버리고, 사랑하는 가족도 뒤로 한 채 다함께 행복해지는 길, 즉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길을 찾아 나선 겁니다. 출가하셔서 많은 스승을 찾아다녔고, 스승에게 배운 것도 있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해서 스스로 용맹정진을 하셨고, 결국 깨달음을 얻으셨습니다.”

 

지속가능한 행복을 찾아 출가를 했다는 말씀에 청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것이 지속가능한 행복이라는 설명은 너무나 명쾌하고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여러 가지 환경에 속박받고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예로 들면서 좋아하는 것이 속박의 원인이 된다고 진단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어릴 때는 부모한테 속박을 받았고, 학교 가면 선생님한테 속박을 받았지요. ‘윤리이다’, ‘도덕이다’ 해서 남의 눈치를 보며 속박받을 일이 많잖아요. 또 결혼해서 살아보세요. 결혼해서 살면 이런 법회에 올 때도 ‘어디 가냐?’고 물으면 다 설명을 해야 되고, ‘뭐 하러 가느냐?’고 하면 싸워야 합니다. 2박 3일, 4박 5일 수련 갈 때 허락을 얻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에요. 결혼하면 평생 이렇게 부부가 서로를 옭아매면서 종살이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요새 일본에서는 ‘이혼’이 아니라 ‘졸혼’, 즉 ‘결혼을 졸업한다’는 말이 있대요. (모두 웃음) 

 


 

일본에서는 부부 나이가 70세가 되면 서로 합의해서 졸혼하는 게 유행이랍니다. 이혼은 서로 미워해서 갈라서는 것이라면 졸혼은 미워서가 아니라 ‘서로를 얽매는 것으로부터 좀 자유롭자’는 뜻이랍니다. 예를 들어 남자가 시골출신이라 은퇴 후에 시골로 내려가서 농사지으며 살려고 하는데, 마누라는 안 가려고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시골에서 살려면 일이 많으니까요. 작은 주택 하나 갖고 있어보면 마당에 풀 뽑는 것만 해도 과로사할 수준입니다. (모두 웃음) 

 


 

그러니 여자들 입장에서는 문화시설도 별로 없고, 잔손 가는 일거리가 많은 시골에서는 살기가 싫은 거예요. 옛날에는 시골에서 남자들이 할 일이 많았는데, 요새는 남자들이 하던 일은 다 기계로 하거든요. 특히 모내기나 밭갈이는 다 기계가 합니다. 그런데 잔손 가는 일, 즉 여자들이 하던 일은 아직도 전부 손으로 해야 돼요. 그래서 여자들이 시골에 안 가려고 하는 거예요. 제가 상담해 보면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가 속박이지요.

 

또 요즘은 남자가 너무 오래 살면 여자한테 눈총 받는대요. 아침에 눈 떴다고 두드려 맞는 다잖아요. 그런 얘기 못 들어봤어요? (모두 웃음) 그러니 밥 달라는 소리는 아예 꺼내지도 못 하면서 속박 받으며 살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것만이 아니에요. 자식이 생기면 이것도 또 속박입니다. 

 

강아지를 하나 키워도 얼마나 속박 받는지 알아요? 강아지 때문에 외국여행도 못 가고, 성지순례도 못 간대요. 옛날에 시골에서는 애는 남의 집에 맡겨도 소는 남의 집에 못 맡겼어요. 농사지으려면 소가 있어야 되는데, 소 키우는 사람은 어디를 못 갑니다. 소죽을 끓여야 하니까요. 그것처럼 요즘은 애완용 동물 키우는 사람들이 거기에 묶여서 꼼짝을 못 한 대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 사실은 속박의 원인입니다. 어릴 때는 부모로부터 밥 좀 얻어먹고, 부모 집에서 자고, 공부하는데 지원 좀 받았다는 이유로 ‘공부해라’, ‘직장 얻어라’, ‘결혼해라’ 등등 잔소리 좀 많이 들었지요? 부모 말을 안 들으면 불효하는 것 같으니까 윤리, 도덕적으로 속박을 받는 겁니다. 이런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상태를 해탈이라고 해요. 어때요? 해탈하고 싶지요?” (모두 웃음) 

 

“네!”

