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2.14 정토불교대학 졸업식 및 수계식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의 지도법사이고 정토불교대학 학장인 법륜 스님을 모시고 법문을 청해 듣고 삼귀의 오계를 수계받는 정토불교대학 졸업식 및 수계식 날입니다. 

 


▲ 충주 호암체육관

 

이른 아침부터 충주 호암체육관은 졸업생 2300여 명 중 1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활기찬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졸업생들은 식전부터 가사를 여법하게 수했지만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느라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침 10시가 되자 삼귀의 반야심경을 시작으로 드디어 졸업식이 거행되었습니다. 먼저 정토회 대표 이기혜님의 축하 말씀이 있었습니다. 

 


▲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

 

“1997년 제가 정토불교대학을 졸업할 때에는 학장님이 집에 있는 남편이나 아내의 인가를 받아야 졸업장을 수여한다고 했었습니다. 저는 그 말씀이 진짜인 줄 알고 가슴이 콩닥콩닥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가를 받을 자신이 없었던 것이지요. 졸업 이후 저는 자원활동가의 삶을 살면서 그 말씀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절절히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수행만이 우리들의 삶을 실제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선배님의 진솔한 축하 인사에 졸업생들은 박수갈채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어서 박종숙 행정국장님의 경과보고가 있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은 1991년 9월 종로 대각사에서 처음 시작하였습니다.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은 제 29기에 해당합니다. 29기는 전국 110개 정토법당에서 개설되었고, 4700여 명이 입학했습니다. 그 중 2300여 명이 졸업을 하게 되었고, 1800여 명이 오늘 수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지난 1년간 정토불교대학을 다니면서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졸업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분당정토회 수정법당 윤군자님이 감동적인 소감을 발표해 주었습니다. 

 


▲ 졸업 소감을 발표하는 윤군자님

 

“아버지는 미장, 목수, 전기시설 등 집짓는 모든 일을 도맡아 하며 근근히 사셨습니다. 오빠는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저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돈이 없어 학교를 포기한 채 집안 허드렛일을 도와야 했습니다. 공장에 다니면서 교회에서 운영하는 야간학교에 다녔지만 아버지가 몽둥이를 들고 찾아와 못다니게 하는 바람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부모님을 원망했고 못 배운 것을 자책하며 늘 자신 없이 살았습니다. 

 

그러나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제 삶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늘 상대가 변하기만을 바라고 살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JTS 거리모금을 계기로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깨달음의장도 다녀오면서 불행은 다 내가 만들었고, 상대가 아닌 내 욕심 때문에 괴로웠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함을 느끼며 지금은 나날이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열등감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무대 위에 서서 소감문을 읽어내려가는 모습에 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다음은 지난 1년 간 정토불교대학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영상 속에는 입학식 때의 설레임을 시작으로 점점 행복한 표정으로 변해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펼쳐졌습니다. 

 


▲ 영상으로 다시 추억해보는 정토불교대학

 

이어서 일산정토회 일산법당 졸업생들이 축하 공연으로 부채춤을 보여주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백세인생' 노래를 정토불교대학의 학사 과정에 빗대어 개사를 해서 불렀는데, 풍자와 비유가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아서 지난 1년 동안의 고생과 추억이 아련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더욱이 공연 끝에는 ‘경전반에서 다시 만나요’ 라는 글자를 보여주어 모두를 웃게 해주었습니다. 

 


▲ 일산법당 졸업생들의 축하 공연 ‘경전반에서 다시 만나요’

 

다음은 졸업생을 대표하여 대전정토회 대전법당 도태숙님이 바른 법으로 불교대학생들을 인도해 준 법륜 스님께 꽃다발을 올렸습니다. 

