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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김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김천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천안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어제 밤부터 날씨가 흐려서 혹여나 비가 많이 올까봐 강연을 준비하는 김천 정토법당 봉사자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김천시 곳곳을 누비며 홍보에 힘쓴 김천 정토법당 회원들의 노고 덕분인지 비가 오고 있음에도 청중들이 하나 둘씩 입장하기 시작하여 530여 명이 자리했습니다.
오늘 강연은 구미정토회 산하 왜관법당, 문경법당, 상주법당, 구미법당에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지원을 와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봉사자만 61명이었습니다.
소개 영상 후 무대에 오른 스님은 “비가 오는데도 많이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돈도 안 생기는데 왜 왔어요?”라며 농담을 던지자 청중석은 시작부터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여기가 김천이니까 혹시 농사짓다가 오신 분 계세요?”라고 질문했는데 몇몇 분들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스님은 봄날에 하면 제일 좋은 일이 농사일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이어서 즉문즉설 강연의 취지만 간단히 설명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즉문즉설은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어려움이라든지 의문을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살다보면 ‘그게 왜 그러지?’ 하고 의문이 생기잖아요. 참 착하게 사는데 일이 잘 안 풀리는 사람을 보거나, 또 우리가 볼 때는 진짜 인간이 나빠 보이는데도 떵떵거리고 잘사는 사람을 볼 때면 ‘하나님이 없나?’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죠. 그래서 즉문즉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 의문과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뇌를 가지고 대화해 보는 시간입니다. 꼭 질문을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자기 견해를 이야기해도 됩니다. ‘인생을 살아보니까 이러저러한 것은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자기의 경험을 함께 나누어도 됩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일방적으로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따로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저도 나이가 예순이 넘도록 살아왔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으니까 ‘그런 경우에 저는 이렇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 시작해 보죠.”
이미 강연 전에 많은 분들이 질문지함 속에 여러 장의 질문지를 넣어 두었습니다. 스님은 하나씩 뽑은 후 선택된 질문자와 문답을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총 6명이 질문을 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행복해진 엄마를 질투하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고민인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간간히 발산하며 아주 재미있게 스님과 문답을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행복을 찾기가 참으로 힘들었어요. 나이가 환갑인데 올해에야 두려움을 떨치고 ‘야, 나는 정말 행복해’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걸 보고 첫째 아들은 ‘엄마가 너무 멋있어’ 이렇게 생각해주는데, 둘째 아들은 ‘엄마가 행복한 게 미워. 엄마는 엄마만 바라보고 갔잖아’라고 해요. 그래서 제가 ‘너도 너를 바라봐.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래도 둘째는 제 행복을 약간 질투합니다. 둘째 아이가 ‘엄마는 지금 내가 힘든 걸 모르고 엄마만 행복하잖아’라고 하기에 제가 ‘그러면 내가 너한테 어떻게 말을 해줘야 하냐? 나도 진실이고 너도 진실인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행복하고 자기는 행복하지 않다고 자꾸 이야기합니다. 애들 아버지 영향인가 싶기도 해요. 남편이 둘째 아들과 성향이 비슷하고 큰아들과 제가 성향이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 아이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미안해. 나는 그 동안 살아오면서 정말 불행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날 자꾸 찾다보니까 행복해질 수 있었다’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들에게 피해 안 주고 제가 일찍 일어나서 기도하고 스님 책 보면서 힘들게 찾은 행복이거든요. 둘째가 술 마실 때마다 ‘엄마는 왜 혼자 행복하냐?’ 이렇게 이야기하면 저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해요?”(청중들 웃으며 박수)
“둘째 아들이 엄마가 행복한 걸 보고 질투심이 난다고 하는데 이럴 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느냐는 말이죠?”
“예.”
“간단해요. ‘아이고, 미안해’ 하면 됩니다.”(모두 웃음)
“미안하다고 했는데 조금 있다 또 이야기하고 조금 있다 또 이야기해서요.”
“그 이상 말을 하려니까 복잡하죠. 아이가 뭐라고 해도 그냥 ‘미안해’ 이러면 돼요. ‘아이고, 내가 너보다 행복해서 미안해’라고요. ‘미안해’라고 하면 아들이 뭐라고 하는데요?”
