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2.21 제8차 천일결사 8차 백일기도 입재식


 

안녕하세요? 오늘은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을 실현하고자 큰 서원을 세우고 시작한 정토회의 만일결사 중 제 8차 천일결사 8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벌써 입춘을 지나 봄기운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남쪽에서는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지난 백일 동안 잘 지내셨지요? 정토회 만일결사 중 제8차 천일결사도 어느새 여덟 번째 백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아침 10시가 되자 상무대 실내체육관은 4천여 명의 정토행자들로 가득찼습니다. 

 


 

타종, 예불, 반야심경 봉독을 시작으로 먼저 전국에서 모인 정토행자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회자 김병조 선생님이 위트 있게 각 지역을 소개하자 호명되는 지역에서는 일제히 일어나 준비된 구호와 율동을 보여주었습니다. 

 


▲ 참가자 소개

 

스님은 환한 웃음으로 새벽부터 먼 길을 달려온 정토행자들을 반겨 주었습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그간 있었던 입재식 중 가장 많은 인원인 15명이 참석했는데,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이어서 김해정토회 이지영님이 ‘봄바람 꽃바람’, ‘우리도 부처님같이’ 두 곡의 찬불가를 아름답게 불러주었습니다. 고운 목소리에 겨울 추위도 잠시 녹아나는 듯 했습니다. 

 


▲ 고운 목소리로 찬불가를 부르고 있는 김해정토회 이지영님

 

다음은 지난 백일 간 정토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백일 간의 발자취’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수행, 보시, 봉사로 알차게 백일을 달려온 정토행자들의 모습이 참으로 자랑스러웠습니다. 

 


▲ 영상으로 돌아보는 백일의 발자취

 

이어서 울산정토회 정월향님이 실천과제 사례담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7차 백일기도 입재식의 실천과제는 모둠법회 열기와 SNS로 전법하기였습니다. 정월향님은 친구 4명에 불과한 채 10년 동안 방치되어 있는 페이스북 계정이 친구 1700여 명이 될 때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아주 재미난 사례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내 손바닥 안의 스마트폰이 행복 세상을 향한 새로운 씨앗이 된 것입니다. 

 


▲ SNS로 주위에 행복을 전한 사례담을 발표하는 정월향님

 

다음은 정토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난 백일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수행해 온 분들의 수행담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표자인 수원정토회 장은미, 문윤선 두 분은 정토불교대학 동창이며 모녀 지간이라고 합니다. 엄마와 딸이 번갈아가며 읽어 내려간 감동적인 수행담은 모두를 눈물 짓게 만들었습니다. 

 


▲ 수행담을 발표하는 모녀, 문윤선님과 장은미님

 

먼저 딸의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를 돌아보면 피 흘리며 술에 취해 악쓰는 아버지와 그 곁에 아픈 엄마가 저희 딸들을 지키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는 엄마가 병원에서 돌아오실 때까지 늘 마음 졸이며 기다렸습니다. 혹시 돌아오지 않으실까봐...” 

 

이어서 엄마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 어머니는 저를 낳고 딸이라는 이유로 보자기에 싸서 차가운 골방에 버려두었다고 했습니다. 그때 제가 살려달라는 듯 울어대서 어머니는 차마 버리지 못하고 젖을 물려 키우셨다고 합니다. 남편은 매일 술과 싸움으로 경찰서를 드나들었습니다. 욕설과 폭력, 여자까지 온갖 짓을 다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저는 결혼 20년 만에 이혼했습니다...”

 


 

다시 딸이 말했습니다. 

“늘 아프시던 엄마가 어느날 정토불교대학에 다니신 후부터 표정과 말투가 바뀌셨습니다. 깨달음의 장에서 돌아와 제게 ‘내가 그동안 너에게 정말 많은 죄를 지었구나. 미안하다’ 라고 하셨습니다. 엄마의 그 말 한마디에 저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엄마는 정말 달라지셨습니다. 간섭도 줄었습니다. 도대체 정토불교대학이 어떤 곳이기에 엄마가 저렇게 변했나 싶어 동생과 함께 저도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다시 엄마가 말했습니다. 

“법륜 스님께 어머니에 대한 진정한 참회가 되지 않는다고 질문하고 나서야 저는 제 안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 제게 와닿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어머니는 당신처럼 딸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될까봐 두려워하셨던 것입니다. 그동안 저를 짓누르던 무거운 돌덩이가 떨어져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로 모든 것이 즐거워지고 남편에 대한 마음도 저절로 풀렸습니다. 저는 지금 너무나 행복합니다.”

