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10.13 (오후) 창원 청춘콘서트


 

안녕하세요. 스님은 오전부터 하루 종일 거제도애광원에서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가을 소풍을 다녀온 후 저녁 7시부터는 김제동씨와 함께 창원KBS홀에서 청년들을 위한 청춘콘서트를 했습니다. 

 


▲ 창원 KBS홀

 

통영 이순신공원에서 함께한 거제도애광원 거주인들과의 즐거웠던 가을 소풍 시간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청춘콘서트가 열리는 창원으로 향했습니다. 일찍 도착해서 1시간 정도 여유 시간이 생겨 창원정토법당에 들러서 휴식을 취하며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습니다. 저녁 7시가 다 되어 창원 KBS홀로 이동한 스님은 대기실에서도 계속 원고 교정 업무를 보다가 7시 30분이 되어 무대 위로 올라갔습니다. 

 


 

창원 KBS홀에는 1600여명의 청년들이 가득 자리를 메워서 높은 열기를 보여주었고, 인디밴드 요술당나귀의 신나는 오프닝 공연 덕분에 시작부터 후끈 열기가 달아올랐습니다. 

 


▲ 요술당나귀의 오프닝 공연

 

이어서 사회자 오청춘씨가 “속이 뻥~ 가슴이 쏴~ 즉문즉설의 대가 법륜 스님을 무대 위로 모시겠습니다” 라고 하자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환한 웃음을 머금으며 무대로 걸어나온 스님은 오늘 하루 종일 거제도애광원의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이야기해 주면서 우리 주위에 소외된 이웃을 향해 눈길을 돌려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유하며 여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저는 오늘 오전부터 오후까지 하루 종일 거제도에 있는 지적장애인 거주 시설 애광원의 중증 환자들과 나들이를 했습니다. 통영 이순신공원에 가서 휠체어도 끌고 산책도 하다가 왔어요. 1년에 두 번씩 같이 지내는데, 봄에는 경증 환자들과 만나요. 경증이면 함께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손잡고 춤추거나 노래도 부를 수 있습니다. 중증은 거의 소통이 잘 안 돼요. 절반은 휠체어 탄 상태고, 눈도 잘 안 맞춥니다. 그래도 절반은 눈은 맞출 수 있어요. 신체가 불편하니까 돕는 이들이 많이 필요해요. 원장님 이야기로는 한번 움직이려면 한 사람당 두세 사람이 붙어야 하니까 외출이 매우 어렵대요. 그래도 아이들은 늘 방안에만 누워 있다 보니까 외출을 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이렇게 한 번씩 와서 같이 놀아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큰 행복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신체적, 경제적, 지식적으로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보살펴주는 활동을 좀 해보세요. 지위가 나보다 낮은 사람이나 이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주민들은 아무래도 심리가 위축되고 소외감을 느끼기 쉬워요. 그럴 때 정착민들이 조금만 감싸 안아주면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뻐합니다. 우리 국민들도 해외 나가서 많이 살잖아요. 그럴 때 원래 살던 사람들이 이민자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도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와서 살고, 동남아 여성분들이 결혼해서 와서 살고 있어요. 그런 분이 이웃에 있다면 조금만 더 친절하게 대해 줘도 그 분들은 매우 고마워합니다. 

 