“조금 있다가 또 이야기해요. 술 마시면 항상 그래요. 조금 있다 또 하고, 또 하고, 자꾸 그러니까 힘들어요.”
“술 마시고 이야기하든 뭐라고 이야기하든 똑같이 대답하면 돼요. 어떤 사람이 자꾸 ‘너는 잘났고, 나는 너보다 못났다’라며 시비를 걸면 ‘아이고, 내가 너보다 잘나서 미안해’라고 하면 됩니다. ‘너는 재산이 많고 나는 재산이 적다’라며 자꾸 이야기하면 ‘아이고, 재산이 많아서 미안해’라고 하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상대가 남편이든 자식이든 이웃사람이든 그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런데 질문자는 별로 행복해 보이지도 않는데요.”
“아뇨, 행복해요. 얼마나 행복한데요. 하하하.”(모두 웃음)
“재산을 예로 들어볼게요. 내가 10억이 있다고 꼭 부자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1억 가진 사람이 보면 부자지만 100억 가진 사람이 보면 가난뱅이예요. 그것처럼 자식이 보기에는 엄마가 자기보다 행복해 보이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아이고, 내가 너보다 행복하다고? 네가 보기에 그렇다고 하니까 엄마는 듣기 좋네. 고맙다. 그러나 미안하다.’ 이렇게 엄마가 행복하다고 해주니까 듣기 좋다고 말해주세요. ‘그래, 난 행복하다. 어쩔래?’ 이러지 말고요.(모두 웃음)
‘엄마도 힘들 때가 있다. 그러나 네가 보기에 엄마가 행복해 보인다니 참 다행이다. 그리고 네가 그런 엄마를 보고 질투한다니 내가 좀 미안하다. 나눠줄 수 있으면 나눠주고 싶은데 나눠줄 방법을 모르겠다. 네가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거라.’ 이러면 돼요.”
“저도 행복을 줄 수 있으면 주고 싶어요. 그런데 아들은 행복하려는 노력을 하나도 안 했잖아요.”
“그렇게 따지니까 싸우죠.”(모두 박장대소)
“그러네요. 대놓고 따지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따지고 싶었죠.”
“꼭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런 생각을 하니까 자꾸 번뇌가 되는 거예요. 아들은 아들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 건데 그걸 두고 ‘너는 안 했다’ 이러지 마세요.
언젠가 어떤 대학생이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고 저한테 이렇게 물었어요.
‘어떻게 하면 스님처럼 그렇게 지혜롭게 될 수 있습니까?’
‘너가 보기에는 내가 지혜롭게 보이니?’
‘네.’
‘그래? 고생 좀 하면 되는데 한번 해볼래?’
‘어떤 고생이요?’
‘고문도 한번 당해보고, 죽을 고비도 넘겨보고, 단식도 한 70일 해보고, 이렇게 고생을 많이 하면 조금 도움이 될 텐데 한번 해볼래?’
그랬더니 ‘아니요, 저는 안 할래요’ 이래요.(모두 웃음) 이렇게 대화를 해보세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런 질문을 한다고 기분 나빠할 것도 없어요.
스님이 네 가지를 이야기했어요. 첫째, 네 보기에 내가 행복해 보인다니까 다행이다. 좋게 봐줘서 고맙다. 둘째, 엄마인 내가 자식인 너보다 행복해서 미안하다. 셋째, 나눠주고 싶지만 나눠줄 방법을 내가 모르겠다. 넷째, 네가 가져가려면 마음대로 얼마든지 가져가라. 엄마는 챙기지 않을게. 나는 주고 싶어도 줄 방법을 모르니 네가 알아서 가져가려면 가져가거라.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너는 고생도 안 하고 공짜로 먹으려고 드냐? 엄마는 얼마나 노력해서 행복을 얻었는데!’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니까요.”(모두 웃음)
“그런 이야기는 안 했어요. 생각만 했어요. 그래서 지혜로운 대답이 뭘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던 거죠.”
