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4.30 청년학교 경주역사기행 및 즉문즉설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3월부터 청년학교를 수강해 온 청년들과 함께하는 청춘캠프가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은 청년들을 위해 낮에는 경주역사기행 안내를, 저녁에는 즉문즉설 강연을 해주었습니다. 

 

스님과 참가자들은 태종무열왕릉에 같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태종무열왕릉에 모습을 드러내자 340여 명의 청년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쏟아 내었습니다. 

 


▲ 태종무열왕릉

 

스님은 먼저 참가자들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지명 하나하나를 언급하며 손들어 보라고 하였습니다. 스님이 지역명을 부르고 있었는데 이 때 한 참가자가 ‘경주도요!’ 라고 외쳤습니다. 경주 지역 참가자가 8명 밖에 되지 않자 스님은 ‘나도 경주 사람인데 이것밖에 안 왔냐’ 면서 웃음을 주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은 “오늘의 현장학습 주제는 통일입니다”라고 경주역사기행의 취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어 신라왕의 이름에 대한 설명, 가야와 신라의 합의통일, 김수로 왕의 부인인 아유다 공주, 신라의 삼국통일 과정 등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주었습니다. 

 


 

스님은 “우리는 가야와 신라의 합의통일을 통해 배워야합니다.”라고 말하며 우리나라도 합의통일을 잘 이뤄낸다면 통일신라처럼 한 발작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설명 도중 역사에 관해 청년들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대답을 못하자 “스님 강연을 들으려면 중학교는 졸업을 해야지!”라고 해서 청년들 모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1시간 가량 흥미진진한 신라의 삼국 통일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어서 스님과 참가자들은 태종무열왕릉 일대를 둘러보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이동 중에 단체 촬영도 했습니다. 약 400여 명의 청년들은 “새로운 백년! 청년학교!” 구호를 외치며 우리가 100년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이동 중에 김춘추와 김유신 여동생의 러브스토리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들을 들려주었습니다.  

 


 

11시 30분 쯤에는 김유신장군묘에 도착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김유신장군묘의 오른쪽 편을 중심으로 둥글게 앉았습니다. 다행히 그늘 속에 다 들어갈 수 있어서 편안한 자세로 스님의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 김유신장군묘

 

“김유신은 한 여인의 아들로서는 정말 훌륭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한 여인의 남편이나 애인으로서는 썩 좋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요?”라며 김유신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김유신이 술에 취한 자신을 애인의 집으로 데려간 말의 목을 애인이 보는 앞에서 베어버렸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지요. 김유신의 비범한 면이기도 하지만 그 애인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이죠. 스님은 이 외에도 김유신의 면모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일화들을 재미있게 들려주었습니다. 김유신 장군은 죽고 난 후 후대에 ‘태대각간’, ‘흥무대왕’이라는 칭호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더 가서는 무신으로도 추앙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유신 장군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스님은 무덤 둘레를 따라 새겨진 12지신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오후 1시, 참가자들과 스님은 점심을 먹으러 흥무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메뉴는 밥버거와 오렌지입니다. 단촐한 점심메뉴였지만 그 어느 밥 보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자유시간이 잠시 주어지자 참가자들은 한껏 봄날씨를 즐겼습니다. 조별로 각각 나누기를 하기도, 낮잠을 청하기도, 조원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 흥무공원

 

달콤한 점심시간이 끝나고 ‘황룡사지’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황룡사 9층탑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선덕여왕은 황룡사 9층탑을 통해 ‘국난 극복’과 ‘삼국통일’을 염원했으며, 당시 서쪽에선 백제가, 북쪽에선 고구려가, 동해바다에선 왜가 침공하였는데, 9층탑을 쌓은 이유가 1층엔 왜를, 2층엔 중화를, 3층엔 오월을…. 그렇게 9층까지 쌓아올려 외침을 막으려 했던 것이었다는 등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황룡사지

 

마지막으로 스님은 중국 관광객들이 경주에 와보고선 ‘땅이 작으니 건축물도 작구나’ 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황룡사 9층탑을 어서 복원해야 한다”며 설명을 마쳤습니다.

