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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찾아온 손님들과 복안저수지에서 탑골샘까지 이르는 길을 산책하며 오랜만에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일찍부터 골목길에 떨어진 낙엽을 쓸고 화단을 정비하는 등 어수선한 곳곳을 청소했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스님은 작업복을 입고 상추와 고소를 땄습니다. 손님들과 같이 먹을 점심 식사에 반찬으로 내어놓기 위해서입니다. 고소를 심어놓은 곳에 잡초가 생겨나 고소를 따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어서 손님들이 머물 아랫방에 장작으로 군불을 때면서 장작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렇게 아침 울력을 마친 후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고, 오전 11시가 되자 손님들이 도착했습니다.
손님들에게 텃밭에서 딴 채소로 점심 식사를 대접한 후 산책을 나섰습니다. 원래는 오늘 손님들과 감을 함께 따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저께 감을 딸 수 있도록 장대도 만들어 놓았는데 비가 계속 내려서 감나무에 올라가기에는 위험할 것 같았습니다. 아쉽지만 감 따는 일을 포기하고 산책을 나선 것입니다.
복안저수지에서 탑골샘에 이르는 태화강 100리길의 일부분을 걸었습니다. 복안저수지에는 비가 와서 그런지 물 안개가 자욱했고, 온 산천에 가을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어 있어 운치를 더했습니다.
스님은 ‘아이고, 좋다’를 연발하며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길을 걸으면서는 길가에 핀 나무들과 꽃에 대해 스님이 일일이 그 이름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저수지 입구에는 잎이 넓고 큰 나무가 하나 눈에 띄었는데, 모두 그 이름을 모르자 스님은 “가을의 시작을 알린다는 잎인데...” 하며 오동잎을 알려주었습니다. 일행은 “아하”를 연발하며 가수 최헌의 오동잎을 함께 따라 불렀습니다.
냇가에 이르러서는 손을 물에 담가 보기도 하면서 어릴 적 추억 이야기에 함박 웃음을 머금어 보았습니다.
복안저수지를 나와서는 산 주위를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원래는 걸으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가을 정취가 또 절경이었습니다.
특히 큰 감나무에 감이 수천개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 모습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었습니다. 모두 군침을 삼키자 스님은 탑곡 정토수련원에 잠시 들러 감나무에서 감 홍시를 하나씩 따 주었습니다. 방금 딴 감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그리고 빨간 가을 단풍이 너무 예뻐서 모두들 좋아하자 스님이 직접 가장 예쁜 단풍 잎을 골라서 따주었습니다.
이렇게 산책을 마치고 다시 돌아와서는 군불을 땐 아궁이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따뜻한 방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녁에는 손님들을 경주역까지 배웅을 해준 후 곧바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밤 10시 30분에 문경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새벽 6시에 청년 정토불교대학 가을학기 수강생들을 위해 특강을 해준 후 오후 1시 30분에는 정토회 저녁반 자원활동가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저녁 7시 30분에는 문경 공동체 100일 출가 행자님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해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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