안산 인구가 70만 정도 되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8만 정도로 전체 주민의 10%를 이미 넘겼습니다. 앞으로 2~30년 지나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전 인구의 10% 정도를 점하리라고 예측하고들 있습니다.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일들, 가장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점점 더 하지 않으려 하는 일을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와서 할 수밖에 없으니 사회가 유지되려면 이렇게 되죠. 옛날 역사에서 시민이 10%고 노예가 90%였다면, 지금은 발전된 나라들의 경우에 시민이 80~90%라면 가난한 나라에서 와서 이런 허드렛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10~20%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평등을 지향하는 젊은이들이라면 이런 이주민들을 따뜻이 배려해야 합니다.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을 어른들이 배려해야 하고, 너무 나이 들어서 혼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젊은이들이 배려해야 하고, 지체부자유아와 장애인 등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건강한 사람들이 배려해야 합니다. 또 이민자들, 이주민들을 정착민들이 배려해야 합니다. 성적 소수자들에 대해서도 다수가 그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배부른 자가 배고픈 자를 도와야 하고, 배운 자가 배우지 못한 자를 도와야 해요. 그러면 우리 사회가 훨씬 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항상 자기 위만 쳐다보고 살잖아요. 아래를 보면 자기도 어느덧 기득권자가 되어 있지만, 항상 위만 쳐다보다 보니 자기는 늘 약자이고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래까지도 보는 눈이 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만으로는 잘 안 돼요. 가끔 시간을 내서 함께 지내고, 대화를 나누는 이런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살다 보면 세상을 대할 때 주로 효율적인 것을 자꾸 추구하게 돼요. 시간 투자도 효율적인지를 자꾸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면 효율성은 없었습니다. 대화가 어려운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그렇고, 제가 가진 재능이 거기에는 아무 쓸모가 없어요. 의사소통이 안 되니까 법문도 소용이 없고요. 그저 업어다가 휠체어에 앉히고, 차에 태우고, 휠체어 끌고, 밥 먹이는 일이죠. 그러나 세상을 살면서 모든 게 다 효율적으로만 살 수는 없습니다. 시간을 내어 이렇게 나보다 어려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해보면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세상의 흐름에 쫓겨가던 삶을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효율성을 내려놓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말씀에 모두 공감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이어서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70분 동안 총 4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남학생은 세계 일주를 꿈꾸며 스스로 번 돈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여행을 반대하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물었고, 통일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20대 여성은 통일을 생각하다가도 일상으로 돌아가면 잊어버리고 살게 되는데 꾸준히 통일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고, 결혼 13년차에 네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있다는 엄마는 직장에서 돌아오면 자꾸 아이를 혼내게 되어서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 중에서 직장생활 5개월차인 사회초년생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처음 직장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못마땅한 점들이 많이 눈에 띄게 되는데 이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갓 취직한 사회 초년생인데 직장에서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반항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고 묵묵히 받아들여야 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가 큽니다.”

 

“취직한 지 몇 개월 됐어요?”

 

“지금 딱 5개월이요. 이 직업이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원했는데 그런 일을 겪다보니 더 자괴감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고민이 좀 됩니다.”

 


 

“한 1년쯤은 그냥 있어보면 어때요? 우리가 산을 가든 어디를 가든 낯선 곳에 가면 항상 분별이 많이 일어납니다. 이건 옳고 저건 그르고, 이건 맞고 저건 안 맞고... 이렇게 생각이 많이 일어나요. 저희들도 인도에 학교와 병원이 있어서 JTS에서 자원봉사자를 파견합니다. 파견되어 가면 처음부터 말이 많아요. 마치 인도 전체 사회를 고쳐주려는 양 ‘사람들이 게으르다’, ‘뭐 어떻다’ 온갖 이야기들을 하죠. 

 

그런데 인도의 여름을 한번 견뎌보면 가만히 있어도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요. 5, 6월은 거의 매일 40도가 넘고 심할 때는 47도까지도 올라가거든요. 낮 기온이 그렇게 체온보다 높으니까 책상이고 뭐고 다 손대면 뜨끈뜨끈하고, 선풍기를 틀면 온풍기처럼 더운 바람이 불어요. 응달에서 잰 기온 자체가 체온보다 높으니까요. 목욕탕 물이 40도면 뜨거운 축에 들어가는데, 그 정도로 뜨거운 바람인 거예요. 그런 속에서 어떤 작업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런 기후를 직접 겪어 보면 이 사람들이 동작이 느리거나 낮에 좀 자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돼요. 

