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11.6 (저녁) 안동 즉문즉설 강연


 

안녕하세요. 오전 대구 달성군 강연에 이어 저녁 7시부터는 안동 KBS홀에서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오후 들어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도 많은 안동시민들이 강연장을 찾았습니다. 이번 강연은 안동에서 열렸지만 이른 시간부터 대구, 영주, 예천, 의성 등 인근 지역의 정토회 회원 분들이 함께 강연 준비를 도와주어 가족같이 따뜻한 분위기로 강연이 열렸습니다. 

 


▲ 안동KBS홀

 

스님이 도착하자 안동KBS의 권영태 국장님이 직접 로비에 나와 스님을 마중해 주었습니다. 입구에는 단풍 나무가 빨갛게 물들어 있어 반갑게 환영을 해주는 듯 했습니다. 

 


 

스님은 권 국장님과 잠시 자리를 가지며 경북 북부 지역의 현안과 도청 이전 시기, 공영 방송과 종편 채널의 운영 현황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로비에서 안동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는 안동 정토법당과 영주 정토법당의 자원봉사자들에게 환한 웃음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한 후 강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강연 시간 2시간 전부터 한 분 두 분 입장하기 시작해서 7시가 되기 전에 일찌감치 600석 자리가 다 채워졌고, 늦게 오신 분들은 계단에도 자리해 주었습니다. 총 7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입장했습니다. 안동 시민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스님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무대에 올라온 스님은 우리의 인생에서 겪게되는 어려움, 의문, 고뇌를 이야기하고 살펴서 부처님처럼 자유롭고 행복한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 즉문즉설이므로 누구나 편안하게 질문하기를 주문하며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

 


 

오늘은 총 7명의 질문자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중병을 앓고 있는 사위와 출산한지 얼마안 된 딸에게 어떻게 위로를 해주어야 할지 울먹였고, 두 번째 질문자는 30대 직장인이였는데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을때면 늘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다고 했고, 세 번째 질문자는  남자 대학생이였는데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 바람이 불어서 가지가 흔들리는지 나무가 약해서 흔들리는지 궁굼하다고 했고, 네 번째 질문자는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로 인해 자매 간에 상속분쟁이 생겨서 고민스럽다고 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여러 경전 중에서 어떤 경전을 독송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10년 전 병으로 장애인이 된 남편의 계속되는 의처증과 가정 폭력 때문에 지금 이혼소송 중이라고 하면서 이혼 후의 삶에 대해 조언을 구했습니다. 마지막 일곱 번째 질문자는 타인에게 상처주고 공격적인 말을 많이 하는 자신을 어떻게 하면 고칠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스님의 답변에 초조하고 굳어있던 질문자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2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마지막으로 질문한 공격적인 언행을 고치고 싶어하는 청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스님의 쉽고 재미있는 답변을 들으며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습관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남에게 상처되는 말을 자주 해서 6개월 전부터 고치려고 노력해 봤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내년부터는 풍을 맞은 사람이나 치매를 앓는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직업을 갖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굴 수는 없으니까 그 전에 이걸 고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공격적인 언어를 덜 공격적이고 상대방이 듣기에 덜 기분 나쁜 말로 바꿀 수 있을까요?”

 

“못 고쳐요. (모두 웃음) 엄마가 좀 세요? 안 세요?”

 

“하나도 안 세고 여리여리하세요.”

 

“질문자가 어릴 때 야단치는 말의 언어를 자주 했어요?”

 

“자주 하셨어요.”

 

“여리여리하다는 건 생긴 게 그렇단 말이죠?”

 

“예, 그렇죠.” (모두 웃음)

 


 

“이건 엄마에게 물려받았기 때문에 못 고쳐요.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천성은 못 고친다’라고 하잖아요. 질문자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온단 말이에요. 그것은 무의식 세계에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안 고쳐져요. 그러나 질문자가 치매 환자들을 대할 때는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지 않는 이상은 그런 버릇이 잘 안 나와요. 의식이 무의식을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혼하면 부인을 대할 때 그 버릇이 나와요. 그러면 경상도 말로 아내가 ”니하고 몬 살겠다“ 그래요. 가까이 있는 가족에게는 그 버릇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툭 튀어나오거든요. 질문자도 지금 통제가 안 된다는 거 아니에요? 

