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5.12 (저녁) 파주 즉문즉설 강연


 

안녕하세요? 오전에 안양에서 있었던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파주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이 열린 파주시민회관 앞마당엔 꽃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보드라운 새 잎들이 상큼하게 강연장을 찾는 사람들을 맞아주었습니다.

 


 

3주 전부터 집중 홍보를 했고, 오후 1시부터 강연장에 나와 준비했다는 봉사자들 덕분에 조금 외진 곳에 위치한 파주시민회관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5시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어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파주에 살고 있다는 최은서(64세)씨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라고 생각해서 왔다”고 하면서 행여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줄세라 휠체어를 타고 일찌감치 입장해 있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스님은 강연을 준비하는 봉사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대기실에서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평일 7시 강연인데도 900여 석의 자리를 꽉 메운 청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스님을 맞이하였습니다. 

 


 

스님은 저녁밥은 먹었냐는 가벼운 인사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스님이 하는 강연을 즉문즉설이라고 부르는지 ‘설’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어떤 질문을 했을 때 그 질문을 가지고 대화를 하다 보면 의문이 풀리거나 괴로움이 좀 가벼워질 때가 있죠. 이렇게 괴로움이 가벼워지거나 사라지는 말을 ‘설(說)’이라고 해요. 또는 ‘설법’, ‘설교’라고들 하죠. 요즘은 스님이나 목사님이나 신부님들이 하는 말씀이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는 답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이름은 ‘설교’나 ‘설법’이라고 하지만 좀 무거워요. 학생들이 학교 가서 공부하는 것 마냥 분위기가 좀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그래요. 원래 성경이나 경전에 나오는 말씀은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말씀이거든요. 

 


 

그런데 인생이란 그런 정답이 없어요. 자기 마음대로 살면 돼요. 괴롭게 살면 ‘어, 왜 그렇지?’ 이렇게 좀 돌아보고 가볍게, 즐겁게, 재미있게 살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설법이나 설교는 무거울 수가 없어요. 코미디를 볼 때처럼 배를 잡고 막 깔깔거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거워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웃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아시겠죠?

 

자, 그러면 시작해보죠. 오늘도 질문들이 많이 들어와 있네요.”

 

스님이 왜 웃으면서 가볍게 질문자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지 명쾌하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분들이 이런 가벼움을 얻어갈지 시작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자 총 9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월급보다 카드 값이 더 많이 나오고, 사소한 것에 잘 삐지는 철없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는 20대 여성의 질문에 대한 스님의 말씀을 소개합니다.

 


 

“저는 철없는 아빠 때문에 고민입니다. 저희 아빠는 월급보다 카드 값이 더 나옵니다. 또 빚이 이미 있는데도 대출을 받았습니다. 노후 걱정을 전혀 안 하시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너무 잘 삐칩니다. 어제는 아빠가 술을 드시다가 엄마에게 안주로 빵을 달라고 하셨는데 엄마가 설거지 중이니 직접 가져다 드시라고 하시니까 삐쳐서 그냥 주무시러 들어가셨습니다.(모두 웃음) 

 

그리고 집안일도 거의 안 하십니다. 수입도 엄마가 더 많고 집안일도 거의 다 하십니다. 그 와중에 아빠는 골프를 치러 다니십니다. 이런 아빠를 볼 때마다 좀 한심해 보이고 어이가 없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모두 웃음)

 

“남의 집 부부가 사는 데 너무 그렇게 끼어서 간섭하지 마세요. 자기들이 좋아서 그렇게 사는데 질문자가 왜 끼어들어서 그래요? 늙은 남자 붙들고 시비하지 말고, 나가서 질문자랑 살 젊은 남자나 구하세요.”(모두 큰 웃음)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지금 취업준비생인데 이제 면접도 다 봤으니까 조만간 나갈 것 같은데요. 또 걱정인 게 저한테는 가족이지만 제가 결혼을 하게 되면 남편에게는 짐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질문자 남편한테 왜 짐이 되는데요?”

 

“어머니 아버지가 노후 자금을 마련 안 했으면 그 부양 책임이 당연히 저한테 다 올 테니까요. 딸이 저 하나거든요.”

 

“아니요, 안 와요. 앞으로는 노후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지 질문자에게 책임지우지 않아요. 아무 걱정 안 해도 돼요.”

