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1.25 (스리랑카 1일째) 사리탑 준공식 및 마하매브나와 명상센터 방문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스리랑카에서의 첫날을 보냈습니다. 내일부터 INEB(국제 참여불교 네트워크) 국제행사가 열리는데,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 인연이 있는 스리랑카 절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스리랑카 국제 공항 근처의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은 스님은 아침 7시에 숙소에서 나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숙소에는 작년 6월 INEB 정토회 방문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적 있는 앗사지 스님이 직접 찾아와 스님을 환영하고 마중해 주었습니다. 

 


▲ 스리랑카 앗사지 스님

 

앗사지 스님은 스님을 보자 너무나 반가워하면서 직접 가져온 차량에 스님 일행을 모두 태우고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절인 ‘스리 비수다라마야’(Sri Visuddharamaya)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공항에서 ‘스리 비수다라마야’까지는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최근에 중국에서 차관을 받아 고속도로를 건설했는데 한국만큼이나 아주 잘 구축되어 있어서 스님 일행도 모두 놀랐습니다. 

 


▲ 콜롬보에서 마타라까지 곧게 뻗어있는 E03 고속도로

 

스리랑카의 수도인 콜롬보를 경우하여 한참 동안 남쪽으로 향해 엘피티야(Elpitiya) 근처에 다다르자 앗사지 스님이 운영하는 ‘스리 비수다라마야’가 나타났습니다. 

 

절 입구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흰 옷을 입고 나와 양쪽으로 기립을 하고서 열렬히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 스리 비수다라마야(Sri Visuddharamaya)

 

먼저 한 청년이 나와 스님의 발 앞에 엎드려 합장공경의 예를 표하고 꽃목걸이를 걸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행렬의 앞에는 전통의상을 한 건장한 청년 6명이 화려한 춤을 추면서 행렬을 이끌었습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청년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열정적인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은 ‘스리 비수다라마야’ 절에서 사리탑 준공식을 하는 날입니다. 앗사지 스님은 법륜 스님의 스리랑카 방문 소식을 듣고 “꼭 준공식에 참석해 사리탑을 참배하고 축원 기도를 해줄 것”을 스님께 요청했다고 합니다. 특히 앗사지 스님은 작년 INEB 정토회 방문단의 일원으로 참여해 스님의 많은 활동과 설법을 접할 수 있었는데 그 때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오늘 이렇게 열렬히 환대를 해주는 이유도 그 때 받은 감동의 영향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신발을 벗고 마을주민들이 깨끗이 청소해 둔 계단을 오르자 하얀색 사리탑이 아주 정갈한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이 사리탑은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아 건축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절은 생긴지 90년이 되었지만 그동안 사리탑이 없어 마을주민들 모두가 오랫동안 간절히 원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인 것입니다. 

 


▲ 스님이 방문한 것을 계기로 준공식을 하게 된 사리탑 

 

스님은 사리탑을 향해 삼배를 하고, 탑을 한 바퀴 돈 후 앗사지 스님과 제막식을 함께 했습니다. 가려진 기념 현판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을 주민들 모두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습니다. 

 


 

기념 현판에는 “1월 25일 법륜 스님이 방문하여 함께 축하해 주었다“는 내용도 함께 들어가 있어서 스님은 앗사지 스님에게 합장을 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땀이 뻘뻘 흐르는 가운데, 마을 주민들은 천막 아래에 자리를 잡자, 앗사지 스님이 나와 오늘 사리탑 준공식을 하게 된 경위와 한국에서 온 스님 일행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해주었습니다. 

 

“역사가 90년 정도 되는 우리 사찰에는 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러 옵니다. 그런데 우리 사찰에는 불탑이 없었습니다. 이 불탑을 세우고자 우리는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가난하고 돈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두들 조금씩 조금씩 정성껏 돈을 모아 아름다운 불탑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오늘 한국의 법륜 스님께서 이 작은 절까지 와주셔서 우리 마을 사람들은 아주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스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님은 작년 6월 한국으로 저를 초대해 유명한 사찰과 자연을 둘러보고 정토회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방문단에는 스리랑카에서 참석한 사람이 저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에 가보고 나서 법륜 스님이 아주 유명한 분인 줄 알게 되었습니다. 강연장에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세상의 어떤 문제도 불교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말씀을 해주시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자기의 문제를 상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바쁜 일정 중에도 이 작은 초대에 응해주셔서 저는 너무너무 행복하고 감사드립니다. 스님 일행은 어젯밤에 스리랑카에 도착했는데 여기 와서 제게 이걸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준 보시금을 모아 만들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힘으로 만들어서 스님을 초대한 것입니다. 스님이 여기 참석해주셨기에 우리는 너무나 운이 좋은 사람들입니다. 스님 같은 분이 여기 오신 것은 우리 마을이 생기고 나서 처음입니다.”