 


▲ 스님께 꽃다발을 올리는 대전법당 도태숙님

 

졸업생들은 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많은 졸업생들이 훌쩍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스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내 인생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생각하니 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어서 졸업생들이 청법가를 올리며 법을 청하자 스님은 졸업기념법문을 설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정토불교대학의 설립 취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졸업과 동시에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생 여러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세속의 대학은 졸업을 하면 취직이나 결혼, 또는 돈을 버는데 도움이 됩니다. 즉 이 세상을 살아갈 이득을 얻게 해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돈과 시간을 할애해서 학교를 다닙니다. 그런 투자를 할 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정토불교대학은 졸업했다고 해서 돈을 벌거나 취직을 하거나 승진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한 이래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오늘 이렇게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왜 불교대학에 입학했고, 왜 많은 노력을 해서 졸업을 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그것은 행복하고 자유롭기 위해서입니다. 이 세상을 사는 그 누구도 행복하고 자유롭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고 살아갈까요? 우리 나라는 1960년대 1인당 GDP가 약 100불이었는데, 지금은 약 3만 불입니다. 300배 좋아졌지요. 그런데 우리들의 행복도 300배로 늘어났습니까? 아닙니다. 300배는 고사하고, 30배 아니 3배 더 늘어났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지경입니다. 짧게만 보면 경제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에 더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정말 그런가?’ 하고 살펴보면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또 지위가 낮은 사람이 지위가 높은 사람을 보면 더 행복해 보이고 더 자유롭게 보이는데, ‘지위가 높은 대통령이나 왕이 정말 자유롭고 행복한가?’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부처님은 이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부처님은 당신이 직접 제일 높은 지위, 제일 부자, 제일 인기 있는 위치에 계셨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저런 분에게 무슨 걱정, 무슨 괴로움이 있을까? 저런 분을 아들로 둔 여인도, 저런 분을 남편으로 둔 여인도, 저런 분을 아버지로 둔 여인도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부처님께는 갖가지 고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그 고뇌가 없는 길을 찾아가는데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왕위나 재물, 인기를 버리고 시체더미가 널린 숲속으로 가셔서 ‘과연 행복은 무엇이고, 자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을 깊이 탐구하셨습니다. 그래서 괴로움이 없는 열반의 세계, 속박이 없는 해탈의 경지를 증득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성도를 하시자 ‘나는 신과 인간의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 이것이 고뇌의 최후라 선언하노라’ 하고 선언하셨습니다. 또 이 좋은 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려 전법의 길에 나서시면서 제자들에게 ‘나는 신과 인간의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 너희들도 해탈을 얻었다. 자, 이제 전법의 길을 떠나거라. 세상 사람들과 신들의 안락과 이익을 위하여 처음도, 중간도, 끝도 조리 있게 법을 설하라’고 전법선언을 하셨습니다. 그 얼마나 당당한 모습입니까.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다 떨어진 옷을 입으시고, 걸식을 하시고, 맨발로 다니시며 나무 밑에 주무셨지만 온갖 것을 다 가진 왕에게 가서 뭘 달라고 빌어본 적도 없고, 뭘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으셨습니다. 오히려 온갖 것을 다 가진 왕이 부처님께 찾아와서 ‘이것 때문에 괴롭습니다. 저것 때문에 괴롭습니다’ 라며 도움을 청했고, 부처님은 그런 왕을 불쌍히 여겨서 법을 설하셨습니다. 이게 불교입니다. 

 


 

불교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재물, 지위, 인기를 못 얻었을 때 부처님께 ‘이걸 좀 얻게 해 주세요’라고 비는 구복의 종교가 아닙니다. 우리가 불교대학에 입학한 목적은 신의 속박에서 벗어난 대자유와 인간 존엄을 선언하신 붓다의 길을 가기 위함이고, 우리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자유와 행복을 증득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대학입니다. 세상에 수많은 배움이 있지만 정말 큰 배움은 내가 정말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길을 증득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가르치는 곳이 대학 중의 대학이며 종교 중에 종교입니다. 불교는 신의 노예, 재물의 노예, 권력의 노예가 되고자 복을 비는 종교가 아닙니다. 그래서 1주일에 하루, 2시간만 공부해도 여기가 진짜 ‘대학’이라는 겁니다.