 


 

이후 능지탑, 선덕여왕릉, 사천왕사지를 갔습니다. 참가자들은 약간 지친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스님이 설명할 때는 반짝반짝한 눈으로 집중했습니다. 

 


▲ 능지탑

 

능지탑에서는 “문무대왕을 화장한 곳에 쌓은 호국의 의미가 있는 탑”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발해에도 비슷한 영광탑이 있다는 점을 말하며 동북아 역사기행을 살짝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 동네 이름이 ‘배반’인데 옛사람들이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문무대왕의 은혜를 생각하며 엎드려 절을 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주며 다음으로 이동했습니다. 

 

선덕여왕릉에 도착해서는 광주 청년학교 참가자인 오은산님이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월령공주 OST와 춤추는 용 노래를 들으며 역사기행의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스님은 선덕여왕 때에 신라가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의 인재들이 20~30년 후에 통일신라를 만드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선덕여왕은 분황사, 황룡사 9층목탑, 영묘사, 첨성대 등 많은 유적도 남겼는데, 그에 대한 일화도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뜨거운 햇볕 탓에 스님은 사천왕사지에 설명도 미리 들려주었습니다. 

 


▲ 선덕여왕릉

 

사천왕사지는 신라를 공격하는 당나라군을 막기 위해 문두루 비법을 행했던 곳입니다. 사천왕사에서 행한 신령스러운 기도 덕분에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당나라의 20만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스님이 끝에 “믿거나 말거나”라고 말하자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던 청년들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 사천왕사지

 

이렇게 사천왕사지를 마지막으로 오늘의 경주역사기행을 마쳤습니다. 스님이 “재밌었어요?”라고 물어보자 청년들은 “네!”라고 우렁차게 대답했습니다. 

 

숙소로 이동한 후 저녁 7시 30분부터는 청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들은 지난 3월부터 청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스님의 영상 강연과 책을 열심히 공부해 왔다고 합니다. 드디어 오늘, 그동안 공부하면서 들었던 의문과 고민을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스님이 무대 위로 등장하자 참가자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습니다. 인생에 관한 질문 5가지와 사회에 관한 질문 3가지가 있었습니다. 스님은 각각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어 청년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청년들의 호응이 가장 높았던 ‘행복’에 대해 질문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직장 생활이 행복하지 않아 얼마 전 휴직을 하고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한 청년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스님은 정말 행복한지 질문했습니다. 

 


 

“27살 직장인입니다. 대학 졸업했고, 군대 갔다왔고, 호주에 2년 유학 다녀왔고, 취직도 했고, 지금까지 바쁘게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까 무엇을 해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 친구는 바리스타를 하는데 손님들에게 커피가 맛있다는 칭찬을 들으면 희열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뭘 해도 희열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일을 하면서 칭찬을 받으면 칭찬을 받아서 좋은 것이지 내가 그 일로 인해서 희열을 느끼거나 행복한 건 아닙니다. 스님의 즉문즉설을 읽어 보면 행복은 자기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많이 말씀하시던데, 제 나름대로 생각한 행복은 결혼이에요. 매체에서 행복한 가정을 많이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가정을 이루면 행복할 것이라고 어릴 때부터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먼저 장가 간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한 친구는 술을 마시고 말하길 자기는 월급 갖다 주는 현금인출기라고까지 합니다. 대기업에 다녀서 돈도 많이 버는 친구인데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혼이 주는 행복도 제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가 다시 마음을 바꿔서 4월부터는 휴직 중입니다. 통찰력 있는 스님께서 어떤 답을 주실지 궁금합니다.”

 

“이야기 잘 들었어요. 그런데 질문거리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질문자의 사정 이야기를 제가 잘 들었습니다. 답변이 필요 없는 것 같은데요.”(모두 웃음)

 

“스님께서는 행복하세요?”

 

“행복해요.”(모두 웃음)

 

“그러면 어떻게 그 행복에 도달하셨는지요?”

 

“저는 ‘행복하고 싶다’ 이런 생각 없이 살기 때문에 행복해요.”(모두 감탄)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건 방금 깨달았어요.(모두 웃음) 그래도 보통은 뭔가 할 때 행복한 게 있잖아요.” 