 

다시 딸이 말했습니다. 

“새벽 4시, ‘카톡, 카톡~ 법당 가자’ 는 엄마의 메시지가 울립니다. 저는 매일 엄마와 함께 법당으로 새벽기도를 갑니다. 차 안에서 엄마와 저는 마음나누기를 합니다. 저는 돈 많고 많이 배운 엄마보다 수행자 엄마가 계신 것이 더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모녀의 감동적인 이야기에 대중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어서 법륜 스님이 법상에 올라 제8차 천일결사 7차 백일기도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지난 백일 동안 곳곳에서 수행, 보시, 봉사하느라 고생한 대중들 모두를 격려한 후, 두 모녀의 수행담을 언급하며 수행자는 어떤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들려주었습니다. 

 


▲ 7차 백일기도 회향 법문

 

“지난 백일은 겨울이라 대외적인 활동이 어려운 계절이었는데도, 여러분들은 자기 수행과 전법을 위해서, 또 다른 이의 행복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해 오셨습니다. ‘백일의 발자취’ 영상을 보면서 여러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 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백일 동안 수고하신 여러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모두 지난 백일 동안 수고한 도반들을 위해 큰 박수 한번 쳐봅시다.” 

 

(모두 박수)  

 


 

“조금 전에 수행담 들어보셨지요? 감동적이었지요? 그런데 뭐가 감동적이었어요? 태어나자마자 엄마한테 학대받고, 결혼해서 남편한테 학대받고, 애들 다 키워놓고 좀 살만하다 싶었는데 애들까지도 애를 먹이고, 그래서 괴로워 죽겠다는 얘기였는데, 무슨 감동을 받았다는 얘기예요?(모두 웃음) 

 

수행담 발표자는 죽고 싶은 그런 상황에서도 한 생각 돌이켜서 살펴보니, 어머니나 남편은 사랑하는 방식이 서툴러서 그렇지 나를 사랑했지만 그것이 학대로 나타났고, 아이들도 엄마를 사랑했지만 엄마를 사랑하는 그 무거운 짐이 힘에 겨우니까 그렇게 자포자기로 나타났다는 걸 발표한 거지요. 

 

우리는 어릴 때 어려우면 ‘크면 해결되리라’고 생각하고, 돈이 없으면 ‘돈만 있으면 해결되리라’고 생각하고, 혼자 살 때는 ‘결혼하면 해결되리라’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막상 그렇게 되어도 문제는 그대로 남습니다. 결혼하니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고, 그래서 ‘이혼하면 해결 되겠지? 애들만 크면 해결 되겠지?’ 싶은데, 막상 그렇게 되면 또 새로운 짐이 생겨납니다. 또 우리는 ‘죽으면 다음 생에는 해결이 되겠지? 천당 가면 해결이 되겠지?’ 하는데, 천당을 아직 못 가봐서 그렇지 거기도 가보면 어쩌면 더 할지도 모릅니다. 천당에는 술집도 없고, 노래방도 없잖아요. 심심해서 못 살겠다고 다 뛰쳐나올 거예요.(모두 웃음)

 


 

그러니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고자 한다면 조건부 인생은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시어머니만 없으면, 남편만 술 안 먹으면, 결혼만 하면’이라고 조건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늘 ‘이것만, 이것만, 이것만’ 하는데, 숨 넘어갈 때까지 계속 그럴 뿐만 아니라 다음 생이 되어도 끝이 안 나고, 비록 저승에 가도 끝이 안 납니다. 왜 끝이 안 날까요? 고뇌의 원인이 밖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뇌의 원인은 돈이나 지위, 남편이나 아내, 부모나 자식, 세상에 있지 않고, 자기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알지 못해서 우리는 마치 꿈 속에서 강도에게 쫓기듯 아무리 도망을 가도 늘 등 뒤에 강도가 붙어있는 것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고개를 넘으면 될까요? 고개를 넘어도 뒤따라옵니다. 강을 건너면 될까요? 강을 건너도 뒤따라옵니다. 나무에 올라가면 될까요? 나무에 올라가도 뒤따라옵니다. 동굴에 숨는다고 될까요? 거기도 뒤따라옵니다. 늘 뒤따라와서 피할 수가 없습니다. 누구에게 부탁이라도 해서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지만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또한 일시적입니다. 그러나 눈을 번쩍 뜨면 강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러니 자꾸 도망가려고 할 게 아니라,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게 아니라 내가 눈을 뜨는 게 중요합니다. ‘눈을 뜬다, 꿈을 깬다, 깨닫는다, 무명을 깨친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난다’는 등 여러 가지로 표현을 합니다만 요지는 ‘무지를 깨닫는다’, 즉 ‘악몽에서 깨어난다’는 겁니다. 이게 부처님께서 참으로 기발하게 발견한 진리입니다. 

