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10.3 (오후) 평화재단 제1회 통일의병대회


 

오전에 칠백의총에서 ‘평화통일 기원제’를 모두 마치고 오후에는 통일의병대회를 하기 위해 대전 가오중학교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부터 가오중학교 체육관에서는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에서 개최하는 제1회 통일의병대회가 열렸습니다. 

 


▲ 대전 가오중학교 체육관 

 

통일의병이 창립되고 2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대중들에게 부여된 의병 번호가 700번을 넘었습니다. 통일의병 백왕순 사무총장이 나와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해 주었고, 이어서 영남본부, 호남본부, 충청본부, 수도권본부를 대표하는 본부장들이 나와 그간의 활동을 보고해 주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노력과 활동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각 본부의 활동 보고를 경청한 후 무대 위에 올라와 ‘통일 의병이 가야할 길’을 주제로 강의를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통일 한국의 비전과 통일 한국으로 가기 위한 방법과 그 중심 역할을 해야 할 통일의병의 자세에 대해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그 중 일부분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의 가장 큰 틀이 통일이라는 뜻이지 통일만 하면 다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통일이라고 하는 큰 틀 안에서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크게는 헌법이 바뀌어야 해요. 다시 말하면 지방분권과 다당제를 토대로 하는 연방과 연정을 기반으로 하되, 그 속에 북한도 들어올 수 있도록 북한주민들에게도 권리를 보장해줘야 합니다. 통일에 대비한 정치 시스템을 먼저 운용하고 북한도 그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이런 통일전략이 바로 ‘준비’예요.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정치 시스템이 다르더라도 북한 개발은 당장 시작해줘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열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럴려면 통일을 추구하는 강력한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야 해요. 외세의 간섭을 받는 정부는 안 돼요. 통일 한국이 주변국의 이익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하는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북한 지도층에게도 통일 후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신분 보장을 해줘서 함께 이익을 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중심이 되어서 통일을 해야 해요. 북한은 통일할 능력이 안 됩니다. 우리의 사회 시스템은 지금 문제가 많긴 해도 조금만 개선하면 그래도 통일의 기초로 쓸 만하지만, 저쪽은 이미 폐차해야 될 수준이지 수리해서 쓸 수준이 아니에요. 그러니 승객을 옮겨 태워야 해요. 다치지 않도록 함께 가면서 서로의 신뢰를 기초로 해서 옮겨 태워야 합니다. 

 

100년 전처럼 나라를 또 혼란에 빠뜨려서 우리 후손들이 우리의 잘못으로 인한 후유증을 안고 온갖 불행 속에 살도록 하면 되겠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먼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부가 이걸 제대로 하면 스님은 정신 문제를 다루고 여러분들은 자기 직업에 충실하면 되는데,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도 그렇게 안 되고 있으니까 우리가 지역과 직업에 관계없이 곳곳에서 일어나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해보자고 이렇게 모인 겁니다. 

 

이렇게 모여서 무얼 할까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정부를 구성해내야 해요. 그 정부가 밖으로는 주변국과 외교를 잘 하고 안으로는 국민들을 잘 통합시키고, 북한을 대할 때는 위험을 잘 관리하면서 대화를 통해 설득해서 통일국가로 나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런 정부를 강력하게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후손들은 수모 받고 상처 입은 국민, 트라우마를 가진 국민이 아니라, 정말 자랑스럽고 건강한 대한민국의 국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세계 10위 안에 못 들어가도 행복도는 세계 1위라고 내세울 수 있는 자긍심 있는 국가를 우리가 만들어내야 해요. 그럴려고 우리가 지금 이렇게 모인 거예요. 

 

각자의 생각은 달라도 이 뜻만큼은 같다고 하여 모였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조헌 선생은 의병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라고 했어요. 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 한다고 해서 가난한 집에 가서 ‘양식 달라’, ‘곡괭이 달라’ 하면서 자꾸 민폐 끼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첫째, 우리도 의병 활동 한다고 하면서 주위에 민폐를 끼치면 안 돼요. 자발적으로 식량 주고 헌금하면 고맙게 받지만, 좋은 일 한다고 다니면서 협박해서 돈 뜯으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청중 웃음) 

 


 