 

“그건 행복한 게 아니라 기분 좋은 거죠. 뭘 해서 자기 뜻대로 되었을 때는 기분 좋잖아요. 기분 좋음은 금방 기분 나쁨으로 바뀌어요.”

 

“그런데 그게 희열까지는 연결이 안 되더라고요. 뭔가 쟁취하고 기쁜 그런 게...”

 

“희열로 갔다면 그건 병이에요.(모두 웃음) 괴로움으로 가면 병인 것처럼 희열로 가도 병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여자와 만나서 희열을 느꼈다면 그 여자와 헤어지면 엄청난 괴로움에 빠지게 되고, 자녀를 낳아서 희열과 큰 행복을 느꼈다면 그 자녀를 잃으면 엄청난 괴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건 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요. 즐거움과 괴로움이라는 인생의 널뛰기에 불과합니다. 

 

관점을 딱 바꿔보세요. 이번 투표를 예로 들어볼게요. 투표란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찍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도 싫고 저 사람도 싫어서 누굴 찍어야 될지 모르겠다고들 하죠? 즉 ‘누가 더 좋으냐?’라고 했을 때는 아무리 봐도 다들 마음에 안 들다 보니 선택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럴 때는 관점을 딱 바꿔서 ‘누가 더 싫으냐?’라고 보면 ‘아이고, 이게 더 싫다’ 이렇게 답이 금방 나와요. 그러면 덜 싫은 쪽을 찍으면 됩니다. 그래서 이번 투표 결과가 잘 나왔다고 하는 거예요. 이번에는 좋은 걸 찾아서 찍었어요? 제일 나쁜 걸 피하려고 그다음으로 나쁜 걸 찾아 찍었어요?”(모두 웃음)

 

“제일 나쁜 걸 피하려고요.”

 

“제일 나쁜 걸 혼내주려고 그 다음 걸 찍다 보니 투표하기가 쉬워졌잖아요. ‘누가 더 좋은가?’ 이런 관점에서는 누굴 찍어야 될지 도저히 잘 모르겠는데, 이 때는 관점을 바꿔서 ‘누가 더 싫은가?’ 이렇게 봐버리면 금방 구분이 됩니다.

 

그런 것처럼 행복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즉 행복은 괴로움이 없으면 되는 거에요. 직장을 다니면서 막 재미가 있고 희열이 느껴지고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직장을 다니는데 진짜 괴로워 죽겠고 못 살겠는지를 물어보세요. 제가 보니까 질문자가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요.” 

 

“예,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잘 다니고 있긴 했는데... ”

 

“직장 다니면서 ‘너 행복하냐?’라고 물었는데 ‘안 행복하다’라고 했다고 직장을 그만두면 안 돼요. 이럴 땐 질문을 이렇게 물어봐야 해요. ‘너 괴롭냐?’ 이렇게 물어보고 안 괴롭다면 그냥 다니면 됩니다. 

 

어떤 남자나 여자를 만나서 사귀었다고 해봅시다. ‘이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냐?’라고 물어보면 처음에 만날 때만 행복했지, 좀 지나보면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 골치 아픈 일만 많죠.(모두 웃음) 

 


 

그래서 ‘행복하냐?’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봐서 ‘안 행복하다’ 이러면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 되물어보세요. ‘그러면 이 사람하고 만나는 게 괴롭냐?’ 이렇게요. 이 때 ‘별로 안 괴롭다’ 그러면 헤어지지 말고 그냥 유지하면 됩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을 이렇게 가져보라는 겁니다. 한쪽 면만 보고 안 된다고 그만두면 나중에 후회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럼 행복하지 않아도 계속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건지요? 저는 다른 곳으로 이직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거야 질문자의 선택이지요. 이 일을 하는 게 행복해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가족들과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만약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립운동을 하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고, 가능하면 그런 일을 안 하고 싶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내 행복을 포기하고서라도 독립운동을 해야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거잖아요.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오신 여성분들도 마찬가지예요. 자기 혼자만 생각하면 베트남에서 아무 남자하고나 결혼해서 살 수 있겠지요. 그런데 사랑하는 남동생이 이번에 대학 시험을 쳤는데 입학금도 못 내지, 아버지는 편찮으시지, 이런 여러 가지 사정이 있는데, 마침 한국의 어떤 남자한테 시집을 가면 돈을 많이 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거예요. ‘나이가 좀 든 남자한테 시집가면 1만 달러 혹은 2만 달러를 준다니 그걸로 아버지 병도 치료하고 단칸방 집이라도 마련하고 남동생 대학도 보낼 수 있겠구나. 나 하나 희생하면 온가족이 편안한데, 이래도 살고 저래도 사는데 뭘.’ 이렇게 생각하고 실제로 시집오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저희 세대에서는 여성들이 이런 집안 문제로 결혼이나 직장을 선택한 사람이 굉장히 많았어요. 