 

괴로움은 멀리하고 즐거움만 구하는, 그래서 천상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종교 속에서는 해결의 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은 그 괴로움과 즐거움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것, 다시 말하면 그 즐거움마저도 괴로움이라는 것을 꿰뚫어보셨습니다. 그래서 ‘일체가 고다’라는 것은 일체가 괴로움과 즐거움의 연속이며 되풀이라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한 것이 이루어지는 그 즐거움마저도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괴로운 것과 다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부처님은 ‘잘 채색된 항아리에 똥이 가득 찼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잘 채색된 항아리’란 즐거움을 상징하고, ‘똥’은 괴로움을 상징하는데, 즐거움으로 포장된 괴로움을 직시할 때 우리는 이 즐거움이라는 쾌락의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앞서 수행담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어머니가 다시 좋은 어머니로 살아오신 것도 아니고, 남편이 좋은 남편이 된 것도 아니고, 자식이 말 잘 듣는 자식으로 변한 것도 아니고, 돈이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니고, 병이 갑자기 나은 것도 아닌데, 모든 것은 불행할 때와 똑같은 조건인데, 발표자가 깨달음의 장에 가서 어리석음을 깨우치고 나니 삶의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얘기잖습니까. 발표자가 그렇게 잔소리하고, 야단치고, 변화시키려고 해도 안 되던 자식이 내가 먼저 깨달으니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고,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와 헤어진 남편이 내 마음 속에서 사랑스러운 어머니와 좋은 남편으로 거듭 되살아나는, 그것이 기적입니다. 그것이 부처님 법의 가피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런 길을 가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수행자이니까,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힘들어도 하루에 최소 1시간은 수행·정진을 해야 합니다. 힘들기 때문에 수행·정진을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가끔 ‘힘들어서 안 한다’고 하던데 저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요.(모두 웃음) 

 


 

그래도 우리는 수행자이니까, 소승수행자가 아니라 대승수행자이니까, 다른 이들도 이 좋은 법을 알도록 전법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무거운 짐도 좀 들어줘야 됩니다. 내가 불교대학에 입학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듯이, 내가 깨달음의 장에 다녀와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듯이, 내가 경전반 공부를 하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듯이, 내가 봉사를 하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듯이, 내가 성지순례 갔다 와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듯이, 다른 이들도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인연맺어 주어야 합니다. 정토회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숫자를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이 좋은 법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그들도 나처럼 새롭게 태어나는 기회를 가지면 좋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부지런히 불교대학 입학을 권유하고, 경전반 진학도 권유하고, 깨달음의 장에 가도록 인연을 맺어주고, 인도성지순례에 다녀오도록 권유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려면 재정이 필요하니까 보시도 해야 되고, 운영을 해야 하니까 봉사도 해야 됩니다. 

 

여러분들이 불교대학 담당을 하거나 경전반 담당을 하거나 모둠의 모둠장을 하거나 안내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온갖 일이 다 서툽니다. 매끄럽지도 못 하고요. 그러나 여러분들은 서툰 가운데 나름대로 정성을 기울여서 하고 있잖아요. 그 정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가끔 보면 할 줄도 모르면서 신경질까지 내는 사람이 있어요.(모두 웃음) 매사가 서툴면 마음이라도 고와야 되는데, 서툰 데다가 성질까지 내면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갑니다. 매끄럽게 하는 건 일정 기간 동안 연습을 해야 되지만, 마음은 지금 내면 됩니다. 

 

정토회는 행복을 얘기하는 곳 아닙니까. 우리가 다른 건 부족해도 수행 정진해서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수행자들이니까 ‘나부터 행복하기, 남에게 행복 전하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기는 매일 괴롭고, 매일 울고, 매일 성질내고, 그러면서 남에게 행복을 전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그렇게 좋거든 너나 해라’ 그럴 거예요. 그러니 ‘행복 전하기’의 핵심은 ‘본인이 행복하기’입니다. 내가 행복할 때 ‘행복 전하기’를 힘 있게 할 수 있는 겁니다. 