 


 

“모든 고뇌가 사라진 상태, 모든 속박이 끊어진 상태, 이게 열반과 해탈이고, 그걸 우리말로 하면 참자유와 참행복이에요. 부처님은 이걸 증득하신 거예요.”

 

스님이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냐고 묻자 곧바로 큰 목소리로 대답이 터져나왔습니다. 특히 애완용 동물을 키우면 해외 여행도 못가고, 결혼하면 남편과 아내 때문에 4박5일 수련도 못 간다는 비유에는 모두가 크게 공감하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법문을 마치면서 지금이 제일 좋은 때라고 미리 알 수 있으면 우리는 언제나 행복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나이가 스물 넘고, 서른 넘었는데, 여태 살아온 자기 삶을 한번 돌아보세요. 초등학교 때는 중고등학교 다니는 언니가 부러웠고,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대학 다니는 언니가 부러웠고, 대학 다닐 때는 직장 다니는 선배가 부러웠고, 직장 다니다 보니까 결혼한 선배가 부러웠고, 결혼해 보니까 애 낳아서 키우는 선배가 부러웠고, 애 낳아서 키워보니까 다 키운 사람이 부럽고,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지금’이 문제이고, ‘미래’는 괜찮을 거라고 기대하잖습니까. 그렇게 여기까지 왔는데,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요? (모두 웃음) 

 


 

이런 방식으로는 죽을 때까지 끝이 안 나요. 이렇게 나이 들어서 되돌아보면 어렸을 때가 좋았던 것 같지 않아요? 지금 어린 애들을 보면 ‘너희가 무슨 걱정이 있나?’ 싶잖아요. 청소년 때, 중고등학생 때가 그립지요? 경주에 가보면 다 늙은 사람들이 교복을 입고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웃고 떠들며 좋다고 난리예요. 어렸을 때는 학교만 다녀오면 교복을 벗고 사복을 입고 나가서 설치던 사람들이 이제 나이 들어서는 사복을 집어던지고 다시 교복을 입고 좋다 그러던데, 그런 걸 경상도 사투리로 ‘디비쫀다’고 해요. 거꾸로 한다는 뜻이에요.(모두 웃음)  

 

그러니 ‘지금이 제일 좋을 때’ 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당시에는 힘들어서 죽겠다 했지만 지나놓고 보면 그때가 좋았던 거예요. 정토회도 요즘 사람 수도 적고, 건물은 낡았다고 난리지만, 앞으로 정토회가 더 커지고 나면 둘러앉아서 ‘서초동 회관에서 살 때가 좋았다. 그때는 스님 얼굴도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잖아’ 라고 할 겁니다. (모두 웃음) 

 

10년, 20년 전에는 이렇게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지만 매일 한 방에 서 같이 잘 수도 있었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기대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다 ‘그때가 좋았다’ 이래요. 그러니 항상 ‘지금이 제일 좋은 때’라는 걸 아세요. 별로 동의가 안 되나 봐요? (모두 웃음) 

 


 

이럴 때는 세월이 약입니다. 세월이 지나보면 제 말이 진리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조금만 부처님의 법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조금만 살핀다면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 좋은 법을 우리에게 전해 주신 부처님이 오늘 태어났다고 하시는데, 지금 우리가, 바로 여러분이 이 법을 알게 되면 여러분이 바로 부처가 되는 것이니까 오늘은 여러분의 생일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모두 박수) 

 

위트가 넘치는 마무리 말씀에 크게 웃음이 터져나오면서 동시에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봉축 기념법문을 마친 후 이어서 부처님이 이 땅에 태어나심을 기뻐하는 마음을 담아 청년붓다팀에서 부처님의 탄생 모습을 촌극으로 만들어 공연했습니다. 청년붓다팀은 공동체에 들어와서 상주 생활을 하며 직장에 다니는 청년 대중들을 말합니다. 