 

질문자가 이걸 모르면 그냥 제가 ‘당신 말버릇 안 좋아요’ 하고 말해줘서 ‘정말 그래요?’ 하면서 고치려고 노력을 하게 되겠죠.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자기 말버릇이 안 좋은 줄 알고 있잖아요. 아는데 안 고쳐진다는 것은 고칠 수 없다는 이야기예요. 습관화 되어 있어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니까요. 그러니 의식이 그걸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고치려 해도 잘 안 고쳐져요. 

 

고치려고 해도 잘 안 고쳐지는 걸 고치려고 하면 애써도 안 고쳐지니까 ‘나는 이게 문제야’ 하고 자기를 나무라고 학대하는 자학 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인물도 좋고 키도 크고 멀쩡한 사람이 이것 때문에 자학하게 돼요. 그래서 말버릇이 좀 더럽다는 핀잔을 듣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괜찮습니다. 생긴 대로 사세요’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은 거예요.”

 

“예, 감사합니다.” (모두 웃음과 박수)

 


 

“고치려고 하면 이게 안 고쳐지니까 자기가 스트레스를 또 받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고치느냐? 고치려고 먼저 덤비지 말고 ‘아, 내가 말버릇이 안 좋구나.’하고 알아차려야 해요. 질문자는 스스로의 말버릇이 안 좋은 줄 안다고 했죠? 지나간 뒤에 알아요? 튀어나올 때 바로 알아차려요?”

 

“지나간 뒤에 압니다.”

 

“그래요. 그러니 지금부터는 안 좋은 말이 툭 튀어나갈 때 바로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세요. ‘이 자식’ 하려다가도 ‘식’까지 가기 전에 ‘자’ 할 때 알아차리는 거예요. ‘개새...’ 하다가도 알아차리고요. (질문자와 청중 모두 웃음) 

 


 

안 하겠다고 자꾸 다짐을 하지 말고 튀어나올 때 알아차리는 연습을 자꾸 해보세요. 지난 뒤에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질문자는 그것보다는 나아졌어요. 나올 때 바로 알아차리면 튀어나오긴 튀어나오지만, ‘개’는 세게 나와도 ‘새...’ 부터는 조그맣게 나옵니다. (청중 웃음) 

 

이렇게 하면 차츰 개선이 돼요. 아예 안 나오는 건 안 되지만 좀 약화됩니다. 이것이 스트레스를 안 받는 방법이에요. 고치는 게 아니라 알아차리는 겁니다. 못 알아차렸으면 ‘못 알아차렸구나’ 하면 되지, 못 알아차렸다고 또 자학할 필요 없어요. 그런데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을 거예요. 더러운 성질이 튀어나올 때 ‘내 성질이 더럽구나. 또 ’개‘ 나오고 ’새‘ 나온다’ 이렇게 자기 알아차리기 연습을 지금부터 꾸준히 하면 순화가 됩니다. 우선 이렇게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첫째입니다.

 


 

두 번째, 좀 빨리 고치는 방법이 있긴 있어요. 그런데 이건 가르쳐줘도 안 할 것 같은데요. 할 거예요?”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건 굉장히 쉬운 방법이라 열심히 할 것까진 없어요. 이따 나가다가 전파상에서 전기충격기를 하나 사세요. 독설이 나올 때마다 자기를 콱 지져버리세요. (청중 박장대소) 

 


 

까무러칠 정도로 5번만 지지면 개선의 기회가 생깁니다. 인간의 모든 심리는 육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육체가 죽으면 심리도 따라서 사라져요. 그런데 육체에는 생존본능, 즉 살고자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생존본능이 위협받으면 어떤 정신적인 것도 개선이 돼요. 

