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1.31 (인도 26일째) 석가족이 운영하는 불교 학교 방문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석가족이 운영하는 불교학교를 방문하여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 후 이따와에서 가야로 기차를 타고 16시간을 이동했습니다. 

 

어제 스님은 상카시아에서 석가족 청년회(YBS) 회원들과 회의를 한 후 청년회 회장인 수바스지의 집에서 하룻밤을 주무셨습니다. 아침에는 짜이 한 잔과 식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수바스지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고 감사 인사를 한 후 집을 나왔습니다. 

 


▲ 수바스지 가족과 함께

 

오늘은 특별히 수바스지의 어머님도 함께 배웅을 나와서 오랜만에 가족 사진을 함께 찍었다며 모두들 기뻐했습니다. 

 

아침 9시에는 석가족 청년회의 멤버 중 한 명인 ‘미끄람지’가 운영하는 불교학교가 있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학교를 둘러보기에 앞서 먼저 미끄람지의 집에 들러 아침 식사를 대접 받았습니다. 

 


▲ 석가족 청년 ‘미끄람지’의 아침 식사 초대

 

아침 식사를 하며 학교의 규모나 운영 현황에 대해 간단히 얘기를 들은 후 학교로 향했습니다. 학교 이름은 ‘다이나믹 퍼브릭 스쿨(Dynamic Public School)’. 힌디어 과목을 제외하고 전 과목을 영어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학교로 현재 350여 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정부 학교가 아닌 사립 학교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교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 다이나믹 퍼브릭 스쿨(Dynamic Public School)

 

학교 운영자인 미끄람지가 스님께 꽃목걸이를 걸어주자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아이들이 나와 환영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 환영의 노래를 불러주는 학생들

 

스님은 아이들의 환영에 환한 웃음을 보이며 앞으로 나와 학생들을 위해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나마스떼. 일요일인데 나왔어요? 일요일에 집에서 놀아야 하는데 스님 때문에 나오게 돼서 불편하겠어요.”

 

“아니오, 좋아요.” (모두 웃음) 

 

“저는 한국에서 왔어요. 한국 알아요? 한국은 중국의 동쪽, 일본의 서쪽에 있어요. 일본과 중국 사이에 있어요. 

 

여러분들이 사는 인도는 5천년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나라입니다. 세계 최고 문명이 4군데가 있는데 첫 번째가 이집트문명, 두 번째가 메소포타미아문명, 그 다음이 인더스문명, 마지막이 중국의 황하문명이에요. 인더스문명은 세계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예요. ‘모헨조다로-하라파’ 유적에 대해서 들어봤을 거예요. 델리에 있는 국립박물관 가봤어요?“

 

“아뇨.”

 

 

“델리에 있는 국립박물관에 들어가면 제일 첫 번째로 보게 되는 전시관이 인더스문명관이에요. 다음에 꼭 가보세요. 인더스문명은 4,500년에서 5,000년 전의 문명이에요.

 

그리고 3,500년 전에 아리안족이 인도로 들어왔어요. 강가강 유역의 힌두스탄평원으로 들어와 브라만문명을 일으켰는데 브라만문명의 마지막 시기인 2,600년 전에 부처님이 태어나셨습니다. 부처님은 지금의 네팔 땅인 카필라바스투에서 태어나셔서 지금의 비하르주인 마가다국의 보드가야에서 깨달음을 얻으셨어요. 부처님의 법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서, 여기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한국까지 전해졌습니다. 약 2,000년 전의 일이에요. 인도의 ‘아유디아’라는 곳 알아요?”

 

“예!”

 

“2,000년 전에 아유디아 왕국의 공주님과 스님이 배를 타고 한국까지 왔어요. 공주님은 한국의 임금님과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 한국 사람 10명 중 1명, 즉 10퍼센트가 그 후손들입니다. 한국과 인도는 2,000년 전부터 그만큼 교류가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1,300년 전인 7~8세기 경에는 날란다대학이 세계에서 가장 큰 대학이었어요. 그때 한국의 혜초 스님이 날란다대학으로 유학을 왔습니다. 이렇게 인도와 한국은 옛날부터 교류가 있었습니다. 

 

한국과 인도는 지금 다시 아주 긴밀하게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게 뭐 있어요? K-POP 알아요? 태권도 알아요? 태권도 할 줄 아는 사람 여기에 없어요? 올림픽 종목 가운데 하나예요. 현대 자동차는 알아요? LG, 삼성은 알아요?”

 

“예!”

 

“모두 한국 회사예요. 한국은 옛날에는 큰 나라였는데 지금은 조그마한 나라가 됐어요. 인도가 파키스탄과 분리되었듯이 한국도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어요.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람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해외에 많이 나가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해서 인도 안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되고, 유럽이나 아메리카나 한국 같은 외국에 가서도 활동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공부해야겠어요, 놀아야겠어요?”

 

“공부해야 해요.”

 

이렇게 간단히 인도와 한국의 교류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 스님은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여기 저기서 학생들이 손을 번쩍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첫번째 학생은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이 무엇이고 그 재료는 무엇인지 질문을 했고, 스님은 김치, 비빔밥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아마도 요리에 관심이 많은 학생 같았습니다. 두 번째 학생은 한국의 유명한 명절에 대해 질문을 했고, 스님은 설날, 추석, 부처님오신날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한국은 부처님오신날이 휴일이라고 하자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했습니다. 