 

아까 수행담 발표자처럼 어머니가 깨달음의 장 다녀와서 변화가 일어나니, 그게 만 마디 말보다도 영향력이 있어서, 딸이 ‘엄마가 웬 일이고?’ 싶어서 불교대학을 다니게 되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여러분도 서툰 건 괜찮습니다. 대신 정성을 기울여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어쨌든 여러분들은 서툰 가운데 지난 백일 동안 봄 불교대학 졸업식도 잘 치렀고, 경전반 졸업도 잘 치르었잖습니까. SNS도 처음에는 서툴다가 나중에는 많이 늘었다면서요? 그래도 정토회에 다니니까 페이스북도 배우지 여러분들이 여기 안 오면 언제 그런 것들을 해 보겠어요? 정토회에 왔으니까 통일의병도 되고, 민족도 생각하고, 나라도 생각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도 갖고 그러지요. 그러니 크게 보면 정토회는 평생교육원이에요.(모두 박수) 



 

정토행자들의 의식 수준은 한국의 평균수준은 벌써 넘었어요. 여러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했든 중학교를 졸업했든 재산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이제 사회 저명인사들과 대화할 때 환경문제도 얘기할 줄 알게 되었잖아요. 사회 저명인사들은 알기는 많이 알지 몰라도 실천은 안 하잖아요. 그 사람들은 뒷물도 안 하는데, 우리는 뒷물까지 하잖습니까.(모두 웃음) 또 여러분들은 통일에 대해서도, 평화에 대해서도, 제3세계 구호활동에 대해서도 얘기할 줄 알게 되었잖아요. 그렇게 의식이 높아졌어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 민족만 생각하지 않고, 세계, 나아가서는 지구의 미래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회 안 만났으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어요?(모두 박수)    

 

 

그러니 매일 기도해라, 봉사해라, 보시해라 그런다고 너무 원망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이 그렇게 하니까 정토회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겁니다. 제가 만약 조상 천도재나 지내준다면 언제 이런 일을 하겠어요? 그러면 이렇게 법문할 수도 없고 활동할 수도 없어요. 아침, 저녁으로 죽은 사람 집 찾아다니면서 염불하기 바빴을 텐데 여러분들이 다 재도 지내주고, 운영도 해주고, 그러니까 저는 할 일이 없어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서 자꾸 개척을 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법륜스님이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여러분들이 다 해 주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수행팀도 보면 한 사람은 운전해 주고, 한 사람은 옆에서 밥해 주고, 한 사람은 글 써주고, 또 그 옆에서 보좌해 주고 하니까 제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정토행자 여러분, 지난 백일동안 수행하고, 보시하고, 봉사하느라고 수고들 하셨습니다.”(모두 박수) 

 

스님의 감로와 같은 법문에 곳곳에서 기쁨의 웃음과 박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오전 1부 프로그램을 마친 후 점심 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체육관 외부 마당에는 에코붓다, JTS, 좋은벗들, 컨텐츠사업국, 교사정토회, 월간정토, 백일출가, 정토불교대학, 평화재단, 청년대학생 부스가 각각 마련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풍성하게 보여주었습니다. 

 


▲ SNS 사용법을 알려준 청년대학생 부스

 

스님은 식사 후 각 부스를 일일이 돌아보며 격려를 해 주었습니다. 

 


▲ 점심 식사 후 부스를 둘러보는 스님

 

점심 식사 후 2부 프로그램은 춤과 공연이 어우러진 정토행자 한마당으로 시작했습니다. 첫 순서는 마산정토회 마산법당에서 ‘백세인생’ 노래를 정토행자들의 삶에 빗대어 아주 재미나게 불러주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 마산정토회의 '백세인생' 노래 공연

 

“5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백두산에서 법회한다고 못 간다고 전해라 ♬

6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만일결사 회향한다고 못 간다고 전해라. 

7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해외전법 한다고 못 간다고 전해라   

8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정토불교대학 홍보한다고 못 간다고 전해라. 

9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동네방네 전법한다고 못 간다고 전해라  

10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봉림사지 불사한다고 못간다고 전해라. 

150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정토세상 이루어서 행복하다 전해라...”

