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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서울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해 대중들 30여 명과 함께 공양을 드신 후 ‘수행의 자세, 일하는 자세, 건강 관리’에 대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어제는 아침 7시 30분부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있었습니다. 최근의 남·북 긴장 고조 상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나누며 3.1운동 100주년을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 다시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는 대국민 메시지가 필요하다는데 다들 공감을 표했습니다.
▲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 목사님, 신부님, 교령님, 주교님, 교무님, 스님 모두 함께
계속 스님을 뵙고자 하는 분들이 찾아와서 미팅이 이어지다가 저녁에는 오랜만에 스님들이 몇 분 오셔서 불교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오늘은 서울공동체 대중들과 함께 새벽 예불을 올린 후 6시 30분부터 발우공양에 함께 참석했습니다.
소심경을 읊으며 발우를 편 후 공양을 드셨고, 공양을 마치자 대중대표가 오랜만에 발우공양에 참석한 스님께 한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설연휴부터 지난주까지 새해를 맞이하여 전국 8개 지부를 순회하며 정초 법회를 하였고, 이번주에는 평화재단에서 연일 조찬 모임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발우공양에 참석했습니다. 또 주말부터는 전국대의원대회와 서원행자대회, 다음주에는 3.1절 기념행사, 필리핀 민다나오 방문, 호주 강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등의 일정들이 계속되기 때문에 보름 후에나 발우공양에 참석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더 시간을 할애하여 대중들을 위해 몇 가지 당부 말씀과 수행자의 자세에 대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날씨도 많이 추웠고, 또 1월에는 인도성지순례가 있었고, 2월에는 정초기도, 불교대학 경전반 졸업식, 백일기도 입재식 등 행사가 많았기 때문에 업무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행사 위주로 진행된 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3월부터는 정토불교대학 입학식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강연이 있을 예정이고, 또 평화재단과 JTS 등 각 부서도 일상적인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게 됩니다. 올해는 정토회 제8차 천일결사를 마무리하는 해이니까 천일결사의 목표, 즉 우리가 천일동안 이루고자 했던 목표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첫째, 개인 수행은 제대로 진척이 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세요. 아침 기도를 안 빼먹고 했다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마음이 비교적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지 기쁨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각자 잘 점검하셔서 수행에 게으르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나에게 남아있는 시기심과 질투심이 어떨 때 일어나는지, 어떨 때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지, 어떨 때 만사가 귀찮고 하기 싫은지, 어떨 때 미움이 생기는지, 이런 것들을 잘 점검해 보세요.
그런 마음이 없으면 좋겠지만 아직 남아있다면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올해가 조금 나아졌는지, 아직도 흔들리지만 그래도 평정심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면 좋겠습니다. 절에 와서 1년 살고, 2년 살고, 3년 살았는데도 늘 똑같다 하면 안 됩니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들어오기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든지, 편향되었던 사고가 좀 넓어졌다든지, 소극적이었는데 조금 적극적이 되었다든지, 매사에 종속적이었는데 이제 주체적으로 바뀌었다든지, 아직도 의지하는 마음이 남아 있지만 이제는 의지심이 많이 사라졌다든지, 어떤 일을 할 때 애착과 근심이 많았는데 애착과 근심이 좀 적어졌다든지, 의욕이 없고 게으르고 나태했는데 그런 것이 좀 극복되었다든지, 이렇게 자기 나름대로 점검이 되어져서 조금씩 향상되어 가야 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 사람 하고는 같이 일 못하겠다 했는데 수행하면서 이제는 같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든지 하는 이런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늘 점검이 되려면 정해진 수행의 형식적 규칙을 꾸준히 지켜가야 합니다. 수행의 규칙을 안 지키게 되면 마음 관리 하는 걸 놓치고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게 됩니다. 우리가 형식적이더라도 정해진 수행을 꾸준히 해 나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둘째, 각 파트별로 업무를 할 때는 ‘8차 천일결사 입재할 때 어떤 목표를 세웠던가? 그것이 지난 2년 동안 어느 정도 진척이 됐나? 이번에 마무리하려면 어떤 계획과 노력이 있어야 되겠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 늘 인식하면서 일을 추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어느 순간에 부족한 것들을 채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이런 목표 의식을 놓아버리면 게으름에 떠밀려가든, 헐떡거림에 떠밀려가든, 이 세상에 떠밀려가버리게 되어서 끝날 때 ‘아, 내가 그걸 놓쳤구나’ 하고 후회하게 됩니다.
목표에 조급하라는 게 아니라 늘 목표에 대해서 인식을 하고 있어야 기회가 온다는 거예요. 그래야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만남이나 어떤 상황 속에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삶은 늘 이런 저런 기회에 놓이게 되는데 준비가 딱 되어 있을 때 그 기회가 인식되고 포착될 수 있습니다.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매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뿐이지요. 그러니 정토회가 세운 목표, 부서가 세운 목표, 개인이 세운 목표를 모두 점검해서 마무리를 잘 하면 좋겠습니다.
수행자는 두 가지를 늘 경계해야 합니다. 첫째, 게을러서는 안 됩니다. 심리가 침체되어서 매사가 귀찮다든지, 업무를 외면한다든지, 안일함에 빠진다든지 하는 것은 수행에서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은 그럴 수도 있는 데 수행자는 침울하거나 절망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야 합니다. 수행자는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하고, 안 되면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면서 늘 연구하며 살아야 합니다. 선방에서 화두를 들었다가 놓치면 수만 번, 수십만 번이라도 다시 들어야 하듯이, 10번 넘어지면 11번 일어나서 하는 거지 거기에서 물러나는 마음을 낸다든지 하는 건 수행자의 관점이나 자세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뭐가 안 된다고 짜증내거나 물러나거나 남 탓 하지 말고, 안 되면 다시 하고 다시 하되 ‘아, 이게 내 능력으로는 안 된다’고 평가가 되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든지 부서를 바꾸든지 하세요. 그러지 않고 좌절해서 포기를 하거나 목표를 외면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단, 검토를 해서 ‘이건 안 되는 거다’라고 평가한 뒤에 폐기하는 건 괜찮습니다.