 

예수님과 부처님은 육신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즉 그 몸뚱이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은 새로 태어나신 분들이에요. 40일 금식하면서 목수의 아들인 예수는 죽었어요. 그러면서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를 자각한 거예요. 6년 고행을 하면서 이미 왕자로서의 고타마 싯다르타는 죽고, 중생이 아닌 붓다로서 새로 태어난 거예요. 두 분 다 죽을 고비를 한번씩 넘기셨어요. 질문자도 바뀌려면 죽을 고비를 한번 넘겨야 해요. 그런데 죽을 위험을 일부러 만들 수는 없으니까 전기충격기를 쓰라는 거예요. 전기충격기로 한번 지질 때마다 죽고 새로 태어나는 거예요. 다섯 번만 죽을 고비를 넘기면 확실히 개선됩니다. 그러면 이제 ‘개’까지 말했을 때 이미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요. (모두 큰 웃음) 

 

또 한번 죽어야 하니까요. 웃을 일이 아니에요. 이렇게 하면 개선이 되는데, 한번 해볼만 해요?”

 

“힘들겠지만 열심히 노력해볼게요.”

 

“에이, 열심히 노력해보겠다는 건 안 하겠다는 얘기잖아요. (모두 웃음) 솔직히 ‘지금 성질이 더럽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고칠 게 있겠어?’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못 고친다는 거예요. 여러분들도 다 그래요. 화를 낸다거나 나쁜 말을 하는 것처럼 습관화되어 있는 것이나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것은 고치려면 엄청나게 강한 충격으로 제동을 걸어야지, 그냥은 절대로 못 고칩니다. 얼마나 못 고치면 운명이라고들 했겠어요? 그런데 부처님은 고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러나 쉽게 고쳐지지는 않고, 거의 못 고친다고 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걸 각오해야 해요. 

 

이렇게 세게 충격을 주는 방법이 있고, 앞에서 말했듯 꾸준히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세게 충격을 주면 한 달 안에도 고칠 수 있지만, 꾸준히 한다는 것은 평생 이것을 과제로 삼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요. 뭐든지 오래 하면 습관화됩니다. 어릴 때 엄마가 강한 말을 하는 것을 귀로 듣고 눈으로 그 모습을 보면서 뇌에 무의식적으로 기록해 놓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독설이 튀어나오는 거예요. 그걸 바꾸려면 나도 꾸준히 노력해야 해요. 

 


 

그러니 질문자는 매일 108배를 하면서 ‘저는 마음이 편안합니다. 저는 부드럽게 말합니다. 저는 웃으면서 말합니다.’ 이렇게 자기 암시를 자꾸 주세요. ‘앞으로는 화를 안 내겠습니다’라고 하면 안 돼요. 안 내겠다 했는데 화가 나면 안 되는 것에 좌절해서 자기학대를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저는 편안합니다. 저는 방긋 웃으며 “예”라고 합니다.’ 이렇게 몇 년을 꾸준히 하면 무의식 세계에 변화가 옵니다. 이렇게 3년, 5년, 10년을 끌어서 고칠래요? 아니면 단박에 끝내버릴래요?” (모두 웃음)

 

“오래 해봐야 될 것 같네요.” (모두 웃음)

 

“그 이야기는 고치기 싫다는 이야기예요. 단박에 끝내버리지 뭐 질질 끌고 그래요? 그럼 항상 매일 108배 절하면서 ‘저는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라고 기도하세요. 한번 따라해봐요. 저는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

 

“저는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변화가 와요.”

 

“예, 감사합니다.” (청중 박수)

 

질문자는 처음에는 자신 없어 보이는 목소리였지만 스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는 적극적인 마음을 내며 큰 목소리로 대답을 했습니다. 청중들도 질문자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화를 내지 않겠다고 다짐을 자꾸 하게 되면 그렇게 안 되는 자신을 학대하게 되는데, 스님이 준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 라는 기도문을 되내어 보니 자학을 하지 않으면서도 가볍게 연습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은 언제나 우리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다 마치니 스님은 환한 웃음으로 청중들에게 물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 

 

“네!”

 

안동 시민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을 하며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준 스님에게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항상 사물을 긍정적으로 볼 것으로 당부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남자든, 젊은이든 늙은이든, 신체가 건강하든 장애가 있든, 성적 취향이 이성을 좋아하든 동성을 좋아하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한국 사람이든 일본 사람이든, 불교인이든 기독교인이든, 어릴 때 사생아로 태어났든 고아가 됐든 어떤 경험을 했든 관계없이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한 권리가 있습니다. 인정합니까?”