 


 

이어서 수원정토회 영통법당에서 ‘좋아 좋아’, ‘카레 카레’ 노래를 중창으로 불러주었습니다. 아름다운 화음과 흥겨운 춤이 어우러진 무대에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흥겹게 어우러지는 시간을 가진 후 제8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입재식의 첫 순서는 2015년을 빛낸 자랑스런 정토행자 시상식이었습니다. 정토행자상은 한 해 동안 각 부문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하신 분이나 단체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두근 두근... 후보자들을 PPT 화면으로 잠깐 만나본 후 결과가 발표되자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 정토행자상 수상식

 

복지상은 제3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한 거리모금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서울정토회 윤영화님에게, 환경상은 생태순환시스템을 몸소 실천하고 대외적인 환경운동에 앞장서서 활동한 서대문정토회 김월금님에게, 통일상은 통일활동가 양성 및 교육, 가정방문 등 새터민에 대한 지속적인 교류에 매진한 수원정토회 전체 회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포교상은 전법의 원력으로 저녁부 활동가 발굴 및 정착을 위해 노력한 대구정토회 신혜정님에게, 정진상은 변함없이 꾸준한 정진으로 도반 간의 화합을 이룬 김해정토회 진은미님에게, 보시상은 꾸준한 보시를 통해 정토회 발전에 기여한 청주정토회 길미숙님에게, 특별상은 제3세계 의료지원을 위해 보시한 부산정토회 고순화님에게 돌아갔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정토행자 대상이 발표되었습니다. 대상은 수행, 보시, 봉사의 모든 면에서 정토행자의 귀감이 되는 분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두구두구~ 약간의 긴장감이 맴도는 가운데 사회자가 큰 목소리로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수상자는~! 경주정토회 장금옥님입니다.” 

 


 

대상은 법륜스님이 직접 시상해 주었습니다. 인도성지순례 참가 티켓이 부상으로 주어졌습니다. 장금옥님은 대구경북지부 사무국장으로서 대구경북 지역의 법당들을 안정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였으며 통일, 환경, 전법 등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또한 활동가들과 함께 화합하는 마음이 많은 이들의 모범이 되어 주었습니다.  

 

사회자가 수상 소감을 묻자 장금옥님이 기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 정토행자상 대상 수상자 장금옥님

 

“저는 가만히 있어도 신심이 나서 일을 잘할 사람인데 왜 저한테 상을 주나 싶어요. 약간 기운 없고 하기 싫은 사람에게 상을 줘야 상 받은 김에 좀 더 잘할 긴데...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은 상을 준다고 해도 안 받을라 그랬거든요. 그래도 오늘 주니까 받습니다. 받으니까 좋긴 좋네요.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 상을 대구경북지부 활동가들, 법사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옆에 있던 스님이 “경상도 사람은 좋다는 표현을 이런 식으로 해요” 라고 하자 청중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수상자들은 다함께 스님과 기념사진을 찍은 후 무대에서 내려왔습니다. 

 


▲ 2015년을 정토회를 빛낸 정토행자상 수상자들

 

다음은 예비 천일결사자 결의식이 있었습니다. 모두 이번에 처음으로 천일결사에 입재한 분들인데, 법요식 순서에 따라 식이 진행된 후 각 지역 상임법사님들이 입재자 모두에게 염주를 나눠주었습니다. 장엄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스님은 천일결사자가 꼭 지켜야 할 약속을 따라하게 한 후 어떻게 하면 기도를 빼먹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매일 해나갈 수 있는지 축하 인사와 더불어 격려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먼저 오늘 입재하신 신규결사자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과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까 대중들이 열렬히 박수를 쳐줬지요? 그게 무슨 뜻일까요? ‘너희는 우리처럼 빼먹지 말고 열심히 기도해라’ 하는 뜻입니다. 그런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먼저 한 사람들이 자꾸 빼먹으니까 나중에 시작한 사람들도 자꾸 빼먹게 되거든요. 그렇게 박수치는 데 열광하지 마시고 기도나 열심히 하세요.(모두 웃음) 

 


▲ 신규 입재자들을 위한 격려 말씀

 

부모가 자식 키울 때 ‘엄마는 이렇게 성질내고, 짜증내고, 너를 학대하지만 너는 나중에 네 자식한테 그러지 마라’고 한다고 그게 됩니까? 배운 게 그것밖에 없기 때문에 안 됩니다. 그러나 부모는 그랬다 하더라도 내 인생을 부모만 따라갈 수 없고, 선생님이 그랬다 하더라도 내가 선생님을 따라갈 수는 없는 겁니다. 그러면 발전이 없습니다. 변화가 없이 늘 그 나물에 그 밥인 거예요. 그럼 변화를 가져오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부모는 술을 먹었지만 나는 술을 안 먹는다. 부모는 짜증내고, 성질냈지만 나는 안 낸다. 내더라도 덜 낸다’ 이렇게 해야 변화가 있고, 세상이 조금씩 좋아집니다. 그런데 그게 어렵지요. 부모만큼 자식이 하기 어렵고, 선배만큼 후배가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은 늘 조금씩 조금씩 나쁜 쪽으로 흘러갑니다. 