 

이처럼 사람이 꼭 자기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가 없습니다. 저는 스님이 되는 게 싫었는데도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어요. 그래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잖아요.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면 기분이 좋고 신나고 하는 게 행복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그런 건 오래 갈 수가 없어요.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막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집에 와서도 계속 보고 싶고 전화해도 또 하고 싶은 것을 여러분들은 ‘사랑’이라고 하는데, 심리적으로 정확하게 말하면 그건 미친 증상이에요. 정신이 흥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모두 웃음) 

 


 

반대로 어떤 사람이 너무 미워서 잠이 안 오고 ‘칼로 찔러죽일까? 가서 염산을 뿌려 죽일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것도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그 상황에서는 그런 마음이 들 수 있겠다고 이해는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정신질환에 속해요. 

 

그러면 정상적인 상태는 어떤 것일까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면 조금 기분이 좋아지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고,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조금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다시 말해 마음이 들뜨지 않고 고요한 것이 원래의 건강한 마음상태예요. 이렇게 병든 중생들의 마음을 그런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는 게 수행입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막 들뜨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행복이 아니라 윤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굳이 말하면 ‘락(樂)’이라고 해요. 락에는 반드시 그만한 높이의 ‘고(苦)’가 따릅니다. 고락의 널뛰기를 반복하는 것을 윤회라고 해요. 질문자는 지금 그 고락의 널뛰기 중에서 락을 행복이라 생각하지만, 그걸 추구하면 앞으로 인생이 오히려 고달파져요.

 

그리고 어떤 곳을 가도 락만 계속되는 곳은 없어요. 이 세상 사람들은 세상의 이치에 어리석어서 고락이 늘 붙어 있는 줄 모르고, 고는 없이 늘 흥분된 상태의 락만 유지되는 세상을 천상이라며 추구하고, 그런 걸 행복이라고 부르며 구하려고 하지만 그런 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 걸 행복으로 여겨서 그런 행복을 추구하면 불행해집니다. 현실에는 그런 게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영화며 소설을 너무 많이 본 사람들은 결혼생활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영화는 상영하는 두 시간만 기분 좋은 거예요. 그 두 시간 안에 평생이라고 써놨을 뿐이죠. 영화나 소설에는 서로 연애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결혼해서도 내내 좋고, 아이 낳아서도 서로 행복하고, 이런 좋은 모습이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열심히 보니까요. 그런데 자기가 직접 해보면 그렇게 안 돼요. 그래서 다 사는 게 재미가 없고, 연애도 재미가 없고, 결혼도 재미가 없는 거예요. 이것은 다 잘못된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일시적으로 마냥 좋을 수 있는 게 두 가지가 있긴 합니다. 한 가지는 마약이에요. 잘못된 행복을 너무 추구하다 사는 게 재미가 없으니 마약을 입에 대면 이제 그렇게 되는 거예요. 기분 좋은 환영을 통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기분이 막 들뜨고 좋아요. 괴롭다가도 마약 한 번 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소위 ‘홍콩 가는 거'예요.(모두 웃음) 그래서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세 번 하다 보면 그 기분 좋음은 점점 정도가 덜해지는데 그걸 동일한 정도로 유지하려면 투여량을 자꾸 높여야 합니다. 그래서 중독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일부러 마약 중독자가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예를 들어 지금 기분이 우울해서 클럽에 가서 맥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누가 옆에 와서 넌지시 권하는 거예요.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이거 한 대 피워보세요. 공짜예요. 피우면 기분이 좋아요.’ 공짜라니까 시험 삼아 피워봤더니 진짜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러면 집에 와서도 ‘아, 그때 참 기분 좋았는데’ 그런 생각이 들겠죠. 이게 좋은 줄 아니까 다음에 가서 ‘그거 없어요?’ 하면 또 한 대 준단 말이에요.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면 꼭 몸이 중독된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중독이 돼요. 그 기분 좋음에 대한 그리움이 늘 있으니까요. 나중에는 상대가 ‘아이고, 저도 이제 없어요.’ 하고 나옵니다. 그래도 또 물으니까 ‘제가 부자도 아닌데 어떻게 계속 공짜로 줘요? 다 돈 주고 산 거예요’라고 합니다. 가격이 비싸도 그게 그리우니까 ‘내가 그 돈 줄 테니까 사다 주세요’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점점 오르고, 만족도는 점점 낮아집니다. 이렇게 처음에는 괴로워하는 사람만 골라서 권한 후에 점점 물들여가는 거예요. 그렇게 몇 년씩 중독되어 살다가 들통이 나서 줄줄이 감옥 가는 거 많이들 봤잖아요.