 

“어머니 아버지가 수입이 없게 되면 집세랑 생활비랑...”

 

“수입이 없으면 안 내도 돼요. 걱정 안 해도 돼요. 그건 아직 생기지도 않은 일이에요. 질문자는 결혼했어요?”

 

“아직 안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있어요?”

 

“있어요.”

 

“언제 결혼할 거예요?”

 

“5년 뒤에 할 거예요.”

 

“내년 대통령 선거 때 선거만 잘 하면 그런 건 다 국가가 책임지도록 돼요. 아시겠어요?”(모두 웃음)

 

“그러면 지금 제가 아빠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건 어떻게 해요?”

 

“질문자가 질문자와는 상관없는 남의 살림에 간섭을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니까 그건 질문자의 문제지 아빠 문제가 아니에요. 아빠는 좋게 말하면 괜찮은 여자를 만나서 편하게 사는 거예요.(모두 웃음) 

 

그게 샘나요? 질투심이 나고 얄미워요? 부부 둘이서 사는데 질문자가 관여할 일은 아니에요. 그게 뭐가 문제인지 저는 전혀 모르겠어요. 아빠가 술 마시고 있고, 엄마는 설거지하고 있고, 아빠가 안주로 빵 갖다 달라 했는데 엄마가 ‘네가 갖다 먹어라’ 그러니까 아빠가 삐쳐서 방에 들어가서 자면, 술도 덜 마시고 좋잖아요.(모두 웃음) 

 

그런데 거기에 질문자가 관여할 일이 뭐가 있어요? 뭔가 나빠진 것도 없고, 아무 문제도 없는 일이잖아요. 그랬을 때 아빠가 상을 뒤집어엎거나 엄마를 때리거나 살림을 부순다면, 저와 대화가 필요한데, 굉장히 착한 아버지잖아요. 그냥 삐쳐서 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자는 남자가 흔치 않아요. 질문자 복으로는 그런 남자 못 만나요.”(모두 박장대소)

 


 

“그러면 아빠가 빚이 있는 것도 제가 걱정할 일이 아닌가요?”

 

“걱정할 일 아니에요. 나중에 질문자에게 빚이 상속될 때 ‘나는 상속 안 하겠습니다’ 하고 서명해 버리면 끝이에요. 아무 문제 없어요. 빚도 상속이 되긴 돼요. 그런데 상속이란 부모님의 재산이 있더라도 내가 안 받겠다고 하면 국가로 가고, 빚도 내가 상속을 안 하겠다고 하면 국가로 가요. 질문자하고는 아무 상관없어요.”

 

“그런데 이런 저희 부모님을 보고 남자친구가 좀 실망을 하면 어떡하죠? 그 걱정도 좀 됩니다.”

 

“그런 수준의 인간이면 아예 결혼하지 마세요.(모두 웃음) 결혼해서 질문자와 처갓집 덕이나 좀 보려드는 수준의 남자친구라면 실망하겠죠. ‘뭐 좀 있나’ 싶어서 결혼했는데 별로 없다고 실망할 수준이면 미리 안 하는 게 낫죠. 집안 사정을 미리 공개를 해서 실망하는지를 딱 보고, 실망한다면 아까워하지 마세요. 살다가 헤어지는 것보다 미리 헤어지는 게 훨씬 나아요. 살다가 헤어지면 나중에 아이들의 촌수가 복잡해져요.”(모두 웃음) 

 

“시부모님께서 반대하면 어떡하죠? ‘쟤네 집은 빚도 있고, 만나보니까 어머니 아버지가 좀 별로인 것 같다’라고 하면요?”

 

“시댁에서 반대하는 게 질문자의 결혼과 무슨 관계가 있어요? 내가 시아버지와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시어머니와 하는 것도 아닌데요. 그건 남자친구가 알아서 하겠죠. 부모가 반대한다고 망설이는 인간하고는 살 필요가 없어요. 그런 사람은 한 늙은 여자의 아들로서는 훌륭할지 몰라도 젊은 여자의 남편으로서는 살아보면 골치 아파요. 다들 살아보니까 그런 거 못 느껴요?(모두 박수)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늙은 여자의 아들로서는 괜찮은 사람이지만, 한 젊은 여자의 남편으로서는 신통찮은 남자가 있어요. 이 두 역할은 똑같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효자하고 결혼해보면 별로 사는 데 도움이 안 돼요.”(모두 웃음) 

 

“그럼 저는 이제 아빠가 대출을 받든 삐치든 그냥 상관 말까요?”