 

그럼 반드시 그렇게밖에 안 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몸으로 이 땅에 와서 부처되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계급차별이 있는 세상을 사셨으면서도 계급차별이 없는 길을 열어주셨고, 남녀차별이 있는 세상에 사시면서 남녀차별이 없는 길을 열어주셨으며 고통이 있는 세상에 오셔서 중생이 괴롭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렇게 세상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거슬러서 세상을 더 깨끗이 하는 쪽으로 가셨습니다. 오늘 입재하신 여러분들은 바로 이런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니까, 앞으로 기도하면서 ‘법사님도 기도 빼먹더라. 총무님도 빼먹더라. 팀장님도 빼먹더라’ 이런 소리 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빠지니까 그 사람이 그 수준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건 그 사람 인생이고, 나는 ‘천하가 다 해탈, 열반을 성취 못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해탈, 열반을 성취하리라’는 다짐을 해야 합니다. 

 


 

오늘 박수 받았다고 들뜨지 말고 백일 후에 다시 와서 박수를 받으셔야 돼요. 그게 진짜 환영의 박수입니다. ‘초발심시 변정각’이라고, 어떻게 하면 처음 낸 마음을 하루도 아니고 백일이나 유지할 수 있을까요? 힘들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첫째, 하기로 했으니 하면 됩니다. 아무 신경 쓰지 말고 5시에 일어나서 기도하기로 했으니 그냥 하면 돼요. 둘째, 하루에 한 번만 하면 됩니다. 하루에 10번 하는 것도 아니고 한 번만 하면 됩니다. 셋째, 눈 뜨자마자 하면 됩니다. 수행을 맨 먼저 해야 돼요. 하루 종일 수행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 딱 1시간만 해도 되니까, 눈 뜨자마자 눈곱만 떼고는 정진을 해야 합니다. 세수하지 말고 하라는 뜻이 아니라 다른 어떤 일보다도 수행을 먼저 하라는 뜻입니다. 만약 늦게 일어났다면 오늘 아침밥을 못 먹거나 직장에 지각하는 겁니다. 우리는 수행자이니까 무조건 수행을 먼저 해 놓고 다른 일을 하세요. 이런 원칙을 딱 가지고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수행은 밥 먹듯이 하는 겁니다. 만약 초상이 났을 때 문상객들을 받으면서 울다가 누가 ‘밥 먹고 하라’고 하면 가서 밥 먹고 와서 하잖아요. 그것처럼 수행도 밥 먹듯이 하는 겁니다. 바빠서 밥 시간이 조금 늦으면 늦어도 먹잖아요. 그리고 정말 바빠서 한 끼 굶었으면 그 다음 끼니때 더 많이 먹잖아요. 

 


 

그러니 첫째, 제 시간에 한다. 둘째, 어쩔 수 없이 조금 늦었다면 늦었더라도 제일 먼저 기도부터 한다. 초상이 나더라도 기도는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경우는 없어야 되겠지만 사람 일이란 모르는 것이니까, 1번 빼먹었다면 다음 날 2배로 한다. 마음을 그렇게 먹어버리면 아무 부담도 안 되고 문제가 없습니다.”

 

예비 입재자들은 스님이 알려준 마음자세를 명심한 후 지금의 원을 늘 마음에 새겨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수행정진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다음은 법륜 스님께 8차 백일기도 입재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은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보다 더 낫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은 졸업해 봐야 취직을 못 하면 행복할 수가 없는데 정토불교대학은 중간과정 없이 바로 행복으로 직통하게 해주잖아요. 행복으로 직통하게 해주는 곳이야말로 정말 대학 중에 대학입니다.(모두 박수) 

 


▲ 8차 백일기도 입재 법문

 

그리고 매일 다니는 것도 아니고 1주일에 한 번만 가도 되고, 하루 종일도 아니고 2시간만 하면 되는 대학이잖아요. 대신에 공부만 하면 안 되고, 보시도 하고, 봉사도 해야 되지만요. 이 수행 대학이야말로 대학 중에 대학이니까 봄불교대학 입학생을 충분히 받도록 합시다. 