 

마약과 거의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다른 한 가지는 소위 ‘옐로우 페이퍼’라는 거예요. 중독성 있는 성인용 잡지나 소설, 비디오 등을 말합니다. ‘옐로우 페이퍼’라는 명칭처럼 옛날에는 잡지나 소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영상으로 나와요. 그래서 집에 가면 여자나 남자들 벌거벗은 사진, 성행위하는 묘사, 이런 것만 늘 검색해서 찾아보다가 중독이 됩니다. 아이들은 게임에 중독되기 쉽고요. 중독성에는 심리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이 있는데 옛날에는 물질적 중독성만 있었다면 지금은 정신적 중독성까지 생겨서 거기에 빠질 위험성이 더 커졌어요.

 

그래서 삶에서 알콩달콩한 걸 너무 추구하면 안 좋아요. 실제로 인간의 삶이 안 그래요. 자연계를 한번 보세요. 산에 가면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살고 노루도 살아요. 다람쥐가 괴로워서 못 살겠다고 나무에서 떨어져서 자살을 하고, 바위에 머리를 처박고, 미친 듯이 아우성을 치고 돌아다니는 경우는 없잖아요. 다 그냥 자기 일 하러 돌아다니는 거예요. 그러니 자살하는 사람, 죽겠다고 괴로워하는 사람, 울고불고 하는 사람, 죽이겠다고 쫓아다니는 사람은 짐승보다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짐승은 ‘와, 기분 좋다!’ 이런 것도 없어요. 사람만 술 마시고 ‘기분 좋다! 이러죠.(모두 웃음)

 


 

기분 좋음과 기분 나쁨은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 다 정신적인 쾌락에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정신적인 자극을 주면 마약을 하지 않고도 기분 좋은 감정을 자극할 수 있어요. 전두엽이니 후두엽이니 해서 뇌의 어떤 부위에 어떤 자극을 주면 기분 좋음이 유지되는지를 지금 굉장히들 연구하고 있어요. 아기 낳는 것도 자기가 안 낳고 대리모를 통해서 낳는다는 이야기 들어봤죠? 좀 더 나아가서 인공자궁이 생기면 전부 공장에다가 주문해서 아기를 낳을 수가 있게 될 겁니다. 이제는 섹스라고 하는 것도 남녀가 직접 만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 안에서 동일한 효과와 기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미 벌써 개발이 상당히 진행되었어요. 