 


 

그런데 인도의 여름을 안 겪어보면 사람들이 참 답답해 보입니다. 그래서 인도에 3년 가서 일할 사람이라면 제가 1년은 묵묵히 한번 견뎌보라고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노트에 적기만 하고 말은 하지 마라. 그리고 1년이 지난 뒤 그 노트를 한번 펴 봐라. 1년이 지나고 보니 “아, 이해가 된다. 내가 생각을 잘못했구나” 이렇게 여겨지는 것들은 다 지워라. 다 지운 뒤 남는 것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해라.’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사는 것도 안 돼요. 사람이란 살다보면 익숙해져서 개선할 문제점을 못 찾습니다. 밖에서 보면 문제가 뭔지 훤히 보이는데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미 거기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전혀 의식이 없어요. 그러니 거기 가서 그대로 생활만 따라 하면 안주자가 되기 때문에 변화와 발전이 없어요. 그러나 가서 보자마자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면 갈등이 생깁니다. 그래서 ‘그 생각을 적기는 적되 그걸 갖고 문제제기는 하지 마라.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돌아봤을 때도 문제라면 그때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문제제기를 해라’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감정이 섞여서 올라올 때는 문제제기를 하면 안 돼요. 그러면 항의처럼 되거든요. 그러니 마음이 차분한 상태에서, 내가 기분 나빠서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서도 이건 개선하는 게 좋겠다는 마음이 들 때 문제제기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질문자는 사회생활을 안 해봤잖아요.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온갖 것이 불만이라는 게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문제제기는 조금 있다가 하고, 한 1년은 배우는 마음으로 임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 1년쯤 지나서 마음이 들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즉 불만의 마음이 아니라 차분한 상태에서 봐도 ‘이 회사를 위해서나 그분들을 위해서도 이건 개선하면 좋겠다. 이대로 생활할 수도 있지만 개선하면 더 발전적이 되겠다’ 이럴 때 문제제기를 하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긍정 위에서 비판을 하면 혁신을 가져옵니다. 

 

‘대한민국은 살 만하다. 30년 전에 비해 경제도 좋아졌고, 정치도 조금 더 민주화되었고, 국방도 더 튼튼해졌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아직 제왕적 대통령제여서 민주주의가 우리의 생활에 다가오지 않고 있고, 경제는 먹고는 살만 하지만 너무 크게 벌어져버린 빈부격차를 줄이는 경제민주화가 필요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개선해서 공정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복지도 확대해야 하고, 남북 간 갈등으로 안보도 불안정하니 평화가 정착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이런 비판의식을 갖는 건 좋아요. 긍정 위에 비판의식을 가지면 그것이 개선의 에너지, 혁신의 에너지가 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형편없다. 살만한 곳이 못 된다. 요즘 말로 하면 헬조선이다’ 이런 생각 위에 이것저것 비판을 하면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납니다. 화가 자꾸 나서 폭동을 일으키고 싶은 마음, 즉 파괴적 에너지가 나오는 것이 하나입니다. 아니면 이민가고 싶다, 이렇게 회피 혹은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나오는 것이 또 하나예요. 대한민국이 현재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은 맞지만, 완전히 뒤집는 혁명을 해야 할 때인지는 좀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긍정 위에 비판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긍정 위에 비판정신이 없으면 안주하게 되고, 부정 위에 비판정신이 있으면 파괴적 에너지가 나오거나 아니면 회피하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긍정 위에 비판정신이 있으면 혁신과 개선 쪽으로 에너지가 갑니다. 

 

질문자가 불만이 있다는 것은 사회 초년병이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임하기보다는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을 자기 생각으로 뒤집으려는 생각이 있다는 뜻 같아요. 그러니까 조금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금 더 배우는 자세로 임해보세요. 그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데는 따져보면 다 이유가 있어요. 그렇다고 따라하라는 건 아니에요. 문제가 된다 싶은 것은 쭉 체크를 해두었다가 한 1년 지나거든 그때부터 개선을 위해서 투쟁이면 투쟁, 운동이면 운동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1년은 그냥 공부삼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중 박수) 

 


 

질문자가 아주 밝아진 목소리로 대답하자 청중들도 격려의 박수를 크게 보내주었습니다. 긍정 위에 비판 정신을 갖게 되면 혁신과 개선의 에너지가 나오게 된다는 말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네 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벌써 약속된 70분의 시간이 다 지나갔습니다. 마치는 종이 울리고, 이어서 김제동씨와 함께하는 행복공청회 시간이 되었습니다. 