“말이 생각이 안 나면 ‘엄마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하면 돼요. 가장 진실한 말은 솔직한 것입니다. 질문을 했는데 답을 모르겠다면 ‘아이고, 나는 모르겠다’ 이게 진실이에요. 제 말 이해하셨어요?”
“네.”
“그런데 여러분들은 저한테 와서 묻고 그 대답을 외워가서 이야기해 주려고 하잖아요.(모두 웃음) 그러니까 머리가 복잡하죠. 모르면 그냥 ‘아이고, 엄마도 모르겠다’ 이러면 돼요. ‘엄마, 나 결혼해야 돼요? 말아야 돼요?’ 이러면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 돼요. 답을 알면 ‘하면 좋지’ 이러면 되고, 모르면 ‘아이고,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 됩니다. 남자를 데려와서 ‘이 남자 어때?’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알면 이야기하고 모르면 ‘아이고, 내가 남자 볼 줄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그래도 또 물으면 ‘내가 남자를 그리 잘 보면 네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났겠니?’ 이러면 돼요.(모두 박장대소)
내가 내 남편도 못 골라서 지금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어떻게 딸 남편감을 보는 눈이 있겠어요? 그러니 아무리 와서 물어도 모른다고 해야 하는데, ‘키가 작아서 안 된다’, ‘종교가 달라서 안 된다’, ‘외국인이어서 안 된다’ 하면서 자기 인생도 못 사는 주제에 온갖 것에 간섭을 하려니까 머리가 아픈 거예요. 자기가 모르니까 점쟁이한테 물어봤다가 그래도 안 되면 저한테까지 와서 물어봅니다. ‘딸이 이렇게 묻는데 제가 뭐라고 대답해야 합니까?’라고요.(모두 웃음)
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되지 그걸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해요? 아이가 물었는데 답을 모르겠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는 거예요. 알면 아는 대로 이야기하고요. ‘나는 고생해서 얻었는데 너는 고생도 안 하고 얻으려 드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면 상대가 기분 나쁘잖아요. 그러니까 ‘아, 네가 보기에 좋아 보이니? 다행이다’라고 받아주면 됩니다. 아름답다는 말이 칭찬이듯이 행복해 보인다는 건 어쨌든 칭찬해주는 말이잖아요. ‘엄마는 행복하네요’라고 하면 ‘고맙다’라고 받으세요. 그런데 부모자식 사이에 엄마는 행복하고 자식은 안 행복하다니까 조금 미안하잖아요. ‘미안하다. 주고 싶은데 나는 줄 방법을 모르겠다. 네가 가져갈 수 있거든 다 가져가도 엄마는 괜찮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죠.”
“네.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질문자는 특유의 호탕한 웃음 소리를 또한번 내며 감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중들도 스님의 시원스런 답변에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이 외에도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남편으로부터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충격적 고백을 들었다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는 여성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자기 딸이 걱정되는데 엄마로서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묻는 분, 죽은 남편을 위해서 49재 기도를 하고 있는데 희한한 현상이 일어났다며 직접 사진까지 가져와 보여주는 분, 눈 앞에 불이 번쩍번쩍하고 귀에 환청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분, 불교의 인연법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분이 있었는데, 스님은 각각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강연은 2시간 30분 동안이나 계속 됐습니다. 비록 내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스님과 질문자의 대화를 듣다보면 어느새 내 이야기가 되고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마칠 시간이 되자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질문자들이 문답을 통해 조금 더 행복해지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었듯이 스님은 우리들도 누구나 행복할 수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남편이 죽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자식이 죽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파산을 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병이 들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여자로 태어나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얼굴이 검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신체장애가 있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종교가 어떻든 피부 빛깔이 어떻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수가 있어요. 이것이 ‘불성(佛性)이 있다’, 다시 말해 ‘부처가 될 소질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이유를 대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습니다. 남편이 죽어서, 자식이 죽어서, 돈이 없어서, 늙어서, 신체장애가 있어서 등등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나는 괴롭다, 나는 괴롭다’라고 해요. 이것은 괴롭게 살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괴롭게 살고 싶으면 그냥 그렇게 사세요. 그런데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자기는 이미 행복할 수 있는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조건을 붙이지 마세요. 그래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이것만 이루어지면 나는 행복하겠다’라고 하면 죽을 때까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옛날에 길 가다 보면 ‘때려주세요’라고 써 붙여놓은 두더지 잡기 게임기 알죠? 이걸 때리면 저게 튀어나오고, 저걸 때리면 이게 튀어나오고, 자식문제를 해결하면 남편문제가 튀어나오고, 남편 문제를 해결하면 돈문제가 튀어 나오고, 돈문제를 해결하면 병이 나고, 병을 치료하면 또 다른 뭐가 튀어나옵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물어보세요. 나이 든다고 해결이 됩디까? 갈수록 일이 더 복잡해져요.