 

방금 전 수행담을 발표하신 분이 중학교에 못 갔다고 울었는데 중학교 안 다녀도 돼요. 여기가 진짜 대학이니까요. 이 분은 오늘 불교대학을 졸업하셨으니 이제 더 이상 누가 박사학위를 땄다고 해도 부럽지 않아야 됩니다. 인생이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법을 배웠으니까 이것이야말로 진짜 박사학위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인정하든 안 하든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겠어요? 열등의식과 피해의식 때문에 괴로워하며 살던 분이 불교대학에서 단 1년을 배우고도 그런 열등의식 속에서 헤어날 수 있었잖아요. 더 나아가 지난 아픔을 딛고 자유와 행복의 길로, 정말 내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길로, 내가 이 세상의 희망이라고 하는 길로 가는 그런 공부를 하셨습니다. 이런 게 기적입니다. 

 

여러분들이 불교지식을 공부하려고 한다면 다른 불교대학에 가야 합니다. 여기는 해탈과 열반을 추구하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수업을 듣는 것 뿐만 아니라 깨달음의 장에도 다녀와야 하고, 나눔의 장과 명상수련에도 참여해야 되고, 천일결사에도 입재해서 매일 정진을 해야 합니다. 또 수요법회에 다녀서 1주일에 한 번은 법문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최소한 1주일에 2시간 이상 봉사를 해야 합니다. 또 수행자로서 불법승 삼보를 수호하겠다는 뜻으로 삼보수호비를 내야 합니다. 세속말로 하면, 회비를 정기적으로 내야 합니다. 그래야 수행공동체 정토회의 정토회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1년간 공부를 했는데 다음 1년간 경전반 공부까지 마쳐야 실제 불교대학을 졸업하는 겁니다. 원래 그렇게 짜여져 있었는데, 졸업률이 낮아져서 할 수 없이 몇 년 전에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분리한 겁니다. 그러니 오늘 졸업장을 주기는 주지만 어디 가서 ‘나 불교대학 졸업했다’고 자랑하지 말라는 겁니다. 경전반까지 수료해야 진짜 불교대학을 졸업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일결사에 입재해서 매일 아침 소승불교 경전인 아함경을 독송하고, 경전반에 가서 대승불교 경전인 금강경과 반야심경을 공부하고, 선불교의 요지인 육조단경도 공부해야 한국 불교인으로서 아이덴티티가 생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테라밧다, 즉 근본불교도 공부하고, 마하야나, 즉 대승불교도 공부해서 진짜 선불교으로서의 아이텐티티를 가져야 합니다. 요즘 한국불교에 실망했다고 하면서 미얀마로 가서 테라밧다에 미치고, 티벳으로 가서 티벳불교에 미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친다’는 건 그것만이 최고라고 주장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다 존중하되 선불교 수행자로서의 아이덴티티는 간직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 요지를 알아야 됩니다. 그래야 세계적 불교행사에 갔을 때 정토행자로서의 자기 아이덴티티가 있는 상태에서 테라밧다와도 대화를 하고, 티벳불교 스님과도 대화를 하고, 달라이 라마의 설법도 듣고, 태국이나 미얀마에서 생불이라고 불리우는 고승들의 법문도 들을 줄 알게 되는 겁니다. 

 

교만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이 있어야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불교를 모르니까 자기 것만 최고인 줄 알아 배타적이 되고, 자기 것도 제대로 모르니까 남의 것이 좋아보여서 헐떡거리며 쫓아다니는 겁니다. 그러니 이제 여러분들은 경전반에 진학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수행자로서의 입장과 품위도 가져야 합니다. 

