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2.29 민족의 화해와 평화, 신뢰회복을 위한 종교인 기자회견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종교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5대 종교에서 나온 종교인들과 함께 최근 격화되고 있는 남북의 대립을 막고 민족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할 필요성을 촉구했습니다.

 

스님은 지난 2005년부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결성해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사는 이 시대에 종교인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 오고 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도 그런 연장선에서 이뤄졌습니다. 

 

기자회견은 원불교 전 평양교구장 김대선 교무님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교무님은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로켓 발사, 개성공단 완전 폐쇄, 사드 논란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아졌다”며 깊은 우려를 표한 후 “3.1절을 앞두고 5개 종교인들이 모여 더 이상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만들어나가자고 국민들께 간절하게 호소하고자 한다” 고 오늘 기자회견의 취지를 이야기했습니다. 

 


▲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먼저 강변교회 김명혁 목사님은 여는 인사말에서 “남북 관계가 어려워질 때마다 마음과 뜻을 모아서 500여 명의 이름으로, 600여 명의 이름으로, 700여 명의 이름으로, 800여 명의 으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해 왔다” 고 하면서 “이번에도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남북 관계가 무척 어려워졌다” 며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했습니다. 

 


▲ 강변교회 김명혁 목사님

 

이어서 천도교 박남수 교령님은 “다시 3.1절의 의미를 오늘에 다시 새긴다”는 주제로 여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교령님은 “같은 교리를 가진 종교 안에서도 오늘날 화합하기가 쉽지 않은데,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천도교, 불교, 개신교 등 각기 신앙이 달랐지만 민족의 독립을 위해 힘을 합했다”고 하면서 “지금 나라가 전쟁 위기에 처했는데 선열들이 보면 통곡을 할 노릇이다” 라며 “내 주장을 내려놓고 남북의 평화를 만드는 것이 3.1운동의 정신을 진정으로 계승하는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 천도교 박남수 교령님

 

다음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발언을 각 종단을 대표하여 참여해주신 분들이 해주었습니다. 개신교에서는 경동교회 원로 목사인 박종화 목사님이, 불교에서는 조계종 자성과쇄신본부장인 도법 스님이, 천주교에서는 원로사목자이신 안충석 신부님이, 원불교에서는 전 광주전남교구장이신 이정택 교무님이, 성공회에서는 동두천 나눔의집 신부이신 김현호 신부님이 각기 앉은 자리에서 발언을 했습니다. 

 

특히 도법 스님은 “미움은 미움으로 풀 수 없다는 것이 20세기가 우리 인류에게 준 교훈이었다”고 하면서 “북한이 우리가 분개할 수밖에 없는 핵무장의 길을 계속 가는 것에 대해서는 국력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남한이 엄격한 아버지의 입장을 취하되, 다른 한편에서는 미움을 풀고 평화를 이뤄나갈 수 있게 자애로운 어머님의 마음과 태도를 함께 취해서 이 두가지를 균형있게 유지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면 좋겠다”고 제안해 현장에 참석했던 대중들의 많은 공감을 자아내었습니다. 

 


▲ 조계종 자성과쇄신본부장인 도법 스님

 

또 원불교 이정택 교무님은 “예전에는 공산주의를 무너뜨리자고 하면서 멸공, 승공을 외쳤는데, 그렇게 해서는 민족이 하나될 수 없다”고 하면서 “공산주의와 화해를 이루는 ‘화공’과 북한을 포용하고 설득해서 공산주의를 구원하는 ‘구공’을 해야 한다” 며 무력 충돌이 아닌 교류와 대화를 통한 윈윈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해 큰 공감을 받았습니다. 

 


▲ 원불교 이정택 교무님

 

다음은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선언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언문 낭독은 5개 종교를 대표하여 개신교 강남교회 전병금 목사님, 천주교 해방촌성당 이영우 신부님, 조계종 불광사 회주 지홍스님, 원불교 신림교당 김현국 교무님, 천도교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임형진 사무처장님이 함께 낭독했습니다. 

 


▲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선언

 

종교인들은 정부와 국민들에게 4가지 결의를 밝히며 모두의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남북관계의 파탄을 목도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더욱 평정심을 찾아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이에 우리 종교인들은 다음과 같은 결의를 밝히며, 모두의 성찰과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요청합니다.