 

김제동씨가 무대 위로 걸어나오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앞서 스님은 인생 고민에 대해 상담을 해주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김제동씨는 우리가 어떻게 힘을 합해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개선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순을 다시 한번 제대로 살펴보자는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김제동씨의 입을 통해서는 나올 때는 배꼽을 잡고 웃어야 할 정도로 유머와 해학으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울고 웃다 보니 어느새 70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이어서 마지막 순서는 스님과 김제동씨가 함께 무대 위로 올라와 마무리 말씀을 청해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자 오청춘씨가 “오늘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지만, 당장 이 강연장을 빠져나오면  또 다시 답답한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을 청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재미있게 산다고 낭비적으로 살면 안 돼요. 유익한 일을 재미있게 해야 해요. 아이도 재미있게 키워야 합니다. 아까 아이 엄마가 아이 키우느라 힘들다고 했죠? 엄마가 아이 키우는 게 힘들면 아이가 잘 되기 어려워요. 죽을 고생을 해서 키울수록 잘 되기 어렵습니다. 부모들이 다 그렇게 키웠다가 후회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조그마할 때부터 벌써 부모를 고생시키고 괴롭혔으니 불효막심한 아이잖아요. 불효막심한 아이는 잘 되기 힘들어요. 

 


 

그러니 아이를 키우는 게 몸은 좀 힘들더라도 굉장히 재미있어야 해요. 사실 힘은 좀 들지요. 그래도 아이 키우는 게 재미있고 행복해서 ‘네가 있어서 기분 좋다’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잘 됩니다. 조그마한 게 벌써 부모에게 큰 효도를 하잖아요. 아이 때문에 엄마가 즐거워졌으니까요. 

 

아기를 낳아 키우는 것을 힘들게 생각하면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운동하려면 힘들지만 재미있죠? 등산하려면 힘들지만 재미있잖아요. 결혼생활을 즐겁게 해야 나도 좋고 남편한테도 좋아요. 둘이 사는 게 재미있으니까 상대가 나한테 좋은 일을 한 거잖아요. 좋은 일을 했으니 복을 받는 거예요. 나로 인해 상대도 좋았다면 나도 복 받는 거예요. 오늘 강의 들으면서 재미있었죠?”

 


 

“예.”

 

“그러니 여러분들 모두 행복했죠? 그러면 제가 여러분들에게 복을 지은 것이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복 받는 거예요. 그런데 저도 여러분들 만나서 강의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러면 여러분들이 제게 복을 지었어요. 그래서 여러분들도 복 받는 거예요. (청중 박수) 

 


 

이런 이치이기 때문에, 아까 사회자님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표현했는데, 현실이 어렵지 않습니다. 첫째,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재미있게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현실에 주어진 것, 문제 있는 것을 개선하는 것은 등산할 때처럼 재미있게 해야 합니다. 재미있게 해야 오래 할 수 있어요. 힘들면 하다가 지쳐버리기 때문에 오래 못 해요. 그래서 힘은 좀 들지만 마음을 늘 가다듬어서 재미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길을 간다면 이 행복은 지속가능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행복에 대해 이것보다 더 명쾌한 정의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이어서 김제동씨가 마무리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김제동씨는 요즘 청춘콘서트를 하고 있는 이 순간들이 바로 스님이 말한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순간들인 것 같다며 소감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사실 저도 이렇게 다니기 힘듭니다. 방송이 2개 밖에 없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굉장히 부족해요. 지금 계속해서 전국을 이렇게 다니고 있는데 지난 일요일엔 길이 막혀서 서울에서 경주까지 8시간 걸려서 왔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서 저도 재미있습니다. 돈 안 받고 오는 즐거움이 있어요. 가끔씩 주머니에 손도 넣고 편하게 이야기하잖아요. 돈 받고 하는 데서는 어림도 없거든요. (모두 웃음) 

 


 