 


 

‘불명’이란 부처의 명호입니다. 그런데 왜 수계를 받으면 불명을 주는 걸까요? 여러분들이 이미 부처가 되겠다고 원을 세웠기 때문에 미래세에 부처가 된다면 여러분들의 불명은 이러하리라고 미리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준다고 그냥 받으면 안 됩니다. 불교대학 1년 공부해 보니 ‘야, 이거야말로 정말 내가 가야 할 인생의 길이구나’ 라고 스스로 발심을 해서 불명도 받고, 계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또 주는 입장에서도 그냥 주는 게 아니고, ‘부처가 되겠다고 원을 세웠다니, 그럼 좋다. 불교가 뭔지 먼저 공부해 봐라. 그러고도 좋다면 그때 받아라’ 하는 의미로 불교대학 졸업생에게만 삼귀의 오계와 불명을 주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불교대학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졸업은 끝이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불교가 뭔지 대충 윤곽을 잡아서 조금 실천하여 경험해 봤을 뿐입니다. 그렇게 맛을 봤는데 ‘오, 괜찮다’ 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봐야 됩니다. 예를 들어 국을 끓여놓고 숟가락으로 간을 한 번 봤더니 맛이 괜찮다 싶으면 이제 국자로 퍼서 그릇에 담아 먹어봐야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수행 정진하고 봉사하셔야 됩니다.  

 


 

그래서 오늘 졸업식을 마치면 아직 천일결사에 입재하지 않으신 분은 입재해서 매일 정진을 하시고, 깨달음장도 신청해서 다녀오시고, 경전반도 등록하시고, 또 지금까지는 졸업하기 위해 억지로 봉사했다면 이제는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셔야 합니다.”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배우는 정토불교대학이야말로 최고의 대학이라는 말에 모두들 공감을 표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앞서 소감문 발표에서 배우지 못한 열등의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기에 스님의 법문은 더욱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다음은 졸업장 수여가 있었습니다. 먼저 스님이 졸업생 대표로 무대에 올라온 김해정토회 김해법당 유선애님에게 졸업장을 수여했습니다. 환한 웃음을 머금으며 스님이 악수를 건네자 축하의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 졸업장 수여식

 

이어서 개근상과 정근상 수여가 계속 되었습니다. 개근상은 총 287명, 정근상은 총 154명이 수상했습니다. 스님은 줄을 지어 무대로 올라온 수상자들 모두에게 악수를 건네며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 개근상과 정근상 수상자 모두와 일일이 악수를 하는 스님

 

다음은 1년 동안 정말 수고가 많았던 불교대학 담당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담당자들의 정성 덕분에 졸업생 모두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었지요. 담당자들이 무대 위에서 학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담당자들 모두에게 악수를 건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 담당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학생들

 

많은 학생들이 무대 앞으로 달려나와 자신을 안내해 주었던 담당자가 스님과 악수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려고 애를 썼습니다. 담당자는 1년 동안 학생들을 위해 온갖 정성을 쏟았을 것이고, 그 마음을 안 학생들은 고마운 마음을 카메라에 담고자 했던 것일 겁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졸업 및 수상을 자축하는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첫 순서는 대학생정토회에서 나와 신나는 리듬에 맞춰 불교대학을 통해 변화된 자신들의 삶을 노래와 춤으로 보여주었습니다. 

 


▲ 대학생정토회의 축하 공연

 

또 김해정토회 양산법당에서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나와 경쾌한 춤을 선사했습니다. 

 


▲ 양산법당에서 선보인 경쾌한 춤

 

이렇게 졸업식을 모두 마친 후 점심 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중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흩어진 사이 스님은 각 지역별로 졸업생들과 함께 기념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1800여 명과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빠른 속도로 진행을 했음에도 점심 시간에 촬영을 다 마치지 못했습니다. 

 


▲ 각 지역별 기념사진 촬영

 

오후에는 재가수행자로서의 진실된 삶을 다짐하는 삼귀의 오계 수계식을 가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일찍 자리에 앉은 대중들을 위해서 잠깐 동안의 특별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한 해 동안 불교대학을 다닌 소감을 페이스북에 적어보는 시간이 주어진 것입니다. 