 

앗사지 스님이 감사 인사를 거듭 표하자 이를 듣고 이어서 스님이 답례로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다행히 행사 스텝 중에 한국말을 잘 아는 청년이 한 명 있어서 스님의 축사가 통역이 되어 마을 주민들에게 전달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투른 통역으로 인해 스님은 통역하는 청년이 알아들을 수 있게 쉬운 단어로 여러 차례 문장을 바꾸어가며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나무 붓다, 나무 담마, 나무 상가. 먼저 여러분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부처님의 사리탑을 여러분들의 힘으로 만들어 오늘 준공식을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 저의 방문을 이렇게 열렬히 환영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처님의 탑은 부처님의 몸을 상징합니다. 부처님이 계시지 않을 때 우리가 부처님처럼 중요하게 모셔야 하는 것은 바로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입니다. 불탑은 그냥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돈 많은 사람이 크고 화려한 탑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물질, 즉 하나의 형상에 불과합니다. 탑은 우리 믿음의 상징이기 때문에 사람의 정성이 중요합니다. 이 마을에 사는 여러분 모두가 조금씩 정성을 모아 이 탑을 쌓았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합니다. 기부를 하거나 조각을 하거나 공사에 참여해서 이 탑을 만드는 데 함께하신 모든 분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힘을 모아 부처님의 탑을 만든 공덕으로 여러분들이 살아 있을 때는 건강하고 행복하시고, 돌아가시면 부처님의 나라로 가시게 될 겁니다.

 


 

여러분 모두의 정성으로 탑은 만들어졌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첫째, 여러분들이 여기 와서 탑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기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붓다 담마,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해야 합니다. 붓다 담마를 알아야 부처님을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붓다 담마를 보는 사람은 곧 나를 본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붓다 담마를 공부해야 합니다. 셋째, 그 붓다 담마에 따라 실천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실천을 통해서 붓다 담마를 증득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직접 체험해서 열반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열반을 향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모두 웃음)

 


 

오늘 이 좋은 자리에 초대해주신 아사지 스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런 불탑의 준공식에 초대받은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또 여러분들이 다들 환영해주셔서 너무나 기쁩니다. 이렇게 불탑 만든 공덕으로 여러분들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우리 서로 통역이 잘 되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통역해주신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모두 웃음) 

 

스님의 축사에 마을 주민들은 “사두, 사두, 사두”라고 하며 공경의 예를 표했습니다. 

 


 

특히 행사장에는 카톨릭 신부님도 참석해 축사를 해주어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신부님은 “이런 좋은 가르침을 전해주는 곳이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웃종교인으로서 축하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 축사를 하고 있는 카톨릭 신부님

 

행사 후 스님은 신부님에게 “저도 해마다 성탄절이면 성당을 찾아가 축사를 해줄 뿐만 아니라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많은 활동을 신부님과 함께 해오고 있다”며 신부님의 행사 참여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앗사지 스님이 이곳 절의 사리탑을 동판에 조각한 것을 선물했습니다. 스님은 감사히 선물을 받고 이어서 스님도 한국에서 준비해온 불상을 앗사지 스님께 전달했습니다. 

 


▲ 선물을 전달하는 앗사지 스님

 

아이들도 신이 났는지 행사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녔고, 마을주민들 중에 일부는 한국 태극기를 가지고 나와 흔들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스님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서 축제의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습니다. 

 


 

사리탑 준공식을 마친 후 행사에 참여한 스님들, 마을주민들, 한국에서 온 스님 일행 모두가 탑 앞에 서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마을 주민들에게는 처음으로 사리탑이 생긴 역사적인 날이기에 모두들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마을주민들 다함께 기념사진

 

행사 후에는 근처에 식당으로 가서 공양 접대를 받았습니다. 공양을 위해 함께 자리한 ‘스리 비수다라마야’(Sri Visuddharamaya) 스님들은 정성이 깃든 음식들로 스님 일행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공양을 마치고 12시가 되어 다음 방문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북쪽으로 이동하다 휴게소에서 INEB에서 마중 나온 차량을 만난 후 앗사지 스님과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이렇게 환대를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예를 표했습니다. 