 

인간의 삶이 쾌락을 쫓으면 계속 이런 쪽으로 가게 돼요. 그래서 옛날부터 인간이 쾌락에 빠지면 그 중독성 때문에 다들 망하잖아요. 의자왕이 처음에는 굉장히 선정을 펼쳤지만 나중에 쾌락에 빠져서 나라를 망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어떤 평가를 할 때 막 흥분이 되고 기분이 좋다고 해서 꼭 ‘좋다’라고 말하면 안 돼요. 그런 기분이 일어난다고 다 병인 건 아니지만, 그런 기분이 일어나면 약간 진정을 해야 해요. 반대로 그런 기분이 안 일어나는 걸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영화며 소설, 연속극 같은 걸 보는 데서 오는 잘못된 견해입니다. 그것이 여러분들의 가정생활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그러니 무던하게 사는 게 좋아요. 스님은 혼자 사는데 기분 좋을 게 뭐가 있겠어요? 제가 ‘행복하다’라고 하면 막 기분 좋은 일만 가득한 줄 알죠? 작은 방에 들어가서 혼자 자는데 뭐 그리 기분 좋은 일이 많겠어요?(모두 웃음) 대신 스님은 기분 나쁠 일이 별로 없어요. 여러분들은 지금 집에 돌아가면 부모가 잔소리를 하거나, 아내가 잔소리를 하거나, 남편이 잔소리를 하거나, 아이가 징징대며 우는 문제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방에 들어가면 그런 게 없으니까 기분 나쁠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스님은 행복하다는 거예요. 강의가 없는 날에는 종일 산을 타거나 농사짓는데 거기에 또 뭐 그리 기분 좋은 일이 많겠어요? 그러나 기분 나쁠 일이 없다는 말입니다. 

 

‘열반’은 막 기분좋은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라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질문자는 생각을 조금 바꾸어야 해요. 그렇게 살면 자꾸 더 어려워집니다.”

 

“네,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질문자의 목소리도 크고 청년들도 함께 박수를 쳤지만,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난 표정들이 썩 개운치 않아 보였나 봅니다. 스님은 조금 미진했는지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대부분 나이가 좀 들어야 이걸 알 수 있어요. 젊을 때는 막 기분이 좋은 걸 우선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걸 좀 미리 알면 인생 낭비를 좀 덜 할 수 있어요. 이걸 모르면 한참 헤맨 뒤에야 돌아와서 ‘아, 쓸데없는 짓 하고 돌아다녔구나’ 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지금 이게 딱 여러분들한테 받아들여지긴 쉽지 않지만 이렇게 미리 이야기를 들어놓으면 나중에 한쪽으로 치우쳐 헤매다가 ‘아, 스님 말씀이 이거였구나’ 하고 알게 되거든요. 지금 깨달으면 더 좋지만, 지금 못 깨달아도 돌아오는데 훨씬 효과적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표정을 보면서도 제가 자꾸 이야기하는 거예요. 지금 여러분들한테 듣기 좋은 소리 해봐야 그건 오래 못 가요.”

 

마지막에 덧붙여 준 말씀이 울림이 컸는지 그제서야 더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몇몇 청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이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습니다. ‘들뜨는 것을 행복으로 삼지 말라’ 이 말씀을 명심문처럼 가슴에 새겨 봅니다.  

 

이 외에도 인생 고민에 대해서는 네 명이 더 질문을 했습니다. 모태솔로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는지, 직장에서 억울하게 해고를 당해서 힘든데 어떡해야 하는지, 돈을 주고 외국인 여자와 결혼하라고 계속 말하시는 부모님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은 인간관계를 못 사귀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부모님과 대화가 되질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님은 역시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강연 후반부에서는 사회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을 지지했는데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며 녹색당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스님의 생각은 어떤지, 2017년에 통일이 된다고 어떤 기자가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스님은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약속한 2시간 30분이 지났지만, 특히 마지막에 통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더 시간을 할애하며 열정적으로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2017년 통일 가능성은 아마도 북한 붕괴론에 근거했을 수가 있는데 이는 올바른 시각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언제나 합의에 의한 평화적인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합의에 의한 통일은 단순히 전쟁을 방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미래에도 크나큰 이익이 되는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여기서 더욱더 도약을 하려면 남북통일을 통한 통일경제를 만들어가야 신라와 가야가 그랬듯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있어요.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자원,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이 결합하면 북한이 새로운 생산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중소기업 하청 노동자로서의 일자리는 북한 노동자들이 맡고, 여러분에게는 고급 노동력이 필요한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 철도를 놓거나 도로를 닦는다면 현장의 단순노동은 북한 노동자들이 하겠지만, 측량하고 설계하고 감독하는 기술적인 건 다 여러분들이 해야 하니까 일자리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요. 그리고 북한 사람들이 구매하는 물건 소비가 늘어나니까 우리나라 각 공장 생산량도 늘어나게 되고, 각종 시설을 건설해야 하니까 전체적인 경기가 좋아지게 됩니다. 