 

“질문자와 아무 관계없는 일이에요.”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제 할 일 하면 돼요?”

 

“‘그런가 보다’ 할 것도 없어요. 관심을 꺼요. 신경을 끄세요.”

 

“엄마가 또 스트레스 받아 하시니까요.” 

 

“그건 부부 사이의 문제인데 시집도 안 간 질문자가 왜 남의 부부 사이에 관여를 해요? 거기 신경 쓸 에너지가 있으면 자기 결혼이나 빨리 해요.”

 

“그러면 그냥 그것에 대해서 생각 안 하면 되는 건가요?”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요. 생각이 들면 그냥 머리를 흔들어서 던져버리세요. 엄마가 뭐라고 하소연을 하면 그냥 들어주세요. 대신 엄마 하소연을 듣고 아빠를 미워하면 안 돼요.”

 

“저는 아빠를 미워하는데요.”

 

“그러면 질문자가 엄마의 경계에 팔린 거죠. 엄마의 꼬임에 질문자가 넘어간 거예요. 질문자가 아빠를 미워하면 질문자는 불효하는 거예요. 아빠가 질문자에게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왜 아빠를 미워해요? 그건 나쁜 ‘니은-여-니은’이죠.”(모두 큰 웃음)

 

“그러면 어떻게 그 미움을 없애야 하나요?”

 

“어떻게 없애긴요? 아빠는 질문자한테 아무런 잘못도 안 했는데 왜 그래요?”

 

“저도 아빠한테 스트레스 받아요. 툭하면 삐치니까요.”

 

“아니, 삐치는 건 자기 성질인데 뭘요. ‘아빠는 저런 성질이 있구나’ 이러면 되죠.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요. 질문자가 제 팔을 붙들고 ‘스님, 나하고 결혼해요’ 하는데 제가 ‘안 한다’ 이런다고 제가 나쁜 사람이에요?”(모두 웃음) 

 

“아뇨.”

 

“그래요. 나는 ‘이랬으면 좋겠다’ 해도 아빠가 그렇게 안 해줘요. ‘빚 내지 마라’ 하는데도 빚  내고, ‘카드 긁지 마라’ 하는데도 긁고 다닌다고 해서 나쁜 사람인 건 아니에요. 카드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고객이에요.(모두 웃음)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아빠를 미워할 이유는 없다는 거예요. 아빠를 좋아하고 않고는 내 자유이지만, 질문자에게는 아빠를 미워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미워하면 이 세상 사람들 다 미워해야 되잖아요. 오늘 소풍가려고 했는데 비가 온다고 하늘을 미워하면 질문자만 괴로워요. 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내 마음의 문제이지, 내 마음에 안 든다고 상대를 미워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두 부부가 자기들끼리 이야기 주고 받다가 자기들끼리 삐쳐서 한 명은 들어가 자고, 한 명은 설거지했는데, 그걸 가지고 질문자가 아빠를 미워할 이유가 뭐가 있어요? 질문자야말로 정신감정을 좀 해봐야겠어요.(모두 웃음)

 

그러니 기도를 이렇게 해보세요. ‘아빠를 어떻게 바꿔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면 하나님도 그건 못 들어줘요. 기도해봐야 해결도 안 되고요. 그런데 살펴보면 사실은 아무 문제도 없어요. 그러니 질문자가 교회에 다닌다면 이렇게 기도하세요. 

 

‘하나님, 저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항상 주님의 은혜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기도를 안 해도 되고, 만약 기도를 한다면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하면 된다는 말입니다.”

 

“저는 제가 독립하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당연히 스무 살 넘었으니까 독립해야죠. 그 집에서 밥 먹고 살려면 밥값을 해야 해요. 방 하나는 질문자가 따로 써요?”

 

“네.”