 

“네!” (청중 큰 목소리로 대답)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건 행복할 수 있다는 거예요.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런 권리 행사를 안 해요.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어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어요,’ ‘아들이 죽었어요,’ ‘병이 났어요’ 이렇게 남 핑계를 대면서 내가 불행한 걸 자꾸 합리화해요. 그러니 더 이상 합리화하지 마세요. 

 

어제 배우자가 죽어도 오늘 나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암에 걸렸어도 나는 오늘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이걸 불교적으로 말하면 ‘모든 중생은 다 불성(佛性)이 있다’고 합니다. 비록 어리석지만 부처가 될 소질이 있어요. 그래서 어리석으면 ‘중생’이라고 하지만 깨달으면 ‘부처’라고 합니다. 우리는 다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다 행복할 수 있어요. 행복하고 싶죠? 자유롭고 싶죠? 우리는 모두 그렇게 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려면 생각을 긍정적으로 해야 해요. 사물을 긍정적으로 봐야 합니다. ‘남편이 죽었다. 나 혼자 어떻게 사나?’ 이런 생각을 자꾸 하면 주어진 조건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슬픔이 생기고 걱정이 생깁니다. 그러나 ‘시집 한 번 더 갈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돌아요. 나가다가 계단을 내려가다 넘어져서 한쪽 다리를 삐었을 때 삔 다리를 붙들고 ‘재수 없이 왜 이런 사고를 당하지’ 이러면 부정적 사고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안 삔 다리를 붙들고 ‘두 다리 다 삘 뻔했는데 스님 법문 들어서 그나마 한쪽 다리는 안 삐었네’ 이렇게 생각하면 긍정적 사고예요. 이혼했으면 ‘법륜 스님은 결혼을 한 번도 못해봤는데 나는 그래도 결혼 한번은 해봤잖아’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청중 웃음) 

 


 

어제 제 고향 마을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어르신 잔치를 하는데 어릴 때 이웃에 살던 친구가 찾아왔어요. 

 

‘시간 있냐?’ 

‘무슨 시간?’ 

‘우리 아들 장가간다. 주례 부탁하려고.’ 

 

그래서 제가 ‘야, 내가 남의 아들 장가가는데 왜 가냐? 그게 좋으면 내가 가지’ 했습니다, 하하. (웃음)

 

결혼 안 하고 혼자 살고 있는 제가 남의 결혼식장에 무엇 때문에 축하하러 가겠어요? 어떤 젊은이들은 책을 들고 와서 ‘스님, 저 결혼하는데 축하한다고 써주세요.’ 그래요. 그런데 그게 축하할 일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요. 저러다가 또 못 살겠다고 하면서 저한테 올 텐데요. 그래서 그런 말 안 써주는 거예요. 여러분이야 친구가 장에 가면 거름지고 따라간다고 그냥 써줄지 몰라도 저는 그런 말 안 써줘요. 제가 딱 보기에 결혼생활이 한 3년밖에 못 갈 것 같으면 그걸 어떻게 축하해요? ‘결혼생활 3년밖에 못 하겠다’라고 써주면 기분 나쁘잖아요. (모두 웃음)

 


 

우리가 어떤 일을 걱정하면 걱정거리가 되지만, 걱정 안 하면 걱정거리가 안 돼요. 만약 억지로 아들을 결혼시키면 나중에 며느리가 애를 어머니에게 맡기고 도망을 갑니다. 그러는 것보다는 안 하는 게 낫잖아요. 그런데 한 치 앞을 못 봐요. 무조건 ‘해야 된다’ 이 생각만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왕 일어난 일은 그걸 긍정적으로 봐야 해요. 아들이 이혼했다면 ‘그래, 우리 아들은 장가 한번은 가봤다. 스님은 못 가봤지?’ 이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해요. (모두 웃음) 

 


 