그러니까 지금 행복해야 해요. ‘내일 행복할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선거 하는 사람이 ‘당선되면 행복할 거다’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선거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하고 재미있어야 해요. 아이들은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야 합니다. 어른은 일하는 게 재미있어야 해요.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바람피운 남편을 어떻게 다스릴까’ 이걸 오늘부터 연구하면 재미있어요. 이 인간의 행동거지를 가만히 관찰하면서 양다리 걸치는 심리를 연구해보면 재미있어요. ‘이 인간이 16년이나 나하고 살았는데 어쩌다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 어릴 때 뭐가 부족해서 이리 되었을까?’ 그걸 오늘부터 연구해 봐요. 연구하다가 잘 안 되면 상대 여자를 만나보고 인터뷰도 해봐야 해요.(모두 웃음)
이것은 좋은 연구 대상에요. ‘내 남자를 데려간 여자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렇게 자꾸 연구해보면 나중에 ‘아, 인간 심리가 이래서 이런 일이 벌어졌구나’ 이렇게 결론을 얻을 수가 있는데 그게 재미입니다. ‘하나님이 해결해주세요’, ‘저 여자 죽여주세요’ 이게 재미가 아니에요. 그러면 그 여자가 죽을 때까지 매달려 살아야 하고,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매달려 살아야 해요. 왜 내 인생을 그렇게 낭비합니까? 나는 지금부터 행복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누구나 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스님만 부처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머리 깎는다고 부처가 될 수 있다면 이발소만 갔다 오면 되고, 이런 옷 입었다고 부처가 될 수 있다면 옷만 한 벌 맞춰 입으면 되게요? 아니에요. 부처가 되는 것, 행복해지는 것은 그런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여러분들 스스로 ‘내가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나는 행복할 수가 있다’ 이 믿음을 가지시고 행복하셔야 해요.
자꾸 조건을 붙이면 죽을 때까지 행복하지 못합니다. 남편이 죽었다고 슬퍼하고만 있으면 안 돼요. 같이 잘 살다가 돌아가셨으니까 ‘안녕히 가세요’ 하고, 혼자 사는 게 외로우면 남자친구를 사귀면 되고, 그냥 혼자 살아도 됩니다. ‘스님은 평생 혼자 사는데 나는 그래도 남자랑 같이 살아봤잖아. 그런데 굳이 또 둘이 살 게 뭐 있나?’ 하면 혼자 살아도 돼요. 둘이서도 한번 살아봤고 혼자서도 한번 살아보니까 혼자밖에 못 살아본 저보다 이익이잖아요. 그런데 슬퍼할 이유가 뭐가 있어요? 이유를 자꾸 만들어서 슬퍼하는 거예요. 그러지 말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모두 큰 박수)
오랜 시간 선 채로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준 스님에게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로 화답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스님의 책 ‘행복’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많은 분들에 ‘눈 좀 맞춰봐라’라고 하면서 웃음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은 “스님을 직접 보니 너무 너무 행복하다”며 어쩔 줄 몰라하기도 했습니다. 김천시민들은 스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일년에 한 번 뿐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주관한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이 봉사자들에게 “어디에서 왔어요?”라고 묻자 봉사자들은 큰 목소리로 “김천이요”, “왜관이요.”, “구미요”, “상주요”라며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님과 한 번의 눈맞춤으로도 봉사자들은 그동안의 수고로움이 녹아나는 듯 하다며 좋아했습니다.
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저녁 강연을 하기 위해 천안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천안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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