둘째, 서로가 공을 시기 질투해서 분열하면 안 됩니다. 서로 시기 질투하고, 모함하고, 이것도 벼슬이라고 지역 본부장 하겠다 뭐 하겠다 하면서 내분이 일어나면 안 됩니다. 관군이라는 게 다 내분 때문에 망하는 거예요. 의병은 각양각색의 사람이 모였기 때문에 대의를 빼버리면 내분이 일어날 확률이 제일 높죠. 그러나 우리의 대의는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이 자리에 모였지 사익을 위해서 모인 것이 아니므로 여기 와서 사익을 추구하면 안 됩니다. 뭘 얻으려고 눈치 보고, 이걸 가지고 정치적 기반을 삼아서 한 자리 하려는 사람들이 이런 곳에는 꼭 끼게 됩니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우리가 서로 견제해 나가야 해요.

 

셋째, 내부에는 의견 차이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제가 제일 우려하는 게 이거예요. 과거의 의병들도 그랬지만 의견 차이는 분열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이거 하자 하고 저 사람은 저거 하자 하고 모아놓기는 모아놓았는데, 이걸 끌고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이게 제일 폐해가 크고 그렇게 되면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여러분들이 이걸 딱 주의하셔야 합니다. 자칫하면 안하느니보다 못한 결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항상 민주적으로 의논해서 결정하되, 의병이라면 의논해서 결과가 났을 때 군말 없이 지지해야 돼요. 안 그러면 조용히 의병을 탈퇴하든지요. 그런데 그냥 조용히 탈퇴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꼭 분란을 일으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끼리 이야기할 때 종교 이야기,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친구지간에 술 마시며 이야기할 때도 이런 얘기는 하면 싸우게 되고 결론도 안 난다고 해요. 의병은 정말로 이 사색당쟁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의병 속에서도 양반 따지고 상놈 따지는 거 봤잖아요. 

 

승병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여기서 전투 중에 실제로 이 조헌 선생과 700명의 의병만 죽은 게 아닙니다. 승병도 800여명이 싹 다 죽었어요. 그런데 왜 칠백의총이라고 할까요? 중은 사람이 아니니까 빼버리고 유생들만 넣어서 칠백의총을 만든 거예요. 같이 싸웠어도 양반만 골라서 의총을 만들고 상놈은 버렸습니다. 그럼 왜 불교는 이런 것을 안 따질까요? 중은 그런 거 안 따져요. 나라만 잘 되면 되지 죽은 뒤에 명예가 있으면 뭐하고 없으면 뭐 하겠어요?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청중들 박수)

 


 

그러니 우리는 정말 대의를 위해서 활동해야 합니다. 회의 때는 자유로이 의견을 낼 수 있지만 결정이 되면 딱 승복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오합지졸이 안 되고 의기충천한 의병이 되지요. 안 그러면 진짜 적진 앞에서 오합지졸이 됩니다. 제가 볼 때는 솔직히 말해서 80퍼센트는 분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모두 웃음) 다들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주장이 강하니까요. 

 

그러나 이걸 극복해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숫자 늘리고 뭐 하는 것은 모두 우리가 노력하면 다 됩니다. 하지만 이 분열 문제는 성질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간단하지는 않아요. 그러니 이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의병 모임 안에서 자리 다툼을 하거나 분열하는 일이 없도록 해서 내분을 극복해야 합니다. 사적으로 이걸 이용해서 물건을 팔려 들고 뭘 주장하려 하고 개인 이익을 취하려 드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모임 안에서 돈 거래, 물건 거래를 일체 금지하는 이유도 그래서예요. 그런 정도의 원칙은 좀 지켜야 해요. 

 

우리는 정말 나라를 위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랫사람 한 명은 전쟁터에서 이탈하거나 낙오해도 문제가 안 됩니다. 병사가 낙오하는 것은 전쟁에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백 명이 떨어져 나가도 괜찮아요. 항상 장군 한 명이 상대에게 넘어가 항복해서 그쪽에서 깃발 들고 쳐들어오는 게 문제죠. (청중 웃음) 

 


 

앞으로 백만 명의 의병을 모으는 일은 크게 걱정 안 해도 돼요. 그건 순식간에도 모을 수 있어요. 문제는 여러분들이 바로 의병장이 될 사람들이란 점입니다. 그러니 여기에는 적어도 이런 정도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조헌 선생은 오합지졸들을 모았는데도 ‘민폐 끼치면 안 된다’ 부터 시작해서 열 몇 가지 규칙을 딱 정했어요. 우리도 그런 자세로 임한다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희망을 함께 만들어봅시다.” (청중 환호와 박수)

 

스님의 소중한 가르침에 통일의병들은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한다는 대의를 위해 모였다는 것을 늘 자각할 수 있으면 의견 충돌도 극복할 수 있고, 오합지졸의 한계도 넘어설 수 있다는 말씀이 감명 깊게 다가왔습니다. 