이렇게 주어진 사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항상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제일 긍정적인 것은 아침에 눈뜰 때마다 ‘아이고, 살았네!’ 이렇게 기뻐하는 겁니다. 어떤 고통이든 다 살아 있어서 생기는 거예요. 살아 있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안 죽고 산 것만도 대성공이에요.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얼굴에 미소가 돌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그러면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바로 그 순간 살아있음에 기뻐하고 행복하라는 말씀이 긴 여운처럼 오래 가슴에 남았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질문을 했던 남자 대학생을 만나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사물을 판단하는 모든 것이 마음이 짓는 것임을 알게 되었고 사소하게 따지는 게 아닌 넓은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또한 네 번째로 즉문즉설 강연장을 찾게 되었다는 청중 한분은 “부정적인 관점의 삶에 대해 반성하고 스님의 긍정의 기운과 강연장의 밝은 기운을 받아가서 기쁘다”며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어진 책 사인회에서는 갑자기 내리는 비에도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차분하고 밝은 표정으로 스님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사인을 할 때마다 한 분 한 분 눈을 마주쳐 주었습니다. 

 


 

 

▲ 책 사인회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처음 맡아보는 소임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밝은 표정으로 걸어나가는 시민들을 보며 강연이 잘 마무리되었다며 뿌듯해 했습니다.

 

이어서 여느 때처럼 오늘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먼저 안동 정토법당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다음으로 영주 정토법당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 안동 정토법당 자원봉사자들

 


▲ 영주 정토법당 자원봉사자들

 

기념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회의실로 이동하여 안동정토회에서 마련한 조촐한 이벤트에 함께 했습니다. 오늘 강연이 대구 경북 지역에서의 올해 마지막 즉문즉설 강연이었는데, 봉사자들은 강연을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해 스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 안동정토회 회원들과의 간담회

 

먼저 안동정토회에서 가장 최고령자이신 김분옥 보살님이 나와 스님에게 꽃다발 증정했습니다. 

 


 

이어서 안동 정토법당의 부총무 소임을 맡고 있는 최경희님이 스님에게 감사의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 스님에게 감사편지를 낭독하고 있는 최경희 안동정토법당 부총무님

 

“스님께서 뿌려놓은 부처님 법의 씨앗 하나가 낙동강 줄기 타고 이곳 안동에서 뿌리내렸습니다. 다함께 행복한 세상인 정토를 만드는 일은 우리 정토행자가 해야할 일임을 가르쳐주신 스님, 이제 그 씨앗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어나도록 하는 일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경북 북부 지역의 중심이 되어 희망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스님, 많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부총무님은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무한한 감사함이 느껴졌기 때문일 겁니다. 

 

안동정토회 봉사자들은 부총무님에게 연이어 축하 노래를 시켰습니다. 방금 전까지 눈물을 보이던 부총무님은 금새 눈물을 훔치고 갑자기 웃음을 띠며 멋드러지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모두들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기뻐했습니다. 

 


 

이 모습을 환한 웃음을 머금으며 바라보던 스님은 함께 힘을 모아 오늘 강연을 준비하고, 또 한가족처럼 서로 화합하며 안동정토회를 일구어가고 있는 봉사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우리 모두 인생을 행복하게 삽시다. 그리고 내가 행복해진 만큼 옆에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 줍시다. 오늘 여러분들이 이렇게 강연을 열어준 덕분에 마음 아픔 사람들이 많은 위로를 받고 돌아갔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격려 말씀에 이어서 스님은 수고한 봉사자들 모두에게 일일이 악수도 해주었습니다. 안동정토회 회원들은 오는 11월 15일에 문경에서 열리는 천일결사 입재식에서 다시 스님을 뵐 것을 약속하며 기쁜 마음으로 강연장을 뒷정리 한 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스님은 안동을 출발하여 밤 12시가 다 되어 울산 두북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전체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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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광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수요수행법회에서 법문을 듣고 왔습니다. 나누기에서 도반님들이 하나 같이 즐거운 법문이었다고 하며 기분이 좋았다고 합니다. 저는 법문 중에서 일체유심조와 다양성에 대한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늘 건강지키세요~! _()_

2016-01-28 01:55:28

유병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br />잘 읽었습니다. 이제 실천만 남았습니다.

2015-12-02 02:49:29

이남현

행복합니다!

2015-11-11 23: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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