 


 

“그러면 부모님한테 방값을 내야 해요. 방값을 낼 형편이 안 되면, 반드시 최저임금 6,000원씩 계산해서 그만한 시간을 집에 취직했다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딱 지어서 ‘어머니, 아버지, 식사하십시오’ 이렇게 해서 식사하시게 하고, 설거지해놓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와서 빨래하고, 다른 일도 하세요. 그렇게 아침에 두 시간 저녁에 한 시간 일해서 세 시간 일하면 하루에 18,000원을 낼 수 있잖아요. 그렇게 곱하기 30일 해서 ‘방값 50만원, 제가 드렸습니다’ 하면 됩니다. 이렇게 딱 자립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꼭 돈을 갖다 줘야 자립이 아니에요. 

 

스무 살이 넘으면 우선 자기 생존을, 즉 자기 삶을 자립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의사결정을 자기가 해야 해요. 아버지가 뭐라 그러든 어머니가 뭐라 그러든 그건 참고사항이고, 최종 결정은 내가 하는 거예요. 결혼을 하라 마라는 그들의 조언이고, 어떻게 할 건지는 내가 결정해야 하고, 책임도 내가 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첫째, 의사결정의 자주성, 둘째, 생존에 대한 자립, 이 두 가지를 반드시 갖춰야 성인이 되는 거예요. 스무 살이 넘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안 하면 아무리 겉으로 나이를 먹었어도 미성년자예요. 스무 살이 넘었는데도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어서 자립을 못했다면 그런 건 다 빚이에요. 질문자가 지금 부모의 지원을 받고 살고 있다면, 아버지가 부모라서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질문자에게는 스폰서예요. 질문자는 좋은 스폰서를 둔 거예요. 그러면 고맙게 생각해야죠. 스폰서가 술을 마시든, 부부끼리 싸우든, 그들의 인생일 뿐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그래서 나와서 사는 방법이 하나 있고, 그 집에 살더라도 방값을 내거나 그만큼 일을 하고 사는 방법이 있어요. 그러나 그 집일에는 관여를 하지 마세요. 그 집은 그 집 사람들이 알아서 살아갈 거예요. 질문자를 낳기 전부터 두 부부는 잘 살았잖아요. 그런데 질문자가 둘이 사는 데 개입해서 ‘이래라, 저래라’, ‘콩 놔라, 팥 놔라’ 하는 게 말이 돼요? 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요. 불효막심한 짓이죠.(모두 웃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그들은 그렇게 살아온 거예요. 그러니 그건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닐뿐더러 설령 관여한다 하더라도 털끝만큼도 개선될 수 없는 일이에요. 질문자는 지금 쓸데없는 데 신경 쓰고 있는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남의 부부 사는데 신경 끊으라는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청중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고, 질문한 여성분도 스님 말씀을 잘 이해한 듯 환하게 웃으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이 외에도 8명의 질문이 더 이어졌습니다. 첫 질문자는 결혼을 앞 둔 예비신부로, 자신이 사람한테 빨리 질리는데 혹시 살다가 싫증이 나면 어찌해야 되나 걱정이라고 질문했고, 두번째 질문자는 친정아버지와 오빠가 자기 역할을 안 해서 혼자 고생하는 엄마 때문에 아버지와 오빠가 미워지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질문했고, 세 번째 질문자는 함께 살던 아들이 결혼해서 떠나고 친정 어머니와 살게 됐는데 우울증으로 힘들다고 질문했고, 네 번째 질문자는 돌아가신 아버지 영정 사진 때문에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학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정규직과 비교되어 열등감이 생겨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일곱 번째 질문자는 지역 신문 기자로써 아무리 기사를 써도 달라지지 않는 비리 때문에 화가 난다는 질문을 했고, 여덟 번째 질문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인기피증으로 힘들다고 질문했고, 마지막 아홉 번째 질문자는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디자이너가 되었지만 일 이외의 인간관계로 힘들다고 질문했습니다. 스님의 각각의 질문에 대해서도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스님 답변에 공감하고 감동하다 때론 질문자의 엉뚱한 반응에 깔깔거리고, 그렇게 울며 웃다 보니 어느 새 두 시간이 훌쩍 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게 진리라고 일러주면서 그런 길을 함께 가자고 당부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재미있었어요?”

 

“네!”

 

“유익했어요?”