 


▲ 부처님의 탄생 모습을 표현한 촌극

 

앞서 1,2,3,4부에서는 ‘강생 찬탄’을 글로 낭독하고 말았는데, 청년들은 이것을 촌극으로 보여주니까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면서도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부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욕불과 희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쪽에서부터 차례로 줄을 지어 나와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고 스님으로부터 마정수기를 받았습니다.

 


▲ 욕불의식

 


▲ 마정수기

 

욕불의식을 마친 후에는 발원문 낭독이 이어졌습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해탈의 길로 갈 수 있기를 서원하며 발원문 전체를 다함께 읽어내려 갔습니다. 

 


▲ 발원문 낭독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 살고 있는 우리는 또한 가장 빈곤한 시대를 살고 있사오니, 우리가 누린 이 풍요를 누군가의 빈곤으로 쌓았음을 참회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 총성이 끊이지 않사오니, 내 편안한 잠자리에 가로 막혀 전쟁으로 헐벗은 이들을 헤아리지 못했음을 참회합니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우리 청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사오니, 내 옆에 외롭고 고달픈 이들에게 무관심하고 그들을 외면했음을 참회합니다.

 

전쟁과 분단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진정한 화해와 상생을 이룩하기 위하여

미움과 어리석음을 털어내고, 분단과 긴장의 땅 한반도가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서원합니다.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이렇게 부처님오신날 기념법회를 모두 마친 후 청년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영단을 향해 선 채 만중생의 해탈을 염원하는 해탈주 삼독을 함께 봉독했습니다. 

 


▲ 해탈주 삼독

 

다음으로는 내일 스승의날을 맞이해 법륜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대학생정토회 최지의님이 ‘미라클’ 이라는 노래를 고운 목소리로 들려주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에게 드리는 영상 편지를 함께 보았습니다. 

 


▲ 청년들이 준비한 '스님에게 드리는 영상 편지'

 

영상 속에는 청년 불교대학과 경전반 등에서 스님의 강의를 듣고 있는 청년들이 스승의날 노래를 릴레이로 부르거나 감사 인사를 짧게 릴레이로 이어가며 아주 재미있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영상을 보는 내내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스님도 환하게 웃으며 즐겁게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이어서 법륜 스님에게 드리는 감사편지 낭독이 있었습니다. 편지 낭독은 서초청년 가을 불교대학 담당자 소임을 맡고 있는 안은선 법우님이 해주었습니다. 

 

“31살이 되던 해 저는 안정적인 직장과 또래들보다 높은 직책을 얻고,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으며 남들이 보기에는 속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에 박혀있는 무언가가 하루 하루 답답했고 혼란스러웠습니다. 힘들어하는 저를 보고 회사 대표가 팟빵에서 들을 수 있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추천해 줘서 출근길에 그걸 들으며 스님을 알게 됐습니다. 남들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에 공감은 되었지만, 막상 제 문제에 대입하기에는 내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막힘이 있었습니다. 스님이 말씀하시는 그 공식을 알면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 스님에게 감사 편지 낭독

 

제 나이 아홉 살이 되던 해에 저를 지켜주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저는 엄마의 슬픔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엄마로부터 ‘늦둥이로 너만 낳지 않았다면 내가 홀가분해질 수 있었는데 내가 너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다’ 는 말을 들으며 보람있는 자식이 되려고 온순하게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을 다니면서는 엄마에 대해 감사함과 분노의 감정을 함께 가지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의장을 통해서 저를 돌이켜 보았습니다.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스스로에게 내리고, 제 존재를 부정하며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환상의 나를 만들고 부단히 노력하며 끼어 맞추고 살았던 것이 바로 제 괴로움의 실체였던 것입니다. 