 

오후 5시 무렵에는 크리바스고다 그나나난 스님(Mast Ven.Kiribathgoda Gnananan)의 초청으로 마하매브나와 명상센터(Mahamevnawa Meditation)를 방문했습니다. 그나나난 스님은 법륜 스님이 한국에서 안산시에 JTS다문화센터를 개원한 후 이곳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노동자들을 위해 좋은 설법을 해주고,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특별히 스님을 초청한 것이라고 합니다. 

 


▲ 마하매브나와 명상센터(Mahamevnawa Meditation)

 

마하매브나와 명상센터에 도착하자 웅장한 규모의 법당이 금빛을 발하며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법당 안에 들어서자 크리바스고다 그나나난 스님(Mast Ven.Kiribathgoda Gnananan)이 직접 나와 스님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 마하매브와나 명상센터의 그나나난 스님

 

스님이 이 절에 대해 질문하자 그나나난 스님은 이 명상센터에 소속된 스님들이 총 800명이 되고, 스리랑카 전체에는 50개의 지부가 있으며, 스님이 되기 위해 교육받고 있는 학생 스님들도 200여 명이 된다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의 법명이 ‘법의 수레바퀴, 다르마 짜크라’ 라고 소개하자 큰 웃음을 띠기도 했습니다. 

 

그나나난 스님은 법륜 스님이 안산에서 다문화센터를 개원해 스리랑카 국민들을 도와주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표하면서 스님께 이곳에서 주불로 모시고 있는 불상의 모양을 딴 작은 불상을 선물했습니다. 스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한국에서 가져온 종을 스님께 선물했습니다. 

 


▲ 그나나난 스님에게 종을 선물하는 스님

 


▲ 그나나난 스님이 선물로 준 불상

 

이어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수보디(Ven.Subodhi) 스님의 안내로 마하매브나와 명상센터(Mahamevnawa Meditation) 곳곳을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웅장한 규모의 위용을 자라하는 큰 법당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법당 안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불상이 놓여 있어 스님 일행도 모두 감탄했습니다. 마치 유럽의 거대한 성당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스님이 불상 앞에서 삼배를 하자 수보디 스님은 간단히 불상에 대해 소개를 해준 후 아직 공개가 되지 않은 특별한 곳으로 스님을 안내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작은 방 안에 금빛으로 장식된 사리탑이 안치되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이곳은 “아직 재가자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곳”이라고 하면서 “법륜 스님 일행에게만 오늘 특별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사리탑 앞에서 합장을 하고 축원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축원 기도를 마치고 사리탑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묻자 수보디 스님은 “스승님이 보관하고 있던 부처님의 사리가 들어있으며, 뿐만 아니라 아난존자, 마하가섭 존자의 사리가 들어있으며, 이 외에도 스리랑카 전역에서 부처님의 사리를 보내주어서 이곳에 안치했다”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왜 이곳이 재가자들에게는 아직 개방되지 않고 신령스럽게 모셔져 있는지 그제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리탑이 안치된 방의 벽면은 전단향 나무로 장식이 되어 있었습니다. 수보디 스님은 전국에서 신도들이 보내준 전당향 나무로 만들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스리랑카는 국교가 불교인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부처님을 공경하는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전당향으로 꾸며진 방의 벽면

 

또한 법당 옥상에는 스님들만 이용할 수 있는 명상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법당은 신도들이 참배하기 때문에 시끄러운 반면, 이곳은 아주 한적하고 명상을 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명상실에는 방석과 엉덩이 받침 매트가 놓여 있었는데, 스님은 “전통적으로도 명상을 할 때 이렇게 매트를 사용했는지?” 물어보었습니다. 수보디 스님은 “전통적으로는 출가하면 승복이 3개가 주어지는데 그 중 하나를 자리에 깔 뿐이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깔판 천을 보여주는 수보디 스님 

 

다시 1층 법당으로 내려오니 큰 주불 외에도 구석 구석에 제법 큰 규모의 조각상들이 더 있었습니다. 왼쪽에는 마하가섭 존자의 조각상이, 오른쪽에는 아난 존자의 조각상이 그림과 함께 안치되어 있었습니다.  

 


▲ 마하가섭 존자

 


▲ 아난 존자

 

이 외에도 법당 안에는 부처님의 일생과 관련한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림 하나 하나 세세하게 설명을 들은 후 법당을 나왔습니다. 

