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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6시 30분에는 서울 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 공양을 함께 드셨습니다.
▲ 발우공양
공양을 드시고 나서는 대중 활동을 하느라 연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공동체 대중들을 위해 몇가지 꼭 명심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특별히 대중활동과 업무가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수행자로서 활동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대중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생활이 규칙적이지 못할 때가 많아요. 아침 예불이며 발우공양, 대중 운력, 포살도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이 특별히 유의하지 않으면 활동은 열심히 해도 나중에 지쳐서 중간에 그만두기가 쉬워요.
그래서 ‘정토회는 수행자로서 사회 활동을 한다’는 원칙을 누누이 강조합니다. 환경운동도 수행자로서 하고, 평화운동도 수행자로서 하고, 구호활동도 수행자로서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어떤 일이든 오래하면 습관이 붙어서 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가 수행자라는 본분을 잊어버리고 단순한 활동가가 돼요. 그렇게 되면 대중생활이 자꾸 불편해집니다. 기도하는 시간 때문에 일을 못하고, 운력 때문에 일을 못하고, 포살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수행자로서는 탈락하게 됩니다.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불평불만이 있더라도 수행자는 그걸 수행으로 돌이켜서 더 재기발랄하게 살아야하는데, 오히려 대중생활이나 규칙이나 계율에 대해 내면적으로 자꾸 불편을 느끼고 불만을 갖게 되면 본분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걸 자기가 안 챙기면 아무도 챙겨줄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까 꼭 명심해야 해요. 대중 활동을 하는 사람은 정토회의 꽃처럼 열심히 하지만 오래 남는 사람이 별로 없고 중간에 대부분 탈락하기 쉬워요. 활동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수행자의 본분을 우선으로 지켜야 하는데 활동에 빠져서 가다 보면 이렇게 됩니다. 그러니 대중 활동을 많이 하는 청년들은 특히 더 유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젊은 나이에 자꾸 활동 쪽으로 끌려가게 되고, 일은 늘 많다 보니 불평을 하게 되고 지치게 됩니다. 늘 정진을 해서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놓치지 말아야 해요. 저도 여러분들이 이렇게 애쓰면서 활동하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가 됩니다.
건강도 잘 챙겨야 해요. 제일 중요한 게 마음의 건강이에요. 몸이야 아프면 수액 맞고 입원하면 되지만 마음의 건강을 못 챙기면 방법이 없어요. 출가해서 20~30년씩 정진하던 사람도 마음이 한번 사로잡히면 그냥 나가버리잖아요. 눈에 뵈는 게 없어진다는 거예요. 물론 평생 도둑질하고 나쁜 짓하던 사람도 한마음 탁 돌이키면 성인의 반열에 오르기도 하지만, 성인 같은 사람이 하루 아침에 중생으로 전락하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젊은 활동가들일수록 일의 효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수행의 본분을 우선 지키려고 해야 합니다. 먹고, 입고, 자고, 밥하는 대중 생활에 빠지지 않아서 대중 생활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해요. 결혼하는 사람은 이게 자연스럽게 몸에 뱁니다. 아무리 자기가 힘들어도 갓난 아기가 우는 걸 내버려두고 누워 있을 배짱은 없거든요. 젖을 먹이든 기저귀를 갈든 안아주든 해야지요. 아기를 낳고 키운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가 거기서 생깁니다. 그래서 아기를 낳아서 키워보지 않은 여자는 어른이 못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것처럼 남자들은 대부분 어른이 아니에요. 남이 보살펴주는 것에 익숙하거든요. 어릴 때부터 부모들이 주는 걸 받아먹다 보니 커서도 그래요. 우리 공동체에서도 가만히 보면 부엌에는 늘 여자들이 들어가고 남자들은 다른 일을 해요. 힘쓰는 일을 잘할 때도 있지만 살림이 몸에 안 배어 있어요.
대중과 함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을 함께 해주는 것입니다. 밖에 나가면 대중과 함께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대중과 늘 함께하고 중요한 역할도 나누어 맡아서 하는 습관을 기본으로 들여야 해요. 우리도 대중 생활이 잘 안 되는데 어떻게 밖에서 일하는 중생들이 그렇게 되겠어요?