 


 

북한 개발에 돈이 많이 든다고들 하지만 그 돈은 투자의 개념이기 때문에 있으면 쓰고 없으면 외자를 유치하면 돼요. 철도를 놓으려면 아마 몇 조 원이 들 거예요. 그러나 그걸 통일비용이라고 하면 안 돼요. 그 철도를 놓아서 물류혁명을 일으키면 10~20년 안에 본전을 뽑습니다. 그건 투자예요. 투자를 유치해서 하면 돼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며 철도도 다 외자를 유치해서 했잖아요. 돈 문제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또 북한 인구 2천만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들 걱정하는데, 그것도 걱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중국에서도 노동자의 월급이 500달러를 넘어갑니다. 그런데 북한은 개성공단 노동자들 임금이 지금 150달러예요. 그 정도의 저렴한 인건비로 그런 양질의 노동력을 쓸 수 있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노동력 자체가 엄청난 자산이에요. 자꾸 총량 계산만 해서 ‘돈이 얼마 든다’고 하니까 여러분들에게 두려움이 생기는데 사실은 이익이 훨씬 더 큽니다. 만약 평화시대가 되어서 북한 노동자 100만 명을 해외에 보내면 한 사람당 매달 몇 백 달러씩만 부쳐 와도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옵니다. 사람이 다 자산이 되는 거예요. 자원도 노동력도 다 우리 민족의 큰 자산이 됩니다. 

 

통일을 한다면 반드시 합의통일이어야 하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 합니다. 통일이라고 해서 휴전선 허물고 군대 다 없애는 걸 꼭 안 해도 돼요. 북한 체제는 그냥 둔 채로 개방하고, 투자를 보장해주고, 남북이 통일을 전제로 한 통일경제를 먼저 해나간다면 우리는 지금도 1~2퍼센트에서 5퍼센트 이상 성장할 수 있고 북한은 100퍼센트 성장할 수 있어요. 이런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는데 지금은 감정적인 문제며 주변국과의 관계 문제 때문에 안 풀리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내년 대선에서는 진보니 보수니 너무 따지지 마세요. 진보며 보수가 지금 중요한 게 아니고, 경상도며 전라도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냥 ‘힘으로 통일하겠다’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니에요. 통일을 지향하는, 다시 말해 ‘통일하는 쪽으로 가겠다’라는 생각을 확실히 가진 사람과 정당이 나라를 이끌게 되는 게 중요합니다. ‘통일을 하겠다’라는 것은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통일하겠다는 생각을 말합니다. 그 생각만 확고히 가지면 통일 효과는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휴전선이며 군사 관련 협상은 하루아침에 안 돼요. 그런 건 5년, 10년, 20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중국이 얼마나 현명했는지 보세요. 홍콩에 50년씩의 기한을 줘버렸어요. 홍콩을 중국에 합병할 때 50년의 기한을 안 줬다면 홍콩의 기술과 자본은 다 해외로 가버렸을 거예요. 50년을 주니까 나이든 사람은 ‘죽을 때까지 문제없네’ 이러고 다 거기 그냥 있는 거예요. 이런 대범함이 좀 필요합니다.

 


 

가야와 신라가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가야의 요구조건을 신라가 수용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차돈의 순교와 같은 희생을 치렀던 겁니다. 그러나 그런 희생을 감수하면서 상대를 포용하고 받아들였기에 결국 그 통합의 시너지 효과로 신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어요. 