 

하나,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의 전제조건입니다. 남과 북이 평화롭게 전쟁없는 한반도를 지키기 위해 비핵화원칙은 북이든 남이든 누구든지 지켜야할 기본원칙입니다.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은 남북한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 비핵화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하나, 남북한은 통일을 해야 할 공동주체로서 서로를 적대시하는 정책을 폐기하고, 대화와 교류협력을 재개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화해와 협력의 산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개성공단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남북한 공동번영의 실질협력이 이루어지도록 재개되어야 하며,  더 발전적으로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하나, 우리는 주변 강대국들이 북핵 위기국면을 군비경쟁과 안보적 이해관계를 확장하는데 이용하는 것에 반대하며,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고 견실한 다자안보체제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하나, 우리는 3.1정신을 이어받아 남북이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의 장을 열도록 힘을 다해 도울 것이며, 인도주의적인 나눔과 교류, 그리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적대적 증오와 분노, 무기력으로는 이 엄중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자손들이 영구히 이 터를 지키고 자유와 안전과 행복을 구가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성명서 낭독이 시작되자 많은 기자들이 앞다투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종교인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호소하는 이 메시지가 온 국민들에게, 그리고 정부에게도 전해져 하루 빨리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길 기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몇몇 기자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습니다. 통일뉴스에서 온 기자는 “성명서 발표 이후 앞으로의 후속 행동이 계획되어 있는지” 물었습니다. 

 


▲ 질문하는 기자

 

이에 대해 김명혁 목사님은 “각 종단 별로 성명서의 내용을 더욱 알려나가는 일을 우선 하면서 필요하면 더 많은 종교인들의 성명을 받아서 그 뜻을 정부와 국민들에게 전하겠다”고 하면서 “지금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되었는데 필요하면 우리 종교인들이 적당한 때에 개성으로 뚫고 들어가자”고 해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 박남수 교령님은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한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대답했고, 도법 스님은 즉석에서 “긴 호흡으로 도도한 물결을 일으키기 위해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천일 순례를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데릴에서 온 기자는 법륜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통일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청년들에게 어떻게 평화 이념을 설득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많이 하시는 등 소통을 활발히 하시는 걸로 유명한 줄로 압니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은 통일이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 심지어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이며 최근에 있었던 북핵위기 당시에는 ‘우리가 김정은을 죽이면 되지 않느냐?’며 굉장히 호전적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스님께서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 스님께서는 이런 청년들에게 3.1운동의 정신이나 평화 이념을 어떻게 설득하고 계시나요?” 

 

“우리나라 청년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시민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의 행태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그런 점을 우리가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나 감정적인 대응만으로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고, 어떤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수도 없음을 또한 청년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 일본 및 러시아 등이 합세해서 힘겨루기 하는 주변 정세, 북한이 체제 존립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상황, 지난 50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성장 동력이 거의 소진된 남한의 경제상황 등을 청년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주는 게 중요합니다. 

 


▲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법륜 스님 

 

현실이 이런데 남북 간 긴장까지 고조된다면, 경제적 성장은 고사하고 후퇴를 감수해야 될 상황이잖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서 통일의 기회까지 마련한다면 어려움에 처한 남한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통일은 청년들에게 직장이며 희망일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북한에 대해 감정적으로 거부감을 갖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우리 주변상황을 잘 살펴보면 지금이야말로 남북관계를 이성적으로 이끌어야 할 때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일궈놓은 재산, 그리고 소중한 인명을 지키기 위해서도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평화를 지켜내야 됩니다. 저는 이렇게 ‘통일만이 우리의 희망이다’ 라는 측면에서 청년들과 대화해 오고 있습니다.”

 

스님의 답변에 종교인들과 대중들도 모두 공감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끝으로 참석한 종교인들 모두가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자 종교인들은 “통일! 피어라!” 하고 외치며 활짝 웃었습니다. 정말로 통일의 꽃이 활짝 피어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종교인들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 스님은 참석한 종교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배웅을 해준 후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밤 늦게까지 스님은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연이어 미팅을 가졌습니다. 최근에 정국이 어수선하다보니 많은 사회인사 분들이 스님을 찾아와 조언을 구했습니다. 

 

내일은 제 97주년 3.1절 기념식이 독립운동가 용성진종조사의 탄생성지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열립니다. 전국의 정토회 정회원들이 모여 독립운동을 했던 선조들의 얼을 되새기며 통일 한반도를 향한 적극적인 실천을 다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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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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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환

\"통일이 희망이다.\"극명한 답이나왔읍니다.감정적인것을 배제하며 효율적인 대처방안이 있어야되겠읍니다.

2016-03-09 11:16:39

규원

스님께서 말씀하신 통일이 희망이다가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한국인들에게 감정적인걸 이해하시고 이성으로서 행동하시도록 지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3-06 13:07:00

꽹과리

답답합니다
선문답들 하고있으니

2016-03-03 00: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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