 


 

법당을 나와서는 출가 승려들이 머무는 숙소를 보여주었습니다. 재가자들, 특히 여성들은 절대 출입을 할 수 없는 곳인데 스님 덕분에 스님 일행 모두 숙소까지 자세히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 스님들의 숙소

 

스님들의 숙소 옥상에는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언제든 이곳에서 명상을 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이했습니다. 또 밤이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숲속 곳곳에 바위 동굴을 그대로 명상실로 만든 공간 등이 있다는 소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마하매브나와 명상센터(Mahamevnawa Meditation)를 둘러본 후 안내를 해 준 수보디 스님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스리랑카가 몇 년 전에 쓰나미 피해를 입었을 때 구호활동을 하러 왔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무엇보다 사회적 실천활동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실천활동도 함께 병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몇 년 전에 쓰나미로 스리랑카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을 때 30개의 유치원을 지어주는 일을 했었어요. 이 외에도 필리핀 민다나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어요. 학교를 지어주는 경우가 많고, 장애인 학교를 지어준 적도 있고,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났을 때 긴급구호를 하기도 합니다. 인도에는 부처님이 6년 고행한 전정각산 아래에 수자타아카데미를 지어서 기아, 질병, 문맹 퇴치 운동을 하고 있어요.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자원봉사자이고 월급을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중학생들은 유치원생들을 가르치고, 고등학생들은 초등학교 1,2학년을, 대학생들은 초등학교 3,4학년을,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중학생을 가르칩니다.” 

 

스님의 말씀에 적극 공감하면서 수보디 스님은 지금 마하매브나와 명상센터에서 하고 있는 사회실천 활동 하나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지금 스리랑카에서는 20년 전부터 큰 재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화학비료를 많이 써서 지하수가 카드뮴, 수은 등으로 오염되어서 이로 인해 만성 신장질환으로 죽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요. 일반 필터로는 여과되지 않아서 전체 인구의 25%가 질병을 앓는 마을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절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주자’ 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마을마다 정화 시스템을 지어주고, 주민들이 정화된 물을 받아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11개 마을에 정화 시스템을 지어주었습니다. 정화 시스템 1개 당 1만 2천 달러가 듭니다. 정토회에서도 이 운동에 동참해 주시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스리랑카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식수 오염 문제에 대해 스님도 그 심각성에 공감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식수 문제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담소를 나눈 후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번 초대해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한 후 명상센터를 나왔습니다. 

 

스님 일행은 다시 버스를 타고 내일부터 INEB 대회가 열리는 세바란카  파운데이션(SEVALANKA FOUNDATION)으로 향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스님은 INEB 관계자에게 마하매브나와 그나나난 스님에 대해 스리랑카 기성 불교계에서는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INEB 관계자는 “스리랑카에는 크게 4개의 종파가 있는데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하면서 “그러나 마하매브나와 명상센터가 소속되어 있지 않은 나머지 3개 종파에서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아마도 웅장한 규모로 불사를 하는 것에 대해 좋게 보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나나난 스님은 젊은 시절 불교에 대해 공부를 하다가 스리랑카 불교가 학문만 있지 수행이 없어진 것 같다고 느낀 후 독자적으로 빨리어 경전을 읽고 수행을 시작했는데, 대중들에게 보다 쉬운 용어로 설법을 잘해서 많은 스리랑카 대중들이 따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곳에 초막 2개를 짓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웅장한 규모로 성장한 것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감화를 받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스님은 3년 전에 한국에 와서 스리랑카 노동자들을 위해 설법을 하기도 했는데, 이 때 많은 대중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없어 정토회 측에 장소 대여를 문의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스님이 안산시에 다문화센터를 개원하고 스리랑카 노동자들을 돕기 시작하면서 다시 인연이 되었는데, 아무튼 여러 인연들이 모여서 오늘 이렇게 만남이 이뤄졌다는 것이 참 묘하게 느껴졌습니다.

 

버스 앞 맨 앞자리는 그나나난 스님이 선물로 준 부처님이 안전벨트를 하고 앉았습니다. 

 


 

그리고 버스 창 밖으로는 보름달이 휘영청 밝아 있었습니다. 보름달을 보고도 일행들이 아무렇지 않아 하자, 스님이 한마디 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옛날 혜초 스님처럼 1년이 넘게 배타고 바다 건너 산넘어 왔으면 저런 달을 보자마자 고향 생각이 간절히 났을텐데, 비행기 타고 오니까 아무런 감흥이 없지 뭐.” 

 


 

이렇게 스리랑카에서의 첫날 밤이 저물었습니다. 내일은 아침 9시부터 세바란카  파운데이션(SEVALANKA FOUNDATION)에서 다양한 주제로 각국 불교 지도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2016년 '법륜 스님의 정토불교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불교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 신청하세요.   


전체댓글 29

0/200

강영숙

감사합니다♡덕분입니다.

2016-01-30 07:34:42

이소영

스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2016-01-27 22:00:28

규원

스님 일정소화하시느라 어려움도 있을텐데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2016-01-27 21: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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