 

그리고 이번에 불교대학을 졸업하신 분은 경전반에 다 진학하셔야 합니다. 불교대학에서는 불교가 무엇인지를 배웠다면, 우리는 불교 가운데에서도 대승불교, 대승불교 가운데에서도 선불교이기 때문에, 대승의 종지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금강경과 반야심경 공부도 해야 되고, 선불교의 종지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최소한 육조단경은 공부해야 합니다. 정토행자는 소승행자가 아니고 대승행자이기 때문에 대승행자로서의 정체성을 공부하려면 반드시 경전반에 진학해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려면 나부터 삶이 행복하고 자유로워야 됩니다. 수행담에서 들었듯이, 고통의 질곡에 있던 어머니의 얼굴이 조금 펴지니까 딸이 금방 따라오잖아요. 그 딸의 얼굴이 또 조금 펴지면 형제도 따라올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먼저 어떤 일을 맡을 때 가볍게 맡아야 합니다. 너무 무겁게, 부담으로 받지 말고요. 그러니까 대승수행법이란 게 이런 겁니다. 누가 나한테 ‘스님, 108배 하기가 너무 힘들어요’라고 얘기하는 건 좀 덜어달라는 얘기잖아요? 그러면 저는 ‘그래? 108배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오늘 집에 가서 3000배를 해라’ 라고 합니다. 3000배를 하고 나면 108배가 쉬워요. 이것이 대승정종분의 핵심내용입니다.

 


 

남편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울고, 자식이 내 말 안 듣는다고 울고, 부모가 날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울고, 이렇게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고, 사랑받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하는데, 사실은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불행한 거예요. 사랑하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네가 바람을 피웠으니까, 네가 술을 마시니까, 네가 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런 이유는 다 떼고, 내가 먼저 사랑하는 마음을 내면 내가 행복해집니다. 꽃을 보고 좋아하면 꽃이 ‘좋다’ 그래요, 내가 ‘좋다’ 그래요? 내가 좋은 거예요. 의지처가 없다며 의지처를 구하던데, 내가 누군가의 의지처가 되어주면 내가 주인이 됩니다. 도움을 받지 못해서 징징 짜고 우는데, 내가 도움을 주는 자가 되면 내가 주인이 됩니다. 그래서 ‘사랑받으려 하지 말고 사랑하라. 도움 받으려 하지 말고 도움을 주라. 의지하려고 하지 말고 의지처가 되어주라. 이해받으려 하지 말고 이해하라’는 게 대승의 가르침이고, 그렇게 하는 게 수행자의 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불교대학 학생들을 잘 받아서 방글방글 웃으면서 안내합시다. 인상 쓰면서 안내하지 말고요.    

 

인생이 너무 힘들거든 산에 한번 가보세요. 산에 가서 토끼 뛰노는 것도 구경 해 보고, 다람쥐 뛰노는 것도 구경해 보세요. 산에 사는 짐승들이 ‘힘들어 죽겠다’며 울고불고, 자살하고, 물고차고 싸우는 걸 볼 수 있습니까? 없지요. 다 스스로 알아서 삽니다. 토끼가 산에 살면서 겨울에 양식을 구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러나 양식 없다고 자살하는 토끼 봤어요? 

 

다람쥐가 겨울에 먹고살려고 가을 내내 도토리를 모아놨는데, 사람들이 그걸 발견해서 다 가져가버렸다고 다람쥐가 자살하는 것 봤어요? 안 그러잖아요. 짐승은 다 자기 삶을 자립적으로 살아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걸 못 해서 매일 빌러 다니잖아요. 그러니 인생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 미물들도, 저 짐승들도 저렇게 슬퍼하지 않고 잘 사는데,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서 되겠나?’ 이러고 가볍게 사세요. 짐승보다 나아야 돼요.