 


▲ 페이스북 검색창에서 ‘정토불교대학’을 검색하는 졸업생들

 

얼마전 ‘정토불교대학’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가 오픈되었는데, 오늘 특별 이벤트 덕분에 5분 사이에 수백 명이 동시에 댓글을 다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수백 개의 댓글을 보고 새해에도 많은 대중들이 정토불교대학과 인연이 맺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오후 2시부터는 법륜 스님을 수계 법사님으로 모시고 수계산림법회를 봉행했습니다. 예불, 반야심경에 이어 졸업생 일동이 청법가로 법을 청하자 스님은 법상에 올라가 수계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설법해 주었습니다. 먼저 삼귀의 오계 수계식의 연유에 해당하는 야사 비구와 구리가 장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후 재가수행자는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강조했습니다. 

 


 

“계율은 미니멈입니다. 계율만 지킨다고 수행을 다 한 게 아니라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불자라고 도무지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때리고 죽이는 일, 훔치고 뺏는 일, 성추행이나 성폭행 하는 일, 욕설하고 거짓말 하는 일, 술 먹고 주정하는 일만 없다 하더라도 우리의 괴로움 중 90%는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이 오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입니까. 복에 눈이 멀어서 ‘자라를 방생하면 복이 더 들어올까? 미꾸라지를 방생하면 복이 더 들어올까?’ 하는 데는 머리가 잘 돌아가면서, 부처의 길로 가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계율도 안 지키면, 그 사람은 불자 아닌 사람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 오늘 계를 받는 여러분들은 진정한 행복과 자유의 길로 가고자 한다면 남을 괴롭히거나 남에게 손해 끼치거나 남을 헤쳐서는 안 됩니다. 바로 이런 계율을 지킬 수 있을 때 재가수행자의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출가수행자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됩니까? 재가수행자가 더 열심히 해야 됩니까? 재가수행자가 10배, 100배는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출가수행자가 더 근기가 높아야 됩니까? 재가수행자가 더 높아야 됩니까? 재가수행자가 10배, 100배는 더 높아야 합니다. 

 

사람이 돈을 만지면 욕심을 내게 되니까 출가수행자는 돈을 못 만지게 해 놨지만, 재가수행자는 돈을 아무리 만져도 다 은행 직원의 입장이 되어서 돈을 돌같이 보기 때문에 만져도 괜찮다고 풀어준 것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은 모두 그런 수준이지요? 그런 수준이 안 되면 다 오늘 머리 깎고 출가수행자가 되어야 하고, 그런 수준이 되면 그냥 밖에 가서 살아도 됩니다.(모두 웃음) 

 


 

여러분들은 오늘 재가수행자의 길을 가겠다는 원을 세운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나는 불교신자다. 복을 비는 신자다’ 하는 생각은 버리고 ‘나는 부처의 길로 가는 수행자다’ 하는 마음을 내셔야 합니다. 수행자가 되려면 우선 최소한 오계(五戒)는 지키겠다고 다짐을 해야 됩니다. 이 마지노선을 정하되 죽이지 않는 데서 머무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것을 살려주고, 손해 끼치지 않는 데서 머무는 게 아니라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베풀고, 괴롭히지 않는 데서 머무는 게 아니라 남을 즐겁게 해 주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데서 머무는 게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취하지 않는 데서 머무는 게 아니라 더욱 청정해지는, 그런 길로 나아간다면 여러분들도 언젠가는 부처가 될 것입니다. 즉 여러분은 오늘 이후부터는 나날이, 다달이, 연년이 더 자유롭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 사람들에게 다른 면에서는 좀 부족하더라도 ‘행복에 있어서 만큼은 나 만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이렇게 말할 정도로 자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좋은 법이 수 십 명, 수 백 명으로 시작해서 수 천만 명, 수 억 명으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조선조 500년 동안 불교를 탄압하면서 재가수행자의 길이 없어졌습니다. 출가수행자의 길도 없애려고 스님들을 다 속퇴시키고, 그래도 안 되니까 신분을 천민으로 전락시켜버렸어요. 그래서 당시 세상에는 일곱 가지 종이 있었는데 승려는 여덟 번째 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종놈’ 하듯이 ‘중놈’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이렇게까지 탄압을 해도 출가수행자들은 산속에 숨어가지고 그 길을 계승했습니다. 그러나 재가수행자의 길은 없어져버렸고, 다만 복을 비는 신자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이 나무 밑에 가서 복을 빌다가, 바위 밑에 가서 복을 빌다가, 절에 가서 부처님한테 복을 빌었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법은 없어져버렸습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100여 년 전에 용성진종조사께서 출현하셔서 그렇게 피폐된 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재가수행자가 되는 길인 삼귀의, 오계를 복원시키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이 이렇게 삼귀의, 오계를 받고 재가수행자의 길에 나서게 됐습니다. 그러니 이것을 꼭 아시고 이 좋은 법을 나만 간직할 게 아니라 이웃에게, 우리 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로 전파하는 일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성불하는 수행의 길을 갈 뿐만 아니라 이 좋은 법을 남을 위해서 전하는 일도 우리는 함께 해나가야 합니다.”