 

“네!”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해요. 재미가 있다는 건 지금 좋다는 것이고, 유익하다는 건 나중에 좋다는 겁니다. 그런데 스님이나 목사님이나 신부님의 설교는 유익한데 재미가 없어요. 지루하죠. 그래서 앉아서 다 졸아요. 반면, 코미디는 재미는 있는데, 끝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어요. 허전하죠. 그래서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진리에 가깝습니다. 

 

이것은 질문자한테 우선 좋아요. 다 질문자 자기한테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이것은 남편이나 다른 사람한테 손해가 나요? 그 사람한테도 좋아요? 아빠가 삐치든지 말든지 자기들 살림이라고 내버려두면 우선 나한테 좋고, 아빠한테도 좋아요. 나도 좋고 너도 좋다는 겁니다. 나는 좋은데 네가 나쁜 것은 ‘욕심’이고, 너는 좋은데 내가 나쁜 것은 ‘희생’이에요. 희생은 오래 갈 수가 없어요. 이게 지속이 되려면,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해요. 그래서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게 진리예요. 진리라는 건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런 원칙을 딱 가지고 성경이며 불경을 읽으면 ‘아, 부처님과 예수님이 정말 위대하시구나’ 하는 걸 저절로 알 수 있어요. 억지로 믿으려고 하지 말고요. 우리의 스승이 이미 수천 년 전에 우리가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 길을 열어주셨으니, 우리는 다만 그것을 가볍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래서 생활 속에서, 삶 속에서 진리가 살아있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기쁘게 살 때 부처님이 여러분들 속에 살아 있고, 여러분들이 행복하게 살 때 하나님이 여러분 속에 역사하고 계십니다. 그럴 때 그걸 두고 ‘은혜 속에서 산다’, ‘은혜가 충만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예요. 그걸 체험 해야지, 공연히 요란하게 떠들어봤자 소득이 별로 없어요. 그렇게 여러분들도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교회에서 자주 듣던 은혜 속에서 산다는 말씀을 스님이 이야기하자 청중들은 크게 웃으면서도 한편으로 공감하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진리는 생활 속에서 살아있는 것이라는 말씀이 오랫동안 가슴 속에 남았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무대 위에서는 새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스님의 책에 사인을 받고 무대 아래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사진 찍을 때 어떻게든 스님의 모습을 뒷 배경으로 담으려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지역 신문 기자로써의 아무리 기사를 써도 비리가 사라지지 않아 화가 난다는 질문을 했던 질문자는 스님께서 그런 쓸데없는 질문을 왜하냐고 혼내실 줄 알았는데, 분노하면 설득력이 약해지니 단 한 사람에게라도 사실을 알리는 직분에 충실하라, 기사를 써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고 과대망상이라는 말씀이 굉장히 와 닿았다며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감사했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정토회에 관심이 많아 찾아왔다는 한 청중은 “질문자가 아무리 힘들고 무거운 이야기를 해도 명쾌, 통쾌한 답변으로 가벼운 마음이 들도록 해주는 스님의 답변이 좋았다”며, “다만 할 뿐이다는 말에 울림이 컸다”고 감회를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늘 강연을 주관한 파주 정토법당 자원 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촬영을 마친 후에는 파주시 운정동에 두 번째 정토법당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파주정토법당 회원들을 격려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파주 정토법당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인 일산 정토법당과 김포 정토법당에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지원을 왔는데,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한 봉사자가 스님에게 꽃다발을 건넸습니다. 내일 모레가 스승의날이기 때문입니다. 

 


 

봉사자들은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함께 부르며 행복하게 사는 지혜를 늘 가르쳐주고 있는 스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많은 봉사자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 정토회관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부처님오신날 하루 전날이기 때문에 점등식 법회 및 전야제가 서울 정토회관 1층 법당과 앞마당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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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토회에서는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전국 각 법당에서 연등 접수를 받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발원하며 연등을 밝혀 보세요. 

[전국 각 법당 연등 접수 안내] http://goo.gl/E8tZsC




전체댓글 53

0/200

유형구

헐~

2016-05-24 20:34:56

오유진

감사합니다~~♡♡

2016-05-16 20:53:10

한지은

스님 항상 감사합니다. 오늘도 평안하고 따스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2016-05-16 11: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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