 

표현은 인색하셨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다 해주셨던 엄마와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언니와 형부들이 했던 그 많은 노력들은 망각하고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렇게 불교대학을 졸업한 후 불교대학 담당자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나는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또다시 나를 규정하는 업식을 직면하면서 오히려 ‘네, 해보겠습니다’ 하고 흔쾌히 마음을 내었습니다. 

 

지금은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짜증이 올라올 때 돌이킬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완벽하고 싶은 상에 집착하기 보다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되면 되는 대로, 그저 지켜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둡고 혼란스러웠던 저에게 바른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주며 촛불이자 등대와 같은 빛을 밝혀주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함) 

 


 

법륜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자랑스런 스승님의 제자로서 저도 제 자리에서 제가 가진 깜량껏 세상을 밝히는 일에 쓰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편지를 읽던 법우님은 스님을 만나 행복해진 자신의 삶을 잠시 돌아보더니 마침내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습니다. 앉아 있는 청년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면서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다음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스님에게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선물 내용이 무엇일지 무척 궁금증을 자아내었는데, 꽃다발과 함께 전달된 네모난 판넬 속에는 “청춘콘서트 1만 청년 결집호출권” 이라고 적혀 있어 청년들 모두가 크게 웃었습니다. 

 


▲ 스님에게 '5월 21일 청춘콘서트 1만 청년 결집 호출권'을 선물한 청년정토회

 

사회자가 “결집호출권은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사용가능하십니다. 여기 계시는 청년 분들도 모두 포함되는 내용입니다.” 라고 하자 스님은 그저 웃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다같이 웃어 넘기기는 했지만, 지금 청년정토회에서는 5월 21일 시청광장 청춘콘서트 홍보를 위해 매일 같이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시청광장에 모여서 정치권이나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이러한 기세를 보고 놀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참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함께 ‘스승의 은혜’ 노래를 다함께 제창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늘 소중한 법문을 들려주시는 스승님이 있다는 사실이 오늘따라 더욱더 감사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서로 공감이 되었는지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훌쩍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5부 법회를 모두 마친 후 다같이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300여 명이 넘다보니 전체가 사진 속에 다 들어오지를 못했습니다. 일부는 구경만 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정토회 화이팅!”을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 다함께 기념사진 

 

이어서 각 지부별로 기념사진을 따로 찍고, 대학생정토회, 청년포럼, 청년붓다팀, 초파일 행사준비팀 등 각 팀별로도 기념사진을 따로 찍었습니다. 

 


▲ 대학생정토회 활동가들과 함께 

 

스님은 드디어 아침부터 밤까지 연달아 진행된 5번의 법회를 모두 무사히 마쳤습니다. 법당을 빠져나오는 스님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청년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결코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서울 정토회관 앞마당에서는 청년정토회에서 ‘5.21 시청광장 청춘콘서트’가 소개된 전단지를 열심히 나눠주었습니다. 청년들은 친구들까지 꼭 데려오겠다고 약속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 홍보물을 받고 있는 청년들

 

내일은 아침 6시 30분에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해 대중들과 함께 공양을 드신 후 공동체에서 준비한 스승의날 기념식에 함께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는 결사행자대회가 서울 정토회관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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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춘콘서트&청춘박람회가 열립니다. 법륜 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노희경 작가가 펼치는 행복 토크, 뮤지션들의 공연, 150여 개의 청년 단체가 참여하는 박람회 등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축제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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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ungto.org

 

 

전체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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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전역 장교

세상 을 지혜의 눈으로 볼수 있는 분 그리고, 스스로 촛불이 되어 스스로를 희생하여라도 진정 세상을 밝히려하시는 분을 제가 살아있는 동안 만나 ....세계의 어떤 대학원 등 에서도 배울수 없는 지혜로 세상을 보는법을...이렇게 배울수 있어 감사합니다.

2016-05-22 05:10:36

民弘

눈물나네요.ㅠㅜ
감사합니다. 스님.

2016-05-21 14:08:29

최영순

스님.늦었지만 스승의날 축하드립니다. 어려움에 처해있는 많은 사람들을 바른길로 인도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5-19 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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