 

이어서 통일의병들의 마음을 모으고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통일의병 뱃지를 다는 의식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의병 번호를 이미 받은 분들입니다. 의병 번호를 받는다는 것은 의병으로 새로 태어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의병 뱃지를 다는 것은 바로 내가 통일의병임을 당당하게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그들도 통일의병이 되도록 통일의 필요성을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입니다. 

 

통일의병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병 뱃지를 달아주었습니다. 먼저 스님과 조성식 대표님이 무대 위로 올라와 서로에게 의병 뱃지를 달아주었습니다. 

 


▲ 조성식 대표에게 뱃지를 달아주고 있는 스님

 

스님과 대표님은 서로에게 뱃지를 달아준 후 두 손을 번쩍 머리 위로 들어올리며 함박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 스님의 가슴에 달린 통일의병 뱃지

 

나머지 통일의병들도 서로가 서로에게 의병 뱃지를 달아주었는데 그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였습니다. 관군은 나라가 임명하지만 의병은 내 가슴의 양심이 임명하는 것이라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모두가 뱃지를 다 달자 사회자가 “나는!” 하고 외치니 의병들도 “통일의병이다” 라고 힘껏 외쳤습니다. 

 


▲ 서로에게 뱃지를 달아주고 인사하는 통일의병들

 

이어서 통일의병이 된 한 명 한 명의 얼굴과 목소리, 마음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참석한 230여명의 통일의병들이 ‘내가 통일의병이 된 이유’와 ‘통일의병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2가지 주제로 20초 동안 발표하는 ‘20초 스피치’ 시간이었습니다. 

 


 


▲ 230여명이 모두 참여한 20초 스피치 시간

 

모든 사람의 발표를 다 듣는데는 약 2시간이 넘게 소요되었지만, 스님은 한 명 한 명의 발표를 집중해서 경청했습니다. 

 


 

너무나 다양한 사연과 이유로 통일의병이 되었고, 각자가 통일의병이 되어 하고 싶은 일도 너무나 다양했습니다. 이런 다양성이 잘 조화를 이루면 정말 큰 힘을 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30여명의 발표가 끝난 후 제일 마지막으로 스님도 무대 위로 올라와 20초 스피치에 함께 동참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스님도 무대 위로 올라오자 통일의병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습니다.  

 


▲ 통일의병 0번으로써 20초 스피치를 하고 있는 스님

 

“제가 통일의병이 된 것은 통일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통일이 자주적으로 되지 않으면 통일된 나라가 통일시켜준 나라의 종속국이 될 수 있으므로 우리 힘으로 통일을 하고자 해서 통일의병이 되었습니다. 의병으로서 통일을 하는 데 필요한 일이면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청중들 환호와 박수)

 


 

스님은 통일의병 번호 0번이면서 고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님도 통일의병의 한 일원으로서 소개를 한 것이지요. 

 