 

스님은 이렇게 법문을 한 후 오계 하나하나를 설해주었습니다. 대중들도 오계 하나하나를 따라하며 반드시 지킬 것을 약속했습니다. 

 

“첫째, 산 목숨을 죽이지 말라. 산 목숨을 죽이지 말라 함은 내가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수단을 써서 죽이거나, 죽이는 것을 방관하거나 즐기지 말며 자비로써 모든 중생을 살리고 사랑하라는 것이니, 이것이 곧 평화의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 도둑질을 하지 말라. 도둑질을 하지 말라 함은 게으르지 말고, 남의 재산을 탐하지 말며, 힘써 일하고 저축하여 이웃을 위하여 보시하라는 것이니, 이것이 곧 평등한 행복의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셋째,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함은 방탕하지 말고, 남의 아내와 남편을 엿보지 말며 순결로써 자신을 극복하고, 예의로써 남을 공경하라는 것이니, 이것이 곧 청정의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넷째, 거짓말을 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말라 함은 남을 속이지 말고, 남을 욕하거나 아첨하지 말며 진실하게 말하고, 정직하게 행동하며,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니, 이것이 곧 신뢰의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 오계를 지킬 것을 약속하는 졸업생들


다섯째, 술을 먹지 말라. 술을 먹지 말라 함은 술을 과도하게 마시지 말고, 술 먹고 취하여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며,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항상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으라는 것이니, 이것이 곧 지혜의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졸업생들은 오계를 청정히 지킬 것을 약속하며 우선 지난 세월 동안 지은 허물을 참회했습니다. 1800여 명의 졸업생들이 일제히 오른손을 이마 높이로 올려서 합장 자세를 하고, 왼 팔은 팔꿈치까지 옷을 걷고 주먹을 살짝 쥔 채 앞으로 내밀자, 법사님들이 차례차례 따끔하게 연비를 해주었습니다. 

 


 


▲ 졸업생들에게 연비를 해주고 있는 스님

 

참회와 연비를 마치자 졸업생들은 합송하며 절했습니다. 

 

“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하신 대중들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졸업생 일동은 이 기쁜 마음을 부처님 앞에 나아가 한 사람씩 헌화함으로써 그 뜻을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 헌화 시간

 

그러자 스님은 진실되게 수계를 마친 졸업생들을 위해 축원 기도를 해준 후 불명, 수계증을 수여했습니다. 먼저 졸업생 대표로 이상봉님이 무대로 올라와 가장 먼저 불명과 수계증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불명을 주는 의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상봉님은 오늘 불명을 ‘보등’이라고 받았습니다. ‘보등’은 만 불 가운데 3105번째 부처님인 보등 여래불의 명호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불명은 부처님의 명호입니다. 내가 비록 지금은 중생이지만 오늘 이렇게 발심하면 미래세에 성불을 하게 될 테니 그 때의 부처님 이름을 오늘 이렇게 미리 받은 것입니다. 이렇게 미리 예약하는 것을 ‘수기’라고 부릅니다. 예약을 해두었으니 이제 꾸준히 가기만 하면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 불명과 수계증 수여

 

만 분의 부처님 중에서 특별히 이 부처님과 인연을 맺는다고 해서 ‘호신불’이라고도 합니다. 그렇게 만불의 명호에서 불명을 따게 되는 겁니다. 첫째는 호신불로써 불명을 따고, 둘째는 나도 그 부처님을 따라서 미래세에는 부처가 되겠다는 의미로 불명을 땁니다. 