 

그런 것처럼 합의통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군사적으로 밀어붙여서 통일을 한다면 통일을 이루기도 어렵겠지만 설령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통일된 한국은 중국과 군사적으로 대립하게 됩니다. 그러면 통일의 효과가 별로 없어요. 그런데 남북이 합의통일이 되면 중국이 간섭할 수가 없잖아요. 우리가 합의통일을 이루려면 중국의 요구조건도 받아들이고 미국의 요구조건도 받아들여야 해요. 이렇게 주변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통일을 이룬다면 통일된 한국은 중국은 물론 일본이며 미국과도 동시에 우호관계를 가지니까 이 통일된 한국이 중심이 돼서 일본과 중국까지 포함한 아시아 전체의 협력을 이끌어갈 수 있어요. 다시 말해 한국이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다는 거예요. 15년 정도만 지나도 미국이 51, 중국이 49 정도로 양국의 세력이 비슷해질 거예요. 이러면 한국이 10쯤만 돼도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어요. 지금은 미국이 70이고 중국이 30이니까 우리가 10이라고 해도 보태봐야 별 영향을 못 끼치지만, 양쪽이 비슷비슷하면 10만 돼도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덕분에 주변국이 다 균형을 잡을 수 있으니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통일은 일본의 손해나 중국의 손해인 통일을 추구하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한국의 통일이 중국에도 이롭고 일본에도 이롭고 미국에게도 손해가 없는 길을 추구해야 해요. 그래야 주변국들을 설득하기도 쉽습니다. 그런 국제 감각 위에서 통일을 추구해야지 미국이나 중국에게 통일해 달라고 해서 무조건 시킨 대로 하는 것은 안 됩니다. 그렇게 통일하면 그들의 이익이 될 뿐 우리의 이익이 안 돼요. 반대로 우리 이익만 추구해도 통일이 안 돼요. 자주적이면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되 그들에게도 손해가 나지 않고 이익이 되는 통일을 추구할 때만이 통일도 가능하고 통일 이후의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걸 여러분들이 꼭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박수)

 

언제 들어도 스님의 통일 이야기는 가슴을 뛰게 하는 것 같습니다. 통일의 비전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준 스님에게 청년들은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습니다. 

 

신라와 가야의 합의통일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모태솔로와 연애 이야기, 행복에 대한 이야기, 21세기 남북의 평화통일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루종일 스님의 법비를 흠뻑 맞을 수 있었습니다. 

 

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에 대해 잠시 소개해 주었습니다. 오늘 스님 강의를 듣고 실천의지를 다지는 청년들이 많았는데, 마침 청년포럼에서는 청년들의 이런 결기를 함께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오늘 행사를 주관한 청년포럼에서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힘을 한번 모아보자’ 하는 취지로 5월 21일에 청춘콘서트를 합니다. 시청 앞에서 1만 명 정도가 모여서 청년들의 유쾌하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청년들의 어떤 사회적인 요구도 함께 제시한다면, 앞으로 국가에서도 청년들의 의사를 수용해 나가려고 노력하지 않겠어요? 스무살 성년이 되는 젊은이들을 축하한다는 의미도 담아서 행사 날짜를 성년의 날로 잡았습니다. 청년들의 즐거움도 추구하고 청년들의 어떤 결기도 보여줘서 ‘청년만이 미래다’, ‘통일 시대에 살아갈 사람은 청년이다’, ‘청년이 주인이다’ 이런 분위기를 여러분들이 한번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청년 실업이니 뭐니 해서 청년들이 사회의 짐처럼 취급받는 분위기를 바꿔서 ‘청년만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이런 걸 보여주는 게 필요해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위에도 열심히 권유해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네!” (우렁찬 대답)

 


 

대한민국 청년 1만 명이 모이는 청춘콘서트,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 두근 뛰었습니다. 

 

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경전반 특강수련 법문을 한 후, 10시부터는 전국에서 모인 정토회 저녁반과 청년국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속리산 법주사에서 봄나들이를 겸한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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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1일 시청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춘콘서트&청춘박람회가 열립니다. 법륜 스님,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 노희경 작가가 펼치는 사이다 심쿵 토크, 조문근, 박베이비드라이버, 김지수, 버스터리드 등 봄밤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줄 뮤지션들의 공연, 42개 청년 단체가 참여하는 박람회 등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축제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전국 15개 도시에서 청춘 버스도 운영할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티켓신청 바로가기]

http://chungcon.kr


 

전체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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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원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ㅎ

2016-07-13 14:02:39

법연화

스님 감사합니다~ _()_

2016-05-03 09:11:13

오유진

감사합니다~~♡♡

2016-05-03 02: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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