 


 

괴로워하면 짐승보다 못하고, 괴롭지 않으면 짐승 수준이고, 기쁘게 살면 짐승보다 나아요. 매일 웃으면서 사는 짐승은 또 별로 없어요. 아시겠지요? 그런데 사람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살 수 있잖아요. 그런데 뭐가 좋아서 그렇게 싱글싱글 웃으면서 사느냐고요? 이 세상에 안 좋은 게 어디 있어요? ‘밥을 먹어서 좋지, 살아 있어서 좋지, 안 좋을 게 뭐가 있어?’ 이러면서 싱글싱글 웃으며 살아야 길 가던 복도 우리 집으로 굴러들어오지, 인상 쓰면서 살면 집안에 있던 복도 기어나갑니다. 그런 마음으로 백일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산이 가팔라야 오르는 재미가 있고, 또 산이 높아야 멀리 보이잖아요. 우리가 약간 좀 힘이 들어야, 그걸 도반들과 같이 극복을 해야 나중에 얘깃거리가 많은 겁니다. 미국여행 다녀오면 별 얘깃거리가 없는데, 인도여행 다녀오면 얘깃거리가 많아요. 똥 누고 오줌 눈 것도 다 얘깃거리가 돼요. 그래서 싫어하면서 고생을 하면 지옥 같은 고행이고, 그것을 재미있게 생각하면 인생에서 그보다 더 큰 배움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음 백일 때도 환한 얼굴로 만나기를 바랍니다. 오늘 예비입재하신 분들은, 그날 교통사고가 나서 못 오는 사람들 빼고는 다 오도록 하세요. 알았지요?”

 

“네”

 

“대답은 잘 하네요. 말에 책임을 져야 돼요? ‘스님하고 약속해 놓고 안 지키면 지옥 간다’ 이런 말 들어봤어요?(모두 웃음) 감사합니다.”

 

대중이 바르게 수행할 수 있게 알뜰히 챙겨주는 스님의 모습에 모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새로운 백일,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정진을 이어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백일 동안의 실천과제가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백일 과제에 이어서 이번 백일 과제도 ‘모둠 법회 열기’와 ‘SNS로 전법하기’ 가 주어졌습니다. 요즘 정토불교대학 신입생 모집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데, SNS를 통해 많은 신청이 이뤄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어느덧 입재식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기혜 대표님의 인사말을 끝으로 산회가를 함께 손잡고 부르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다음 9차 백일기도 입재식은 5월 29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행사를 모두 마친 후 스님은 법사단과 잠깐 회의를 한 후 문경에서 서울로 향했습니다. 문경에서 나오는 길에는 문경새재를 가기 전에 국도 3호선 도로 옆 언덕에 위치한 ‘고모산성’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 고모산성

 

고모산성은 삼국시대에 신라가 고구려의 남하를 막고 한강 이북으로 진출을 도모하던 5세기 경에 쌓은 산성입니다. 둘레가 약 1.3km이며 경사진 언덕에 성을 쌓았지만 꽤 높게 쌓아서 절로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스님은 “어떤 곳은 고구려의 백암산성보다 더 높게 쌓은 것 같다”며 놀라워 했습니다. 

 

 

남문지를 지나 높은 언덕에 이르니 아래로 보이는 풍경이 절경이었습니다. 적의 화살을 막는 목책을 세워 두어서 적이 쏜 화살을 재활용 하려고 했던 흔적도 볼 수 있었습니다. 

 


 

고모산성 답사를 마친 후 곧장 서울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 30분 무렵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 스님은 오전 10시에 JTS 이사회를 시작으로 연이어 에코붓다, 좋은벗들, 평화재단 이사회를 하루종일 가질 예정입니다. 


2016년 '법륜 스님의 정토불교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불교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 신청하세요.   


전체댓글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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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

나무불 합장

2016-02-26 20:27:49

김봉석

고락의 반복적인 것에서 벗어나 그것에 구애받지 않는게 해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스님께서 말씀하신 행복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마음상태를 유지하는 힘이 아닐런지요? 즐거움(쾌락/hot)과 행복(온화함/warm)은 좀 늬앙스 차이가 있는거 같은데요..정재규님의 질문에 제 생각을 올려봅니다.

2016-02-24 12:41:29

사람이니까 짐승보다는 나아야

우리는 온갖 이유를 찾아 갖다대며 괴로울려고 합니다, 그 상황에서 해결책이 있었다면 문제가 안되고 괴로울일이 없겠죠, 답이 없으니까 괴로운겁니다. 그때 해결책은 선택이라고 하십니다. 그 문제(쓰레기봉투)를 계속뒤지며 괴로워 할것이냐, 놓아버리고(이해하고, 인정하고, 손해보고...) 털어버려서 괴로움에서 빠져나올것이냐...당장 맘정리 안되는것 현실적인 손해는 공감되나, 결국어느것이 나에게 이익인지는 내가 선택하고 내가 감수해야할 문제로 이해됩니다.

2016-02-24 10: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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