 

그 중 ‘보등’ 여래불은 햇빛이 모든 중생에게 비치듯이 아무런 차별 없이 모든 중생에게 법을 설했기에 ‘보등’ 이라고 불리운 부처님입니다. 그래서 이상봉님도 첫째,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그 등불을 비출 때 아무런 차별 없이 비춰야지 기독교 신자라고 배척하거나 하면 안 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아무런 차별 없이 부처님의 법을 설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보등’의 뜻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누군가가 ‘이상봉씨 이것 좀 해주세요.’ 라고 하면 ‘난 못해!’ 라고 했다면, 이제는 ‘보등 거사님’ 이라고 부르면 ‘아이고, 내가 부처지’ 하고 자각하고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해야 해요. 알았어요?”(모두 웃음)

 

“네” 

 


 

“부처가 되겠다는 사람이 토라지거나 삐지거나 하면 안 됩니다. 주위 사람들도 이 거사님이 토라지거나 삐지면 ‘보등 거사님’ 하고 불명을 불러줘야 합니다. 이렇게 불명을 자주 불러주면 부처의 명호를 부르는 것이니까 염불의 공덕이 있고, 불리우는 사람은 그 때마다 ‘아이고, 나는 부처가 되겠다고 발심한 사람이지’ 하고 자각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부르고 자주 불리워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니 부처님의 이름을 두고 어느 게 더 낫느니 못하느니 하면 안 되듯이 불명을 받고 나서도 ‘내 불명보다 너 불명이 더 좋네’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됩니다. 자, 그럼 불명과 수계증을 받으세요.”

 

스님은 수계증을 주면서 이상봉님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이어서 모든 졸업생들이 법사님들로부터 수계증과 염주를 받았습니다. 이제 진정으로 부처님의 제자가 된 것입니다. 

 


 

수계 인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봉사자들의 노력 덕분에 아주 여법하게 수계식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이고 장엄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은숙 행정처장님이 나와 수계 대중들을 영접하는 인사말을 해주었습니다. 처장님은 “오계 수계자인 여러분들은 오늘부터 정토회의 주인이 되었습니다.”라고 하면서 오계를 어겼을 경우 참회하고, 정기적으로 포살을 행할 것, 천일결사에 입재해서 매일 수행정진 할 것, 삼보수호비를 낼 것, 불법에 어긋나지 않는 한 수행공동체 정토회의 보호를 받을 권리 등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수계 대중들은 큰 박수로 그렇게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 행정처 김은숙 처장님의 영접사

 

마지막으로 산회가를 부르며 작별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스님과 법사님들은 무대 위로 올라와 산회가를 부르는 대중들을 향해 높이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행사를 모두 마친 후에는 점심식사 시간에 마치지 못한 각 지역별 기념사진 촬영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얼마나 대중이 많은지 사진 촬영만 1시간 동안이나 진행되었습니다. 

 


▲ 늦게까지 계속 이어진 기념 사진 촬영

 

촬영을 모두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매서운 바람에 눈발이 훨훨 날리고 있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생들의 졸업을 하늘도 축하해 주나 봅니다. 

 

스님은 충주를 출발하여 저녁 7시가 다 되어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며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아침 7시부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시작으로 오후 2시에는 안양정토회에서, 저녁 7시에는 일산정토회에서 인천경기서부지부의 정회원들을 위해 정초법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2016년 '법륜 스님의 정토불교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불교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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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련

나의 쳐종학력은 정토불교대학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정토불교대학에서 익혔기때문입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2016-02-22 08:57:07

송화련

나의 쳐종학력은 정토불교대학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정토불교대학에서 익혔기때문입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2016-02-22 08:56:23

송화련

나의 쳐종학력은 정토불교대학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정토불교대학에서 익혔기때문입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2016-02-22 08: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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