우리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대중과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안 되잖아요. 국회의원이 시골에 가면 농부처럼 되고, 공장에 가면 노동자처럼 되고, 그러다가 또 자기 직분에 오면 국회의원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그 생활에 오래 젖으면 습관이 들어서 굳어버려요. 세상 사람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우리는 수행자잖아요. 수행자는 밖에 나가서 무슨 일을 하다가도 늘 본분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는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산중에서 참선을 하거나 사회와 떨어져 지내는 사람들보다 수행을 훨씬 더 많이 해야 해요. 사회활동을 하다 보면 자꾸 세속에 물들기 쉽거든요. 사회에 물들지 않으면서 사회 활동을 하려면 정진에 더 힘써야 합니다.
이 점을 특히 젊은 사람들과 행자대학원생들은 잊어버리지 않도록 합시다. 행자대학원생들은 아직 학생의 신분으로 묶여 있으니까 자기가 수행자인 줄을 놓치지 않는데, 실무자들은 조금 더 자유롭게 생활하다 보니 자꾸 놓치게 돼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자신이 수행자라고 생각은 해도 마음에서는 이미 수행자가 아니에요. 자기도 그냥 세상 사람과 똑같다고 여기게 됩니다. 이건 하루만 밖에서 살아보면 금방 알아요. 절 안에 살 때는 바르게 하지만 밖에 나가서 혼자 있거나 가족이 있으면 수행을 안 챙기고 놓치게 됩니다. 억지로 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청년들은 특히 유의하면 좋겠습니다. 스님과 법사님들도 다 젊을 때 정토회를 만들었는데 그런 수행의 힘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일반인들을 보면 그렇게 열심히 사회활동을 하고 시위를 해도 악심을 가지고 하니 수행이 안 됩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나는 그냥 운동가가 아니라 수행자이다’ 라는 것을 늘 챙겨야 우리의 본분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업무 마무리하기도 바쁘겠지만 자기 마음 갈무리도 놓치지 않도록 합시다. 수행한다고 사회활동을 대충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활동에 쫓겨 수행을 놓치지 말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행자의 본분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에 공동체 대중들도 그 뜻을 다시 명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어제도 수행자의 본분에 대해 공동체 대중들에게 강조를 했는데 염려가 되었는지 오늘도 다시 한 번 강조를 해주었습니다. 수행자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행자님들이 급한 마음에 청수물을 받는 통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모습을 지적하며 발우공양의 법도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발우공양을 대충 하다보면 옛 법도를 잊어버리기 쉬운데 옛 법도 대로라면 청수물은 항상 아래로부터 다 받고 와서 마지막에 스님의 청수물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정토회에서는 활동가들의 수행 프로그램인 ‘정토를 일구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진행 중에 있는데 이와 더불어 활동가들이 어떤 애로점이 있는지 중간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특히 대중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면서 의견 수렴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 방법도 알려주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어떤 직분이든, 그것이 총무이든, 국장이든, 팀장이든, 그 직분을 맡은 사람을 중요시합니다. 밑에 사람들이 문제 제기를 좀 한다고 해서 그 직분을 맡은 사람을 교체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직분을 딱 맡았으면 그 사람이 잘하든 못하든 3년 동안엔 그 사람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개선할 점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개선하도록 얘기하면 되지 다른 사람이 문제 제기한다고 그 사람이 문제가 있는 것인양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비판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실행하기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것처럼 시어머니를 모시는 맏며느리 역할은 무척 어려운 거예요. 그런데 1년에 한 두 번 오는 다른 며느리들이 와서 그 때만 시어머니한테 잘하니까 자꾸 맏며느리를 비판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항상 직접 실행하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담당자와 책임자가 가장 중요합니다. 옆에서 보고 이러니 저러니 말하기는 쉽습니다.
지금 정부 여당이 문제가 많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비판하는 야당이 다 옳은 것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비판하기는 쉽기 때문입니다. 막상 그 일을 맡아서 해보면 그 이상 할 수 없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일을 맡아서 하는 사람을 항상 중요시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비판을 안 들어야 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비판하는 사람과 맡아서 하는 사람 둘 중에서 비판은 경청하되 그 일을 맡겼으면 3년은 맡은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중의 의사와 뜻도 굉장히 소중하게 여겨야 되기 때문에 올해 연말에 정일사나 수련을 할 때는 법사단에서 의논을 하셔서 이런 방식으로 수련을 하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행정처의 전국 국장단 수련에서 행정처장만 빼고 국장들만 모아놓고 어떤 애로점이 있는지 나누기를 해보는 겁니다. 각 지부에서는 국장들만 빼고 총무와 지부의 부장들만 모아서 나누기를 한 번 해보고, 청년들도 국장만 빼고 각 팀장들과 나누기를 한 번 해보는 겁니다. 법사단도 지도법사를 빼고 법사단만 나누기를 한 번 해보시고요. 그 다음에는 더 아래로 내려가서 팀장을 빼고 담당자들과 나누기를 해보시고요. 수행팀도 한번 나누기를 해봐서 법륜 스님이 뭐가 문제인지 파악해 보시고요.