꼭 한번 이렇게 해보고 싶었어요. 어른들도 계시니까 오래는 안 하지만 주머니에 손 넣은 자세로 사진 찍으면 멋있게 나오거든요. (모두 웃음) 

 

지금 조금 힘이 들긴 하나 아마 제가 죽을 때 이런 순간들이 제일 많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이렇게 눈 마주치고 웃고, 고개 끄덕여주시고, 또 종북 빨갱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오셨다가 나갈 때는 최소한 ‘종북 빨갱이는 아니구나’ 하고 나가시는 것들이요. 지금 의자도 빨개서 좀 공교롭지만요. 이렇게 서로 만났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떠오를 것 같아요.” 

 

청년들은 스님과 김제동, 두 분의 따뜻한 마무리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지며 다시 한 번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오늘도 행복의 나라로 떠난 여행의 마지막 순서는 노래와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인디밴드 요술당나귀와 오늘 콘서트를 준비한 청년포럼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무대 위로 올라와 신나는 율동을 보여주며 ‘행복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2015년 청춘콘서트를 시작한지도 벌써 10회를 넘어가다 보니 처음에는 생소했던 ‘행복가’ 노래도 이제는 가사가 다 외워져서 입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후렴구가 이어지자 김제동씨는 청중들이 모두 양손을 머리 흔들 것을 제스쳐로 표현했고, 청중들도 일제히 양손을 흔들며 감동의 물결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늘 함께 대화를 나눈 시간들이 작은 씨앗이 되어 통일 한반도를 만들어가는데 조금이라도 밑거름이 되길 기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자 오청춘씨는 강연장을 나가는 청년들에게 “행복을 유지시켜주는 꿀팁을 알려주겠다”고 하면서 11월 1일에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행복의나라 페스티벌’을 알려주었습니다. 2015년 청춘콘서트의 피날레 공연으로 청춘 인디밴드들의 다양한 공연과 청춘들을 격려하는 김제동과 법륜 스님의 색다른 야단법석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 11월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2015 청춘콘서트 피날레 '행복의나라 페스티발'

 

콘서트가 모두 끝나고 로비에서는 스님의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고자 많은 청년들이 긴 줄을 서서 로비는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청년들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스님에게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래 건강하세요” 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고, 스님도 손가락이 아프도록 사인을 해주며 “고마워요” 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 책 사인회

 

스님이 사인회를 하고 있는 사이 김제동씨는 서울에서 내려와 곧바로 무대에 오르느라 저녁을 먹지 못해 뒤늦게 대기실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사인회를 마치고 나서는 오늘 청춘콘서트를 준비한 창원 서포터즈 친구들 모두 모여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행복의 나라로 놀러와!”를 외치는 모습에는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 창원 청춘콘서트를 준비한 서포터즈 봉사자들

 

그리고 모두 원을 그리고 서서 스님과 김제동씨와 함께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원을 돌며 한 명 한 명에게 악수를 건넸고, 김제동씨는 한 명 한 명을 꼭 안아 주었습니다. 한달 전부터 콘서트 준비를 위해 수고한 이 친구들이야 말로 오늘 스님이 이야기한 나도 좋고 남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진리의 길을 고스란히 잘 경험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제동씨에게 “다음 콘서트 때 봐요”라고 인사를 한 후 창원 KBS홀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밤 10시 30분에 창원을 출발해 새벽 3시가 다 되어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시작으로 각종 미팅과 회의가 연이어 있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저녁 7시에는 고양시 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고양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전체댓글 32

0/200

이경혜

읽을 때마다 울컥하는 마음... 감사합니다. 스님과 함께 같은 하늘아래 제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합니다.

2015-10-20 14:14:34

김홍주

스님께선 24시간이 부족하기만 해요.
부디 건강하셔서 많은 지혜를 가르쳐주시길 바랍니다.

2015-10-18 22:00:22

최임선

아름다운 동화 한 편 본 느낌이에요~
참 아름답게 사시는 것 같아서 저도 참 기분 좋습니다~^^

2015-10-18 18: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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