 


 

세 번째 학생은 한국에 너무 가보고 싶은데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질문했고, 스님은 간단하게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네 번째 학생은 이곳 다이나믹 퍼브릭 스쿨 학생들을 위해 좋은 말씀을 들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스님은 네 번째 학생의 질문에 대해 학생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익이 된다고 답하면서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여기 학생들을 위해서 한 마디 해주세요.”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게 많을 거예요.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놀고도 싶고, 좋은 옷도 입고 싶고, 게임도 하고 싶겠죠. 그러나 여러분들이 10년이 지난 뒤에 지금을 돌아보면 ‘아, 그때 그것을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걸’하고 제일 크게 후회하는 것이 공부일 겁니다. 그러니 지금은 공부를 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공부하기 싫죠? (모두 웃음) 

 


 

하기 싫어도 미래를 위해서 해야 해요. 지금 좋다고 미래도 좋은 게 아니에요. 지금은 노는 게 좋지만, 미래에는 손해예요. 그러나 지금 공부하는 건 당장은 좀 힘들어도 미래에는 큰 이익이 됩니다.

 

그러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예습을 해야 합니다. 오늘 뭘 배울 건지는 알고 가야 선생님 말씀이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공부할 내용을 미리 다 알고 가라는 게 아니라, 뭘 배울 건지를 파악하고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거예요. 

 


 

두 번째,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해요. 고개 숙이고 소리만 듣지 말고, 눈으로 선생님을 보면서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세 번째,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질문을 해야 해요. 질문을 많이 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귀찮아서 야단을 치더라도 계속 물어야 해요. 질문을 해서 알아야 내 것이 돼요. 

 

네 번째, 수업이 끝난 뒤에는 복습을 해야 해요. 배운 것을 한 번 더 확인하면 기억력이 5배로 높아집니다. 그래야 배움이 효과적이에요.

 


 

이렇게 공부하면 공부를 조금 해도 잘 할 수 있어요. 공부를 하는 게 재미 있어야 합니다. 막 궁금해서 안달이 날 정도가 되어야 해요. 좋아하면서 공부를 하면 집중력이 생깁니다. 집중하면 기억력이 훨씬 높아져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면 시간을 아무리 많이 쏟아 부어도 효과가 안 나요. 사무지가 헤?”

 

“예스!” (모두 웃음)

 

스님이 인도말로 ‘사무지가 헤?’(이해하셨어요?) 라고 하자 아이들은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학생들, 선생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똘망똘망한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 활력이 가득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

 

스님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석가족 청년인 ‘미끄람지’를 격려해 준 후 마당 가운데에 불상이 조성되어 있어서 불상을 참배한 후 학교를 나왔습니다. 

 

예정된 기차 출발 시간보다 늦게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기차가 연착이 되어서 한참을 기다린 후 기차에 탑승했습니다. 기차역에는 석가족 청년들이 나와 스님을 배웅해 주었습니다. 특히 다이나믹 퍼브릭 스쿨을 운영하는 미끄람지는 학교 수업을 뒤로 하고 기차역까지 쫓아와 스님께 부인이 싸준 점심 도시락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 스님께 점심 도시락을 건네는 석가족 청년들

 

그러면서 보시금도 스님께 전달했는데, 인도 사람들이 스님께 보시를 하는 것은 처음보는 모습이어서 잠시 놀라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기차 타고 가면서 일행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사주겠다”며 감사히 보시금을 받았습니다. 

 


▲ 이따와에서 가야로 가는 기차

 

스님이 기차에 올라타자 수바스지와 석가족 청년들은 손을 흔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20년이 넘도록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석가족 청년들의 스님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작별 인사를 하는 석가족 청년들

 

이따와역에서 오전 11시 30분에 출발한 기차는 안개 때문에 서행을 반복하며 4시간이 연착이 되어 새벽 3시 30분에 가야역에 도착했습니다. 무려 16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기차를 타고 오는 동안 스님은 감기 기운이 있다며 약을 먹고 대부분의 시간을 주무셨습니다. 

 

내일은 수자타아카데미에서 공동체생활을 하고 있는 행자님들과 발우공양을 함께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전에는 학교와 병원을 둘러본 후 초등학생들을 위해 법회를 하고, 오후에는 중등학생들을 위해 법회를 할 예정입니다.  

 

※ 2016년 '법륜 스님의 정토불교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불교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 신청하세요.   

전체댓글 37

0/200

정근환

잘읽었읍니다.공부하는방법이 재밌읍니다.

2016-02-05 15:38:46

손 미자

법륜스님의 쉬지않고 우리나라 우리국민들도 아닌데도 정말 열정을 쏱아 부으시면서 무언가 한가지라도 더 알려주고 깨우쳐 주시러 애쓰는 모습에 오늘은 웬지 모르게 알수없는 눈물이 나네요..ㅋ..건강 잘 챙기십시요...

2016-02-05 14:55:30

허수정

스님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는 인도 학생들의 모습이 넘 이쁘네요..타지에서 먼 거리이동등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실텐데도 20년 이상을 변함없이 행하시는 스님의 모습~ 존경합니다. ^^

2016-02-02 16: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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