이것은 책임자를 비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토회가 실제로 어떤 것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지를 파악해보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지만 같이 살면서 타성에 젖다보면 이야기하기가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얘기를 나눠보면 보고되는 것과 실제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점검할 수 있습니다. 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보고에만 의지하기 때문에 윗 사람이 머리 속에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 상황과의 사이에 간격이 자꾸 벌어집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더라도 가끔은 내려가서 장관들의 얘기만 듣지 말고 실국장들의 얘기를 들어본다든지, 또는 지방에 가서 하급 공무원들의 얘기를 들어본다든지, 안 그러면 지역 주민들과 대화를 해본다든지, 시민단체를 갑자기 불러서 대화를 해본다든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옳다’가 아니라 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파악하고, 그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조화를 이뤄나가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하는 사람들도 계속 보고만 받으니까 생각이 왜곡됩니다. 하나의 현상을 같고도 머리를 본 사람과 발을 본 사람, 겉을 본 사람과 속을 본 사람이 각각 보고가 다릅니다. 그런데 보고를 어떻게 하느냐면, 지도자가 어떤 보고를 좋아하는지를 딱 살펴서 그런 보고만 계속 올리는 겁니다. 그래서 지도자를 1~2년 정도 하면 생각이 딱 굳어 버립니다. 이렇게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주위에서 아무리 가서 이야기해도 잘 안 듣습니다. 그 이유는 ‘너는 모른다. 나는 이미 세세하게 보고를 다 받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남한에서 인도적 지원을 한 것이 북한 사회의 개선에 어떤 도움이 되었고, 주민들의 의식이 어떻게 바뀌어 나갔는지 이런 보고만 계속 올라갔고, 그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부터는 인도적으로 지원한 것이 군대에 전달되었다, 이렇게 나쁜 보고만 올라가니까 인도적 지원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는 이 두가지가 모두 다 있습니다. 우리가 보낸 식량은 일부 군대에도 가고, 일부 시장에도 가고, 또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가는 겁니다. 그런데 인도적 지원을 지지하는 지도자에게는 인도적 지원이 주민들에게 준 효과만 보고하고, 인도적 지원에 부정적인 지도자에게는 식량이 군대에 간 것만 보고합니다. 그래서 한쪽 측면의 보고만 계속 듣기 때문에 편향된 정보에 확신을 갖게 되고, 종합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정토회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중간에 한번씩은 사람이나 사업에 대해 점검이 되면 좋겠습니다. 법사단이나 대의원회에서나 결정을 하면 밑에서 모두 잘 따라주니까 모든 사람이 다 찬성하는 줄 알게 될 소지가 있습니다. 그들도 이의가 있고, 불만이 있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은 이것을 점검해서 책임자의 문제라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이것을 체크해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윗선에서 무엇을 개선하면 좋을지, 추진력은 있는 반면에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측면은 부족한데 어떻게 보완할지, 말썽은 없는데 사업이 추진 안 되는 문제는 어떻게 개선할지, 이렇게 항상 점검을 해가면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주욱 점검을 해서 정토회가 8차 천일결사 3년을 마무리하면서 내년에는 어떤 점에 더 주의를 해서 개선을 할 것인지 파악하고, 또 9차 천일결사에는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점검한 결과를 1년 동안 과제로 주고 이것을 지켜보면서 개선이 될 수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말씀이여서 그런지 말씀 하나 하나가 더욱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스님은 평소에도 전국을 다니며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서로 충돌하는 부분을 조정해주기도 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대중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스님의 말씀을 새겨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친 후 아침 8시 30분에는 서울 정토회관을 출발하여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공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오전 10시 30분에 공주교대 청목관에서 공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고, 저녁 7시에는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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