둘째, 정반대로 너무 조급해도 안 됩니다. 정해놓은 목표에 너무 집착해서 수행자로서의 본분도 잊어버린 채 초조 불안해 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꾸 짜증내고 밀어붙이는 건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욕심을 내면 조급해지고 초조하고 불안해집니다. 수행자가 욕심을 내면 안 된다고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반대로 게을러지면 어떠냐. 일이 뜻대로 안 되면 마음이 가라앉아서 침울해지고, 포기하고 싶고, 만사가 귀찮아집니다. 이걸 해태, 나태, 게으름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양쪽을 떠나는 게 중요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거문고에 비유하셔서, 욕심을 내어 조급해 하는 것은 거문고 줄을 너무 조이는 것과 같고, 해태한 건 거문고 줄을 너무 느슨하게 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줄을 적절하게 조여야 소리가 잘 납니다. 이것이 중도입니다. 그래서 게으름에도 빠지지 말고, 조급해 하지도 말고, 긴장하지도 말고, 나태하지도 말고, 양극단을 경계하면서 균형을 잡아가는 자세를 잘 견지해 나가야 합니다.
결국 하루하루 인생을 산다는 건 수행적 관점에서 보면 연습입니다. 우리는 늘 어제까지는 연습이고 오늘은 실전입니다. 오늘이 지나면 또 오늘까지가 연습이고 내일이 실전이지요. 그렇게 연습이 축적되면 그것이 실전에 다시 적용되어 결과적으로 현실의 삶을 조금 더 성과 있게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늘 유의해서 어떤 일을 하면 실패를 하더라도 그게 경험으로 쌓여서 다음에 도전할 때는 오늘보다 더 진척이 있게 됩니다. 그러나 깨어있지 못한 채 일상을 살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그냥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지요. 곧 봄이 되면 마음이 들뜨거나 노곤해지면서 게을러지기가 쉬우니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건강도 잘 챙기세요. 병원에 너무 의지해도 안 되지만, 독감에 걸려서 며칠씩 고생을 하면서도 병원에 안 가는 것은 자기 몸을 학대하는 것이고 업무에도 비효율적입니다. 병이 났을 때는 병원에 가서 조기 점검을 받고 빨리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남에게도 좋고 업무에도 효율적입니다.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닌데 그냥 ‘하루 지나면 낫겠지’ 하면서 오래도록 끌고, 남한테 옮기고, 업무도 못하고, 자기도 괴롭고,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하지 않도록 하세요. 너무 병원에 의지하는 건 수행자로서 좋은 게 아니지만 너무 비효율적으로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병원에 가서 양의한테 먼저 체크를 받고, 그래도 아프면 한의사한테 체크를 받고, 그래서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도 몸이 아프면 ‘아, 이것은 업병이구나’ 하고 꾸준히 정진하면서 안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치료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병을 내가 안고 가야 될 과제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확하게 규명해서 치료하는 것도 아니고 하는 것은 그냥 게으른 거예요. 적당하게 골골대면서 가는 건 옳은 게 아닙니다. 마음 건강이든, 육체 건강이든, 자기 건강은 자기가 잘 점검해 가면서 챙겨야 해요. 아프면 안 된다는 게 아닙니다. 저도 살다보면 아플 때가 많은데 아프다는 것이 자꾸 일상생활을 흐트리는 원인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장애가 있으면 장애를 안고 부족한대로 일상생활을 해야 됩니다. 그렇게 해서 수행 생활이 조금 더 밝아지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공동체 대중들은 스님이 일러준 소중한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부지런히 행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질투심, 화, 짜증, 미움, 게으름, 무기력, 집착 등이 언제 일어나는지 늘 살피라는 말씀, 선방 스님들이 화두에 늘 깨어있기 위해 천 번 만 번 연습하듯이 수행이든 업무든 목표를 놓치지 말라는 말씀, 어제까지는 연습이고 오늘 지금은 실전이라는 말씀, 목표에 견주어 무엇이 부족한 줄 늘 알아차리고 있는 사람은 나날이 발전해 갈 수 있다는 말씀 등 모든 말씀들이 소중한 지침으로 다가왔습니다.
법문을 마친 후에는 최근에 새로 들어 온 신입 상주대중들이 어떤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한 명씩 살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을 해나갈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하며 법문을 마쳤습니다.
발우공양이 끝난 후 스님은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아침 7시 30분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 종일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과 회의를 했습니다. 최근에 한국 사회가 내적으로 외적으로 많은 혼란을 겪고 있기에 많은 사회 인사분들이 스님을 찾아와 상담을 하고, 의견을 청해 들었습니다.
특히 김제동씨에게는 얼마전 설립한 어깨동무 사업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고,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을 초청해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드(THAAD)’의 군사적 효용성, 안보적 가치, 경제·외교·통일 등 전반적으로 국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내일은 오전 11시에 천도교에서 주최하는 3.1절 100주년 기념사업 사업보고회에 참석한 후 오후에는 정토회 전국대의원회의 참석을 위해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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