이어서 스님은 230여명의 발표 모습을 보면서 든 소감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말씀 잘 들었고요, 정말 감동적입니다. 처음에는 20초씩 230명이 발표한다고 해서 좀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지났지만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아주 감동적이어서 때로는 눈물까지 났습니다. 특히 장애를 갖고 계신 분이 북한의 장애인들을 돕고 싶다 하는 게 기억에 남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북한에서는 먹고 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장애인은 아예 보살핌에서 제외됩니다. 현재 농아만 그나마 보호받고 있고, 나머지 장애인들은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형편인데 장애인들을 특별히 생각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스님은 이 대목에서 울먹이듯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많은 고통을 받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그 속에서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는데 누구도 그들의 아우성에 응답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님은 오늘 행사를 마치며 한번 더 통일의병들을 위해 격려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지난 천년 동안의 한을 푸는 길은 바로 통일이며, 통일은 반드시 될 수 있다고 믿고 힘차게 활동해 나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천 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한이 많습니다. 몽골항쟁 때 얼마나 피해가 컸습니까? 삼별초의 항쟁도 실패했잖아요. 임진왜란 때도 얼마나 슬픈 역사가 많습니까? 동학혁명군 학살은 얼마나 슬픕니까? 의병들은 또 얼마나 고통을 겪었습니까?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얼마나 많이 죽고 피해를 입었는지 모릅니다. 일제 강점기 때 위안부, 학도병, 강제 징용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분단된 이후에는 6.25 전쟁으로 쌍방 간에 얼마나 희생이 컸어요? 빨치산들은 얼마나 비참하게 죽었고요? 제주도 4.3사건, 여수순천사건, 이렇게 이쪽저쪽 가리지 않고 몰살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4.19도 그렇고, 광주항쟁도 그렇습니다. 너무나 많은 실패의 역사, 한의 역사를 갖고 있어서 우리들 마음 속에는 늘 망설임이 있습니다. 옳기는 옳다고 생각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망설여집니다. 그래도 한번 불붙으면 또 걷잡을 수 없이 타오릅니다.

 


 

이제 우리 개개인 속에, 우리 민족 속에 있는 이 상처와 한을 우리 손으로 씻어내야 합니다. 이 한을 못 풀게 되면 오늘날 지구촌의 시민이 되기가 좀 어렵습니다. 우리는 민족주의를 말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세계 시민으로서는 아직은 조금 수준이 떨어져 보여요. 그래서 우리가 이 한을 좀 씻어내야 합니다. 소위 한풀이를 좀 해야 하는데 최고의 한풀이가 뭘까요? 

 

우리 힘으로 통일을 해야 실패의 역사가 끝나고 과거의 상처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어요. 그래야 일본 사람 만나고 중국 사람 만나도 미움이 안 생기고 주눅도 안 듭니다. 그렇게 해서 심리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이 되고, 민족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가져야 합니다. 배달나라의 후손으로서 당당함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통일은 통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100년 후 동아시아 시대가 도래할 때 우리가 중심이 되어 문명의 새로운 꽃을 피울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우리 후배들, 후손들에게 정말 희망의 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한탄만 하지 말고, 좌절만 하지 말고, 죽어서 좋은 데 가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과거 청산도 미래 개척도 우리 손으로 한번 해보자는 것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안 되면 천지신명의 보호도 받고, 조상신의 도움도 받고, 기독교 하나님의 도움도 다 받읍시다. 못 받을 이유가 없어요. 저는 원래 수행자이기 때문에 뭘 믿거나 의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통일을 위해서 도움이 된다면 제사도 지내고 뭐든지 다 해요. 

 

종교가 다르다, 신분이 다르다 따지는 걸 훌쩍 넘어서서 목표지향적으로 가야 합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필요합니다. 방금 보니까 재미있는 사람들 많잖아요. 어떤 사람도 다 필요합니다. 의병에 양반과 상놈을 따질 수 없고, 포수니 선비니 농사꾼이니 따질 수 없습니다. 의사가 오면 치료하는 데 쓰이고 포수가 오면 총 쏘는 데 쓰이고 농사꾼이 오면 음식 거두는 데 쓰여요. 어떤 사람도 필요없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습니다. 아까 ‘또라이 같은 사람’ 어쩌고 하는데, 또라이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너무 영악하고 똑똑해서 잔머리 굴리다가 안 되잖아요. 이 길은 남이 뭐라고 하든 꿋꿋이 가서 ‘저거 또라이 아니냐’ 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되어도 괜찮습니다. (청중 웃음) 

 


 

이렇게 우리가 해나간다면 비록 출발은 작지만 그 끝은 장대할 것입니다. 다 이뤄놓고 보면 사람들이 ‘그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래요. 그러나 안 되면 다들 ‘처음부터 안 되는 일이었다’라고 말하지요, 그러니 그 결과를 논하지 맙시다. 우리는 장사꾼이 아니잖아요. 목표를 향해서 일단 발을 디뎠으면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날아갈 뿐입니다. 화살이 이미 떠나버렸는데 맞을 건지 안 맞을 건지 논할 필요가 없지요. 결과는 그때 가보면 압니다. 그러니까 교회 다니시는 분은 ‘하나님께서 알아서 해주시리라’ 이렇게 맡겨야지, 잔머리 굴리면 신앙에 어긋납니다. (청중 웃음) 

 


 

딱 믿고 우리의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면 반드시 성취될 것입니다. 제 스승님이 미래 800년을 이어갈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 이미 수십 년 간 온갖 기도를 했고, 저도 통일을 위해서 2012년도에는 남한의 모든 시, 군, 구, 대학에 가서 300회 강연을 했습니다. 북한의 모든 시, 군, 구에 해당하는 행정구역을 다니며 옥수수 100톤씩을 나눠줄 계획도 세웠지만 남북관계가 안 좋아서 그건 못 했어요. 대신 작년에는 전 세계 우리 교포가 있는 115곳을 다니면서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졌습니다. 제가 이 정도 정성을 쏟아야 하나님이 계신다면 감응하시지 않겠어요? 하늘만 쳐다보고 ‘해주세요’ 하면 해줄 것 같지 않잖아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우리가 뭔가 정성을 쏟아야 이루어질 테고, 감응할 신이 있다면 마땅히 감응하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믿습니다!’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시겠어요?”

 

“예!”

 

“우리가 간절히 통일을 원한다면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믿습니까?”

 

“네, 믿습니다!” (모두 웃음)

 

“예, 그런 마음으로 해나갑시다.” (모두 박수)

 


 

스님의 힘찬 물음에 통일의병들도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오늘은 230여명이 함께 했는데 다음 통일의병대회에는 천명이 넘는 대중들이 함께 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어서 이춘삼 의병이 나와 전퉁무예를 접목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통일을 향한 통일의병들의 열망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 통일을 향한 열망을 표현한 전통무예

 

마지막 순서로 ‘통일의병 선서’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통일의병 1번인 조성식 대표님이 앞으로 나와 선창을 하였습니다. 통일의병들도 큰 목소리로 함께 따라 했습니다. 

 


▲ 통일의병 선서 

 

“하나, 우리는 미래 100년을 결정하는 통일의 시대를 열어간다.

 하나, 우리는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북한이 선택하는 평화통일을 추진한다.

 하나, 우리는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이 보장되는 동아시아공동체를 지향한다.

 하나, 우리는 화해․협력․상생의 세계관으로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열어간다. 

 하나, 우리는 생명존중, 평화애호, 민주주의, 환경보호의 가치를 실천한다.

 하나, 우리는 백의종군, 공공성, 자발성, 헌신성의 의병정신을 실천한다.

 하나, 우리는 대한민국을 통일코리아의 모델로 변화․발전시킨다.

 하나, 우리는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새로운 통일운동을 실천한다.

 하나, 우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적극 실천한다.”

 


 

의병 선서를 모두 마치고 나서는 신명나는 대동놀이가 한판 펼쳐졌습니다. 230여명이 두 손을 맞잡고 강강수월래 노래에 맞춰 큰 원을 그리며 걷다가 꾕과리, 장구, 북, 징 소리가 흥겨움을 더해주자 순식간에 행사장은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습니다. 덩실 덩실 어깨춤을 추며 통일을 향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 대동놀이

 

스님은 의병들이 신명나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다가 행사장을 나왔습니다. 대전을 출발하여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밤 9시가 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원고 교정 업무를 비롯해 여러 보고서와 서류들을 읽으며 업무를 보다가 오늘 하루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양강초등학교에서 열리는 남북한 동포가 함께하는 통일체육축전에 참석해 축사를 한 후 참석한 새터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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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처럼 나라를 또 혼란에 빠뜨려서 우리 후손들이 우리의 잘못으로 인한 후유증을 안고 온갖 불행 속에 살도록 하면 되겠습니까?>> <승병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여기서 전투 중에 실제로 이 조헌 선생과 700명의 의병만 죽은 게 아닙니다. 승병도 800여명이 싹 다 죽었어요.> <병사가 낙오하는 것은 전쟁에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백 명이 떨어져 나가도 괜찮아요. 항상 장군 한 명이 상대에게 넘어가 항복해서 그쪽에서 깃발 들고 쳐들어오는 게 문제죠. >

2015-11-15 01:31:44

큰바다

시위를 떠난 화살이 되겠습니다.
오롯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겠습니다.
함께 함이 참 큰 영광입니다.
이런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2015-10-09 20:47:24

권명숙

저도 동참하겠습니다~통일의병

2015-10-09 17: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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